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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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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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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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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주식투자를 뭐라 생각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개업식을 조촐하게 치른 후로 류지호는 주안이 아닌 신사동 스튜디오로 출근했다.

전철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만 1시간이 넘었다.

콩나물시루 같은 전철 안에서 조간신문을 꼼꼼히 읽으며 고민이 생겼다.

거칠 것 없이 치솟던 주가가 마침내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뉴욕으로부터 아무런 언질도 없는 것으로 보아 팔 때가 아닌 것 같다.

신문과 방송에서도 종합주가 지수 상승 기대감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오성전자나 금성, 경일자동차, KAL항공으로 갈아타야 하나.... 불안하네.’


류지호는 찝찝함을 떨칠 수 없었다.

제임스와 당장 상의할 수도 없다.

뉴욕과 서울의 시차는 13시간.

제임스는 꿈나라에 가 있을 시간이다.


덜컹!


누군가 노크도 없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이닥쳤다.


“여어~ 나 왔어!”


매튜가 마치 자신의 사무실인양 곧바로 소파로 가서 앉았다.


“미스 양, 커피믹스 플리즈!”


매튜가 스튜디오 개업과 함께 경리로 채용한 양주연에게 윙크를 날렸다.


“커피는 놔두세요.”


류지호가 직접 탕비실로 들어가 믹스커피 두 잔을 타서 내왔다.


호로록.


매튜가 믹스커피를 마시며 감탄했다.


“이 달달한 맛, 중독성이 강해. 소주도 그렇고 말이지.”

“요즘은 어디서 놀아요?”

“신촌.”

“이제 그만 놀고 미국으로 돌아가요.”

“누가 논다고 그래? 난 너희 나라를 배우고 있는 중이야.”

“퍽도 그러겠다.”

“Fuck? 내게 욕한 거야?”

“한국말이에요 한국말. 과연 그럴까라고 했어요.”


류지호의 찌푸린 얼굴을 확인한 매튜가 물었다.


“무슨 기분 안 좋은 일 있어?”

“코스피지수가 1000 포인트를 돌파했어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야 하나 고민되네요.”

“더 오를지 모르잖아.”

“그걸 알 수 없으니까 찝찝해요.”


벌컥벌컥.


별안간 매튜가 커피를 단숨에 마셨다.


“고민되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되지.”

“전문가 누구요?”

“있어. 칼 밀러 아저씨. 윌리엄의 친구야.”


매사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매튜다.

엉겁결에 류지호는 충청남도로 향했다.

머리가 복잡한 류지호는 바람이나 쐴 겸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섰다.

승용차가 태안군으로 들어가 천리포 해수욕장 방향으로 틀었다.


끼이익.


철문이 굳게 닫힌 개인수목원 앞에 승용차가 멈췄다.


철컹.


매튜가 차에서 내려 철문을 열어젖혔다.

목련이 심어진 길을 따라 수목원 깊숙이 들어가자 아담한 한옥 한 채가 나왔다.

머리가 허옇게 샌 백인 노인이 한옥 앞에 오도카니 서있다.


“안녕. 칼 아저씨.”

“병길이라고 불러.”

“응?“

“난 한국인이야.”

“하하하, 엉클 병길?”


민병길이 혀를 차고는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쯧. 매튜 여전하구나.”

“소개시켜 줄 친구가 있어. 지호, 이리 와. 인사해.”

“안녕하세요. 지호 류에요.”


민병길이 유창한 한국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한국말로 해도 되네. 난 민병길이라는 사람이야. 이 수목원의 주인이지. 민 원장이라고 부르게.”


류지호가 민 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자연을 닮아가는 노년의 신사.

류지호가 민 원장을 보고 느낀 인상이다.

민 원장이 일행을 한옥으로 안내했다.


“누추하지만 안으로 들지.”

“혼자 살기 외롭지 않아? 왜 뉴욕에는 안 와.”

“바빠.”

“이런 그림 같은 정원에서 살면서 뭐가 바빠?”

“이 넓은 정원을 가꾸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겠냐?”

“이걸 혼자 관리한다고?”

“아랫마을에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 그래도 항상 일손이 부족해.”


일행은 한옥의 마루에 놓여있는 방석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매튜가 바닥에 앉는 것에 쩔쩔매는 것과 달리 민 원장은 매우 자연스럽게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노인은 미 해군 대위 출신의 예비역으로 1979년 한국명 민병길이라는 이름으로 귀화했다.

1980년대부터 증권회사 고문으로 일하며 외국인 상대로 투자 상담을 해오고 있다.

