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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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최근연재일 :
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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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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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선 안 되는 일

DUMMY

“도박장 하고 있냐?”


당진명의 말에 당진오의 표정이 구겨졌다.


“뭔 소리야?”

“성도에 연교도장이라고 있잖아. 거기서 들었다. 형한테 상납한다고 다 불었어.”


연교도장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자 당진오도 더는 발뺌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왜 뭐가 문제야. 도박장이고 뭐고 돈만 잘 벌리면 됐지. 너가 무슨 상관이야?”


당진오가 머리를 쓸어넘기며 당진명을 쏘아봤다.


“뭐가 문제냐고? 사기 도박하면서까지 돈벌고 싶냐? 당가 체면이 있지, 당장 그만 둬.”

“뭐! 사기도박? 증거라도 있어?”

“거기 관리인이 다 불었어. 너가 상납금 독촉해서 사기도박까지 하게 됐다고. 너가 시킨 거지?”


당진오는 어이없다는 듯이 화를 냈다.


“하, 이 관리인 새끼 사람 엿먹이네. 내가 사기 도박하라고 명령했다고? 그 새끼 지금 어딨어!”

“죽었어.”

“뭐?!”


당진명의 서늘한 말에 당진오는 흠칫 놀랐다.


“당가 체면에 먹칠한 녀석을 살려둘 수는 없잖아.”

“너 미쳤어? 멋대로 내 부하를 죽였다고?”

“도박장은 다 때려치워. 계속 그렇게 더럽게 굴면 형도 가만 안 놔둘거니까.”


당진오가 탁자를 탕 치며 일어섰다.


“아주 건방져 졌구나 진명아. 형한테 안 맞은지 좀 오래 됐지?”


당진오가 주먹을 풀면서 당진명을 노려봤다.

당진명이 당진오를 보며 같잖다는 듯이 웃었다.


“그래. 형 한 번 맞아야 정신 차리겠다. 나가자. 마당에서 한 판 하자고.”


당진오는 당진명이 당당하게 나오자 조금 불안해 졌다.


‘저놈 무공이 별 거 아니었는데 뭘 믿고 저렇게 나대는 거지?’


당진오는 놀 때는 놀았지만 당진명과는 달리 무공과 글공부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당진오에게는 차기 사천당가 가주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 년전에 마지막에 대련을 했을 때 당진명은 당진오의 적수가 안 되었다.


‘불과 1 년 사이에 어디서 기연이라도 얻지 않았으면 저렇게 당당하게 나올 수 없을텐데.’


당진오는 잔머리가 잘 돌아가고 눈치가 빨랐다. 당진명이 자신만만하게 나오는 데에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을거라 여겨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으로서 체면이 있는데 이제와서 싸움을 물릴 수도 없었다.


‘그래. 저놈이 강해져봤자 얼마나 강해졌겠어. 괜히 허세부리는 거겠지. 한 대 맞으면 자기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알고 싹싹 빌거다.’


당진오는 당진명을 따라서 처소 바깥에 있는 마당으로 나갔다. 마당은 바닥에 고운 모래를 깔아서 비무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두 사람은 반 장 간격의 거리를 두고 서로 대치했다.


당진오는 적련신장의 기수식을 취했다. 자련신장은 극음의 기운을 담은 당가 장법이었다. 반면 당진명이 펼친 기수식은 독룡십팔장의 기수식이었다.


‘저건 무슨 무공이지? 당가에 저런 무공이 있었나?’


당진오는 처음보는 기수식을 펼치는 당진명을 보며 의혹이 짙어졌다.


‘저놈이 정말로 어디가서 기연을 얻은 건 아니겠지?’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히 당진오는 먼저 공격할 생각을 버리고 당진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조심스레 살피게 되었다.

당진오는 신중히 당진명과 거리를 유지하며 당진명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게 끔 견제 하듯 주먹을 출 수 할 뿐 처음 화낼때의 기세처럼 섣불리 당진명에게 덤비지 않았다.


‘과연 놀기만 한 건 아니네.’


당진명이 보기에 당진오의 무위는 이류 후반에서 일류 초기 사이 쯤 되는 듯했다.

당가의 공자로서 당진오의 재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나타냈다. 게다가 당진오는 겉보기와는 달리 자신이 당가주가 되기 위한 공부는 성실히 임했다. 그렇기에 또래 후기지수들 중에서는 그 무위가 높은 편에 속했다.


‘좋은 재능을 좋은 곳에 썼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야.’


하지만 후기지수 중에서 앞서나가는 정도로는 과거 절정고수의 기술을 그대로 가진 당진명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진명은 움츠러들어서 견제만 하고있는 당진오의 품에 순식간에 파고들어서 얼굴에 주먹을 한대 박아 넣었다.


