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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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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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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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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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도박장을 전부 폐쇄하겠다는 당군보의 말을 당진오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아버지. 도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얼만지 아시지 않습니까. 정말 도장을 그만 두실 생각입니까?”

“더는 말하지 마라. 당가에서 사기도박장을 운영했다는 소문이 퍼졌다가는 우리가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더냐!”


당군보의 엄한 말에 당진오는 얼굴이 빨개져서 더는 말하지 못했다.


“진오 너는 한 달간 지하 뇌옥에 들어가 있어라.”

“아버지···!”

“진오 네가 당가를 위하는 마음이 지나쳐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기에 이 정도 벌로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 이런 잘못을 저질렀다가는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


당군보의 엄한 말에 당진오는 대답을 바로 하지 못했다.

당군보가 당진오에게 호통쳤다.


“왜 답이 없느냐!”


당진오는 굴욕과 부끄러움이 뒤섞여서 표정이 구겨졌다.


“뇌옥에서 반성하겟습니다.”


당군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진오와 당진명은 가주전에서 나왔다.


“진명아. 오늘 일은 잊지 않겠다.”


당진오는 울분에 찬 눈빛으로 당진명을 노려봤다.


“나 원망하지 말고 뇌옥에서 형이 뭘 잘못했는지나 곱씹어봐.”


당진오는 당진명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뇌옥으로 향했다.

당진명은 한숨을 쉬었다.


‘당진오 녀석, 자기가 뭘 잘못 했는지 빨리 깨달아야 회귀 전처럼 비참하게 죽지 않을 텐데.’


당진명이 억지로 당진오가 자기 잘못을 깨닫게 할수는 없었다.


‘본인이 깨닫는 수밖에 없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 녀석을 사람 만들어 봐야 겠다.’


회귀 전 당진명은 큰형 당진상에게 당진오를 왜 가만 놔두느냐고 충고했다.

당진오가 당가주가 된 당진상을 인정하지 않고 그 자리를 뺐으려 한다는 걸 알았기에 당진오를 나중에 당가를 위협할 불씨라고 보았다. 그래서 빨리 장래의 위협이 될 수 있는 당진오를 제거하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당진상은 형제의 정에 이끌려서 끝까지 당진오를 내치지 못했다.

결국에는 당진오가 반란을 일으키고 나서야 그의 목을 베었으니 당진명의 조언이 들어맞은 셈이었다.


하지만 그 후 당진상은 동생인 당진오를 스스로 죽였다는 것에 큰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했다.

그런 당진상을 보면서 당진명도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었다.


‘같은 배에서 태어난 형제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은 역시 너무한 일이지. 당진오가 딴 맘 먹지 않도록 주위에서 도왔다면 큰 형이 이렇게 괴로워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당진상 입장에서는 다섯 명 있는 형제자매 중 두 명이 죽고 한 명은 사파의 마두가 되어 의절하였으니 세 명의 형제들을 잃은 셈이나 다름없었다.


‘기왕 회귀를 해서 과거로 돌아왔는데 이번 생에는 가족 간에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은 없었으면 좋겠다.’


‘당진오가 뇌옥에서 조금이라도 뉘우치면 좋을 텐데.’


당진오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지만 당진명은 그런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


당진명은 개현으로 돌아갔다.

임시로 묵고 있는 여관으로 가니 문겸은 이미 돌아와 있었다.


“좌정은 바로 성도에 있는 의원으로 데려갔습니다. 그곳 의원이 다행히 큰 상처는 없으니 천천히 요양하면 되겠다고 해서 바로 개현으로 돌아왔습니다. 좌정이 부인이랑 아이들을 더 걱정시키고 싶지 않다고 해서요.”


“그렇군. 좌정이 걱정도 되고 어떤 건물을 지어야 할지 말해줘야 하니 내일 좌정의 공방에 같이 가보지.”


“평소에 골골대던 녀석은 아니니 며칠 쉬면 괜찮아 질 겁니다. 일단 내일 공방에 가서 일할 준비를 시켜야 겠죠.”


다음날.

당진명과 문겸은 좌정의 공방으로 향했다.

좌정과 아내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했다.


“남편을 구해주셔서 어떻게 감사함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좌정의 아내가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제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너무 걱정을 끼친 것 같습니다. 면목이 없군요.”


좌정은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 같아 보였다.