그는 철저하게 기업의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에만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외국인 전문 투자전문가로도 유명했지만, 천리포수목원의 설립자이기도 했다.

여담으로 천리포수목원은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을 받게 된다.

현재는 연구목적 이외에는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는 비개방 수목원으로 운영 중이다.


“금융회사에서 일하며 번 돈을 다 쏟아 부으면서까지 이 정원은 왜 가꾸고 있는 거야?”

“한국의 은행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한국의 산을 탔어. 그때 한 산사의 스님께서 나무 이름을 알려주셨지. 층층나무, 뽕나무, 다정큼나무... 한국인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이름이겠지만, 내게는 나무 이름이 꽤 정겹게 느껴지더군.”

“츄잉나무? 다중아컴? 발음하기 어려워.”


민 원장이 허허 웃고는 찻잔을 들고, 수목원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근데 이 좋은 걸 왜 혼자만 봐. 사람들과 나누면 좋잖아?”

“자식이 다치는 걸 참는 부모는 없다. 이곳은 내 자식들의 쉼터야.”


그가 천리포수목원의 문을 닫아걸었던 이유다.

독신이던 민병길에게 그가 직접 심고 가꾼 초목은 자식과 다름없다.

단 식물학도와 학자에게는 얼마든지 수목원을 개방하고 있다.


“수목원 살림이 빠듯했는데 마침 잘 왔다. 돈 좀 내놓고 가라.”

“그래서 내가 이렇게 지호를 데리고 왔지.”


민원장과 류지호는 영문을 몰라 서로 바라봤다.


“......?”


류지호는 민원장을 향해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아저씨, 나 여기서 살아도 돼?”


민 원장이 질색했다.


“미친 놈. 그런 말 할 거면 꺼져.”

“난 어디에도 편안하게 몸을 누일 곳이 없구나.”

“신소리 집어치우고 왜 왔어?”

“아저씨가 미국으로 안 오니까 직접 찾아왔지. 여기 지호를 아저씨한테 소개시키기도 할 겸.”

“이보게, 진짜 이 녀석의 친구 맞나?”


류지호가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


“.....음, 아마도요? 사람을 귀찮게 하고, 철도 없고, 서른이 넘어서까지 막 살아서 그렇지 매튜는 나쁜 친구는 아닌 것 같아요.”


하하하.


민 원장이 웃음을 터트렸다.

한편으로 류지호의 대답에서 속셈을 가지고 매튜와 친교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뭔데? 자기들끼리 한국말로 대화하지 말고 영어로 이야기 하란 말이야.”

“그레이엄 집안에 너 같은 별종이 나타날 줄 누가 알았겠어. 구경하는 나 같은 입장에서야 몹시 흥미진진하지만.”


말을 마친 민 원장이 차를 홀짝이며 자신이 가꾸는 수목원에 서선을 던졌다.

류지호 역시 꽃봉오리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목련을 감상했다.


“차 마셨으면 서울로 올라가.”

“가긴 어딜 가. 아직 본론도 안 꺼냈는데.”

“용건이 뭐냐?”

“여기 지호에게 상담 좀 부탁해.”

“무슨 상담.”

“뭐겠어? 주식투자 상담이지.”

“......?”

“칼 아저씨가 촌구석에서 나무나 심고 있지만 알아주는 주식투자 전문가야. 금융사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하는 대단한 분이지. 일본통이기도 하고. 대니얼이 아저씨를 아시아 담당으로 써먹으려고 엄청 애썼는데 실패했어. 대니얼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은 유일한 사람일 걸?”


매튜가 민 원장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민 원장이 자세를 바로 하고 류지호를 쳐다봤다.

들어 볼 테니 한 번 말을 해보라는 의미다.

류지호는 민 원장에게 코스피 지수 1000포인트 달성과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태산과 대유증권 주식에 대해 말했다.


“팔게.”

“예?”

“무역, 증권, 건설은 한 물 갔어.”

“......?”

“기관도 외국인도 거들떠보지 않을 증권주가 시장이 좀 움직인다 싶으면 덩달아 요동을 치는 것. 모두 호들갑스러운 개인 투자자들 때문이야.”

“맞아요. 정부에서 국민주를 풀어 주식을 전혀 모르는 일반 서민들까지 증권시장에 끌어 들였어요. 순박하게 땅을 일구며 검소하게 살던 농민들까지 소 팔고, 땅 판 돈으로 주식을 사는 건 확실히 정상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한국신문을 배달할 때부터 류지호가 신문을 보며 느낀 것이다.

