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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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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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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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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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의 일상이란.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가 시차적응과 피곤함으로 곯아떨어진 그 시각.


부우웅.


새로운 리무진 한 대가 파커의 대저택으로 들어왔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집사 브래드가 예의바른 태도로 리무진의 차문을 열었다.

서양인치고는 키가 작은 편이고, 단단한 체격에, 부리부리한 눈이 호랑이를 닮은 노인이 시원시원한 음성으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야, 브래들리.”

“오랜만에 뵙습니다.”


브래드가 교양이 넘치는 자태를 뽐내는 노부인에게 인사했다.


“브래드, 반가워.”

“예. 부인.”


딱딱하게 집사의 본래의 이름을 부르는 노인과 친근하게 애칭으로 부르는 노부인.

두 사람은 캐서린의 부모님이자, 레오나의 외할아버지·할머니다.

동부의 그레이엄 가문은 파커 가문 못지않은 전통적인 부호 가문이다.

당대 가주가 바로 이 키가 작고 딴딴한 노인 대니얼 W 그레이엄이다.


“들어가시죠. 파커가의 주인께서 기다리십니다.”

“가지.”


대니얼은 환갑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당당한 걸음을 자랑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저택 3층으로 곧장 올라갔다.

돔(Dome) 구조의 천장.

꽤나 오래 됐을 법한 고서와 고풍스러운 가구들.

윌리엄과 대니얼 두 노인이 서재에서 마주앉았다.

포브스 선정 미국 상속가문 순위 10위에서 단 한 번도 밀려나 본 적이 없는 명문 가문을 이끄는 당대 가주 두 사람.

윌리엄이 초원의 사자라면 대니얼은 밀림의 호랑이다.

윌리엄이 무리지어 살면서 사냥을 나설 때를 제외하고는 게으른 맹수라면, 대니얼은 홀로 활동하면서 홀로 사냥하는 밀림의 왕을 닮았다고 할까.

둘은 성격도 달랐다.

윌리엄이 서글서글한 인상과 호탕한 성격, 거기에 푸근한 외모가 맞물려서 상대에게 안락함과 호감을 선사한다면, 대니얼은 단신이지만 탄탄한 체구와 각진 얼굴, 부리부리한 눈이 범접하기 힘든 느낌을 풍겼다.


“바쁘다며?”

“바쁘지. 그것도 매우.”

“무슨 바람이 불어 롱아일랜드까지 몸소 방문했나?”

“나도 레오나의 할아버지야.”

“누가 뭐라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술 한 잔 안 줄 텐가?”


대니얼은 브래드가 가져다 놓은 차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주치의에게 허락 받고 오게.”

“필요 없어. 얼른 내 놔.”


윌리엄도 위스키 한 잔이 마시고 싶던 참이다.

대니얼의 방문으로 자식 부부와 집사에게 댈 핑계거리도 생겼다.

말은 안 줄 것처럼 했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자네가 가장 아끼는 걸로 꺼내놔.”


윌리엄이 서재 한쪽의 미니바로 걸어가는 사이, 대니얼이 시가를 꺼내 피워 물었다.

윌리엄은 위스키 온더락스 두 잔을 가져와 하나를 대니얼에게 건넸다.


“일단 한잔 하지. 피로를 조금이라도 풀어 줄 걸세.”


두 노인이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크! 좋군!”


대니얼이 탄성을 토했다.


“서 있지 말고 앉으면 안 되겠나?”


윌리엄이 자리에 앉자마자 대니얼이 다시 까칠하게 쏘아붙였다.


“자네는 왜 항상 내가 올려다보게 만들어?”

“내가 자네보다 키가 훨씬 크니까.”

“흥!”


대니얼이 아니꼽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반면에 윌리엄은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한국에서 온 소년은?”

“곯아떨어졌다더군.”

“내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있을 걸세.”

“물론...”

“왜? 내키지 않나?”

“제대로 뉴욕을 경험시킨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자극이 될 거야.”

“성공에 목마른 자를 걸러내는 방법이라니. 그 무슨 유치한 짓거린가?”

“그런 자극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쓸모가 있을 것 같아도 버려야지.”

“지호는 아직 십대야.”

“그게 무슨 상관인가?”

“은인에게 무례한 짓이란 걸세.”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딱 손녀를 살려준 은인. 그저 손님 중에 한 명일 뿐이겠지.”


그레이엄 가문의 사람들은 은원을 확실히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원한을 졌으면 그 열 배로 갚고, 은혜를 입었으면 그 백배로 보답하는 가문이다.

때문에 적어도 미국에서 그레이엄 가문을 함부로 건드리는 사람이나 세력이 없다.

