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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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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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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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7)

DUMMY



“왜 여왕 폐하께서는 우리에게 펜던트를 열지 말라고 하셨을까?”


황녀의 방에서 나온 에드워드와 클로이는 황궁 근처 정원에서 의견을 나눴다.


평소라면 추운 날씨 탓에 밖에 오래 있는 것이 어려웠겠지만 오늘은 날이 풀려 햇빛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야외는 남들에게 대화소리가 들릴까 걱정을 덜 해도 되어 두 사람에겐 제격인 장소였다.


“황궁 내의 규칙 때문에 그런 것 아냐? 황족이 아닌 이가 여왕 폐하의 어린 시절을 본다는 것 자체가 예법에 어긋나잖아.”


나름대로 근거가 될 수 있는 의견이었다. 본래 황족들의 사진이나 초상화는 엄격하게 관리되어, 황실에서는 아주 소량의 이미지만을 외부에서 쓸 수 있도록 허락했다.


펜던트에 있는 사진이 시중에 공개된 것이 아니라면, 여왕의 입장에서는 타인이 자신의 사진을 본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왠지 그 이유 때문이 아닐 것 같았다.


“..... 사진만 있었던 것이 아닐지도 몰라. 당시 아이셨던 황녀 전하께서 큰 관심 없이 넘어갔을 무언가가 펜던트 안에 있을지도 모르지.”


에드워드의 설명이 두루뭉술했기에 클로이는 잘 모르겠다는 듯이 그를 바라봤다. 그녀로서는 그 조그만 펜던트에 사진 외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있나 싶었다.


‘로켓 펜던트, 사진, 대화재, 기사......’


그녀의 시선을 알고는 있었지만, 에드워드는 단서들을 머릿속에서 조합하느라 황궁을 멍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생각을 끝냈으나, 설명 대신 부탁을 먼저 꺼냈다.


“클로이, 기사단 자료실에 다녀와 줄래? 가서 여왕 폐하의 그 기사에 대해 알아봐 줘. 폐하께서 소녀일 적 시점에 근무했고, 추측컨대....”


‘여왕 폐하께서 기사에게 하사했던 펜던트를 다시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사자가 돌려줬거나.... 죽어서 유품이 되었을 때뿐.’


그는 한 번 더 황녀 전하와의 대화를 곱씹었다. 이토록 호기심이 많은 분께서 야사를 듣고 기사에 대해 조사해보지 않을 리 없었다. 호위 기사의 자리가 자주 바뀌는 것도 아니었기에 금방 누군지 알 수 있을 터.


그럼에도 황녀 전하가 그 기사를 만나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한 것은, 한 가지 가능성 밖에는 없었다.


“대화재 때 사망한 기사일 거야. 펜던트는 기사의 유품일 거고.”


내심 클로이도 짐작하기는 했지만 에드워드의 입에서 확정적인 얘기가 나오자, 기사단이었던 그녀는 그의 죽음에 안타까움이 들었다.


“혹시 자료실에 갔다가 시간이 남으면 ‘스텔라’에도 다녀와 줘. 할아범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고, 50년 전 유행했던 이 펜던트에 관해 다른 의미나, 소문, 사연 같은 것들이 있다면 알려 달라 그래.”


에드워드는 품에서 시녀에게 받은 종이를 꺼내 넘겨주었다. ‘스텔라’와 자료실은 거리가 어느 정도 있기에 클로이는 그 길로 황궁을 나섰다.


‘추가적으로 해야 할 건... 남은 황족들을 만나는 것과 목걸이 줄에 담긴 기억을 보는 것이군.’


그는 아직 목걸이를 맨손으로 만져보지 않았다. 오르뷔의 능력을 사용해 기억을 보는 것이 편하기는 했지만, 시각적인 정보가 눈앞에 펼쳐지는 지라 잘못하면 그 기억에 매몰될 수 있었다.


‘어렴풋이 누가 가져갔는지도 알 것 같긴 한데.... 아직은 심증뿐이지만.’


당장 해결하려면 못할 것도 없었지만, 지금은 황궁을 좀 더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에드워드는 주머니에서 포도사탕을 하나 꺼내 입에 넣고는 다시 궁 안으로 들어갔다.




.

.

.





“폐하, 포르테 황자가 도착했습니다만, 방문을 미룰까요?”


“..... 괜찮다.”


