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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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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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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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루트

DUMMY

다행히 플로리안의 오토바이가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푸마의 전차병들은 보병 소대와 함께 인근 건물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쿠광! 콰과광!


따악! 딱! 타앙!


얼핏 들으면 새총으로 장난을 치는 듯한 콩알 튀기는 듯한 소리가 360도 사방에서 들려왔다.


푸마의 전차병들과 보병 소대는 창문 등에 저격수, 기관총, 총류탄을 배치하고 철저히 방어 준비를 했다. 마침 르노 FT 전차 두 대가 와서 근처를 정찰해주기로 했다. 티거는 지휘를 위해 연대 지휘소에 돌아가기로 했다. 한스가 외쳤다.


"어차피 놈들 전차는 연료가 조만간 떨어질걸세! 무리한 교전은 할 필요 없고 놈들의 연료를 소모시키게!"


그렇게 티거는 다시 연대 지휘소로 향했다. 전차병들의 눈은 모두 시뻘겋게 충혈되었다. 한스가 외쳤다.


"자네들은 가서 눈 좀 붙이게!"


참고로 이렇게 말하는건 한 시간에서 최대 두 시간의 짧은 수면을 의미했지만 이마저도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물론 헤이든, 벤, 루이스, 프란츠는 잠이라도 잘 수 있겠지만 한스는 계속 지휘를 해야 할 것이다.


끼긱 끼기기긱


'이번에 놈들 장갑차나 전차를 많이 노획해야 하는데...'


이제는 프랑스군 또한 한스가 여태 전투에서 썼던 전술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독일은 여전히 물자가 부족했기에 전차를 대량 생산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프랑스와 영국군 또한 발달된 전술을 쓴다면 시간이 갈수록 독일군이 밀릴 것이 분명했다.


'가능하면 빨리 전투를 끝내야 해!'


티거가 연대 지휘소에 도착하자, 다른 보병들이 병에 담긴 무언가를 마시고 있었다. 한스도 그걸 마셨는데 맛이 특이했다.


'뭐지?'


벌컥벌컥 한 병을 모조리 비웠는데 한 보병이 말했다.


"일본군 식량 창고에서 발견한 술입니다!"


한스는 그것도 모르고 한 병을 모조리 들이킨 것 이었다.


'젠장! 지휘해야하는데!'


그 때, 보병들이 쑥덕거리며 2층에서 낄낄거리며 내려오는 것을 발견했다.


"근사하지?"


한스는 불길한 생각에 2층 계단으로 올라가 보았다. 리히터 연대장이 어떤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한스는 안심했다.


'별 일 없구만...연대장이 있는데 뭔 일이야 있겠어...'


리히터 연대장이 나온 방으로 브레데마이어가 들어갔고, 한스는 여태까지 전투에 관해 보고했다.


"놈들은 종심 깊게 기관총, 야포 진지를 설치해두었고 이전과는 달리 발달된 전차 전술을 사용합니다."


그 때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뭐지?'


리히터 연대장이 모찌를 집어먹으며 물었다.


"놈들이 발달된 전차 전술을 쓴다고?"


"보병과 협력하여 아군 전차의 위치를 전달받고, 측면이나 후방에서 노리는 전술을 씁니다. 또한 k탄으로 무장한 기관총도 갖고 있어 아군 장갑차, 전차는 반드시 보병과 같이 움직여야..."


또 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렸지만 한스는 생각했다.


'마취제 없이 치료라도 하나보군...'


잠시 뒤 한스는 1층에 내려가서 오토바이병 플로리안에게 이를 전달하고 각 중대에 전달하라고 했다. 한스는 2층으로 올라가서 잠시 쉬기로 결심했다. 아까 먹은 술 때문에 머리가 뱅뱅 돌았다.


'한 시간만 자자...'


그때 브레데마이어가 어느 방에서 나오고 있었고 한스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이게 무슨...?'


한스는 방으로 들어가려는 한 부사관을 붙잡고 물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부사관이 외쳤다.


"죄송합니다! 먼저 들어가십시오!"


한스는 서둘러 방에 들어가보았고 충격적인 광경에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미사카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한스를 바라보았다.