국민주를 조금 갖게 된 일반투자자들은 이를 금방 팔아버렸다.

당초 취지가 퇴색됐다.

소위 개미군단이라는 주식투자 인구만 급격히 늘려놓은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런 풍조는 80년대 이상과열 기미를 보이던 증시에 더욱 불을 지르게 되었다.


“자네는 주식투자를 뭐라 생각해?”

“도박입니다. 그리고 마약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한번 잭팟을 터뜨린 사람이 슬롯머신을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주식 대박의 기억은 쉽게 버리기 어렵습니다. 돈을 따고 잃는 것이 도박과 다를 것이 없지 않습니까? 우리는 신이 아닙니다. 9번을 투자에 성공하고도 단 한 번 실패하면 모든 걸 잃는 것이 주식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주식에 투자를 했지?”

“주식에서는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기투자로 대박실현 한다는 망상을 버리고 장기적인 플랜으로 투자를 한다면 금방 이익실현이 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를 면밀히 살펴 투자한다면 주식으로 돈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네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나?”

“열아홉입니다.”

“한국 나이로?”

“네.”

“어린 친구가 벌써부터 투자 원칙을 세웠군.“

“파커가의 어른께 배운 겁니다.”

“주식투자로 여러 번 실패를 경험해야 자네처럼 신중해지고 원칙을 세울 수 있지.”


대화에 끼어들 법도 했지만 매튜는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었다.


“내 이야기 좀 들어보겠나?”

“경청하겠습니다.”

“한번 집어넣고 두 배를 딸 수 있는 종목은 없어.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그런 종목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지. 아무도 주가의 바닥을 제때 짚어내지 못해. 자네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신이 아니니까. 한국에서 주식투자를 하려면 욕심을 버리게. 그렇지 않으면 한국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주식투자자로서 살아남을 수 없어.”


류지호는 전문 주식투자자가 될 생각이 없다.

그저 여윳돈이 생기면 몇 개 회사의 주식을 사둘 뿐.

대형 우량주들은 주가의 움직임에 현혹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묻어두면, 10년 20년 후에는 대박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이후 민 원장은 몇 개의 저평가된 투자종목을 추천해줬다.

대한화섬, 비비안, 신영, BYC, 대성산업, 만호제강, 성창기업 등.

그리고.


“대광이요? 부산에 있는 박현차 회장의 그 대광이요?”

“부산에 공장이 있는 건 맞는데, 본사는 서울에 있지. 회장은 다른 사람일걸. 이씨야.”

“대광은 부산에 있을 텐데요.”

“그 회사는 대광실업. 지금 말하는 회사는 대광산업. 혹시 에로이카라고 아나? 작년에는 고급오디오 괴헬을 출시했지 아마? 그 회사의 모회사라네.”

“아~ 티비로드!”


류지호가 기억하는 대광이라는 이름의 기업은 섬유회사가 아니었다.

정관계 로비사건, 박현차 게이트의 대광.

그리고 미래에 티비로드라는 케이블 사업자로 국내 최대 유선방송 사업자 대광.

류지호는 대광산업의 주가가 어떻게 오르고, 얼마나 될지 모른다.

그가 알고 있는 것은 단순했다.

유선방송 사업자 대광산업의 주식도 오래 가지고 있으면 돈이 된다는 것이다.


“원장님, 감사드려요. 덕분에 머리가 정리된 것 같아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군.”

“제가 후원을 조금 해도 될까요? 이건 주식투자에 대한 가르침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아쉬운 건 나야. 도움을 주겠다면 언제든 환영일세.”


매튜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지호, 정말 병길 아저씨를 도울 거야?”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방인이 이 땅에 자생하는 수목을 심고, 보존하는 것에 힘쓰시는데 모른 척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요.”

“젊은 친구가 도리를 입에 담다니 꽤 신선하구만.”

“거창하게 후원이랄 것은 없고, 매달 조금의 돈을 넣어드릴게요.”

“고맙게 받겠네.”

“맷도 동참해요.”

“난 돈 없는데?”

“부자라면서요?”

“부자이긴 하지. 근데 내 재산은 다 묶여있어서 내 맘대로 꺼내 쓸 수가 없어.”

“설마, 뉴욕에 있는 아파트를 판 건 아니겠죠?”

“여행경비 정도는 있다네, 친구.”

“돈 필요하면 말해요. 조금 보태줄 테니까. 단 흥청망청 노는데 쓰면 국물도 없어요.”


