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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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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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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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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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7)

DUMMY



“어때? 잘 어울리지?”


“루돌프?”


“정답! 꼬마 아가씨. 여기, 선물! 똑똑해라~”


대표는 에드워드와 클로이의 시선은 무시한 채 어디서 조그만 선물 상자를 꺼내 아이에게 주었다. 두 사람과는 달리 아이는 이 상황이 무척 신나고 재밌는 듯 방긋 웃으며 상자를 손에 쥐고 있었다.


“............”


어쩐지 수도를 통과할 때 레지스탕스 아지트가 아닌 두 사람의 집으로 가자는 말에 뭔가 미심쩍다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초점이 안 맞는 눈, 길이가 다른 두 뿔, 퀄리티가 떨어지는 루돌프 인형 옷을 대표는 정작 아무렇지 않아 했으나 에드워드와 클로이는 시선을 돌리고 싶었다.


“왜, 이거면 경찰국 앞을 지나가도 안 들켜. 지금 아지트로 못 돌아간단 말이야, 한바탕 난리를 쳤으니 뒷정리도 해야지.”


“아니....... 그래, 잘 어울린다.”


대표의 장난스러운 분위기에 휩쓸려 에드워드는 왜 산타가 아니라 루돌프인지 순간적으로 궁금했으나, 머릿속에서 서둘러 질문을 치워버렸다. 그런 물음을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도 어이없었다.


“오늘 일에 대해 더 궁금하면 나중에 찾아와. 어딘지는 알지?”


희한한 옷에 나갔던 정신을 붙잡으며 에드워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의 일은 끝났지만, 실험실에서 도망쳤던 사람들이 무사한지도 확인이 필요했고, 유렌가의 반응도 지켜봐야 했다. 많은 사후 조치를 레지스탕스가 도와주는 것이기에 에드워드는 진심으로 고마웠다.


“해피 메리 크리스마스~~~~”


이제야 좀 마음을 담아 감사를 표하려고 했으나, 자신의 말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대표는 빠르게 마차를 끌고 사라졌다.


“이거 뜯어봐도 돼?”


“그럼. 리본을 당기면 쉽게 열 수 있을 거야.”


에드워드는 아마도 간식이 들어있을 것이라 추측하긴 했지만, 아이의 행동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파작-


리본을 당기려 아이는 한 손은 상자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리본을 잡았는데 그만 힘을 거꾸로 주어 상자가 우그러진 것이었다.


구겨지기만 했다면 차라리 다행이었을 텐데 아이는 일반적인 힘을 가지지 않은 지라, 안에 있던 사탕들이 거의 가루가 되어 떨어졌고, 포장지는 갈기갈기 뜯어졌다.


“이런, 상자가 엄청 약했었나 봐.”


당황스러움은 접어두고 에드워드는 먼저 아이의 얼굴을 살폈는데, 무척 속상해 보였다. 워낙 여러 일이 겪은 아이기에 울지는 않았지만, 크게 상심한 듯 손에서 상자를 놓지 못했다. 그 탓에 사탕가루들이 손의 열기에 녹아 끈적해지고 있었다.


“...... 대표에게 말해서 다시 받아줄게. 추우니까 일단 안에 들어갈까?”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하려, 에드워드는 아이를 달래 2층으로 올라갔다. 그가 열쇠로 잠긴 문을 열어 아이에게 집을 소개하려던 순간, 클로이는 떠오른 것이 있는지 그의 앞을 막아섰다.


"혹시 괜찮다면 내 집에 먼저 들르는 것이 어떠니? 다친 곳을 치료해야 할 테고, 네게 꼭 맞을 새 옷도 있거든."


클로이의 제안에 당황한 것은 아이뿐만이 아니었다. 에드워드도 잠시 의문을 품었다가, 그녀의 눈짓에 곧 자신이 준비해 뒀던 것을 기억해 냈다.


'아이가 집에 오면, 기억에 남을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려 했었지.'


지금 방 안에는 맛있는 음식과 화려한 장식은커녕, 분위기를 만들어 줄 캐럴조차 흐르고 있지 않았다. 불 꺼진 트리만이 덩그러니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에드워드에게 시간이 필요했으나, 아이가 허락할지 몰라 그는 잠시 멈칫했다.


“.... 알겠어.”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에드워드의 예상과는 달리, 아이는 순순히 클로이를 따라갔다. 클로이가 실험실 사람들을 구해줬다는 것이 아이에게 신뢰를 주어, 그녀의 의견을 받아준 듯했다.


"준비가 끝나는 대로 이따 내려갈게. 에드!"


두 사람이 3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배웅한 에드워드는, 작은 크리스마스 만찬을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




.

.

.




'최대한 시간을 끌었으니, 지금쯤이면 괜찮겠지?'


클로이는 아이와 같이 씻고 나온 뒤, 상처를 치료해 주고 노곤노곤한 상태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집에는 사촌동생들이 자주 놀러 오는 지라, 장난감이나 귀여운 물건들이 많았지만 정작 아이는 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저런 말들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한계에 봉착해, 클로이는 아이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


문을 열자마자 화려한 크리스마스 만찬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한 클로이는, 곧 잘못된 판단을 내렸음을 직감했다.


