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최근연재일 :
2024.05.12 09:2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94,676
추천수 :
1,519
글자수 :
239,923

작성
24.04.22 15:20
조회
1,490
추천
26
글자
11쪽

이검방1

DUMMY

검각산 근처의 율현촌.

그곳에 평소 보지 못하던 하얀 무복을 입은 무인들 4명이 단체로 들이닥쳤다.


율현촌 사람들은 무림인이 나타나자 오들오들 떨면서 집에 숨었다. 지금까지 무림인이 마을에 와서 좋은 일이 벌어진 적이 없었다. 음식을 먹고 값을 치르지 않는 다던가, 마을 처녀를 희롱한다거나, 심하면 사람이 죽기도 했다.


촌장이 마을을 대표해서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마을의 촌장입니다. 보아하니 무림인 분들 같은데 저희 마을에 무슨 볼 일 때문에 오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당진명이 포권하며 답례했다.


“촌장님이셨군요. 저희는 협의문의 무인들입니다.”


못 들어본 이름의 문파였다. 촌장은 당진명이 기분 상하지 않게 조심해서 물었다.


“협의문이요···? 제가 시골에 사는 촌부라 잘 모르는 걸 용서하십시오.”

“아닙니다. 모르시는 게 당연해요.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문파입니다.”

“그러셨군요. 그런데 협의문의 대협 분들께서 이런 시골 마을에는 무슨 볼일이신지?”


촌장은 당진명보다 배 이상 오래살았을 노인이었지만 말투는 대단히 공손하고 신중했다. 율현촌에 들락거리는 무림인들은 이검방이나 황룡문 아래에 있는 흑도 단체에 소속된 흑도 무림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말이 한 번 삐끗 잘못 나갔다가 목과 몸통이 분리된 마을 사람이 여럿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들은 여러분을 해코지하고자 율현촌에 온 것은 아닙니다. 이검방이 여러분들에게 과도한 보호비를 요구하며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여러분을 도우러 왔습니다.”


“저희 마을을 도우러 오셨다고요?”


율현촌은 작은 마을이어서 세력권에 넣고 보호비를 걷어봐야 큰 돈이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었다. 게다가 이검방은 황룡문 휘하의 세력이었으므로 괜히 황룡문과 껄끄러운 입장이 되고 싶지 않은 근처의 거대 정파들은 율현촌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이검방을 박살내러 왔습니다. 마을에서 누구 한 사람 이검방까지 우리를 안내해 주실 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한 말씀입니다만···.”


당진명의 생각과는 달리 율현촌 촌장은 별로 당진명을 반기는 것 같지가 않았다.


“촌장님. 무언가 걸리시는 거라도 있습니까?”


당진명의 물음에 율현촌 촌장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게··· 여러분이 이검방을 물리쳐 주신다는 건 정말로 반길만한 일이지만 혹시나 여러분들이 잘못되실 경우가 조금 걱정됩니다.

여러분을 도와서 이검방의 산채로 안내했다는 게 이검방에 알려지면 저희 마을 사람들이 살아나기가 어렵습니다.”


당진명의 뒤에서 문겸이 어이없다는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어이, 촌장님! 우리가 힘들게 도와주러 왔는데 태도가 그게 뭐에요! 우리가 그냥 돌아가도 돼요?”


당진명이 문겸의 머리를 따악하고 때렸다.


“문형! 우리가 흑도요! 마을 사람을 겁박하듯이 말하면 어떡해요!”


“죄, 죄송합니다 문주님. 너무 답답해서 그만···.”


“문형이나 청호,대호 모두 오랫동안 저잣거리에서 배운 말투가 몸에 배었을 것이오. 그러나 우리 협의문은 명문정파를 지향하고 있소. 모두들 마을 사람들에게 말을 할때는 품위있는 말투를 쓰도록 노력하시오. ”


“예, 문주님. 명심하겠습니다.”


문겸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런데 안내도 없이 어떻게 이검방의 산채를 찾으실 겁니까? 검각산을 모두 뒤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텐데···.”


문겸이 촌장을 째려보며 말했다.


“문형. 촌장님을 째려보지 마시오!”


따악!


당진명의 꿀밤이 문겸의 머리에 또 한 번 박혔다.


“예, 문주님.”


문겸이 약간 눈물을 머금은 채 말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여러분을 도와야 맞는 것이긴 한데 이검방 놈들이 워낙 무도하게 굴어서 마을 사람들 중에 나설 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촌장이 저자세로 연신 고개를 숙였다.


“아니, 정말로 괜찮습니다. 저희는 여러분을 도우러 온 것인데 여러분에게 억지로 우리 앞잡이를 해달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검각산이 넓다고 해도 천천히 찾다보면 그놈들 산채를 못 찾겠습니까?”


당진명은 정말로 미련없이 촌장에게 포권을 하고 검각산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문겸과 임청호 형제도 그 뒤를 뒤따라 갔다.