반대로 작은 도움을 줬다가 크게 보답 받은 사람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꽤 많았다.


“총명한 소년이 가난한 나라에서 발버둥치는 것이 가여워? 연민이라도 품은 겐가?”

“그럴 리가.”

“그 소년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뭔가?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카르마를 들먹이려면 대답을 하지 말고.”


윌리엄은 입을 다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사람이 이렇게 물러 터져서 여태껏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미스터리야.”


대니얼이 짜증을 부리며 위스키를 들이켰다.


“난 인재를 친구로 보고, 자네는 인재를 도구로 보지. 그 것이 자네와 나의 다른 점 아니겠나?”

“선량한 척 하지 말게. 난 자네에게 사탕을 주지 않을 테니까.”

“자네가 주는 사탕은 사양하네. 독이 들어있을지도 모르잖은가.”


진중하던 대니얼의 태도가 돌변했다.

마치 악동처럼 굴기 시작했다.


“감질나서 안 되겠어. 그냥 꺼내 놔봐.”

“싫어. 나도 아껴 마시는 술이야.”

“뭔데?”

“맥켈란.”

“그건 또 어떻게 구했어?”

“비밀이다, 이놈아.”


두 사람은 한동안 술을 내오네 마네 옥신각신했다.

결국 윌리엄은 대니얼의 막무가내에 항복했다.

아껴 마시던 맥켈란 50년산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늘 있는 일이다.

윌리엄은 가문의 안위가 걸린 일이 아니라면 대체로 져주는 게 이기는 것이라 여겼다.

단 대니얼 같이 믿을 수 있는 상대에게만.


❉ ❉ ❉


딸랑!


어디선가 맑은 종소리가 울렸다.

류지호가 침대에서 빠져나와 한껏 기지개를 켰다.


우드득.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왔다.

입었던 잠옷을 잘 개어 놓고 방을 나섰다.

저택 내부도 넓고, 방도 참 많았다.

또한 무척 고요했다.

마주치는 사람 하나 없다.

어쩌면 건물 자체가 너무 넓어 마주치지 못하는 걸 수도.

류지호는 함부로 돌아다니기도 뭐해 저택 밖으로 나왔다.


“아무리 봐도 <위대한 게츠비>에서 나온 그 대저택 같단 말이야......”


레오날드 그레이프가 출연한 영화가 아니다.

1974년 찰스 레드포드가 게츠비 역할로 출연한 영화를 떠올렸던 것.

조각이 새겨진 건물 외관과 두 마리의 사자상.

품격 있는 실내장식과 결코 소박하지 않은 정원까지.


“헤이!”


정원을 거니는데, 리무진을 몰았던 운전기사가 아는 체를 해왔다.


“길이라도 잃었나?”

“산책 중이었습니다.”

“난 조셉 브라이언트. 친구들은 죠라고 부르지.”

“지호라고 부르십시오.”

“굉장하지?”


조셉은 마치 쇼오락 프로그램 진행자처럼 말했다.

꽤나 유쾌한 남자라는 걸 추측할 수 있다.


“혹시 이곳에서 영화 <위대한 게츠비>를 촬영했습니까?”

“그 영화를 촬영한 맨션은 롱아일랜드 해협 건너 북쪽, 저기 뉴포트에 있을 걸. 로즈클리프였나.... 아마 그랬던 것 같아.”

“그렇군요.”

“롱아일랜드 해협 남쪽과 북쪽 지역에는 유럽풍으로 지어진 대저택이 꽤 많아. 파커의 대저택도 유럽의 어떤 왕궁을 참고해서 지었다고 들은 것 같아.”


류지호는 영어가 서툴다.

조셉은 말이 너무 빨랐다.

눈치로 내용을 유추할 수밖에.


“뉴욕에서 머무는 동안 내가 널 에스코트 할 거야. 잘 부탁한다.”

“저야 말로.”


조셉은 시종일관 쾌활했다.

한동안 정원을 구경하고 저택으로 돌아온 류지호를 집사 브래드가 맞이했다.


“제가 번거롭게 해드린 모양이네요.”


브래드가 현관 앞에 나와 있기에 한 말이다.


“저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식당으로 가시죠.”


류지호는 브래드의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또한 넓다.

20명은 넉넉하게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을 정도의 긴 테이블.

캐서린과 로렌 노부인이 가사도우미들과 테이블 세팅을 하고 있다.

류지호가 다가오자 캐서린이 로렌 노부인을 소개했다.


“지호 인사해. 여기는 나의 엄마, 로렌 그레이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엄마, 이 청년이 바로 그 지호야.”


덥석.


