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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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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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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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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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로

DUMMY

임청호는 임대호를 보며 말했다.


“우리 둘이서 당 의원을 죽이고 분타주에게 목을 바치자.”

“당 의원님을 죽이자고? 씨발! 너가 사람 새끼냐!”


임대호의 일갈에 임청호도 목소리가 커졌다.


“그럼 어떡할 건데! 내일까지 당 의원 목을 분타주에게 안 가져가면 우리 다 죽은 목숨이야!”

“....”

“어차피 황룡문에 찍히면 오래 못 살아. 우리한테 죽으나 황룡문에 죽으나 순서만 바뀔 뿐 아니겠냐?”


임청호는 자신도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걸 아는지 안색이 그리 좋지 않았다.


임대호는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임대호도 태어날 때부터 고아로 사회 밑바닥에서 살아온 인생이었다. 낙양에서 황룡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형, 형이 황룡문에 살수로 들어간 건 날 고칠 치료비를 벌기 위해서잖아.”


임청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의원님은 정말 용한 의원이야. 난 거의 다 나았어. 이대로 가면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 멀쩡해 질거야.”


“... 그래. 정말 다행이다. 그래도 황룡문에 찍히면 너까지 위험해. 황룡문은 나랑 가까이 지낸 너까지 말살하려고 들 거야.”


“형, 언제까지 살수로 살 생각이야? 나 때문에 살수로 살아갈 맘을 먹었다는 건 알아. 근데 평생 살수로 사는 건 사람 사는 게 아니잖아? 차라리 황룡문이랑 손을 끊자.”


임청호도 처음부터 평생을 살수로 살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황룡문에서 나갈 때는 임청호가 시체가 되었을 때뿐일 것이다.


“황룡문에서 도망치는 게 가능하겠냐?”


“황룡문이라고 별거 있어? 우리가 아무도 모르는데 숨으면 그놈들이 어떻게 찾아낼 건데? 오늘밤 낙양을 뜨자고.”


임청호는 동생이 너무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 생각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버릇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잘 될까?”


“안 되면 죽는 거지 뭐. 난 요 몇 년간 어차피 오래 못 살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죽는 건 별로 두렵지 않아. 오히려 나 때문에 형이 계속 살수로 남은 인생을 사는 게 더 두렵다.”


임대호는 임청호가 자신 때문에 황룡문의 살수가 된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임청호도 그걸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당 의원님은 어쩌고?”


“사실대로 말씀드려야지. 형을 이길 정도로 고수라며? 같이 도망가면 도움이 될 거야.”


임청호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하··· 이걸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다 듣고 있었다. 걱정 마라.”


임청호가 놀라 돌아보니 뒤에 당진명이 서 있었다.


“당 의원님?! 언제부터 계셨습니까?!”


“임청호 네놈이 내 목을 따서 분타주한테 바친다 할 때부터.”

“....”

“너무 걱정하지 마라. 처음에 내가 말했잖아. 임청호 네놈이 황룡문에서 나올 생각만 있다면 내가 도와주겠다고.”


당진명의 말에 임청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무슨 좋은 방책이라도 있습니까?”


“내가 우리 가문이 사천당가라고 말해 줬잖아. 사천성 안에서는 설령 황룡문이라 해도 맘대로 활동 못 한다. 우리 가문에서 너희 두 형제를 비호해 주마. 그럼 안전할 거다.”


당진명의 말에 임청호는 약간 미묘한 표정으로 우물쭈물거렸다.


“왜 뭐가 또 맘에 걸리냐?”


임대호가 임청호 대신 대답했다.


“의원님. 저희 형제는 의원님의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 했는데 어째서 저희를 도와주시려는 겁니까?”


“너희들이 쓸모 있어 보여 그런다.”


“쓸모요?”


“우선 임청호는 몸이 날래고 도법에 감각이 있어 보이고 대호 너는 덩치가 크고 힘 깨나 써 보이는데 염단절맥이 나으면 내공도 크게 증진될 거 같아 보인다. 너희 두 사람을 내 아래 두고 싶은데 너희 생각은 어떠냐?”


당진명의 말에 두 사람은 적잖이 놀랐다.


“그럼 대협께서는 저희를 사천당가에 받아주시겠다는 겁니까?”