“케엑!”


얼굴을 얻어맞은 당진오의 코에서 코피가 줄줄 흘렀다.


“이, 이자식이!”


피를 보자 당진오는 흥분해서 견제고 뭐고 잊고 복수를 하기위해 당진명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당진오의 공격은 전부 당진명의 방어술에 가로 막혀서 당진명에게 타격을 줄 수가 없었다.


빠악!


당진오는 공격하려다가 되려 당진명의 주먹에 옆구리를 얻어맞았다.


‘아프다!’


당진오는 옆구리를 붙잡고 비틀댔다.


“진명아 기연이라도 얻은 거냐? 언제 이렇게 무공이 높아진거냐?”

“너가 잔머리만 굴릴 때 수련을 했지.”


당진명이 당진오의 얼굴을 한 대 더 후려치며 말했다.

당진명이 또 한대 치려고 주먹을 들었다. 당진오는 양 팔을 들어서 공격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당진명의 주먹이 마치 뱀처럼 휘면서 당진오의 금나수법을 피해 또다시 당진오의 턱을 후려쳤다.


두 번이나 연속으로 얼굴을 맞자 당진오는 골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장법으로는 안 되겠다.’


지난 일 년간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진명의 장법 실력이 일취월장해 있었다. 마치 벽에 가로막히는 듯이 당진오의 자련신장은 당진명에게 타격을 주지 못 하고 있었다.


“진명아. 장법은 네가 나보다 한 수 위다. 그건 인정하지. 하지만 당가의 진짜 무공은 장법이 아니야. 그건 너도 알지?”


당진오는 두 주먹에 독 기운을 모았다. 당진오의 손끝이 거무스름하게 변해갔다.


그때 당진명이 오른팔을 치켜들었다. 당진명의 오른팔에서는 검보랏빛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독공인가? 저놈이 어느새 독공까지 저렇게 높은 수위로 수련을 한 거지?’


당진오는 독공으로 당진명을 혼내주려고 했는데 당진명이 보여준 독공의 수준은 명백하게 자신보다 위 였다. 당진오는 멍해져서 당진명의 오른팔을 바라봤다.


“독까지는 쓰지 말자. 독까지 쓰면 진짜 죽일 수도 있어.”


당진명이 서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당진오는 자신이 마치 뱀 앞에선 개구리마냥 얼어붙었다고 느꼈다.


‘저놈이 언제 저렇게 강해졌지? 이대로 싸우면 진짜 위험할 수도 있겠다.’


당진오는 식은땀까지 났다.


“진명아 진정해라. 내가 잘못했다.”


당진오는 당진명을 일단 진정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말대로 사기 도박을 하라고 지시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 덕분에 번 돈이 어마어마하다. 이렇게까지 이익율이 좋은 사업은 흔치 않아. ”


당진오는 당진명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당진명의 표정은 풀어지지 않았다.


“돈만 벌면 아무거나 다 해도 된다는 거야? 그럼 우리 당가가 흑도 세력이랑 다른 게 뭔데!”


아무리 돈을 많이 벌더라도 정파를 표방하려면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 있었다. 도박장도 그 중 하나였다.


“기다려봐. 이건 아버지도 승인하신 사업이다. 설마 당가주인 아버지 명령에 반대한다는 건 아니겠지?”


이번에는 당진오의 말이 먹혔다. 당진명은 눈썹을 찌푸렸다.


“아버지가 승인한 사업이라고?”

“그래. 내가 도박장에서 상납 받아서 다 내 주머니에 넣었겠냐? 당연히 아버지한테 상납했다. 돈이야 개같이 벌었지만 사천당가에서 옳은 곳에 정승 같이 쓰면 되지 않겠느냐. ”


당진오는 그럴듯한 논리를 내세웠다 생각하겠지만 당진명이 볼 때는 개소리였다.


“아버지한테 가자.”

“뭐?”

“아버지가 이 병신 같은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면 아버지한테 가서 따지는 게 옳겠지. 따라와.”


당진오는 일이 점점 잘못된 방향으로 커져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아버지한테 갈꺼냐···?”

“따라와.”


안 따라가면 더 때리겠다는 무언의 위협이 느껴졌다. 당진오는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


가주전.


당군보는 갑자기 들이닥친 두 아들에게 물었다.


“무슨 일들이냐? 너희 두 명이 같이 가주전에 오다니 별일이구나. ”


당진오는 켕기는 것이 있는지 아버지와 눈을 못 마주치고 있었다. 당진명이 당군보에게 물었다.