여왕은 눈가를 문지르며, 잠시 감고 있던 눈을 떴다. 피곤해 보이시는 모습에 시종장은 걱정스럽게 여왕에게 물었으나, 그녀는 손을 휘휘 저었다. 황태자처럼 불쑥 방문한 것도 아니었고, 원래 예정되어 있는 만남이었다.


자신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여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요즘 퍼져있는 소문 탓에 약속을 취소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아끼는 손자와의 만남을 미루고 싶지 않았다.


‘어제도 쓰러지셔서 의사가 안정을 취하셔야 한다고 했는데....’


여왕 폐하가 보지 못하는 사각에서 시종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고집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시녀장 밖에 없었으나, 그녀는 휴가를 받아 10일 정도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감히 이 황궁 안에서 여왕님의 펜던트가 사라지질 않나. 황태자 전하께서는 눈치 없이 잦은 방문을 하시고, 웬 탐정이라는 외부인에, 무리하시는 여왕 폐하까지.... 내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구나.’


그는 자신의 한계에 무력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본분을 잊지 않은 지라 표정을 갈무리하고 황자를 맞이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전하. 여왕 폐하께서는 안쪽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 시종장, 안색이 좋지 않구려.”


포르테는 열린 문으로 들어가려다 잠시 멈추고는 그를 마주 보았다. 평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기민하게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는 포르테의 모습에 시종장은 조금 놀랐다.


“괜찮습니다.”


“그대가 무척 고생이 많을 터. 아침 식사 때 폐하께서 컨디션이 좋지 않으신 것을 나도 보았네. 아주 잠깐만 있다 갈 것이니 걱정 말게나.”


황자의 말에 시종장은 고마움을 느꼈다. 황태자가 오늘 아침 식사 이후, 폐하의 건강은 챙기는 거냐며 자신을 따로 불러 잔소리를 해댔기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지도 몰랐다.


“.... 포르테.”


“예, 폐하. 오늘은 날씨가 무척 따뜻해진 듯합니다.”


포르테는 한껏 웃으며 여왕의 옆에 자리했다. 때때로 여왕은 손자, 손녀들을 불러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중에서도 그는 여왕의 기분을 맞춰주기로는 제일인지라, 여왕이 부르는 일이 잦았다.


“제가 소개드린 탐정은 마음에 드셨습니까?”


“꽤나 눈치가 빠른 이더구나.”


여왕은 솔직하게 에드워드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펜던트가 없어져 그녀가 상심해 있을 무렵 포르테는 귀족 중에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며 에드워드를 소개한 당사자였다.


“다만, 정말로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하는구나. 일주일은 무척 짧은 시간이니.”


“폐하, 장담컨대 그는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좀 재수 없기는 해도, 능력만큼은 뛰어나긴 하지.’


에드워드의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엥겔 백작저 사건부터 유렌가 실험실까지 보여준 실력이 대단했다. 포르테는 자신이 겪은 일화를 여왕에게도 털어놓고 싶었으나, 하나같이 비밀로 해야 될 일뿐이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에드워드를 향한 단단한 신뢰만을 내보였다.


“오히려 어떤 상을 내려주실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포르테, 네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믿는 모습은 또 처음이구나. 그래, 그가 제대로 펜던트를 찾아온다면 상을 내려야겠지. 한데 만약 그가 펜던트를 찾지 못하면 네가 대신 그 벌을 받을 터냐?”


장난스러운 여왕의 말에 포르테는 당황하기는커녕 씩 웃음을 지었다.


“탐정이 펜던트를 찾아오지 못한다면, 기꺼이 제가 대신 벌을 받겠습니다. 다만, 폐하 감히 청하옵건대 그가 명을 완수해 낸다면 상은 제가 원하는 것으로 하사해 주시겠습니까?”


“호오, 어떤 것을 원하느냐?”


여왕은 그의 반응에 의외라는 듯 웃었다. 자신이 낳은 막내딸을 쏙 빼닮은 손자. 포르테는 약간의 패기가 있으면서도 그것이 건방지지 않았다.


대화를 함께 함에 있어 언제나 즐거움이 있으니 여왕은 손자, 손녀들 중에서도 포르테를 가장 애정했다.


“----가 어떠십니까?”


“흠, 재밌는 생각이구나.”


포르테의 제안을 들은 여왕은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무슨 상을 청하나 했더니 제법 귀엽게 봐줄 수준인지라 그녀는 흥미를 드러냈다.


“네가 이리 친우를 만드는 모습을 보니 짐도 안심이 되도다.”


