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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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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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
글자수 :
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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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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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2)

DUMMY





“놓치지 마라! 포위망을 만들어!”


쿠웅-


“왼쪽으로! 별장을 벗어나도록 둬선 안 돼!”


경비들은 갑작스러운 사태에도 명령에 따라 합을 맞춰 대응했다. 역시 유렌가에 소속된 병사들인지라 대처가 정확하고 빨랐지만, 그들은 아이가 어떤 힘을 발휘할지 조금도 알지 못했다.


콰득-! 쿠구구웅-


“천장이 뚫렸....?! 2층, 아니 지붕 위입니다!”


별장을 둘러싼 경비들이 우습도록 아이는 단숨에 지붕 위까지 천장을 부수고 올라갔다. 엄청난 다리 힘으로 지붕에서 뛰어내리자, 커다란 소리와 함께 땅이 파였으나 아이는 생채기조차 나지 않았다.


오히려 착지하자마자 사람의 시야가 닿지 않는 숲 속으로 그새 사라져 버려 경비들은 이 상황을 쳐다만 볼 수밖에 없었다.


“쪼.... 쫓아가야...!”


“되었다. 여기서 대기하도록.”


정신을 차린 몇몇 경비들이 아이를 쫓아가려 했으나, 티시포네가 실험실 앞을 막은 잔해를 부수고 그 안에서 걸어 나왔다.


‘벽을 무너뜨려 혼란을 만들고, 우리를 쓰러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피해서 밖으로 향하다니 제로원이 생각할 법한 계획이 아니군.’


“티시포네는 전부 제로원을 추격한다. 남은 인원은 실험실을 수습해.”


“예!”


군기가 바짝 들어간 이들은 대장인 벤투를 따라 숲으로 이동했다. 말을 타고 움직이며 벤투는 이 밖에도 수상한 점을 곱씹었다.


그는 아이 손에 들린 오르뷔를 똑똑히 보았다. 분명 한 주전쯤 샤토가 방을 들어 엎어 아이가 숨겨둔 오르뷔를 모두 가져갔음에도 말이다.


‘배신자가 있군. 제로원이 도망치도록 누군가 방법을 알려주고 오르뷔를 쥐어 준거야.’


까득-


벤투는 이를 갈았다. 이지경이 될 때까지 배신자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은 명백한 자신의 실책이었다. 이미 목숨으로도 갚을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이대로 아이까지 영영 놓쳐버린다면 죽어서도 가주를 뵐 낯이 없었다.


“잠깐.”


서둘러 숲길을 넘어 달리던 벤투는 속도를 늦췄다. 갈림길이 나눠져 한쪽은 수도로, 다른 한쪽은 산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주변을 조사하고 간다.”


한쪽 길을 택하거나, 둘로 나뉠 수도 있었지만 벤투는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그들은 넓게 퍼져 곳곳을 둘러보았고, 곧 원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산 쪽이군.”


나무 사이로 바닥에 힘을 강하게 받아 패인 구덩이와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제로원이 흔적을 지우는 법까지 익혔을 리가 없지. 손에 쥔 오르뷔의 크기로는 10분 정도 특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으니 이게 마지막 자국이겠군. 운이 따라줬어.’


“여기서부터는 대형으로 나눠서 간다.”


벤투의 말이 끝나자 몇몇은 말을 타고 조금씩 거리를 유지해 먼저 출발했고, 나머지는 흔적을 찾아가며 추격했다.


‘마주쳐서는 발동 능력만 조심하면 되니, 얼마나 빠르게 따라잡을지가 관건이겠군.’


그들은 특수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를 쉽게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만약 조력자가 있어 아이를 마중 나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배신자의 흔적마저 잡을 수 있을 테니 실수를 만회할 만큼의 기회였다.


‘할 수 있는 만큼 도망가보도록. 그래봤자 갈 곳 없는 실험체 주제에....’


벤투는 만족감에 비릿하게 웃었으나, 그는 한 가지를 간과했다. 실험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이의 능력에 대한 가능성을 말이다.




.

.

.