“좌정. 이제 도박은 완전히 끊을 텐가?”


문겸의 말에 좌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사기 도박꾼들에게 당하니 이제는 넌덜머리가 나네. 도박장에는 얼신거리지 않을 거야. 내가 다시 도박장에 들락거리면 문겸 자네 손자를 하겠네.”

“내가 졸지에 할아버지가 안 되게 잘하라고.”


문겸으 흐흐 웃으면서 좌정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건 그렇고 저한테 문파 건물을 맡기려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좌정의 말에 당진명이 수긍했다.


“개현 교외에 원래 오당권문이 쓰던 땅이 있네. 거기에 새로 문파 건물을 세울 생각인데 좌정, 자네가 맡아주면 좋겠네. 토지매매업자에게 말해 놨으니 지금쯤이면 철거가 끝났을 거야.”


“건물 짓는 거야 제 주특기니 어려울 것은 없지요. 건물을 짓는데 생각해 두신 것이 있습니까?”


“우리 협의문은 명문정파를 지향하니 당당하고 협의 넘치는 기상이 문파 건물에서도 느껴졌으면 좋겠네.”


굉장히 추상적인 요구사항이었으나 좌정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흰색 벽돌로 벽을 쌓고 감청색 기와를 올리면 말씀해 주신 느낌의 건물이 될 듯 합니다.”


“자네가 전문가니 세세한 건 자네에게 맡기겠네. 부지가 넓으니까 4층 정도의 커다란 건물로 만들어주면 좋겠군.”


“문겸에게 듣기로는 금자를 30개 이상 쓴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도 예산이면 건물 짓는 데 충분할 겁니다.”


개현 제일의 목수라는 평가답게 좌정은 별로 막히는 부분도 없이 술술 당진명이 생각한 건물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 얘기했다.


“좋아. 좌정, 자네 얘기를 들으면 아직 건물을 짓기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대단한 건물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합니다.”


“성도에서 왈패들에게 붙들려 있느라 고생이 심했을 텐데 건강을 추스르고 천천히 일을 시작하도록 하게.”

“어차피 먼저 도면을 만들어야 돼서 몸 쓸 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내일부터 주변 땅을 보고 공사준비에 착수하도록 하겠습니다.”


좌정이 믿음직스럽게 대답했다.


다음날부터 좌정은 도면을 만들고 토지를 측량하며 분주하게 공사준비를 시작했다.

당진명은 공사가 진행되는 걸 지켜보며 한 동안 개현에서 지냈다.

그 사이에 문겸과 임청호 형제의 무공을 봐주면서 자신의 무공 수련에도 힘썼다.


‘역시 내공심법이 아쉽군.’


당진명은 운기조식을 하면서 혀를 찼다.

당진명이 익힌 내공심법은 주로 음기를 품은 내공심법이었는데 당가의 만류귀원심법과 강호에서 우연히 배우게 된 상현심공이었다.

두 내공 모두 특별나게 뛰어난 심법은 아니었다. 독마 당진명은 독공을 주로 연마했기에 내공심법이 뛰어나지 않아도 별로 아쉬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회귀 후에 독공에 의지하지 않고 무공을 배우려니 부족한 내공심법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좀 더 정순한 양기를 띈 내공심법을 배우면 좋을 텐데.’


당진명이 배운 내공심법이 음기에 치우쳐 있다 보니 체내에 양기가 부족했다. 양기와 음기의 내공이 조화를 이루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에 당진명은 양기의 내공심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그렇다고 아무 심법이나 마구잡이로 배울 수도 없고. 당분간은 음기가 너무 강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선에서 수련할 수밖에 없겠군.’


대표적인 양공을 가진 소림사의 심법을 수련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소림사의 심법을 배울 방법이 없었다.


당진명은 별일 없이 평화로운 며칠간을 보냈다.

딱히 할 일이 없다보니 여동생 희민이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희민이 남편감을 찾아주기로 해놓고 일 년이 넘도록 못 찾고 있었군.’


당진명은 시간이 나는 지금 희민이의 신랑감으로 적절한 사람을 찾아보기로 했다.

당진명은 회귀전에 애처가로 소문이 났던 무림인들을 하나하나 기억 속에서 뒤졌다.


