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독마가 협객인 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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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3.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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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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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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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대회

DUMMY

협의문 일행과 왕 가주 부자는 계속해서 어떻게 변씨세가를 막을지 논의했다.


“나흘 후에 변여가 왕가장으로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나오는지 한 번 봐야겠습니다.”


협의문 일행은 왕가장에 머물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다음날.

당진명은 왕가장 중앙 연무장에서 수련하는 왕랑을 목격했다.


‘과연 현암신공을 익혀서 내력이 탄탄하군.’


그런데 왕랑의 외공은 내공에 비해서 조잡하기 그지 없었다.


‘뭔가 이상한데?’


“당 대협. 보고 계셨습니까?”


왕랑이 당진명을 보며 인사했다.


“지나가다 그만 눈길이 가서··· 실례했습니다.”


무림인 중에서는 자신이 수련하는 장면을 남이 보는 걸 싫어하는 부류도 많았다.


“아닙니다. 딱히 숨길만한 무공도 아닌데요.”


“과연 현암신공을 익히셔서 내력이 탄탄하시네요. 소림의 내공심법에서 파생된 심법이라 들었습니다.”


당진명이 왕씨세가의 무공을 칭찬하자 왕랑의 얼굴도 밝아졌다.


“잘 아시는군요. 증조부님은 소림사에서 환속하신 승려셨습니다. 소림의 무학을 기초로 해서 현암신공을 만드셨죠.”

“역시 직접보니 명불허전입니다. 그런데 실례일 지 모르지만 왕 소협이 펼치는 외공은 내공심법에 비해서 조금 뒤처지는 느낌을 받는데 제가 잘못 보았습니까?”


당진명의 말에 왕랑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옳게 보신 겁니다. 역시 고수의 눈은 속일 수가 없군요.”

“어떻게 된 겁니까?”

“제 아버님은 다리를 다치셔서 어릴적에 조부님의 무공을 완전히 배우지 못하셨습니다. 조부님은 아버님을 건너 뛰고 제게 무공을 전수하려 하셨지요.”


당진명은 왕 가주 왕서진이 다리가 불편하니 그럴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조부님께서는 10년 전 정사대전에서 돌아가시고 설상가상으로 집안에 불이 나서 현암신공의 비급이 불에 타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은 조부님께 어릴적 배운 내공심법은 계속 수련할 수 있었지만 배우지 못한 외공은 부족하게 된 것이죠.”


왕랑의 얘기를 듣고보니 왕씨세가에 불행이 겹쳐서 결국 무공이 소실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럼 현암신공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실전된 겁니까? 안타까운 일이군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왕랑이 고개를 저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일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변씨세가의 타장봉 변여는 증조부님의 제자였습니다. 변여는 현암신공을 온전히 배웠으니 현암신공의 대가 끊어진 것은 아니지요.”


왕씨세가를 무너뜨리려는 변여가 왕씨세가의 성명절기를 가지고 압박을 한다니. 죽은 왕랑의 증조부가 안다면 통탄할 상황이었다.


“변여라는 자는 정말 배은망덕하군요. 무공을 가르쳐준 사문을 배신하고 망하게 하려하다니. ”

“어쩌겠습니까. 힘 있는자가 힘 없는자를 압박하는게 강호무림 아니겠습니까.”

“변씨세가에 현암신공을 돌려달라 요청해야지 않겠습니까? 엄연히 왕씨세가의 무공 아닙니까.”

“왕씨세가를 내쫒으려는 변여가 현암신공을 우리에게 알려줄 리 있겠습니까.”


당진명도 가능성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래도 왕씨세가가 너무 억울한 상황이다 보니 한 마디 보탤 수밖에 없었다.


“지금 있는 무공으로 버틸 수밖에 없겠죠. 그래도 증조부께서 남기신 현암신공이 완전히 실전 된 것은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당진명은 허허롭게 웃는 왕랑이 참 답답했다. 가문의 무공을 빼앗긴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인데 그저 웃고 넘어가다니.

사천당가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겼다면 당가 사람들은 목숨을 내걸고 변씨세가를 공격했을 것이다.


변씨세가는 온전한 현암신공을 익히는데 반쪽짜리 현암신공으로 왕씨세가가 변씨세가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일단은 변씨세가로 부터 장가계를 지키는 걸 우선해서 생각합시다. 그래도 무공이 실전 되지는 않았으니 왕 소협 말대로 무공을 되찾는 날도 오겠지요.”