“문주님. 정말로 검각산을 다 뒤지실 겁니까? 그래가지고는 저녁까지 찾아도 산채를 찾는다는 보장이 없을 겁니다.”


문겸이 당진명에게 따라붙으며 말했다. 보통 산적의 산채는 정파들이 쳐들어올 것을 대비해서 찾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전채(前砦)나 망루 따위를 설치해서 적의 습격을 미리 탐지하고 함정을 파든지 도망가든지 하는 일이 많았다.


“이검방 놈들이 도망이라도 가면 귀찮아지지 않겠습니까?”

“문형. 상식적으로 볼 때 우리 네명이 이검방으로 쳐들어간다는 걸 이검방 놈들이 안다고 해서 그놈들이 도망갈 것 같소?”

“....”


문겸은 조금 생각한 뒤에 말했다.


“웬놈들이냐고 코웃음치고 우리를 잡으려 하겠죠.”


조정의 군사들이나 문파의 무력대가 단체로 쳐들어 온다면 모를까, 무복을 갖춰 입었다하나 약관 정도 밖에 안 되어 보이는 젊은이 4명이 온다고 해서 흑도단체가 겁을 집어먹고 도망갈 일은 없었다.


“그러니 이검방 놈들이 도망간다는 걱정을 지레 할 필요는 없을거요.”

“그렇군요. 역시 문주님의 지략은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율현촌 마을 사람들은 우리가 이검방을 물리쳐주었다고 소문을 내야할 사람들인데 우리가 그들에게 거칠게해서야 되겠소? 무릇 소문이란 퍼뜨리는 사람의 진정성에서 우러난 감동이 느껴져야 잘 퍼지는 법이오.”


당진명의 얘기를 들은 문겸은 당진명이 생각보다 더 적으로 돌리면 안 되는 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빨리 갑시다. 서두르면 해떨어지기 전에 이검방 산채가 어디있는지 단서를 단서를 찾을 수 있을거요.”


그때 누군가가 당진명 일행을 불러세웠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마을 청년 한 명이 당진명 일행에게 달려왔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이검방 놈들의 산채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청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형씨는 누구신데 우릴 돕겠다는거요?”


“저는 율현촌에서 나무꾼 일을 하고있는 곡유종이라 합니다.”


곡유종은 자기 사연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희 아버지는 작년에 이검방 놈들에게 돌아가셨습니다. 저희는 원래 대대로 검각산에서 나무를 캐던 나무꾼 집안인데 돌연 이검방 놈들이 나타나서는 검각산에서 나무를 하는데도 이검방에 세금을 바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무를 베는데 세금을 내라고? 해도해도 너무하는 군.”


임청호가 곡유종의 말에 같이 화를 내었다.


“저희 아버지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이검방에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그 무도한 놈들이 아버지를···.”


곡유종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연을 듣고 일행은 숙연해졌다.


“거참 딱한 사정이군. 얼마나 분하고 원통했소. 걱정마시오. 우리가 곡형의 원한을 갚아주리다.”


임청호가 곡유종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임 사제가 갑자기 적극적으로 나오는데?”

“청호 형 아버지도 표사일을 하시다가 흑도 무림인의 손에 돌아가셨습니다. 남일 같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문겸에게 임대호가 일러주었다.


“무사님 아버님도 흑도의 손에 돌아가셨습니까?”


곡유종의 말에 임청호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도 곡형은 원수가 누군지라도 알아서 나보다는 상황이 나은거요. 나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누군지도 모른다오.”


당진명은 임청호의 아버지가 흑도 무림인에게 죽었다는 말에 그의 원수도 갚아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청호야. 네 아버님을 죽인 원수에 대해서 아는 게 정말 아무것도 없냐?”

“그놈이 피처럼 붉은 색의 도끼를 병기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흑도 무림인 중에 도끼를 사용하는 놈들이 어디 한두 명이 아니잖습니까.”


임청호가 반쯤 포기했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래도 강호에서 살다보면 우연히 원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원수를 찾는다면 우리 협의문에서도 네 원수를 갚는 것을 도와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문주님.”


일행은 곡유종의 안내를 따라서 검각산으로 향했다.


곡유종은 검각산에서도 험한 길로 일행을 안내했다.


“이검방 놈들이 그래도 머리가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걸어서 들어가기도 힘든 험지에다가 산채를 만들었네요.”


문겸이 투덜대며 말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이 앞에 이검방의 전채(前砦)가 있습니다.”


곡유종이 풀숲을 헤치고 앞을 보여주었다. 5장 정도 떨어진 곳에 망루와 경비를 서는 흑도 무림인 몇명이 보였다.


“그래도 저놈들이 제대로 된 흑도놈들이긴 한 것 같습니다. 보초도 제대로 세우고 있고. 황룡문의 지도라도 받은 걸까요?”


