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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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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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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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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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

DUMMY





“에드, 클로이. 혹시 잠깐 도와줄 수 있어요?”


화창한 오전, 에드워드와 클로이는 벤자민네 가게에 들러 주문한 커피와 샌드위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열심히 샌드위치를 만들던 벤자민이 창문 너머로 누군가를 보고 그대로 멈추기 전까지는 제법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그러니까.... 음,”


“라울 때문이지?”


눈치 빠르게 에드워드가 묻자, 벤자민은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반응에 클로이가 뒤를 돌자, 저 멀리서 라울이 행복한 표정으로 카페를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클로이, 라울이 카페로 못 들어오도록 해줄래?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중에 무슨 일인지 얘기해 줄 거지?”


“당연하지. 집에서 만나.”


궁금증을 참고 클로이는 가게를 나가 라울에게 다가갔다. 사교성과 대처 능력이 뛰어난 클로이인지라, 어렵지 않게 계획에 성공했는지 클로이와 라울은 카페의 반대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라지자 에드워드는 벤자민에게 물었다.


“외부 테이블 중에서 오른쪽 맨 끝에 앉은 사람들, 경감님네 가족이지?”


“역시 탐정 눈은 못 속이나 보네요. 저는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간신히 알았는데.”


벤자민은 낮게 웃으며 다시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기에도 루테는 상당히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경찰국에서의 까칠하고, 입이 험하며 신경질적인 경감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느 가족처럼 평범하고 다정한 부모였다.


“라울이 눈치 좋게 모른 척해줄 만한 인물은 아니지.”


“아쉽게도요. 변장까지 하시면서 오래간만에 가족을 만나시는 건데 웬만하면 방해받지 않으셨으면 해서....”


이해한다는 듯 에드워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신년회가 있는지라 귀족인 전남편이 수도로 올라온 듯했고, 그 기회에 경감은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변장을 했지만, 친한 사람들이 자세히 보면 알아볼 정도이긴 했다. 상황을 잘 모르는 라울이 괜히 끼어들었다가 보기에 부끄러운 상황을 연출하느니, 미리 막는 것이 차라리 나은 선택이었다.


딸랑-딸랑-딸랑-


그가 조금 더 벤자민과 대화를 나누려던 찰나, 카페 출입문 위에 걸려있는 새 모양의 도어벨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에스프레소 한 잔이요. 아, 그리고... 여기 쿠키는 뭐가 맛있어요?”


“카페 모카 3잔, 아메리카노 2잔, 핫초코 3잔이요! 응? 다른 거 먹는다고? 죄송해요, 핫초코 한 잔은 밀크티로 바꿔주시겠어요?”


“신메뉴에 이거, 연유 들어가요? 원두는 어떤 거 쓰세요?”


오늘따라 여유로운 것 같다는 말은 아직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건만, 마치 징크스처럼 손님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 우리 건 천천히 해줘. 어차피 클로이가 라울을 해결하고 집에 오려면 한참 걸릴 텐데.”


벤자민이 쌓이는 주문에 정신없이 바빠지자, 에드워드는 눈치껏 카운터에서 살짝 빠져 빈 테이블에 앉았다.


“그거 들었어? 텔링 가문의 영식이 불륜을 저질렀대-”


“이번 디바 공연에는 갈 수 있을까? 표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따기야....”


가만히 기다리고 있자니 곳곳에서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나름대로 목소리를 낮춰서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개의치 않고 크게 떠들었다.


“아 참, 최근에 내가 일하다가 들은 얘긴데, 이건 절대로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면 안 돼."


그때 테이크 아웃을 기다리는 4명의 손님들이, 에드워드의 앞쪽에 서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커피를 가는 소리에 묻혀 남들에게 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 듯했지만, 생각보다 에드워드와의 거리가 가까웠기에 듣고 싶지 않아도 생생하게 내용이 전해져 왔다.


"어머, 무슨 일이길래?"


"여왕 폐하가..."


“나, 나 얼핏 들은 적 있어. 아프시다며?”


“진짜야? 루머 아니고?”


“궁에서 일하는 사람이 말한 거래~ 황실에서 인정만 안 했다 뿐이지 진짜인 거 같던데.”


‘여왕 폐하’에 관한 언급에 에드워드는 의아했다. 이맘때쯤, 그런 큰일이 있었던가? 아무래도 낭설인 듯싶기는 했지만, 왠지 불안한 기분이 스쳤다.


