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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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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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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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대

DUMMY

독일군의 전차들이 랭스 시가지의 기관총, 야포 진지들을 격파하고 있을 때, 사다오는 자신의 군도를 챙겨들고 남서쪽을 향해 빠르게 탈출하고 있었다.


‘녀석들은 내 명령대로 전차병들을 엄호하고 잘 탈출하고 있겠지..피해가 없어야 할텐데..’


사다오는 노획한 MP18을 들고 좁은 골목에서 골목으로 빠르게 달렸다.


‘전차들은 이 쪽으로 못 오겠지..’


한참을 달리던 사다오는 골목에 숨어서 귀를 기울였다.


‘이..이게 무슨?’


마치 먼 곳에서 우박이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였다. 포격 소리, 전차 궤도 소리와는 다른, 여러 개의 작은 망치들이 규칙적으로 대지를 두들기는 듯한 소리였다.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그 낮은 진동 소리는 사다오가 있던 골목 근처로 다가오고 있었다. 독일군 기병대가 뒤늦게 랭스를 점령하기 위해 달려온 것 이었다. 사다오는 재빨리 한 건물의 창문 안으로 들어갔다.


‘시발!!’


파이퍼 전차 부대는 규모가 적고, 전차 특성상 랭스 구석구석까지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차 부대가 적 야포 진지, 기관총 등을 격파한 이후에서야 준비하고 있던 독일군의 기병대가 연락을 받고 랭스로 들어온 것 이다.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땅에 지진을 일으키듯 말의 발굽과 땅은 계속해서 충돌했고, 사다오는 창문으로 빼꼼히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한 일본 병사가 말을 향해 소총을 쏘았다.


타앙! 타앙!


하지만 조만간 달라온 말발굽에 그 일본 병사는 완전히 짓밟히고 말았다.


드그덕 드그덕


한 기병대의 칼날은 프랑스 병사의 아가리를 찢고 지나갔다.


촤악!


피가 두 줄기로 솟구쳤다.


드그덕 드그덕


아무리 무모한 사다오라도 이 상황에서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기병대조차 스스로 말을 제대로 컨트롤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인간이 사육한 이 짐승들은 여기저기 들리는 포탄 소리와 불꽃에 미쳐 날뛰고 있었고, 이는 아군 보병들한테도 위협이었다.


“히이힝~~ 이히힝!!!”


말이 앞발을 하늘로 솟구칠 때마다 주변에 있던 모든 병사들은 공포에 휩쌓였다. 어떤 말은 한 프랑스 병사의 머리를 향해 아가리를 벌렸다.


“으아아악!!!”


쉬잇 쿠과광!!


“히이잉!!”


포탄 소리에 놀란 말이 무섭게 앞발을 하늘을 향해 올리며 몸부림쳤고, 기병은 땅에 떨어져 놔뒹굴었다.


“끼히이잉!! 이히히힝!!!!”


어떤 말은 창자가 쏟아진 채로 날뛰면서 마을 창문을 때려부수고는, 군용 식량을 털려고 싸돌아다니던 멍청한 민간인의 얼굴을 뜯어냈다. 용감하던 사다오조차 이 광경을 보고는 먹었던 것을 모두 토해냈다.


“우욱!!우우욱..”


일본에서도 기병대는 인기 병과였고 비장하고 멋있는 이미지였다. 사다오는 간혹가다 기병대를 가지 않은 것을 후회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기병대의 실상을 보고 나니 죽어도 전쟁터에서 말을 타고 싶지는 않았다.


‘빠..빨리 탈출해야..’


사다오는 말이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적 보병이 없는지 창문 등을 예의 주시하며 계속해서 달렸다. 그 때, 쿠리바야시가 말을 타고 가는 것을 목격했다.


“주..중대장님!!”


“얼른 타게!!”


사다오는 쿠리바야시의 말에 얻어 타고 자신의 소대 상황을 보고했다.


“분대별로 나뉘어 전차병들을 엄호하여 탈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잘했네!!”