문겸이 조금 감탄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가 몰래 다가가서 보초들을 해치울까요?”


전직 살수였던 임청호가 나섰다.

하지만 당진명은 손을 저었다.


“이번에 우리 목적은 협의문이란 문파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다. 지난 3개월 동안 너희들의 무위도 많이 올라갔으니 한 번 정면에서 흑도 놈들을 상대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다.”


문겸과 임청호 형제의 무위는 이류 후기 수준까지 올라갔다. 웬만한 흑도 녀석들 10명이 동시에 덤벼도 세사람 중 어느 누구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당진명도 이검방주의 무위는 알지 못했지만 보초 놈들의 수준이 삼류도 안 되는 것으로 보아 이검방주의 무위는 잘 쳐줘도 이류 후기 정도일 듯했다.


당진명은 세 사람이 이번 기회에 당가에서 배운 정파 무공으로 사람을 베는 실전 경험도 쌓고 자신들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성취감도 얻는다면 좋을 듯 싶었다.


“나는 여기서 보고 있겠다. 너희들 세명이 가서 보초들을 처치해라.”


보초는 망루 위에 한 명. 아래 쪽에 두 명이 보였다. 겉보기에 안 보이는 전채 안 쪽에 한 명쯤 더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으나 세네 명이라면 굳이 당진명까지 나서지 않아도 될 듯했다.


“좋아. 우리 힘을 보여주자고 사제들.”


문겸은 자신보다 늦게 들어온 두 사람에게 자신을 사형이라고 부르게 시켰다. 나이도 문겸이 많고 협의문에 들어온 시기도 문겸이 빨랐으므로 임청호 형제는 좀 불만이 있기는 했으나 문겸을 사형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문주님에게 독룡검을 배우고 처음 써보는 군요.”


임청호가 등에서 장검을 뽑으며 몸을 풀었다.


당진명은 자신이 창안한 독룡검을 세 사람에게 알려주었다. 아직 독술을 사용하지 못하는 세 사람의 독룡검은 반쪽짜리였다. 하지만 독룡검은 독이 없어도 충분히 위협적인 검술이었다.


“뭐야? 어디서 온 나부랭이들이냐?”


검을 빼들고 하얀 무복을 맞춰입은 세 명의 무인을 보고 이검방의 보초들이 도끼를 꺼내들었다.


“저놈들 무복을 갖춰입었는데? 어디 정파에서 온 놈들 아닐까?”


다른 보초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세 사람을 노려봤다.


“그래도 너는 겁이라는 걸 아는 놈이구나. 그래봤자 여기서 살아나갈수는 없겠지만 말야.”


문겸이 웃으면서 장검을 꺼내들었다. 당가의 야장에서 벼린 장검이 서늘한 한기를 내뿜었다.


작가의말

한 주의 시작. 화이팅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합니다 +4 24.05.12 335 0 -
46 번가단야장 +2 24.05.12 521 14 12쪽
45 아버지의 마음 +2 24.05.11 599 18 12쪽
44 비무대회5 +3 24.05.10 636 16 11쪽
43 비무대회4 +2 24.05.09 636 18 11쪽
42 당진명의 시합 +3 24.05.08 697 17 11쪽
41 문겸의 작전 +2 24.05.07 750 17 12쪽
40 비무대회3 +3 24.05.06 808 17 11쪽
39 매제찾기2 +4 24.05.05 903 17 12쪽
38 비무대회2 +2 24.05.04 955 16 12쪽
37 비무대회 +3 24.05.03 980 16 11쪽
36 왕랑 +2 24.05.02 1,002 19 12쪽
35 왕씨세가 +3 24.05.01 1,076 21 12쪽
34 매제 찾기 +4 24.04.30 1,113 20 12쪽
33 해선 안 되는 일 +2 24.04.29 1,071 18 11쪽
32 목수 좌정2 +2 24.04.28 1,094 20 11쪽
31 목수 좌정 +3 24.04.27 1,141 20 11쪽
30 의뢰 달성 +2 24.04.26 1,194 23 12쪽
29 이검방4 +5 24.04.25 1,284 24 12쪽
28 이검방3 +2 24.04.24 1,338 24 11쪽
27 이검방2 +4 24.04.23 1,380 25 11쪽
» 이검방1 +5 24.04.22 1,491 26 11쪽
25 가장 중요한 준비 +3 24.04.21 1,592 24 12쪽
24 투자금 +2 24.04.20 1,660 28 11쪽
23 금봉상단 +2 24.04.19 1,761 29 11쪽
22 기초공사 +4 24.04.18 1,829 33 12쪽
21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4 24.04.17 1,853 32 11쪽
20 성도로 +2 24.04.16 1,959 31 11쪽
19 형제 +2 24.04.15 1,978 32 11쪽
18 임청호 +4 24.04.14 2,067 3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