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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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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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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 (7)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포커스 풀러를 담당했던 후배가 고개를 갸웃했다.


“웨딩비디오를 많이 찍어봐서 그런가? 노련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지만, 김영복이 그 말에 대답했다.


“첫날부터 잘했어. 현장에 익숙해질수록 계속 자연스러워 진 거지.”

“원래 현장감이 있었다는 뜻인데. 감독이 혹시 연출부 해봤대요?”


김영복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촬영부들은 의아했다.

감독은 이번이 첫 영화촬영이라고 했다.

그런데 현장 진행이나 배우 디렉션 주는 걸 보면 영락없는 프로 영화감독이다.

마치 오래 쉬었다 복귀한 감독이 떨어진 감을 조금씩 찾아가는 느낌이랄까.


“초짜가 헤매지 않아서 우리는 편했지 뭘.”

“형이 재미 봤지. 우린 얼마나 빡셌는데.”

“어려운 걸 자꾸 찍어봐야지. 이것들이 어디서 날로 먹으려 들어.”

“암튼, 고생했어요.”

“그래. 니들도 고생했다.”


촬영부들이 서로를 치하했다.

김영복이 연출부와 웃으며 대화하는 류지호를 돌아봤다.

감독은 집중력이 끝까지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소통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태도가 김영복에게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노련했다 서툴렀다 오락가락 했던 촬영초반.

약간 부족했던 현장장악력도 어느새 꽤 수준급이 되었다.

어찌나 신기한지.


‘똘똘한 놈이야. 영화사도 가지고 있고 말이지. 딴 놈들이 채가기 전에 침 좀 발라놔야겠어.’


자신도 충무로에서 꽤 인정받는 퍼스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지만, 이 어린 감독의 잠재력에 비한다면 평범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와 좀 더 많이 친해질 필요가 있었다.


“모두 고마워요. 이 신세는 꼭 갚을 게요.”


류지호가 연출부로 참여해 도움을 준 하재근의 학교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제작부로 허드렛일을 한 고우찬과 김재욱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런 가운데 하재근이 우려를 드러냈다.


“필름 너무 많이 쓴 거 아냐?”


필름 값과 현상료는 생각보다 비싸다.

16mm라고 얕보면 큰 코 다친다.

때문에 상업영화도 편집에서 반드시 쓸법한 커트만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인 풍토다.


“편집실에서 후회하는 것보다 나아요. 특별히 무리한 것도 아니고. 김 기사도 충무로 짬이 있어요. 필름 많이 쓰는 게 부담스러워서 막 낭비하면서 찍지도 않았고. 자투리 필름 별로 없는 것 보면 알잖아요.”

“하여간 단편영화 찍으면서 돈지랄이 좀 심하긴 했어.”


한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비난하는 게 아니라 농담으로 한 말이다.

약간의 부러움도 담겨있었다.


“영화를 돈으로 찍지 뭐로 찍어? 단편영화는 땀과 열정으로만 찍어야 한다는 법이 있나?”

“단편영화는 자본으로부터 독립해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게 미덕이지.”

“형들, 난 독립영화 찍은 적이 없는데? 나중에 옴니버스로 만들어 극장에도 틀 거고, 비디오도 출시할 생각이라니까. 그렇게 되면 상업영화야.”

“마인드 참 속물적이다.”

“내가 형들 나중에 PD 돼서 무슨 드라마 찍는지 똑똑히 볼 거야. 쌈마이 드라마 연출만 해봐라 내가 뭐라고 하나.”

“괜히 지호 놀려서 본전도 못 찾았네.”


하하하.


영화를 한 작품 함께 하면, 끈끈한 전우애 같은 것이 생긴다.

어디 영화뿐일까.

스태프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마지막 촬영의 여운을 즐겼다.

생각보다 촬영이 금방 마무리되었기에 몇 가지 보충 커트를 더 찍을 수 있었다.

스태프와 배우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따라와 준 결과다.

현장 철수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나머지 스태프들이 현장을 정리하는 동안, 류지호는 배우들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표했다.


“정말 수고하셨어요.”


박인철이 웃으며 화답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감독님.”


김인륜 배우가 류지호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류 감독, 고생 많았어.”

“제가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제가 두 분께 또 출연을 부탁드릴지도 몰라요.”

“언제든지 불러줘.”

“저도 감독님 영화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류지호는 두 사람과 악수를 나누었다.


“경재야, 고마워.”

“별말씀을. 감독님 수고하셨습니다.”


이경재가 류지호에게 배꼽인사를 했다.

류지호가 다가가 포옹을 하려하자, 이경재가 질색하며 엄마 뒤로 숨었다.


“예쁜 누나가 아니라서 포옹도 안 해주는 거야?”

“그런 거 아녜요.”

“근데 왜 도망가.”