쿠당-


산 위를 빠르게 달리던 아이는 조용함에 뒤를 돌아봤다가, 울퉁불퉁한 바닥을 잘못 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다른 아이들이라면 엉엉 울음을 터트릴만한 일이었으나, 산속에는 아무런 목소리도 울려 퍼지지 않았다.


울음은 고사하고 숨소리마저 낮춘 아이는 다시금 비틀거리며 일어났으나, 찬바람이 거칠게 불자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추워.....’


산에 오를 때는 도망치는 것에 전력을 다하느라 몰랐지만, 막상 넘어지고 나니 온갖 감각들이 다시 느껴졌다.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는 물론이고, 벤투가 쏜 총에 맞아 종아리 쪽에 생긴 상처는 욱신거렸다.


‘아파, 쉬고 싶어. 배고파, 힘들어...’


아이는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낯선 공간에서 조금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무도 듣지 않는 투정을 부렸으나 곧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내저었다.


‘좀 더 가면 카넬이 찾으러 온다고 했어.’


말발굽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벌써 산의 정상이 눈앞에 보였다. 능력을 한 번 더 쓰면 금세 다다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람이 없는 쪽.... 꼭대기에 다다르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보일 거야.’


후웅-


눈을 감은 아이가 집중하자, 발등의 붉은 보석이 다시 빛을 냈다. 발끝에 모이는 힘에 집중하며 걸음을 내딛자 옆의 풍경들이 빠르게 지나쳤다. 몇 분이 되지 않아 아이는 산의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 와아-’


추격당하는 신세임에도 처음 보는 풍경에 아이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집들이 다 조그만 해. 사람들은 점 같기도 하고... 벽 너머까지 보이네.’


자연스럽게 아이의 시선은 환한 불빛들로 가득한 수도로 향했다. 크리스마스를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듯 사람들은 웃으며 숫자를 셌고, 커다란 나무 위에 하얀색 빛을 내는 별이 마침내 놓이자 환호성이 퍼졌다.


‘...... 예쁘다.’


아이는 눈을 깜박이며 가만히 그 순간을 바라보았다. 무심코 손을 뻗으니 그 불빛을 손에 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분명 무척이나 추웠는데, 심장 근처가 간질간질하니 조금 따뜻해진 것 같기도 했다.


‘출발해야 하는데....’


몇 번이고 가야 될 방향을 보기 위해 시선을 돌려봤지만, 자꾸만 별에 눈길이 갔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무엇이든 잘 될 것 같았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작은 희망들이 몽글몽글 피어났다.


부스럭-


“...!!”


아이가 잠시 동안 품었던 미래는 뒤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다. 서둘러 고개를 돌리자, 어떤 사람이 서있었다.


‘안 돼, 벌써 여기까지 쫓아 온 건가? 빨리 도망가야....!’


“..... 샬럿.”


그런데 그는 좀 이상했다. 유렌가의 경비나 티시포네의 옷차림도 아니었고, 자신을 보고 가만히 서 있을 뿐, 잡으려고 하지도 총을 뽑지도 않았다. 나지막이 이름을 부른 것 같기도 했으나, 그가 말한 이름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절대로,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


약간의 호기심이 일었으나, 퍼뜩 카넬의 말이 떠오른 아이는 서둘러 능력을 발동시키려고 했다.


“잠깐만. 기다려!”


아이는 그대로 도망치려 했지만, 어느새 그가 가까이 다가와 앞을 막아버린 탓에 이동하지 못했다. 손 하나 뻗으면 닿을 거리가 되어버리자 아이는 당황해 발을 휘둘렀다.


‘왜 내 앞을 막는 거지? 누군지는 몰라도 한 명뿐이니 쓰러뜨리고 가야겠어.’


처음에는 그를 공격하기보다 벗어나려 했으나, 생각보다 그는 날쌔고 빠른 데다가 아이가 가는 방향을 손쉽게 예측했다. 마음을 바꾼 아이는 그와 대치하는 틈에 다시 힘을 집중했고, 순식간에 몸을 움직여 에드워드의 등을 가격했다.


퍼억-


분명, 제대로 맞았음에도 그는 소리하나 내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 표정을 보아하니 제대로 고통을 느끼는 것 같았는데, 그럼에도 공격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 샬럿, 조금만, 얘기를.....”


