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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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최근연재일 :
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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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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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대회3

DUMMY

협의문 일행은 왕씨세가에서 15일 동안 피땀 흘려가며 변씨세가를 상대할 수련을 했다.


당진명이 교관 역할을 맡아서 문겸, 임청호, 임대호, 왕랑 네 사람을 마구 굴려댔다.

네 사람이 15일 동안 흘린 땀방울을 모두 합하면 대야로 몇 바가지가 나올 거라고 쉬면서 농담할 정도였다.


왕랑을 포함한 네 사람은 새벽 7시에 일어나 반 시진 동안 운기조식을 한 후에 당진명의 호령에 따라 80근에 달하는 커다란 바위를 각자 짊어지고 앉았다 일어났다 운동을 하며 하체를 단련하고 점심을 먹은 후에는 검법수련 그리고 왕가장 주변을 총 중량 20근에 달하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한 시진 동안 돌았다.


이렇게 수련을 하니 해가 떨어질 시간에는 다들 지쳐서 아무것도 못하고 술시가 되기 전에 모두 곯아떨어졌다.

그렇다고 당진명이 무식하게 육체단련만 시키는 건 아니었다.


‘조금씩 쉬어주면서 단련을 해야 육체가 더 단단해진다.’


혹자는 검을 휘두르면 휘두를 수록 강해진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당진명은 지난 생의 경험으로 그 말은 절반만 맞다고 생각했다.


‘육체를 너무 혹사 시키면 오히려 안 좋다. 적당히 쉬면서 수련을 하는게 몸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어.’


하루 동안 열심히 체력단련을 하고 다음날은 좀 쉬어주면서 운기조식과 무공이론에 대해서 교육했다.

특히 문겸이 변여와 비기게 하기 위해서 공을 들여 가르쳤다.


“현암 신공은 극양의 무공이면서 힘이 강하지만 한 초식 한 초식이 무겁소. 자영신보로 최대한 거리를 벌리고 절대로 다가갈 생각을 하지 마시오.”

“알고 있습니다. 300합이 될 때까지 버텨야 하니까요.”


문겸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막상 비무에 돌입하면 자제하기가 쉽지 않을거요. 명심하시오 상대의 빈틈이 보일 때가 제일 위험할 때요.”


상대의 빈틈이 보이면 공격해 들어가야지 왜 위험하다는 것일까. 문겸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상대와 실력 차이가 많이 나면 모를까. 냉정히 분석하면 아직 문 총관은 변여의 상대가 못 되요.”


문겸도 스스로가 변여를 이길 무공 수준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다.


“그러니 문 총관이 변여의 약점을 발견했다면 그건 진짜로 변여의 약점이 아니라 변여가 문 총관을 유혹하기 위해서 펼친 허초虛招일 가능성이 높소.”

“일부러 절 끌어들여서 함정에 빠뜨리려고 빈틈을 보였다는 말이군요.”

“그렇소. 그러니 문 총관은 절대로 변여의 품으로 파고 들어가서 싸울 생각을 마시오. 맞붙어서 싸우더라도 항상 도망갈 것을 대비해서 싸운다면 변여가 300합 안에 문 총관을 이길 수 없을거요.”

“명심하겠습니다.”


수련을 하고 있던 임대호가 당진명에게 물었다.


“저희들은 따로 작전이 없습니까?”

“정보에 따르면 변여와 오사목을 제외하고는 별로 눈에 띄는 무인은 없다고 했다. 최선을 다해 수련을 한다면 너희들이 질 일은 없을거다.”


당진명의 말에도 왕랑은 불안해보였다.


“협의문 분들이야 걱정 없으시겠지만 왕가장에서 나온 제가 진다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왕 공자. 단 기간에 무위를 마음대로 늘릴 수 있다면 누가 무공 때문에 걱정하고 괴로워하겠습니까. 내가 볼때 왕 공자의 자질은 충분해요. 꾸준히 수련해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요.”


당진명이 그렇게 말해주니 왕랑도 조금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잠깐이지만 당 문주님 같은 스승에게서 무공을 배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


당진명은 문겸에게 변여의 대비책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왕랑으로 부터 현암신공에 대해 배웠다.


당진명은 현암신공에 대해 배우면서 왕랑이 가지고 있던 무공의 문제점을 보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쪽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한두마디 조언을 해주게 되었다.


비록 당진명이 현암신공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오랜 세월을 무공을 수련하면서 갈고닦은 통찰력으로 조언을 해주니 왕랑은 막혔던 군데군데가 뻥 뚫리는 듯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하군요. 혹시 왕 공자님만 괜찮다면 비무대회가 끝나고 협의문에서 수련을 해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당진명의 뜻밖의 제안에 왕 공자는 놀랐다.