“감사합니다 당 문주님.”


나흘 후.


변씨세가주 타장봉 변여가 수하들을 이끌고 왕가장을 찾아왔다.

수하들 중 눈이 서늘하게 빛나는 고수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유명한 혈량검 오사목인 듯했다.


왕 가주 왕서진이 다리를 절둑거리며 마당까지 나왔다.


“변 가주. 어쩌자는 것이오. 정녕 우리 왕씨세가를 내쫒으려는 심산이오?”

“그렇게 받아들이시니 유감입니다.”


변여가 능구렁이처럼 왕 가주의 말을 받았다.


“저는 좋은 말로 왕씨세가가 다른 곳으로 이사하길 권했는데 어찌 나를 그리 원수 대하듯 하는지 모르겠군요.”

“좋은 말로 권한다는 자가 이리 수하들을 끌고 와서 나를 겁박한다는 것이오!”


왕 가주의 호통에 변여는 코웃음을 쳤다.


“먼저 저희 변씨세가를 공격하겠다고 협객들을 모은 것은 왕 가주 아니십니까? 겁이나서 호위로 수하들을 데려온 건데 협객들은 다 어딨습니까?”


변여는 왕씨세가에 사람이 모이지 않은 걸 알면서도 일부러 사람을 찾는 시늉을 하며 왕가주를 놀렸다.

변씨세가 무인들의 킥킥 웃는 비웃음 소리가 들리자 왕 가주의 얼굴이 분노와 부끄러움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우릴 도와주러 오는 협객이 많이 없어도 상관 없소!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영토를 목숨 걸고 지킬 뿐이오.”


왕 가주의 말에 변여가 고개를 저었다.


“왕 가주님. 계속 고집을 부리시면 장가계의 백성들만 고통받을 뿐입니다. 우리 변씨세가가 아니더라도 다른 무림세력이 장가계를 침략한다면 왕씨세가가 장가계를 지켜낼 수 있겠소?”


변여의 말에 왕 가주는 분했지만 대답할 말이 없었다.


“우리가 완전 남도 아니고 선대 가주님 밑에서 무공을 배웠으니 한 가족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런 정리로 이리 좋은 말로 권하는 것이니 왕 가주님은 결단을 내리시죠.”


변여는 좋은 말이라고 했으나 누가 보아도 협박조로 왕 가주를 위협하고 있었다.


“변 가주!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왕씨세가는 최후의 한 명까지 맞서 싸울 것이오!”


왕랑이 나서서 외쳤다.


“너같은 아해가 낄 일이 아니다!”


변여의 살기어린 눈빛에 왕랑은 몸이 마비되는 듯했다.


“변 가주님. 말을 뭘 그리 빙빙 돌리고 그러십니까? 어차피 힘으로 장가계를 뺐겠다고 휘하 무인들까지 데려와서 겁주시려는 것 아닙니까.”


유유자적 나온 당진명을 향해 변여가 눈을 부라렸다.


“넌 또 뭐냐?”


변여의 살기를 숨기지 않는 눈길을 받고도 당진명은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답했다.


“나는 협의문 문주 당진명이오.”

“협의문이라고? 최근에 검각산에서 이검방을 괴멸 시켰다던···.”


공동파의 검각 분타주 상경도인이 여기저기 소문을 내준 덕분에 협의문의 소문은 꽤 퍼져 있어서 호남에서도 알 사람은 협의문의 소식을 들어 알고 있었다.


‘어린 녀석이 제법이군.’


변여는 당진명에게 조금 감탄했다. 웬만한 무인들은 일류 고수인 변여의 살기를 받으면 얼어버릴텐데 고작 약관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녀석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변여의 살기를 날려버린 것이다.


“저희 협의문은 왕씨세가를 도우러 왔습니다. 당신들 변씨세가 뜻대로 되게 놔두지는 않을 겁니다.”

“대체 왜 왕씨세가를 돕겠다는 건가? 자네는 왕씨세가가 장가계를 외세로부터 지킬 힘이 있다 보는가?”


변여의 말에 당진명은 속으로 코웃음 쳤다.


‘왜긴 왜 돕냐. 당연히 나한테 그게 더 이득이니까 돕는거지.’


만약 변씨세가가 장가계를 먹는다면 협의문으로서는 껄끄러워 졌다.