“친우라기보다는, 좋은 인연 중에 하나입니다.”


“후후-, 그래. 네 친우임을 내세워 건방을 떠는 이는 아닌 것 같긴 하더구나.”


에드워드와 친구라니, 포르테는 여왕의 앞임에도 불구하고 이것만큼은 인정할 수 없었다. 인연보다는 악연에 가까우나 잘 돌려 말했음에도 여왕은 이미 판단을 내린 듯했다.


“폐하, 외람되오나 급히 생긴 약속이 있어 오늘 조금 일찍 자리를 비우는 것을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짐이 장난을 좀 쳤다고 이리 떠나려는 것인 게야?”


얼마나 대화를 나눴다고 벌써 가려는 것인지 여왕은 아쉬워했으나, 반대로 시종장은 화색이 돌았다.


“그럴 리가요, 어머니께서 오늘 갑작스럽게 미술관으로 마중을 나오라 에스코트를 신청하셨답니다.”


“그 아이도 참, 즉흥적이기는.”


포르테의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다. 실제로도 카린 황녀가 미술관으로 오라 부탁하기는 했으나, 그녀의 의도는 여왕 폐하와의 대화가 끝난 뒤 출발하란 얘기였다.


그러나 포르테의 애매한 말에 넘어간 여왕은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요새 한참 기획 전시를 계획한다고 황녀가 바빠 보였던 지라, 간신히 시간을 내 포르테와 만나는 줄로 알았다.


“이번은 짐이 용서하나, 다음번에는 어림도 없을 것이야.”


“예, 폐하. 하해와 같은 은혜에 감읍하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일부러 큰 동작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 그는 여왕의 얼굴에 웃음기가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짧은 만남임에도 여왕은 만족스러워 보였다.


이를 확인한 포르테는 이만 나가도 될 것이라 판단해 여왕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는 방을 나왔다. 시종장은 작게 목례하는 것으로 감사를 표했고, 포르테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폐하의 첫사랑이라....’


복도로 나와 걸어가던 포르테는 어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곱씹었다. 그는 사실 이 이야기가 잘 믿어지지는 않았다. 어머니는 야사를 믿어 ‘사랑’이라 그 관계를 정의한 듯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여왕이라면 왠지 그런 감정이 아닐 것만 같았다.


‘따지고 보면 내가 소개해준 일인데, 좀 알려주면 덧나나. 어디다가 퍼트릴 것도 아니고.’


진실을 찾더라도 자신에게는 한 단어도 언급하지 않을 에드워드의 반응을 생각하면 괜히 투덜거림이 나왔다.


여왕의 함구령이 있기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기는 했지만, 힌트라던가 조금의 융통성을 발휘해 줄 수는 있는 것 아닌가.


‘하, 되었다. 되었어. 희망이 없는 일은 그만 붙잡고, 레지스탕스 임무에나 충실해야지.’


포르테는 최근 여왕의 병세에 대해 알아보던 것을 멈추고 황태자의 행보를 캐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소문의 근원지를 알면 정보의 진실이 따라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어디에 계시려나? 원래라면 업무를 볼 시간이실 텐데...’


그는 황태자가 있을 만한 곳을 예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왠지 정보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직감이 들어 포르테는 가볍게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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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1) 24.05.02 10 0 11쪽
3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0) 24.05.01 8 0 11쪽
3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9) 24.04.30 10 0 12쪽
3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8) 24.04.29 9 0 12쪽
»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7) 24.04.28 8 0 11쪽
33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6) 24.04.27 8 0 12쪽
32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5) 24.04.26 10 0 14쪽
31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4) 24.04.25 10 0 12쪽
3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3) 24.04.24 11 0 11쪽
2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 24.04.23 10 0 11쪽
2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 24.04.22 12 0 11쪽
27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7) 24.04.21 13 0 11쪽
26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6) 24.04.20 10 0 12쪽
25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5) 24.04.19 10 0 11쪽
24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4) 24.04.18 10 0 11쪽
23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3) 24.04.17 9 1 12쪽
22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2) 24.04.16 10 0 11쪽
21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1) 24.04.15 10 0 11쪽
20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4) 24.04.14 13 0 11쪽
19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3) 24.04.13 11 0 12쪽
18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2) 24.04.12 12 0 12쪽
17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1) 24.04.11 12 0 11쪽
16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0) 24.04.10 10 0 11쪽
15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9) 24.04.09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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