“그, 그냥....”


하하하.

호호호.


대답을 못하고 얼버무리는 이경재를 보며 일행이 웃음을 터트렸다.


‘역시, 영화를 찍는 건 너무나 멋진 일이야. 행복하다.’


두 주간의 단편영화 촬영을 무사히 끝낸 류지호는 가슴이 부풀어 오를 만큼 벅찼다.


“쫑파티는 미림식당에서 해요. 우리 점심 먹던 식당입니다!”


고우찬과 김재욱이 스태프들에게 회식장소를 알렸다.

류지호가 가장 늦게 촬영현장을 떠났다.


[모든 위대한 감독은 단편영화에서 시작했다. 단편영화는 거짓말을 늘어놓기에는 너무 짧아서 언제나 영화가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빔 벤더스 감독이 한 말이다.


❉ ❉ ❉


모든 스태프들이 쫑파티를 하기로 한 식당으로 이동했다.

오늘 촬영이 없었던 김수희도 시간을 내 참석했다.

식탁을 이어 만든 자리의 정 중앙에는 가장 연장자인 김인륜 배우가 자리하고, 그의 옆으로 연령대가 높은 스태프들이 자리했다.

맞은편에 류지호가 자리했는데, 그의 좌우에 김수희씨와 박인철이 앉았다.

김인륜 배우가 류지호를 향해 농담을 던졌다.


"젊은 사람끼리 붙어 앉으면 대화도 통하고 분위기가 좋을 것 같은데, 류 감독은 저쪽에 앉지 왜 여기 있어?"


그 말을 김영복이 받았다.


“선배님, 저도 이십댑니다. 저도 젊은 사람이라고요.”

“스태프들 평균연령을 저하고 선생님이 확 올려놓고 있습니다.”


박인철이 웃으며 말하자, 김수희도 한 말 보탰다.


“저도 한몫 했죠.”

“그렇게 되나? 감독이 아직 미성년자였지? 내가 깜박깜박해.”

“감독님이랑 얼굴 안보고 이야기 나누면 저와 동갑인 줄 알걸요.”

"말투도 아저씨가 같고요."


그렇게 류지호 면전에서 짓궂은 농을 던지며 일행은 즐겁게 회식에 임했다.


지글지글.


달구어진 불판에서 삼겹살 익는 소리를 냈다.

배는 고픈데 고기는 빨리 익지 않고.

젓가락만 불판 위를 분주히 오가며 고기를 꾹꾹 눌렀다.

그 와중에 성질 급한 두 녀석만은 달랐다.

고우찬이 채 익지도 않은 고기를 입에 넣었다.

그에 질세라 김재욱도 분주하게 젓가락을 놀렸다.

이후로 누가 채가는 지도 모르게 금방 고기가 없어지는 광경이 펼쳐졌다.

오동석이 장내를 둘러봤다.

대충 고기도 익고,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처럼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촬영 무사히 끝마치신 거 축하드립니다. 건배 한 번 하시죠.”


이미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술을 입에 댄 발랑 까진 류지호와 친구들이다.

그들의 앞에는 맥주가 반만 채워진 컵이 놓여있었다.

오동석이 가장 연장자인 김인륜 배우에게 건배사를 청했다.


“선생님, 한 말씀 하시죠.”


자리에서 일어선 김인륜 배우가 좌중을 한 번 둘러보고 입을 열었다.


“모두 고생들 하셨고. 오랜만에 젊은 사람들하고 재밌게 찍었어요. 고생했어요.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오동석의 선창에 스태프 모두가 '위하여'를 후장했다.


"위하여!"


곧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잔에 든 술을 목뒤로 넘겼다.

김인륜 배우가 잔을 비운 후 머리 위에서 소주잔을 털자, 류지호도 따라서 그 모양을 흉내 냈다.


휘익.

짝짝짝.


스태프들이 야단법석을 떨었다.

이때 오동석이 다시 분위기를 진정시키더니 한 마디 했다.


"감독님 말씀 한 마디, 안 들어볼 수가 없죠.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와아아.

짝짝짝.


진심으로 말을 듣고 싶어 박수를 치는 건지 모르겠지만, 류지호는 무안함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회식 자리에서 길게 말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니 짧게 말하겠습니다. 모두 고생하셨고,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먹고, 마십시다. 이상!"


본격적인 회식이 시작되었다.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떠들썩하니 회식자리가 잔칫집 같았다.

류지호가 한쪽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촬영부와 조명부들을 바라봤다.

부어라 마셔라 부지런히 술을 입에 쏟아 붓고 있다.

형아우 하며 고우찬과 김재욱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류지호는 자리를 옮겨 다니며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렇게 술을 권하고 받다보니, 류지호는 금방 술이 올랐다.


벌컥벌컥.