다른 일본 병사들도 목숨을 구걸하며 꽁지 빠지게 탈출하고 있었다. 사다오가 속으로 생각했다.


‘용맹한 대일본제국 병사들이 목숨을 구걸하는 신세가 되었구나..’


“랭스 북부에 있는 아군 병력들은 탈출했습니까!”


사다오의 말에 쿠리바야시는 질끈 이를 물었다.


“일단 살고 보자!!”


한스 또한 플로리안의 오토바이를 타고 3중대가 있는 곳으로 가면서 기병대가 빠른 속도로 랭스를 점령하는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한스는 전차의 발달과 기관총으로 기병대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적 보병에게 아군 기병대는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전차로 기관총 진지를 격파하면 시가전에서는 기병대가 꽤 쓸만하군..’


한편 플로리안은 똥오줌을 지리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기병대가 없는 쪽만 골라서 오토바이를 질주시켰다. 주인이 고삐를 잡아도 전혀 말을 듣지 않고 이리저리 날뛰고 있는 말은 공포심으로 인해서 눈의 흰 자가 보이고 있었다. 마치 호랑이한테 몸이 뜯겨나가면서 눈을 희번덕 뜨고 있는 초식동물과도 같았다. 이 미쳐 날뛰는 말들을 보고 겁에 질린 플로리안은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목구멍에서 병신 같은 헛소리만 밖으로 삐져 나왔다.


“으허..으허허허..”


길가에는 인간의 전쟁에 휘말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말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한스가 이걸 보고 외쳤다.


“기운내게 플로리안! 내일 점심은 말고기 미트볼이다!!”


한스는 자신의 작전이 맞아들어가고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껴서 미칠 것 같았다.


‘내가 옳았어!!!내가 옳았어!!!’


그런데 반대편에서 프랑스군 기병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공포심에 한스의 머리카락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동공은 커졌고, 모든 것이 매우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았다.


플로리안이 비명을 질렀다.


“우와왁!!!아아아악!!!!”


한스의 기관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드르륵 드르르륵 드르륵


말들이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며 말발굽을 높이 쳐들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말들은 기관총을 맞았음에도 자신의 주인을 질질 바닥에 끌면서도 플로리안의 오토바이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이히힝!!히히힝!!!”


짐승의 비명 소리가 고막을 갈기갈기 찢는 것 같았다. 한스는 다시 말들의 몸통 높이를 향해서 기관총을 긁어댔다.


드르륵!


기관총은 잼이 걸렸고, 더 이상 총알이 나가지 않았다. 한스는 시퍼렇게 질린 얼굴로 잽싸게 권총을 꺼내들었다.


“으아아아악!!!”


탕! 탕!


기병대는 계속해서 한스가 있는 쪽으로 돌진하고 있었고, 적 기병대는 성난 얼굴로 높이 칼을 쳐들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말발굽에 밟히던, 기병대 칼에 맞아 아가리가 찢기던 어느 쪽이던 꽤나 참혹한 꼴이 될 것이 분명했다.


드그덕 드그덕


어느 새 눈을 희번덕뜨며 날뛰는 말들이 뿌옇게 먼지를 일으키며 플로리안의 오토바이를 짓밟을 준비를 하며 오고 있었다. 한스가 외쳤다.


“골목으로 들어가!! 골목으로!!”


끼기긱!!!


사이드카 달린 오토바이가 좌측으로 급선회했고 한스는 원심력에 의해 몸이 사이드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한스는 양팔로 세게 손잡이를 잡고, 튕겨나가지 않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었다.


“아아아악!!!”


오토바이가 좌측 골목으로 들어가고 1초 뒤, 프랑스군 기병대가 거센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갔다.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한스는 식은 땀을 흘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살았다..’


그렇게 한스가 플로리안의 오토바이를 타고 3중대에 도착했고 현 상황을 보고 받고는 명령했다.


“각 전차장은 기관총 진지보다 야포 진지를 우선적으로 격파한다!! 기관총 진지를 공격하고 있다가도 야포 진지의 주변에 있을 때는 목표를 즉각적으로 변경한다!!놈들의 야포는 건물 잔해 속에 숨어 있기 때문에 적 전차보다도 발견이 까다롭다! 전차장들은 위험해도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고 적 야포의 위치를 확인한다!!”