로렌 노부인이 다짜고짜 류지호를 껴안았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

“소년은 나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의 은인이야.”

“아, 네....”

"넌 하느님이 우리 가족에게 내려준 기적이야."


격하게 감사를 표하는 로렌 노부인이 진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잘 쉬었니?”

“배려해주신 덕분에요. 미스 신이 안 보이네요?”

“미스 신은 안 온단다. 가족식사 자리니까.”

“아직 영어가 서툰데..... 어려운 단어나 표현은 못 알아들을 수 있어요.”


류지호가 버릇처럼 검지로 볼을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파커가의 가족들이 하나 둘 식당으로 들어왔다.

다들 편안한 복장이다.

특별히 격식을 갖추진 않는 모양이다.

류지호는 귀족 가문의 격식을 갖춘 식사자리일 것 같아 다소 긴장하고 있었다.

수더분한 분위기를 보니 자신이 지나친 걱정을 한 듯 싶다.

마지막으로 지팡이를 짚은 윌리엄과 대니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들어왔다.


“지호, 이리 와봐. 소개 시켜줄 사람이 있어.”


류지호가 두 노인에게 다가갔다.

위에 선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기백.

대니얼에게서 받은 첫인상이다.

대니얼이 부리부리한 눈으로 류지호를 가만히 쳐다봤다.

류지호는 침착하게 그와 눈을 마주쳤다.


“여기 이 늙은이가 레오나의 외할버지. 대니얼 그레이엄이야.”

“처음 뵙겠습니다. 지호 류라고 합니다. 그레이엄가의 어르신께 인사드립니다.”


간단하게 이름을 밝히고 인사만을 했을 뿐. 군더더기 없이 차분하고 공손한 인상을 보여줬다.

대니얼이 인사는 받지 않고 대뜸 물었다.


“내가 누군 줄 알아?”

“제 일을 도와주는 변호사에게서 대략적인 내용은 들어 알고 있습니다. 비자를 받기 위해 대사관에 갔을 때 영사 인터뷰에서 어르신의 패밀리 네임이 가진 힘을 실감 했습니다.”

“흠. 실제로 보니 소감이 어때?”

“주눅 들 만큼 카리스마가 넘치십니다.”


대니얼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류지호를 관찰했다.

겁먹기는커녕 담담하기만 한 녀석이다.

또한 눈에서 어떠한 사심도 읽히지 않았다.

어떻게든 잘 보여서 치즈 한 조각이라도 얻어가려는 천한 놈들하고는 달라보였다.

당연했다.

류지호의 신경은 온통 파커 사람들에게 가 있다.

그레이엄이란 가문의 가주라는 이 대단한 노인은 류지호에게 딴 세상 사람일 뿐.

행동거지는 조심할지언정 대니얼의 기분까지 세심하게 살필 이유는 없었다.

대니얼이 윌리엄을 향해 몸을 돌렸다.


“딱 모범적으로 생겼어. 우리와는 다르게 샌님 같아 보이는데?”

“하하하. 자네 눈에 그렇게 보이는 걸 보면 일단 낙제겠어. 나에게는 좋지만 말이야....”

“괜찮아. 아이비리그에도 별놈들이 다 있지 않나. 따지고 보면 거기라고 희한한 놈이 없겠어? 그런 놈들과 어울리다 보면 물이 들게 마련이지.”


가만히 두 노인의 대화를 듣고 있던 류지호가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아이비리그에 갈 생각이 없습니다.”

“갈 재주는 있고?”

“있어도 따로 생각한 바가 있습니다.”

“오호, 그래? 뭐지?”

“그건 나중에 결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붙임성은 좋은걸. 말과 행동은 샌님 같은데, 성격은 화끈하구만. 여기 윌리엄과 친구다. 나도 레오나의 할아비니 편하게 대하도록 해.”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류지호는 일단 씩씩하게 대답했다.


“예. 어르신.”


윌리엄이 류지호에게 농담을 던졌다.


“가까이 지내다 보면 알겠지만, 이 친구가 사람을 좀 피곤하게 만들어. 툭하면 화부터 내니 참고하거라. 너무 친해지지 않는 것도 좋고.”


대니얼이 발끈했다.


“누가 피곤하게 만든다고 그래!“

“저 봐라. 그 말 했다고 욱하잖아.”

“두 분.... 그만 십대처럼 구시고, 자리에 앉으시죠.”


제임스가 능숙하게 두 노인을 중재해 자리로 이끌었다.

캐서린이 식당 안쪽을 향해 말했다.


“브래드. 음식을 들여 주겠어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방의 문이 열렸다.