훗날 이 작은 류지호의 후원이 수목원 후원재단 설립까지 이어지게 되고, 수목원 운영에 허덕이던 민 원장에게 큰 보탬이 된다.

그리고 한국 자생수목에서 시작해 차츰 60여 개국으로부터 수천 종이 수집되어 미래에는 1만 4천여 종의 식물종을 보유한 대한민국 최다 식물종 보유 수목원이 된다.


“종종 찾아뵈어도 될까요?”

“자네가 방문한다면 수목원 문을 활짝 열어두겠네. 자네에게는 특별히 자식들을 소개시켜 주지.”


자신이 아끼는 나무들을 구경시켜주겠다는 의미다.


“감사합니다.”


류지호는 민 원장에게 계좌번호를 받고 수목원을 떠났다.

인천으로 돌아온 류지호는 아버지에게 주식을 팔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 생각 잘했다. 주식은 잘못하면 똥이 된다더라.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지난 2년 동안 주식 때문에 얼마나 맘 졸였는지 몰라.”


류지호는 어머니의 한탄을 묵묵히 들었다.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류지호가 아니다.

주식 잘못해서 패가망신 할 가능성은 결코 제로가 아니다.

류지호가 주식 전문가도 아니었고, 단편적인 기억만 믿고 까불기에 주식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류지호 본인 역시 혹시나 잘못될까봐 전전긍긍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머니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 굳게 믿는 척 했을 뿐.

그 자신도 매일 신문의 주식시세표를 보며 말 못할 불안함을 참아내느라 고역이었다.

류지호와 류민상 부자는 처음 증권계좌를 개설했던 배다리 지점에서 가지고 있던 주식 모두 매도주문을 넣었다.


❉ ✻ ❉


4월 1일 주가가 최고점 1007.77 포인트를 찍었다.

85년 말 164.4였던 종합주가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마침내 1000포인트를 돌파해 최고점을 찍은 것이다.

때마침 태산증권 배다리 지점에서 모든 주식을 처분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


류지호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계좌에 찍힌 금액을 멍한 눈길로 바라만 봤다.

황당한 한편으로 혼란스러웠다.

태산증권 주가는 재작년 7,200원이었던 것이 이번에 54,000원 선에서 매도했다.

대유증권은 8,500원이었던 것에서 65,000원까지 오른 가격에서 거래되었다.

류지호는 통장에 찍힌 0의 숫자를 연신 세어보았다.

주식투자로만 신사동 스튜디오 빌딩을 살 수 있는 돈을 벌었다.


‘이 정도라고?’


물론 주식호황기다.

또한 이 방면에 전문가인 제임스가 추천한 종목이니 꽤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는 했다.

설마 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을 훨씬 상회하는 액수를 벌었다.

복권당첨금도 이 정도가 아니다.

류지호의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일단 돈을 벌었으니 원하던 대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팔기를 잘 했어. 내가 주식 전문가도 아니고, 주식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류민상은 아들의 뒤에 서서 말은 잃은 채 그 모습을 지켜봤다.


“이건 뭐... 주식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돈 벌기 참 쉽다라는 생각 전혀 들지 않았다.

류민상은 돈을 번다는 게 무섭게 느껴졌다.

이런 걸 두고 일확천금이라고 하던가.

류민상이 막연하게 생각했던 수준을 아득히 상회하는 돈을 벌었다.

88올림픽 이후 류민상의 월급은 훌쩍 뛰어 연봉이 800만원이다.

대략 쌀 85가마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류민상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25년을 모아야 만들 수 있는 금액을 주식 투자로 벌었다.

그처럼 10억 단위는 류민상처럼 서민에게는 비현실적인 액수다.

자식들 대학공부와 시집장가 보내는 문제는 해결되었다.

사치만 부리고 살지 않으면 다섯 식구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가족이 이 엄청난 돈에 휘둘리지는 않을지 한편으로 우려가 되었다.


“지호야, 괜찮겠냐?”


류지호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요.”

“그, 그렇구나.....”


류민상은 큰아들의 배포에 놀라고 말았다.

구월동 아파트 몇 채를 살 수 있는 돈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아들이다.

물론 큰아들은 친구들과 웨딩비디오를 찍어 1억 원 넘게 매출을 올렸고, 그걸 토대로 미국에서 100만 달러를 투자 받아왔다.

은행대출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11억 원의 빌딩을 구입해 떡하니 스튜디오까지 차렸다.

처남 심재우 말에 의하면 3월 한 달간 인천에서 2,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했다.

어쩌면 큰아들이 이 정도 액수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게 당연할지도 몰랐다.


작가의말

행복한 주말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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