3중대장 슈바르츠가 외쳤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 놈들 저격수가 곳곳에 포진해 있어서..”


그 때, 고도가 높은 곳에서 날라온 총알이 한스의 머리 옆을 스쳤다.


쉬잇!


“어억!!저격수다!!”


슈바르츠 3중대장은 잽싸게 해치를 닫았고, 플로리안은 비명을 지르며 재빨리 주변 건물 옆으로 오토바이를 달려가서 엄폐했다. 한스도 식은 땀을 흘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하긴 놈들도 전차장과 지휘 장교를 최우선으로 노리는 저격수를 여기저기 배치했겠지!!’


플로리안이 외쳤다.


“어..어떻게 할까요!”


그 때, 브레데마이어 대대에 속한 슈나이더 소위와 그의 소대가 반대편에서 보였다. 한스가 외쳤다.


“플로리안! 저 쪽 방향으로 가!!”


플로리안은 똥오줌을 지리며 그 쪽으로 향해 빠른 속도로 오토바이를 달렸다. 총알은 계속해서 플로리안과 한스를 스처 지나갔다.


쉬잇! 쉿!


달리는 오토바이에 탑승한 사람을 저격총으로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총알은 한스의 머리에서 고작 10, 20센치 정도 빗겨가며 날라오고 있었다.


“빨리!! 더 빨리 달려!!!”


끼기긱!!


그렇게 플로리안의 오토바이는 슈나이더 소위가 있는 골목길로 도착했다. 한스가 말했다.


“5시 방향 건물에 저격수가 있다! 보병이 은밀히 접근해서 저 건물을 점령해야 한다!”


슈나이더 소위가 말했다.


“다른 건물을 점령하고 창문이나 옥상에서 놈을 저격하면 되지 않을까요?”


한스가 외쳤다.


“놈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내 머리를 거의 맞출 뻔했다. 실력이 매우 뛰어난 놈이라 그런 식으로 대결하면 아군만 잃게 된다!”


한스의 말에 슈나이더 소대원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 정도 실력 있는 놈이면 건물에 엄호하는 병력도 있을텐데..’


그렇게 슈나이더 소대의 1분대는 많은 수의 수류탄을 지급 받고, 은밀하게 건물 근처로 접근한 다음, 문을 열고는 잽싸게 들어가서 구석 구석을 살폈다.


‘여긴 없는데?’


그 때, 1분대장이 계단에서 2층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


쿠광!!콰과광!!


수류탄이 폭발하고, 1분대원들은 잽싸게 2층을 향해 올라간 이후, 3층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


콰과광!!


1분대원들은 3층으로 올라가서, 여기저기 널려 있는 정체모를 살점들을 확인했다.


‘헤치운 것 같군..’


그렇게 슈나이더 소위의 1분대는 저격수가 있던 건물을 점령하는 것에 성공했고, 2분대는 맞은 편에 있던 건물을 점령했다. 한스도 이 소식을 듣고는, 아군 전차 부대와 적 전차 부대, 야포의 위치 등을 확인하러 건물로 올라와서 쌍안경으로 주변을 정찰했다.


그 때, 한스의 눈에는 프랑스군의 기병대가 눈에 띄었다. 그들은 전차가 지나가기 힘든 길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며 독일 보병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병대가 확보한 퇴로를 통해서 두 대의 트럭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중요한 것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슈나이더 소위가 중얼거렸다.


“저 트럭에는 뭐가 있을까요?”


한스가 말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냥감은 잡아야지. 놈들 기병대가 조만간 이 쪽 길로 지나갈 것 같군.”


랭스의 지옥 같은 밤은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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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자폭 +70 21.05.18 979 36 11쪽
266 외전 왕따 소위의 2차 대전 생존기 배드 루트 +80 21.05.17 941 35 11쪽
265 갈고리 작전 +24 21.05.17 972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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