첫번째 선택지 미사카를 조금 도와준다


한스는 그냥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 불쌍한 여인을 조금 도와주기로 했다.


"잠시 기다려요!"


한스는 방 밖으로 나가서 물이 든 양동이와 수건을 가져와서는 미사카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참으로도 끔찍한 광경이었다. 미사카는 벌벌 떨며 한스의 눈을 피하고 고개를 돌렸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내..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지? 망할 놈의 리히터 새끼!'


한스는 직급은 높고 영웅으로 이름은 휘날리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권력은 갖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병과와 관계된 일이라 섵불리 나섰다가 보병과의 협동에 문제가 생길 것이 분명했다. 군사 재판이나 징계위원회에 건의해봤자 전차부대의 입지만 안 좋아지고 내부에서 따돌림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한스는 대충 아는 불어로 말했다.


"집이 어디입니까? 숙녀분을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그 때 수건을 든 한스의 손은 무심결에 미사카의 보드라운 뺨을 건드렸다. 한스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미사카는 점점 두려운 눈빛으로 한스를 바라보았다.


'젠장!이러면 안돼!'


연대지휘소 2층에는 다시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잠시 뒤, 한스가 방 밖으로 나왔고 그 이후 다른 부사관이 방 안으로 들어갔다.


한스는 텅 빈 눈으로 걸어나와서 주저앉았다. 리히터 연대장이 물었다.


"제법 쓸만하지?"


인간은 동물이고 한스는 인간이었다. 리히터 연대장이 일본군의 식량 창고에서 얻은 화과자를 맛보고는 말했다.


"너무 달군..."


브레데마이어가 말했다.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네요."


한스가 화과자 한 박스를 집어들며 속으로 생각했다.


'에밀라한테 보내야지...'


두번째 선택지 미사카를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한스는 충격에 빠져서 방에 주저앉았다.


'이..이럴수가! 쓰레기 새끼들!'


한스는 이 여자를 구출해주기로 마음 먹고 어설픈 불어로 이야기했다.


"제가 집으로 데려다드리겠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한스의 말에 미사카가 중얼거렸다.


"날 죽여줘."


"뭐...뭐라고?"


"나를 죽여줘."


미사카가 손으로 한스의 권총을 가리켰다. 한스가 머뭇거리자 미사카가 말했다.


"안 도와줘도 난 죽을거야. 더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죽고 싶어."


한스는 부들거리며 권총을 손으로 쥐었다.


'지..진심인가?죽여달라고?'


한스는 여태까지 아무리 큰 부상을 입어도 기어코 살겠다고 참호를 기어가는 수많은 병사들을 보았다.


내장이 배 밖으로 쏟아져 나온 병사가 자기 내장을 부여잡고 기어오고 다리가 절단된 병사가 무인지대를 기어서 복귀하고 많은 부상병들이 단 일 분이라도 더 살려고 목숨과 담배 한모금을 구걸하는데 죽여달라고?


하지만 미사카의 텅 빈 눈을 본 순간, 이 여자는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스는 혹시라도 잘못 쏘지 않도록 양손으로 권총을 꽉 쥐었다.


덜덜덜 덜덜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은 물론이고 이빨까지 덜덜 떨렸다. 한스는 여태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여왔다. 그동안 한스에게 그들은 사냥감이고 표적이었다.


하지만 수백명을 죽인 살인자이자, 독일의 전쟁영웅인 한스에게 더 이상 인간은 고깃덩어리나 표적이 아니었다. 고통을 느끼고 치욕감을 느끼고 감정이 있는 생명체였다 그 당연한 사실에 여태까지 신나게 사람을 죽여오던 한스는 뇌세포 사이사이로 차가운 물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이마와 관자놀이에서 땀이 줄줄 흘렀다.


'왜...내가?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한스는 갑자기 억울하게 느껴졌다. 미사카를 쏘면 앞으로 평생이 일그러질 것이 분명했다. 기계공학자로서의 꿈, 인정 받는 삶, 가족과의 평범한 일상. 진짜로 다 끝이었다.


"나...난... 못해! 내가 한 것도 아니야! 이런 일에 휘말릴 수 없어!"


한스는 도리어 화를 내며 권총을 미사카에게 주었다.