하지만 아이는 틈을 주지 않고 타격을 밀어붙였다. 그는 방어가 의미 없다고 여겼는지 최대한 기척을 파악해 피하려고만 했다. 몇 번 더 '샬럿'이라 자신을 부르는 것 같았으나, 아이는 무시한 채 쓰러뜨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자꾸만 피하니, 나무 쪽으로 몰아서 한 번에 큰 타격을 입히는 게 낫겠어.’


아이는 가벼운 발차기를 이어가며 그를 큰 나무 쪽으로 뒷걸음치게 했다. 생각대로 그가 움직이자, 순간적으로 더 빠르게 움직여 뒤쪽에 있던 나무를 발판 삼아 발을 내질렀다.


‘됐다!’


그는 더 이상 뒷걸음칠 곳이 없었고, 아이는 자신의 공격이 그에게 닿을 것이라 확신했다.


포옥-


“...... 으윽... 괜찮니?”


생각과는 달리 아이는 눈 깜짝할 새에 그에게 안겨있었다. 그는 노련하게 아이가 큰 공격을 하리라 짐작했고, 타이밍을 맞춰 앞으로 뛰쳐나갔다.


공중에 있을 아이를 다치지 않게 잡으면서도 중심을 유지하려 힘으로 버틴 탓에 상처 입은 등이 꽤나 아팠으나, 그의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이거 놔!”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몰랐던 아이는 당황했지만, 상황을 파악하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어깨부터 옆구리까지 곳곳을 때리는 통에 그는 정신이 없었지만 기어코 한 손으로는 아이를 받치고, 입으로는 장갑을 물어 벗은 뒤, 아이에게 자신의 손을 보였다.


“자... 잠시만! 이걸 봐.”


“.... 놓으라ㄱ..... 오르뷔?”


“그래. 나도 너랑 같아.”


아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하늘색 눈을 깜박거렸다. 거짓말이라 단정 지으며 그의 손을 만져보기까지 했으나, 자신의 발등처럼 손등에 붉은 보석이 박혀있었다.


“..... 어떻게? 분명 나 말고 성공한 실험체는 없다고 했는데..... 넌, 누구야?”


“......... 에드워드.”


그는 아이에게 자신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으나, 우선은 이름부터 밝혔다. 이름을 들은 아이는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 이외에 오르뷔를 먹고 살아남은 사람은 처음 봤기에 무척 신기했다.


"일단 유렌가와 마주치기 전에 도망가자. 궁금한 것들은 가면서 다 설명해 줄께."


“카넬이 보낸 거야?”


“카넬....? 아니야. 나는.... 쉿.”


에드워드는 무언가를 곱씹듯 잠시 생각하더니 아이의 말을 부정했다. 무언가 덧붙이려 한 것 같았으나 멀리서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에 그는 아이를 끌어안은 채로 서둘러 뛰어 내려갔다. 아이도 더 묻고 싶었으나, 점점 더 많은 소리들이 가까워지자 숨을 삼켰다.


히이잉-


말을 타고 오던 티시포네는 아까 두 사람이 싸우던 곳에 멈춰 내렸다. 에드워드는 더 멀리 도망가려 했으나 그 이상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여기에 있다고 알려주는 꼴이 될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근처의 커다란 바위 뒤에 숨은 뒤 아이를 품에서 내려주었다.


땅에 아이의 발이 닿자마자 에드워드는 자신의 망토와 코트를 벗어 아이에게 입히고, 목도리까지 꼼꼼하게 목에 감아주었다. 추워 보이는 옷차림이 된 그였지만, 개의치 않아 하며 에드워드는 곧바로 티시포네를 지켜봤다.


‘..... 따뜻하다. 아니, 이게 아니라.... 카넬이 보낸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지? 왜 나를 도와주는 거야?’


그가 티시포네를 주시하느라 자신을 보고 있지 않자, 많은 의문들이 아이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기에 결국 에드워드를 따라 하듯 아이는 앞쪽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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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7) 24.04.28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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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5) 24.04.19 10 0 11쪽
24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4) 24.04.18 10 0 11쪽
23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3) 24.04.17 9 1 12쪽
»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2) 24.04.16 10 0 11쪽
21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1) 24.04.15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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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0) 24.04.10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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