사천당가라면 강호에 꽤나 이름이 알려진 무림세가였다. 황룡문의 위협에 떨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이 아닌가?


“너희를 사천당가에 들어가게 할 생각은 없다.”


당진명의 말에 두 형제는 또 멍해졌다.


“예?”

“방금 전에는 저희 두 사람을 거두어주신다면서요?”

“사천당가가 아니라 내가 새로 세울 문파에 너희를 받으려 한다.”

“새 문파요?”


당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사천당가의 가독을 이을 생각이 없다. 새문파를 창안해서 개파조사가 될 생각이다.

새 문파의 이름은 협의문. 너희들처럼 오갈 곳 없지만 무공에 재능이 있는 녀석들을 받아들여서 당당한 대협으로 만들 생각이다.”


두 형제는 당진명의 말을 신묘한 얼굴로 듣고 있었다.


“너희들 협의문에서 일할 생각이 있냐?”


“협의문은 뭐하는 곳입니까?”


“기존 문파와 다를바 없다. 보호비를 받고 일반사람들을 지켜주는거지. 다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문파들은 말로만 사람들을 보호하지만 우리 협의문은 진짜로 사람들을 보호할 생각이다.”


당진명의 말을 들어보면 협의문이라는 곳은 당당한 명문정파를 표방하는 듯했다.


“그런 정파에 저 같은 살수 출신이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임청호가 조금 주눅 든 표정으로 물었다.


“괜찮다. 이미 소매치기도 한 놈 들어올 예정이니까.”


당진명은 사천당가에서 수련 중인 괴도 문겸을 생각하며 말했다.


“형. 당 대협의 말에 따르자. 우리 같은 하류 인생이 이번이 아니면 다시 정파에 들어갈 기회가 있겠어? ”


임대호가 마음을 정한 듯 임청호에게 권유했다.


“하지만 황룡문 놈들이 사천성까지 쫒아오면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우리가 무공을 익혀서 담가버리면 되잖아.”


임청호는 동생이 너무 낙관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당진명이 말한 대로 된다면 자신과 대호 모두 지긋지긋한 하류의 삶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씨발! 어차피 인생 한 번인데. 함 해보자!”


임청호는 신중했지만, 결단을 못 내리는 놈은 아니었다.

임청호가 당진명을 볼 때 나이가 많지 않은데 무공 수위도 높고 의술도 뛰어났다. 게다가 당가의 삼공자라는 신분까지 있으니 분명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이건 진짜 기연일 수 있다. 황룡문에 돌아가 봐야 평생 분타주 밑에서 살수 생활이나 할 것 아닌가.’


임청호는 마음을 정했다.


“지금부터 문주 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임청호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흑도 방식으로 직각으로 고개를 숙였다.

임대호도 같이 일어나 당진명에게 인사했다.


“그래. 너희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앞으로 잘해보자.”


회귀 전 임청호는 실력 있는 살수였지만 정신적으로 좀 불안해 보이는 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생 임대호가 살아서 정신적인 면을 보완해 준다면 회귀 전보다 더 믿음직한 전력이 될 것 같았다.


또한 동생 임대호는 무공에 관한 재능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타고난 근골이 크고 단단했다. 게다가 절맥증을 치료해서 내공도 크게 늘어났을테니 수련을 열심히 한다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보였다.


“문주 님. 여기서 우물쭈물하지 말고 지금 당장 사천으로 떠나시죠. 제가 내일 오전에 분타주를 찾아가기로 했으니 그 전까지는 황룡문의 추적이 없을 겁니다.”


임청호의 말에 당진명도 이의는 없었다.


“대호는 아직 탕약을 더 복용해야 하니 내일 아침까지 다음 마을에 도달해야 할 거다. 서두르자.”


세 사람은 한 번 결정하자 빠르게 짐을 쌌다. 두 형제는 사실 가난하게 살아 짐이 별로 없었긴 하지만 황룡문의 추적이 두려워 중요한 것만 챙겼다.

반각 안에 대충 필요한 짐을 등짐에 싼 세 사람은 낙양을 빠져나왔다.