"하고 싶으면 너가 해!네가 목숨 중요한 걸 몰라서 그래!다들 살려고 노력하는데!"


타앙!


미사카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머리를 겨누고 권총을 쏘았다.


퍼억!


드릴처럼 회전하며 두개골을 뚫고 들어간 총알은 순식간에 물컹한 뇌를 완전히 헤집어놓았다. 뇌 속에 순간적으로 거대한 빈 공간이 생겼다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지만 총알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서 긴 실처럼 비어있는 공간이 생겼다. 뇌 여기저기에 총알 파편이 박혔다.


한스는 이 광경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무슨 일이야!"


리히터 연대장과 브레데마이어, 다른 병사들이 뛰어 들어왔다. 한 병사가 외쳤다.


"난 못했는데 아깝군."


세번째 선택지 도망간다


한스는 이 충격적인 광경에 방 밖으로 뛰쳐나왔다.


"으아악!시발!"


리히터가 물었다.


"왠 소란인가?"


한스는 여태까지 쌓여있던 것이 폭발하는 것을 느꼈다.


"지금 제 대대원들은 전차 안에서 바비큐되어 가면서 기름 쳐먹고 싸우고 있는데 보병들은 여기서 이딴 짓이나 하고 있습니까?"


브레데마이어가 외쳤다.


"자네 연대장님께 말버릇이 그게 뭔가?"


"닥쳐 시발 새끼야!니는 전투때 맨날 지휘소에만 처박혀있냐? 나는 이등병때부터 쉬던 날이 없었어!으악!으아아아악!"


한스의 소란에 전차병들도 우르르 2층으로 올라와서 사태를 파악했다.


"우린 뒤져라 싸우고 있었는데 보병은 저런 짓이나 하고 있었다니..."


"그럼 전차병 너네도 하면 될거 아냐?"


"니넨 도덕심도 없냐?"


"어차피 뒤질텐데 죽기 전에 해볼 수도 있지 병신 새끼야!어차피 뒤진다고!"


한스는 참지 못하고 폭주했다.


"으아아아악!"


한스는 군도를 꺼내들고는 자신의 목에 갖다댔다.


촤르르!


리히터가 외쳤다.


"지...진정하게!"


이 혼란을 틈타 료타를 포함한 일본 포로들은 잽싸게 도망쳤다.


한스가 펄펄 뛰며 외쳤다.


"어차피 저랑 제 대대원들은 휴가도 못 가지 않습니까! 가족도 못보고 전차 안에서 언젠가 뒤지겠죠!저 전차들이 모두 우리들의 강철의 관이 될 겁니다!매일마다 포탄 날라올까봐 벌벌 떠느니 내 의지로 죽겠습니다아악!"


프란츠가 이 말에 흐느꼈다.


"어흐흑...으흑흑..."


벤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어머니 얼굴도 못보고 죽을겁니다...으흑흑..."


한스가 외쳤다.


"내 시체는 나무에 매달고 고폭탄을 발사하게!곤죽이 되어 땅에 묻히겠네."


리히터가 식은 땀을 흘리며 외쳤다.


"휴..휴가를 보내주겠네! 자네 가족도 생각하게나!"


잠시 뒤, 한스는 부하들과 한 시간쯤 자다가 깨어났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뭐...뭐지?'


왠지 모르게 다들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지만 한스는 개의치 않고 일어났다.


"현재 경전차 부대는 상황 어떤가?"


한편 리히터는 이 상황이 나중에 자신의 직위에 영향을 줄까봐 브레데마이어 대대의 보병을 시켜서 미사카와 프랑스 저격수를 사살하라고 명령한다. 미사카가 죽기 전에 자신이 사랑했던 의붓형제에게 말했다.


"엘...엘랑..."


"미사카...으흑..."


타앙!탕!


총알은 회전하며 서로 사랑했던 이들의 갈비뼈 안으로 들어갔다. 탄약은 파편이 되어 모든 장기가 요동치고 출렁거렸다. 파편이 갈비뼈를 박살내고 대장에 박혔다.


털썩!


리히터는 그 이후 뻔뻔하게도 랭스의 민간인들에게 치안을 유지하고 그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거짓말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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