“... 커피.... 나왔습니다...”


“고생한다.”


그 새 모든 주문을 쳐내고, 벤자민은 에드워드의 것을 포장해 넘겨주었다. 잠깐 사이 넋이 나간 벤자민을 안타깝게 보며 위로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딸랑-


어느새 다시 단체 손님들이 카페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에드워드는 약간 질리는 기분을 느끼며 서둘러 카페를 빠져나왔다.


“체력도 좋아, 어떻게 혼자서 운영을 하는 건지.”


자신은 절대 못할 일이라며 중얼거린 에드워드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

.

.




“다음 안건은.....”


“그 소문이 사실입니까?”


회의를 진행하던 보좌관이 눈썹을 치켜들었다. 얼핏 보기에도 그는 무척 짜증에 가득 찬 것 같았는데, 끼어든 자는 신경 쓰지 않고 꿋꿋하게 말을 이었다.


“여왕이 아프다는 말이 수도에 쫙 깔렸습니다. 그 말이 진실이라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요.”


“아베스 님. 그에 관해서는 확인 중이라....”


“확인이라, 언제까지 검증만 하실 겁니까?”


아베스라 불린 이가 날카롭게 맞받아치자 회의실 안은 대표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아베스의 반응에 숨을 깊게 내쉬고 손가락을 모았다. 대표의 권한으로 그를 침묵시킬 수도 있었지만, 일단은 어디 말해보라는 태도였다.


“왜 이리 급해, 아베스?”


“대표, 지금이 마지막 기회란 말입니다.”


그는 흥분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이 생각해 온 것을 주장했다.


“여왕이 정말 아프다면, 빨리 황태자를 후계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합니다. 현 여왕은 나이도 있지 않습니까. 이러다 갑자기 서거라도 하셔서 황태자가 왕위를 이어받게 된다면, 이 제국에 미래는 없습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대표, 최근 신년회를 제외하고는 여왕이 외부 활동에 나오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소문을 사실이라 여기고 대비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가만히 있던 넬리 또한 합세하자, 대표는 그들의 주장을 모두 들은 뒤, 회의장에 앉아있던 이들을 쭉 둘러보았다.


“다른 협회장도 동의하나?”


대표가 묻자 테론도 손을 들었다. 이로 인해 대표와 책사를 제외한 6명의 협회장 중 3명이 찬성한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너무 조급하신 것 아닙니까? 우리 손에 중요한 정보가 있는 만큼 이걸 밝힐 시기는 잘 골라야 합니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반대파의 사람 중 한 명이 의견을 밝혔으나, 오히려 아베스를 자극한 것 같았다.


“타이밍, 그놈의 가장 좋은 때! 그렇게 기다리다가 우리가 아무것도 못 이루고 여기까지 온 것 아닙니까?”


“그만큼 조심했기에 여기까지 살아남은 것이지요!”


콰앙-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과열되지는 마.”


대표가 책상을 내리치자 첨예하게 대립하던 두 사람 모두 입을 다물었다. 서로를 이해 못 하겠다는 듯이 흥분한 모양새에 그녀는 진정할 때까지 조금 시간을 흘려보냈다.


“아베스, 넬리, 테론은 여왕의 병환이 사실인 것 같으니 황태자를 폐위시킬 준비를 하자는 의견이고. 센테스, 멜, 호젠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거지?”


“맞습니다.”


협회장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이런 순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의 의견이기에 그들은 그녀를 주목했다.


“........ 미안하지만, 나도 이 소문이 사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대표!”


“최근에 얻은 '실험실'에 관한 정보, 급하게 사용할 생각 없어. 소문은 누군가 의도하는 것일 수도 있지. 지금 여왕이 왕위에서 내려오면 누가 가장 이득을 볼 것 같아?”


“..... 황태자.....”


협회장 중 누군가 중얼거린 말에 모두들 깨달은 듯 침묵했다.


“자신의 왕위를 위해 어머니가 아프다 소문을 만들어 낼만큼 패륜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이 소문의 출처가 황태자일수도 있어.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우리는 좀 더 두고 본다.”


대표가 굳건한 의지를 보이자, 협회장들은 더 이상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후, 물 흐르듯 몇몇의 내용이 결정되고 회의는 끝이 났다.