“협의문의 위치로 따지면 동쪽에 왕씨세가가 있는 셈인데.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계속 돈독한 인연을 유지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게 말해주시니 너무 감사하군요. 하지만 너무 폐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왕랑이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답했다.


“폐가 될 일은 없습니다. 협의문도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문파라서 친구가 없습니다. 왕씨세가가 협의문의 친구가 되어 준다면 안심하고 협행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왕씨세가는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협의문주 당진명이 그렇게까지 말해주자 왕랑은 감동을 받은 표정이었다.


“외인이신 당 문주님이 이렇게까지 말해주시니 거절할 수 없습니다. 아버님께 말씀드려 허락을 맡아야 겠지만 분명 아버님도 반대하지 않으실 겁니다.”


왕랑의 말에 당진명도 흡족했다. 큰 기대를 안 하고 왕씨세가의 호위 역할을 한 달 동안 해서 협의문의 운영비나 벌자고 나섰던 일이었다. 그런데 희민이의 남편 후보도 하나 찾고 동쪽에 협의문과 도움을 주고 받을 우호세력을 하나 만든 것이었다.


‘이것이 일타 쌍피, 아니 일타 삼피參皮인가···.’


물론 이 모든것은 당진명 일행이 동정호에서 열릴 비무대회에서 변씨세가를 물리쳤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수련이 끝나면 부하들과 왕랑은 술시가 되기도 전에 잠이들었지만 당진명은 아니었다. 부하들과 똑같은, 아니 더 힘든 수련을 같이 하면서도 당진명은 매일 오시가 다 지나는 깊은 밤까지 운기조식을 하고 심상心像수련을 이어갔다.


머릿속에서 오사목을 그리고 변여를 그리면서 훈련을 이어갔다. 당진명은 내력이 부족한 것이지 무학에 대한 지식은 회귀 전 보다 오히려 더 깊어졌다.

새로 얻은 몸뚱이의 체력과 내력이 워낙 저질이다 보니 계속해서 생각한 것은 약한 내력으로 어떻게 하면 강한 적을 상대할 수 있느냐에 집중되었다.


이렇게 약한 몸뚱이로 싸워야 한다는 제한이 걸리니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무학에 대한 사색이 깊어지게 되었다.


한계가 명확하니 그 한계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면 뜻하지 않게 떠오르는 착상이 많았다.


쏴악!


당진명은 침소에서 명상을 하다 말고 일어나서 목검을 휘둘렀다. 그 사이 스친 깨달음이 있었던 것이다.


‘내력이 부족하다면 부족한대로 내력을 끌어 모아서 한 점에 모아 응축시키고 폭발 시킬 수 있다면 부족한 내력의 단점을 덮을 수 있을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당연한 얘기였다. 하지만 실전에서 그렇게 세밀하게 내력을 조절하려면 신경이 많이 쓰여 오히려 실수를 부를 수 있었다. 자그만 실수가 죽음으로 연결되는 무림의 생사결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

당진명이 과거 독마였던 시절의 내공이 그대로 있었다면 거들떠 보지도 않을 길이었다.


‘하지만···.’


부족한 내력을 극복하려고 고민하는 사이 당진명은 결국 내력을 미세하게 조종하는 것만이 답이라 생각하고 그 수련에 매진했었다.

그리고.



당진명이 목도를 치켜 들었다. 목도에는 희미한 내력이 둘러싸여 있었다.


신검합일身劍合一.


마치 검을 자기 몸 마냥 하나로 여기고 내력까지 두르게 되는 경지. 당진명의 목도에는 푸른 검기가 넘실거렸다.


‘조금만 더 하면 다음 경지가 보일 것도 같다.’


15일 동안의 수련은 당진명에게 있어도 큰 깨달음을 주었다. 변여를 상대하려 왕랑에게 현암신공의 구결을 배운 것이 기연이었다.


당진명이 사천당가에서 배운 무공과 독마가 된 이후에 배운 무공은 모두 극음의 내공을 운용하는 내공심법이었다.


그런데 현암신공의 내공심법은 극양의 기운을 띈 정파 무공의 진수였다.

현암신공을 만든 왕랑의 증조부는 소림사에서 배운 복마공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심법을 만들어 냈다.

기초가 된 복마공이 워낙 탄탄한 내공심법인데다 왕랑의 증조부의 재능도 뛰어난 천재여서 강력한 내공심법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었다.


당진명이 현암신공을 수련한 것은 아니었지만 현암신공의 구결들 중에 당진명이 지금껏 고민하면서 풀지 못했던 부분들을 시원하게 뚫게 해주었다.


그렇기에 당진명의 무위는 불과 15일 만에 급격하게 성장하게 되었다.