본래 자리로 돌아와 시원한 냉수로 칼칼한 목을 달래는데, 오동석이 슬그머니 옆자리로 와 앉았다.


“매튜 말입니다. 대표님과 친구 아닙니까?”

“친구죠.”

“저대로 놔둬도 됩니까?”

“왜요?”

“프랑스에서 아주 제대로 망가졌습니다. 매일 밤, 술과 여자와 그리고...”

“마리화나.”

“네.”

“후우. 지금 어디 있습니까?”

“프랑스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가긴 했네요.”


입맛이 썼다.

류지호는 쓴 속을 시원한 맥주 원샷으로 달랬다.

류지호가 오동석이 따라주는 맥주를 받으며 물었다.


“그나저나 WaW에 기획팀하고 마케팅팀 꾸려야죠.”

“그전에 모시고 싶은 분이 한 분계십니다.”

“모시고 싶은 분?”

“저는 영화수입 일만 해봐서 배급은 잘 모릅니다. WaW에도 배급 일을 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생각해 둔 분이 있는 모양이군요?”

“유림에 있을 때 알게 된 분이 한 분 계시는데, 그 분을 모셨으면 합니다. 인품이나 능력이나 모두 훌륭하신 분이십니다.”

“그분하고 스케줄 맞춰보세요. 같이 뵙죠.”

“네!”

“일 이야기는 사무실 가서 하고, 다시 한 번.... 고생했어요.”

“고생은요. 제 업무인데요.”


류지호는 빙그레 웃으며 컵을 마주쳤다.


챙.


이후로 살짝 취기가 오른 김영복이 류지호에게 형·동생을 제의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김영복은 류지호와 친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스스럼이 없이 굴었다.


“입봉할 때 배신 때리면 알아서 해라.”

“내가 형보다 먼저 입봉할지도 모르는데?”

“그럼 먼저 입봉하고, 날 불러.”

“형 하는 거 봐서.”


그렇게 세 시간 동안 회식이 진행되니 슬슬 탁자에 엎어져 자는 사람도 나왔다.

긴장이 한순간에 풀려서 그런지 아무래도 일찍 취하는 것 같았다.

촬영부와 조명부들만이 쌩쌩한 모습이다.

류지호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았다.

그는 김영복에게 회식 정리에 대한 말을 넌지시 꺼냈다.

김영복이 장내를 한 번 둘러봤다.

그 말이 타당해보여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회식을 마감하고, 류지호가 계산대로 향했다.

류지호는 오동석과 하재근을 각각 불렀다.


“오 실장은 충무로 스태프들 부탁해요. 재근이형은 학교 후배들 챙기시고. 회식비는 영수증 처리하세요.”


류지호는 택시를 잡으려고 길거리로 나서는 김인륜을 배웅했다.


"오늘 너무 과용한 것 아닌가?"

"이 정도는 쓸 수 있어요,"

“정말 류 감독이 고생이 많았어.”

“고생은요.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나중에 시사회 때 꼭 와주세요.”

“그때 보자고.”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류지호가 김인륜 배우를 배웅하고 돌아오자, 이 사람 저 사람 2차를 가자고 성화를 부렸다.

피곤하다는 말로 둘러대며 그들을 간신히 떼어냈다.

인천으로 향하는 시외버스 좌석에 엉덩이를 깔자마자 류지호의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 ✻ ✻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필름이 끊겼다.

류지호가 눈을 떴을 때는 다음 날 아침이다.


“우와, 진짜 죽겠네.”


사람이 이렇게 피곤할 수 있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

컨디션이 떨어지면 맑은 정신으로 일을 볼 수 없을 터.


“좀 더 쉬지 왜 벌써 일어났어?”


심영숙이 졸린 기색이 가시지 않은 류지호를 향해 말했다.


“5시면 눈이 저절로 떠져요.”

“운동 가?”

“용연 태권도장에 다녀올게요.”


류지호는 반바지에 민소매 셔츠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아, 좋다.”


류지호는 오랜만에 용연태권도장에서 땀을 뺐다.

어머니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출근을 서둘렀다.

단편영화 감독이 아닌, 비즈니스맨 류지호의 일상으로의 복귀다.


“중고차라도 한 대 있어야 움직이는데 편하겠어.”


앞으로 활동 반경이 점점 늘어날 터.

버스와 지하철만으로는 한계가 느껴졌다.

류지호는 생일이 지나 만 18세가 되었다.

운전면허시험을 볼 수가 있게 됐다.


“먼저 면허부터 따고.”


생각난 김에 곧바로 운전면허시험장으로 향했다.

이 당시는 필기시험 접수를 해도 바로 시험을 볼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심하면 한 달을 기다리는 것이 예사다.

시험 날짜도 원하는 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면허시험장에서 지정해주는 날짜에 시험을 봐야 한다.