“아버지, 진오 형이 도박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당진명의 당돌한 질문에 당군보는 당진오를 쳐다봤다. 도박장을 운영하는 문제로 동생과 뭔가 충돌이 있었던 듯했다.


“알고 있었다.”

“정파를 자처하는 사천당가가 도박장을 운영하는 걸 알고도 보고만 있었다고요?”


당군보는 한숨을 쉬었다. 혈기왕성한 젊은 나이의 당진명이 갑자기 정의감이 샘 솟아서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 여겼다.


“진명아. 세상사는 깨끗한 일만 하고 살아갈 수 없는 거다.도박장이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진오가 상납하는 금액이 적은 돈이 아니다. 그렇게 번 돈으로 사람을 구하는 좋은 곳에 쓴다면 도박으로 돈을 벌었다고 탓할 수만도 없지 않겠느냐.”


당군보는 아들을 설득하려 했으나 당진명은 고개를 저었다.


“당진오가 사기도박으로 백성들 돈을 갈취하고 그것을 알아내고 항의한 손님들을 잡아서 가둬놓고 개 패듯이 하는 것도 아십니까?”


당진명의 말에 당진오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그게 무슨 소리냐?”

“말 그대로입니다. 제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내용입니다. 성도에서 제일 큰 도박장이라는 연교도장에서 벌어진 일들이니 아버지가 마음만 먹으면 진위는 쉽게 파악하실 수 있겠죠.”


당군보는 당진오를 노려보며 물었다.


“진명이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냐?”

“그, 그것이···.”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대는 둘째 아들을 보며 당군보는 당진명이 한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당군보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눈앞에 당장 벌리는 돈만 보며 계속 이런 멍청한 짓을 하다가는 성도에서 민심을 잃고 사천당가의 이름은 땅에 떨어지게 될 겁니다.”


당진명이 날카로운 눈으로 호통쳤다.


“돈만 된다면 아편도 팔 겁니까? 그렇다면 명문 사천당가가 흑도 세력과 다른 게 무엇입니까? 당장 도박장 사업을 중지시켜야 합니다. 안 그러면 사천당가는 몇 십년 안에 망할 겁니다.”


아들 당진명의 말이 회초리처럼 당군보를 때렸다.

당군보는 아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도박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웬만한 사업장에서 상납하는 돈의 몇백 배가 되다보니 돈 욕심에 자신의 눈이 흐려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당군보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 못할정도로 배포가 좁은 무인은 아니었다.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당가가 직영하는 도박장을 다 폐쇄시키도록 하겠다.”


당군보의 말에 당진오가 깜짝 놀랐다.


“아버지! 도장에서 일 년에 벌어들이는 돈이 얼만지 아시잖습니까!”

“시끄럽다. 너도 진명이 말을 듣지 않았더냐. 게다가 도박장뿐만 아니라 사기도박까지 했다니 네가 뭐라 말할 자격이 있느냐!”


당군보의 호통에 당진오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진명아. 네 덕분에 내가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단 걸 알았구나. 돈 때문에 사천당가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어. 고맙구나.”


당군보는 당진명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생각했다. 차기 당가주 후보에 당진명의 이름도 넣어야겠다고 말이다.




작가의말

한 주 동안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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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문겸의 작전 +2 24.05.07 751 17 12쪽
40 비무대회3 +3 24.05.06 809 17 11쪽
39 매제찾기2 +4 24.05.05 904 17 12쪽
38 비무대회2 +2 24.05.04 956 16 12쪽
37 비무대회 +3 24.05.03 981 16 11쪽
36 왕랑 +2 24.05.02 1,002 19 12쪽
35 왕씨세가 +3 24.05.01 1,077 21 12쪽
34 매제 찾기 +4 24.04.30 1,113 20 12쪽
» 해선 안 되는 일 +2 24.04.29 1,072 18 11쪽
32 목수 좌정2 +2 24.04.28 1,095 20 11쪽
31 목수 좌정 +3 24.04.27 1,142 20 11쪽
30 의뢰 달성 +2 24.04.26 1,195 23 12쪽
29 이검방4 +5 24.04.25 1,285 24 12쪽
28 이검방3 +2 24.04.24 1,339 24 11쪽
27 이검방2 +4 24.04.23 1,381 25 11쪽
26 이검방1 +5 24.04.22 1,491 26 11쪽
25 가장 중요한 준비 +3 24.04.21 1,593 24 12쪽
24 투자금 +2 24.04.20 1,661 28 11쪽
23 금봉상단 +2 24.04.19 1,762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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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4 24.04.17 1,854 32 11쪽
20 성도로 +2 24.04.16 1,960 31 11쪽
19 형제 +2 24.04.15 1,978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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