본래 내공이 부족해서 일신의 무공을 완전히 펼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몸에 양기의 내공을 쌓으면서 음기의 내공과 조화를 이루자 내공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고 더 높은 무공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이정도면 일류 고수 중에서도 중간에는 들 수 있겠군.’


당진명은 목도를 휘두르며 씩 웃었다. 전체적인 내력 수준은 일류 중기 수준이었지만 당진명이 새롭게 수련중인 신검합일의 검기를 사용한다면 순간적으로 검의 위력이 더 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남은 것은 문겸이 변여를 잘 막아주는 것 뿐인가.’


그것도 별로 걱정되지는 않았다. 문겸 역시 회귀 전에 체계적인 가르침도 스승의 도움도 없이 독학으로 무림육대마두인 괴도의 칭호를 얻었던 천재였다.

믿음직스럽지 못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문겸의 자영신보의 성취는 벌써 칠성七成의 영역에 도달해 있었다.


‘웬만한 고수라면 작정하고 도망치려는 문겸을 잡는 것은 불가능할거야.’


문겸이 실수만 안한다면 이기진 못 해도 변여에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


당진명은 늦은 밤까지 이어진 수련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드디어 15일이 다 지나고 동정호에서 비무대회가 열리는 날이 다가왔다.


“지금까지 내 말에 따라 수련을 하느라고 고생들 많았네. 내일이 비무대회니 오늘은 적당히 수련하고 쉬면서 몸 상태를 관리하도록 하지.”

“막상 쉬려고 해도 며칠 동안 빡세게 훈련해서 그런지 영 어색하네요.”


임청호가 머쓱하게 웃었다.


“심상수련이나 하자구.”


문겸은 지난 15일 동안 머릿속에서 변여와 몇만 합을 겨루었다. 덕분에 지금은 자신감이 좀 붙은 상황이었다.


“쉬는 것도 훈련이야. 심상 수련도 심력을 소모하는 거니 점심 먹을 때까지만 적당히 수련하고 오늘은 강제적으로 해산한다!”


당진명은 협의문의 부하들이 점차 스스로 훈련하려고 하는 모습에 흡족한 기분이었다.


“술은 안 되지만 오늘은 고기도 마음껏 먹고 한숨 푹 자도록 하자.”

“아버님이 오늘 점심을 차리신다고 소를 두마리나 잡으셨다고 합니다.”

“그게 정말이십니까 왕 공자님!”


왕랑의 말에 협의문 사람들은 저마다 입에 고인 침을 닦으며 즐거워했다.



***


다음날.


왕씨세가와 변씨세가의 명운을 건 동정호 비무대회가 열리는 날의 아침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오늘은 대체 공휴일이네요. 5월은 공휴일이 많아서 좋네요. 재밌게 봐주세요! 내일은 오전 11시 20분에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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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아버지의 마음 +2 24.05.11 599 18 12쪽
44 비무대회5 +3 24.05.10 636 16 11쪽
43 비무대회4 +2 24.05.09 636 18 11쪽
42 당진명의 시합 +3 24.05.08 697 17 11쪽
41 문겸의 작전 +2 24.05.07 750 17 12쪽
» 비무대회3 +3 24.05.06 809 17 11쪽
39 매제찾기2 +4 24.05.05 904 17 12쪽
38 비무대회2 +2 24.05.04 955 16 12쪽
37 비무대회 +3 24.05.03 980 16 11쪽
36 왕랑 +2 24.05.02 1,002 19 12쪽
35 왕씨세가 +3 24.05.01 1,077 21 12쪽
34 매제 찾기 +4 24.04.30 1,113 20 12쪽
33 해선 안 되는 일 +2 24.04.29 1,071 18 11쪽
32 목수 좌정2 +2 24.04.28 1,094 20 11쪽
31 목수 좌정 +3 24.04.27 1,141 20 11쪽
30 의뢰 달성 +2 24.04.26 1,195 23 12쪽
29 이검방4 +5 24.04.25 1,284 24 12쪽
28 이검방3 +2 24.04.24 1,338 24 11쪽
27 이검방2 +4 24.04.23 1,380 25 11쪽
26 이검방1 +5 24.04.22 1,491 26 11쪽
25 가장 중요한 준비 +3 24.04.21 1,592 24 12쪽
24 투자금 +2 24.04.20 1,660 28 11쪽
23 금봉상단 +2 24.04.19 1,761 29 11쪽
22 기초공사 +4 24.04.18 1,829 33 12쪽
21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4 24.04.17 1,853 32 11쪽
20 성도로 +2 24.04.16 1,959 31 11쪽
19 형제 +2 24.04.15 1,978 32 11쪽
18 임청호 +4 24.04.14 2,067 3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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