‘제갈세가의 가주. 화산파의 영허도인, 가천자 곽위···. ’


생각나는 인물들은 몇 있었지만 그들을 희민이와 이어주자니 그 애처가들의 아내에게 못 할 짓을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대로라면 좋은 남편을 만나 알콩달콩 살 여인들의 남편을 뺐는 것 같아서 왠지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는군.’


과거의 독마 당진명이라면 신경 쓸 것도 아닌 일이었지만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당진명으로서는 양심의 가책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는 일을 하기가 꺼려졌다.


당진명은 반 시진 가까이 희민이의 남편감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이렇다 할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나 혼자 아무리 생각해 봐도 좋은 답은 안 나오는군. 차라리 희민이한테 직접 가서 어떤 남자가 좋을지 물어봐야겠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당진명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당희민의 처소로 향했다.


“어떤 남자가 내 이상형이냐고?”


갑자기 쳐들어온 오빠 당진명을 당희민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갑자기 그런 게 왜 궁금한데?”


당희민의 물음에 당진명은 막힘없이 입을 열었다.


“저번에 진오형이 너한테 남궁세가 둘째 공자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었잖아. 내가 볼 때 남궁세가 사람들은 영 아닌 거 같아서 말야. 차라리 이 오빠가 더 좋은 남편감을 찾아주려고 그런다.”


“두 사람 다 갑자기 왜 나한테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거야?”


당희민이 부담스럽다는 듯이 눈을 흘겼다.


“사현이 누나 봐라. 좋은 남편 만나니까 사람 됐잖아. 너도 좋은 남편 만나서 사람 되고 싶지 않니?”


당가의 장녀 당사현은 청성파의 관열과 혼인했는데 관열은 청성파 장문인 송강도인의 두 번째 제자였다.

왈가닥이었던 당사현은 관랑이라고 불리던 관열과 혼인하고 나서는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어른스러워졌다. 당가에서는 남편을 잘 만나서 장녀가 사람 됐다고 기꺼워하고 있었다.


“사람이 되기는. 사현이 누나는 당가와 청성파의 관계 때문에 팔려 간 거나 다름 없잖아. 나는 그런 결혼은 싫어. ”


당희민 팔짱을 끼며 뾰로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희민아. 혼인이란 게 별 거 아니다. 어떻게 만났던지 간에 두 사람이 행복하게 잘 살면 된 거지. 너는 사현이 누나가 불행해 보이더냐?”


정략결혼한 두 사람이었지만 두 사람은 깨가 쏟아질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어쨌든 이 오빠는 네가 사현이 누나처럼 널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났으면 한다.”


당진명의 표정이 생각보다 진지했으므로 당희민도 진지하게 답하게 되었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할 건데.”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너한테 어떤 남자가 남편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물어보러 왔다.”

“흐음···. 난 별로 많이 바라지는 않는데.”

“그러냐? 일단 말이나 해봐. 너가 어떤 남자를 좋아하는 지 알아야지 찾아보기라도 할 것 아니냐.”


당희민은 조금 생각을 정리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냥 많이는 안 바라고 평범했으면 좋겠어.”

“평범이라. 그래, 평범한 게 최고지.”


당진명은 인간 쓰레기 남궁강을 생각하며 말했다.


“적당히 키가 훤칠하고, 훈훈하게 잘생기고 성격은 자상하면 좋겠고, 적당히 집도 잘 살고 무공도 약하면 안되지. 그리고 친구 만난다고 술 많이 마시면 안되고, 기념일은 꼭 챙겨주고, 시댁 식구는 적었으면 좋겠고···.”


당희민의 끝없는 남편감 조건을 들으면서 당진명은 생각했다.


‘희민이 남편이 될 놈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고생 좀 하겠군.’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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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비무대회3 +3 24.05.06 808 17 11쪽
39 매제찾기2 +4 24.05.05 903 17 12쪽
38 비무대회2 +2 24.05.04 955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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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제 찾기 +4 24.04.30 1,113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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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목수 좌정 +3 24.04.27 1,141 20 11쪽
30 의뢰 달성 +2 24.04.26 1,194 23 12쪽
29 이검방4 +5 24.04.25 1,284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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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투자금 +2 24.04.20 1,660 28 11쪽
23 금봉상단 +2 24.04.19 1,761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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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4 24.04.17 1,853 32 11쪽
20 성도로 +2 24.04.16 1,959 31 11쪽
19 형제 +2 24.04.15 1,978 32 11쪽
18 임청호 +4 24.04.14 2,067 3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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