따라서 직장인들의 경우 휴가를 내는 경우까지 있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실기 시험을 곧바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때문에 류지호는 필기시험을 한 번에 합격을 해야만 했다.


“이런 걸 보면 참 편한 세상을 경험하긴 했어.”


그렇다고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건 아니다.

운전을 새롭게 배울 필요는 없다.

이미 뉴욕에서 비싼 스포츠카 시승을 무리 없이 하기도 했고.

필기시험 접수를 마친 류지호는 면허시험장 앞에서 파는 필기시험문제집을 구입해 오랜만에 주안으로 향했다.

주안의 가온웨딩 스튜디오.

아무래도 처음으로 시작한 곳이다 보니, 애착이 가고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박상우가 반갑게 류지호를 맞이했다.


"어서 와라. 영화 찍느라 고생 많았지?"


감독이라는 소리는 은근히 류지호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웨딩앨범 예약상황은 어때요?"

"예상보다 반응이 괜찮아."

"주 평균 4건은 돼요?"

"아직 그 정도는 아니고. 두 건은 들어오고 있다."


잠시 뜸을 들이던 박상우의 말이 이어졌다.


"가격이 가격이다 보니 관심은 많은데 선뜻 계약하자고는 또 안 해.“

"예식장에서 반발은 없고요?"

“반발을 왜 해? 리허설 촬영하고 앨범은 예식장하곤 상관없는 건데.”

"서울은 따라하는 업체들이 생겼어요. 인천은 어때요?“

“몇 군데 생기긴 한 모양이야.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보다 못해.”

“항상, 품질에 신경 쓰세요.”

“몇 곳에서 제휴하자고 제의가 들어와. 어떻게 할까?”

“주안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어요?”

“사람을 더 뽑아야지. 아니면 일당 기사를 쓰던가.”

“재호형 혼자 편집 못 할 텐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아직 물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둘이 대화를 하는 중에 경리로 근무하고 있는 심은주가 출근했다.


“누나 잠깐 나 좀 봐.”


류지호가 사촌 누이를 스튜디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부천에서 출퇴근 하려니 고생 많지?"

"이제 적응이 되어서 좀 낫기는 한데... 하루라도 빨리 이쪽으로 집을 얻어할 거 같아.“


심은주는 부천에서 부모님들과 살고 있다.

따라서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제야 조금 스튜디오가 자리 잡기 시작하는 것 같아. 조금만 기다려 봐. 가을 시즌이 끝나 결산을 해보고 보너스 줄 수 있으면 챙겨주라고 건의 해볼게.“

“정말?”

“일당 기사는 몰라도 정직원은 챙겨줘야지. 나중에 많이 벌면 직원 숙소도 생각하고 있어.”

"삼촌은 돈 벌 생각만하지 직원은 나몰라하는데. 역시 우리 지호 밖에 없단 말이야!"


심은주가 류지호의 손을 붙잡고 방방 뜨며 좋아했다.


❉ ❉ ❉


류지호는 일주일 동안 서울과 인천을 오가며 스튜디오 업무를 점검했다.

냉기를 풀풀 흘리던 래리도 류지호가 본격적으로 업무를 챙기자 본래의 태도로 돌아왔다.

매주 풀가동 되는 웨딩비디오 촬영.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는 웨딩앨범

두 곳의 스튜디오는 하루하루가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다.


“대표님, 이것 확인해 보세요.”


오동석이 단편영화제 리스트를 건넸다.


“단편영화제가 이렇게 많이 남아있다고요?”

“해외 마켓을 돌아다니며 틈틈이 확인한 겁니다.”

“이곳들 모두 단편 섹션이 있어요?”

“제가 영화제 측에 직접 확인했습니다.”

“확실히 미국은 영화제도 많긴 많네요.”


류지호는 유수의 영화제가 3월부터 5월 사이에 열린다는 선입관이 있었다.

따라서 하반기에 열리는 국제 영화제가 거의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오동석이 추려온 리스트에는 대여섯의 영화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사실 류지호는 후반작업을 느긋하게 하려고 했다.

단편영화제 리스트를 보고 생각을 바꿨다.


“여기 추려온 영화제들이 모두 접수마감이 6월 말 경이에요?”

“지포니 영화제는 8월에 열려서 출품하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스위스에서 열리는 청소년 영화제요?”

“네.”

“....흠.”

“대표님은 영화만 완성시켜주세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오버하우젠 단편영화제 같은 세계 3대 단편영화제 대상이 따 놓은 당상도 아니고, 여러 단편영화제에 출품해 영화를 평가받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알겠어요. 최대한 서둘러 볼게요.”


서둘러 스튜디오 업무를 마무리한 류지호가 신사동을 벗어나 한남대교를 넘었다.

남산에 위치한 영화진흥공사로 향했다.


작가의말

행복한 주말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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