사위가 깜깜한 한밤중이었다. 몰래 발소리를 죽여서 낙양성 밖으로 나서는 세 사람을 딱히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임청호는 신경이 곤두섰다. 낙양에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부스럭 소리를 내어도 혹시나 황룡문에서 자신의 배신을 알아채고 살수를 보내지 않았는가 하고 돌아보길 여러 차례였다.

하지만 다행히 황룡문의 살수는 없었다.


‘하··· 난 걱정이 많아서 탈이야.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황룡문이 아직 날 쫒을 이유가 없잖아.’


무사히 낙양 성문을 나서게 되자 임청호는 좀 안심할 수 있었다.


세 사람은 낙양을 빠져나와서 칠 주야 동안 쉼 없이 걸어서 사천성으로 향했다.

임대호는 아직 병이 다 낫지 않았으나 당진명이 들르는 마을마다 의원에 돈을 주고 약탕실을 빌려서 탕약을 달여주었기 때문에 점점 건강해졌다.


세 사람이 사천성으로 향하는 동안 다행히 황룡문의 살수가 쫒아오지는 않았다.


“우리가 빨리 나와서 황룡문에서도 우리를 따라잡을 시간이 없었을 겁니다.”


임청호가 간만에 밝은 얼굴로 말했다.


사천성은 황룡문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었다.

황룡문에서 사천당가의 삼공자 아래에 있는 자신들을 살해한다는 건 황룡문으로서도 꺼릴 일이었다.

임청호는 살아남았다는 생각에 그동안 짓눌렀던 걱정들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았다.


“검각산을 지났으니 성도까지는 얼마 안 남았다.”


당진명도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고향 산천의 풍경을 보며 마음이 느긋해져 보였다.


“문주님. 사천당가가 있는 성도는 어떤 곳입니까?”


임대호가 물었다.


“낙양보다는 못하지만 사천에서는 제일 큰 도시지. 주변에 청성산이 있고 주요 무림 세력으로는 청성파 설산파 아미파가 있다.”

“주위 세력이 많군요. 그럼 협의문은 어디쯤에 세우실 겁니까? 주위에 너무 큰 무림 문파가 많으면 우리 세력이 많이 퍼져나가기 힘들 것 아닙니까?”


임청호가 우려를 담아 말했다.


“아무래도 성도 근처에서는 좀 떨어져야겠지. 당가의 영역을 침범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당가랑 너무 떨어져도 곤란한 것 아니겠습니까? 문주님은 당가의 삼공자신데 협의문이 크기 전까지는 당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지 않습니까.”


임청호의 말에 당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고 있는 장소는 중경의 개현이라는 도시다. 그곳은 장강과도 가깝고 성도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 당가의 도움을 적절히 받으면서 우리 협의문을 크게 키우기에는 안성맞춤인 땅이지.”


당진명의 말을 듣고 임대호가 맞장구를 쳤다.


“문주님이 이리 치밀하게 준비하시니 협의문의 미래가 참 밝을 듯합니다.”


세 사람은 협의문의 앞날을 이리저리 얘기하며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당가가 있는 성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너희들은 근처 여관에서 기다리고 있거라. 내가 먼저 당가에 들어간 후에 너희를 부르마.”

“알겠습니다.”


당진명은 당가로 향했다.


“삼공자님?!”


당가의 문지기가 당진명을 알아보고 놀라 인사했다.


“허허. 잘 지냈는가?”

“살아계셨습니까?”

“내가 돌아왔다고 들어가 알리게.”


문지기를 보내놓고 당진명은 자신의 방으로 가서 여장을 풀었다.

얼마 안 가서 큰형 당진상이 당진명의 방으로 왔다.


“형님.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당진명의 인사를 받는 당진상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표정이 왜 그렇습니까?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진명아. 좀 늦게 오지 그랬느냐.”

“예?”


당진상이 딱하다는 눈으로 당진명을 쳐다봤다.


“아버님 명이다. 당분간 뇌옥에 들어가 있어야겠다.”


작가의말

지난 회차들에 오탈자가 많았네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오탈자는 수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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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비무대회3 +3 24.05.06 809 17 11쪽
39 매제찾기2 +4 24.05.05 904 17 12쪽
38 비무대회2 +2 24.05.04 955 16 12쪽
37 비무대회 +3 24.05.03 980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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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왕씨세가 +3 24.05.01 1,077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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