사파 무림세가가 지배하는 장가계가 동쪽에 있으면 협의문의 행동에 제약이 따를 것이다.


당진명이 볼때 왕 가주 왕서진과 왕랑 부자는 우직하고 무골호인 같은 것이 당진명의 입맛에 맞게 조종하기 좋아보였다. 반면에 변여는 속에 능구렁이가 두세 마리는 똬리를 틀고 있을 것 처럼 생겨서 맘대로 움직일 리 없어 보였다.


“꼭 힘있는자가 백성을 다스릴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오. 중요한 것은 덕德이지. 힘만 따진다면 초패왕 항우가 한고조를 대신해서 나라를 세웠어야 옳지 않겠소?”


당진명의 말에 변여가 노골적으로 비웃음지었다.


“덕이라니··· 진심으로 하는 말이오? 내가 볼때 당 문주는 그리 어수룩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데.”

“사람 잘못 보셨소. 우리 협의문은 협의에 살고 의리에 죽는 사람들만 모였소. 그렇지 않느냐?”


당진명의 말에 문겸과 임청호 형제가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고 말고요.”

“우리는 의리 빼면 시쳅니다.”

“당신이 뭐라던 우린 왕씨세가 편이오.”


싸늘해진 표정의 변여에게 당진명이 말했다.


“변 가주. 어렵게 돌아갈 필요 없소. 우리는 당신이 장가계를 맡으면 백성들을 수탈해서 더 어지럽게 만들거라 생각하오. 그리고 당신은 자기 세력이 더 세다고 믿으니 우리를 쫒아내고 싶은거고.”

“어쩌자는 것이냐?”

“결국 무림에서 일을 결정짓는데는 힘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비무대회를 열고 무공으로 판가름을 냅시다.”


변여가 눈을 크게 떴다.


“비무대회라고?”

“만약 왕씨세가와 변씨세가가 전쟁을 벌이게 된다면 사람들이 많이 상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변 가주도 그걸 우려해서 이렇게 말로 해결하기 위해 찾아오신 것 아닙니까. 저희 입장은 절대 물러날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변씨세가에서 물러나지도 않을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비무로 서로 무공을 겨루어 결정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당진명의 제안에 변여보다 왕 가주와 왕랑이 더 당황했다.


“당 문주! 비무대회를 하겠다니 무슨 소린가!”


변씨세가에는 일류고수인 변여뿐 아니라 사파 고수 혈량검 오사목까지 있었다. 왕씨세가에 아무리 협의문 일행이 더해졌다고 해도 비무를 해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변여가 씩 웃었다.


“당 문주 말처럼 나도 괜히 무고한 피해가 발생하는 걸 원치 않네. 하지만 정말 괜찮겠는가?”


당진명은 왕 가주를 보며 말했다.


“어차피 변씨세가와 총력전을 하면 저쪽의 수가 많아 이기기 어렵습니다.비무대회를 벌여서 저들을 꺾는게 상책입니다.”

“하지만 당 문주. 자신 있는가?”


왕가주도 당진명의 말처럼 총력전으로는 변씨세가를 이길 수 없다는 건 알았다. 그러나 비무대회라고 해서 딱히 승산이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걱정마세요.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당진명이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설득했지만 왕 가주는 당진명이 미덥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차피 변씨세가에 질거라면 아랫사람들의 피해가 적은 편이 좋겠지. 왕씨세가가 싸우지도 않고 영토를 넘겼다는 비난도 덜 들을거고···.’


왕 가주는 반쯤 체념한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한 번 해 보지.”


왕 가주의 말에 당진명보다 변여의 표정이 더 밝아졌다.


“왕 가주님. 잘 생각하셨습니다. 현명하신 결단입니다.”


그런 변여에게 당진명이 한마디 했다.


“변 가주님. 아직 기뻐하시긴 이릅니다. 꼭 변씨세가가 비무대회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당진명의 말에 변여가 같잖다는 표정을 지었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일은 보름 후의 동정호에서 오대오 대결로 하지요.”

“흐흐. 좋네.”


당진명과 변여 두 사람은 매섭게 서로를 노려보았다.


작가의말

내일은 주말입니다. 화이팅! 주말에는 아침 9시 20분에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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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무대회 +3 24.05.03 981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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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왕씨세가 +3 24.05.01 1,077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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