협회장들이 모두 아지트를 빠져나가자, 이윽고 조용해진 회의장에 대표와 보좌관만이 남았고,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레온. 들어와.”


“.... 어떻게 아셨어요?”


어색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레온을 보며, 대표는 안쓰럽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나한테 미안해할 거 없어.”


“그래도....”


“정말이야. 여왕님의 건강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다는 게 더 제국의 문제지.”


레온은 유일하게 정확한 황궁의 정보를 가져올 수 있는 이였다. 그런 그조차 여왕의 건강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었다. 확실히 여왕은 레온이 보기에도 조금 수척해진 듯한 감이 있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아프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웠다.


황궁 의사나, 시녀장에게서 정보를 캐기에는 그들은 여왕의 최측근들이라 더욱 시도조차 못해볼 일이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여왕의 건강 상태만큼 극비에 처해지는 것이 없기에 확실한 정보를 찾지 못했다.


드르륵-


“협회장들은 눈엣가시 같은 황태자를 치울 정보를 드디어 손에 잡아서 저리 구는 거야. 사실상 여왕께서 아프던, 아프지 않던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라 빨리 황태자를 끌어내리자고 날 압박하는 거지.”


의자를 밀며 일어난 대표는 레온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들의 심정은 백번이고 이해하지만, 사실상 투정에 가까워. 신경 쓰지 마렴.”


그녀의 위로에 레온은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편안히 웃었다. 대표는 나가서 차라도 한 잔 하자는 제스처를 취하며 은근슬쩍 회의장을 나서려고 했다.


쿵-


“어디 가십니까?”


보좌관이 어디선가 나타난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를 책상에 올려놓기 전까지는 말이다.


“응? 어딜 가긴~ 차나 한 잔....”


“이 티팟에 있는 건 맹물인가 봅니다?”


심상치 않은 보좌관의 표정에 레온마저 저절로 걸음이 멈췄다. 대표는 물건을 훔치다 걸린 도둑처럼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변명했다.


“그러니까, 레온이랑 잠깐 대화를.....”


“실험실에서 데려온 분들을 도우시겠다 하셔서 며칠은 제가 참았습니다. 회의 준비를 하시겠다고 하셔서 또 이틀을 드렸고요.”


보좌관의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이대로 더 걸음을 옮겼다가는 사단이 날 것 같은 분위기였으나, 대표는 개의치 않아 하며 슬금슬금 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파악-


“제 말 뜻이 어려우신가요?”


대표가 아직도 도망칠 생각을 못 버렸다고 판단했는지, 보좌관의 손에 있던 만년필이 날아가 문쪽에 꽂혔다. 그 광경을 지켜본 레온은 지금의 선택이 무척 중요함을 깨달았다.


“.... 저는, 그럼 가보겠습니다.”


“레온-!”


날 버리고 가지 마아-하는 비명이 방 안에서 들린 것 같았으나, 그는 아무것도 못 들은 것으로 치부하고 아지트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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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6) 24.05.07 7 0 11쪽
42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5) 24.05.06 8 0 11쪽
41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4) 24.05.05 7 0 11쪽
4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3) 24.05.04 9 0 12쪽
3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2) 24.05.03 8 0 11쪽
3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1) 24.05.02 10 0 11쪽
3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0) 24.05.01 8 0 11쪽
3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9) 24.04.30 10 0 12쪽
3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8) 24.04.29 9 0 12쪽
34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7) 24.04.28 7 0 11쪽
33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6) 24.04.27 8 0 12쪽
32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5) 24.04.26 10 0 14쪽
31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4) 24.04.25 10 0 12쪽
3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3) 24.04.24 11 0 11쪽
2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 24.04.23 10 0 11쪽
»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 24.04.22 12 0 11쪽
27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7) 24.04.21 12 0 11쪽
26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6) 24.04.20 10 0 12쪽
25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5) 24.04.19 9 0 11쪽
24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4) 24.04.18 10 0 11쪽
23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3) 24.04.17 9 1 12쪽
22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2) 24.04.16 9 0 11쪽
21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1) 24.04.15 10 0 11쪽
20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4) 24.04.14 12 0 11쪽
19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3) 24.04.13 11 0 12쪽
18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2) 24.04.12 12 0 12쪽
17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1) 24.04.11 11 0 11쪽
16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0) 24.04.10 9 0 11쪽
15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9) 24.04.09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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