깔끔한 조리복을 입은 요리사 몇 명이 음식이 담긴 카트를 밀고서 홀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음식 카트를 일렬로 가지런히 세워놓고서 뷔페 접시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음식들을 조금씩 담아 테이블에 나르기 시작했다.

류지호를 환영하기 위한 조촐한 만찬이 시작됐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싼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가득 놓였다.

류지호를 배려해서 인지 불고기와 갈비도 보였다.


“기도하자.”


파커가족과 그레이엄 부부가 손을 맞잡았다.

얼떨결에 류지호도 옆에 앉은 제임스의 손을 잡았다.

윌리엄의 기도가 끝이 나고, 성질 급한 대니얼이 스푼을 들었다.


“으음, 최고야.”


대니얼이 푸아그라부터 떠먹었다.

파커 가족들도 캐비어가 올라간 그림 같은 음식들을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


“나는 파커 집안 전부가 마음에 안 들어. 단 하나를 빼고. 바로 요리사들이야.”

“남의 식구는 넘보지 말게.”


윌리엄이 점잖게 타일렀다.


“쳇. 파커에게 받은 금액에 두 배를 준다고 해도 내게는 안 온대.”

“자네의 까다로운 성미를 어떻게 맞추겠나? 로렌이라면 모를까.”


하하하.

호호호.


일행이 웃음을 터트렸다.


“음.... 정말 훌륭해.”


식사 내내 대니얼의 칭찬이 이어졌다.

대니얼이 요리들을 하도 극찬을 하자 류지호도 궁금증을 이기지 못했다.

손이 안 갈 것 같은 생소한 요리 몇 가지를 맛보았다.


‘정말 맛있긴 하네.’


류지호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어렸다.

대니얼은 식사를 하는 내내 류지호를 지켜봤다.


"......?"


그의 시선이 신경 쓰여 류지호는 체할 것만 같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물을 수밖에 없었다.


“제 얼굴에 뭐 묻었습니까, 어르신?”

“네 녀석...... 재작년 월가의 그 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냐?”


블랙먼데이를 경고한 것에 대한 물음이다.


“열심히 미국 경제잡지 찾아보고, 공부도 하고, 고민하고, 나름 분석하고 또...”

“편지는 나도 봤다.”

“그게 다 입니다.”


블랙먼데이가 실제 벌어진 후, 캐서린이 대니얼에게도 류지호의 편지를 보여주었다.

대니얼이 보기에도 꽤 그럴 듯하게 예측과 전망을 편지에 늘어놓았다.

주의를 환기시킨 정도이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긴 어려웠지만, 대니얼은 제임스가 그 편지들에 홀딱 넘어가 대처했다고 알고 있었다.

그리고 대니얼과 윌리엄 두 노인은 G&P 투자회사의 고연봉 임직원들을 질책하기 위해 류지호의 편지를 써먹었다.

개발도상국가 고등학생도 이렇듯 다양한 가능성을 시뮬레이션 하는데 니들은 도대체 뭘 한거냐.

같은 질책을 쏟아낼 수 있었다.


“내 회사에 많은 이익을 안겨 줬다고?”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제가 제임스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류지호는 한껏 겸손하게 대답했다.

블랙먼데이에 관한 대화가 자꾸 오르내리면 좋지 않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면 피곤해진다.

다행히 대니얼의 관심은 다른 것으로 옮겨갔다.


“뉴욕에 얼마나 머물 예정이냐?”

“2주 간 체류할 계획입니다.”

"2주라.... 뉴욕에 놀러 온 것이냐?"

"파커 가족을 1년 넘게 보지 못해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알겠다. 식사 즐겨라.”


달그닥.


대니얼이 다시 식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류지호 역시 열심히 포크를 들었다.

저녁만찬은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류지호는 제임스와 주로 대화를 나눴다.

웨딩비디오 사업에 관한 것들이 대화 내용으로 채워졌다.


"훌륭한 식사였어."


류지호가 파커가족과 저녁을 먹으면서 느낀 점을 단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인들의 수다도 만만치 않구나.'


류지호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제임스 부부와 윌리엄의 저녁식사는 작년 추수감사절 이후 처음이었다는 사실.

맨해튼 시내에 살고 있는 제임스 부부는 무척 바빴다.

맨해튼에서 롱아일랜드가 아주 먼 거리는 아니지만, 자주 저택에 오지 못했다.

게다가 그레이엄 부부와는 반년만의 식사자리였다.

쌓인 이야기가 오죽 많았을까.

어쩌다보니 류지호의 미국방문이 두 가족 간의 모임을 주선한 결과를 낳았다.

이래저래 류지호는 파커가족에게 예쁨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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