“너무 빨리 내려왔나?”


에드워드의 요리 솜씨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게다가 어제 곁눈질로 최고급 스테이크용 고기 또한 봤었기에, 클로이는 내심 오래간만에 고기를 썰 생각에 들뜬 상태였다.


그녀는 식탁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에드워드에게 다시 물었으나, 그는 애써 시선을 회피했다.


어제 벤자민이 가져다줬지만 바빠서 못 먹은 크리스마스 특제 샌드위치와 미리 사다 놓은 작은 딸기 케이크까지는 괜찮았다. 아니 사온 거니 괜찮고 말고 할 부분이 있지는 않았지만 따지자면 그랬다.


샐러드는 리스 모양을 만들고자 한 것 같았으나 묘하게 찌그러져 있었고 그나마 냄새가 좋은 라자냐는 좀 탄 것 같았다. 그나마 멀쩡한 것은 구운 빵 정도였는데, 발라먹을 잼은 있었지만 버터가 없었다. 결정적으로 기대했던 스테이크는 존재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군.’


에드워드는 정말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집안으로 들어온 뒤, 라자냐를 오븐에 돌린 후 서둘러 씻고 나오는 것까지는 계획대로였다.


요리를 하려고 재료를 확인하는데 어제까지의 자신이 얼마나 제정신이 아니었는지 여기서 알 수 있었다.


음식 종류마다 필요한 재료들이 하나씩 없었기 때문이었다. 스테이크는 있는데 향신료와 버터는 없거나 면은 있는데 소스로 쓸 만한 그 어떤 것도 찾을 수 없었다.


‘...... 계란은 왜 없지? 잠깐만, 치즈는 이게 다야?’


그는 며칠 전 자신이 향에 민감해 웬만한 재료를 다 내다 버린 것을 기억해 냈다.


지금 과거를 욕해봐야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나, 하는 수 없이 급하게 샐러드라도 만들었다. 나름 모양을 만들다 실패하는 것까지 완벽하게 뜻대로 따라주지 않았지만.


엉망진창인 상황에 넋을 놓고 있느라 라자냐를 조금 태워먹었고, 간신히 빵정도만 평소처럼 구워낼 수 있었다.


“맛있어....”


구운 빵을 클로이가 집어 들며 무언의 말을 에드워드와 나누는 사이 아이 또한 빵을 집어 들어 입에 넣었다. 아무것도 발라지지 않은 빵이었지만 아이는 감동받은 듯이 중얼거렸고, 클로이와 에드워드는 눈으로 하던 대화를 멈추고 아이에게 집중했다.


“이거 발라먹어 볼래? 모퉁이 빵집이 딸기잼도 맛있게 하거든.”


클로이는 잼 뚜껑을 열고 조금 덜어 아이의 빵 위에 발라주었다. 한 입을 베어 물은 아이는 볼이 발그스레 해졌다.


“입에 맞니?”


에드워드가 묻자 아이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가 이리 만족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미안했다. 재료를 더 잘 준비해 둘걸, 라자냐만 일찍 꺼냈어도 맛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들이 에드워드 위로 점점 쌓여갔다.


우울해진 에드워드가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자, 아이는 나름 위로하고자 샌드위치를 그에게 건넸다.


“이것도 만든 거야?”


아이는 이미 벤자민의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은 듯 커다랗게 눈을 뜨고 있었다. 선물 받은 것이라 말하는 에드워드의 마음이 조금 묘했지만, 아이가 저리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이젠 상관없다 싶었다.


솔직히 아이가 준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문 순간 그럴만하다고 느낄만한 맛이었다. 맛있게 먹는 아이의 모습에 클로이와 에드워드도 조금씩 음식을 덜어먹기 시작했고, 여러 문제가 있지만 맛만큼은 제법 괜찮았기에 그들은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쳤다.


“따듯하다....”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었지만, 배는 부르고 집 안은 무척 포근했기에 세 사람은 소파에 늘어진 채 누워있었다.


“하암-”


아이는 슬슬 잠이 오는 듯 고개가 서서히 아래로 떨어지려 했다. 그 모습을 애정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던 에드워드는 무언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으로 갔다.


“아이야, 크리스마스 선물이란다.”


그는 포도사탕이 가득 담긴 병을 아이에게 주었다.


“이거 다.... 내... 거야?”


손안에 쥔 병을 이리저리 흔들어보던 아이는 그래도 몰려오는 잠을 참을 수 없는지 잔뜩 졸린 목소리로 물었다.


“다 네 거야. 마음껏 먹으렴.”


에드워드의 답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그새 잠이 들었다. 혹시라도 떨어뜨릴까 그는 아이의 손에서 병을 슬며시 들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아쉽게도 행복해하는 아이의 반응을 볼 순 없었지만, 새근새근 편안하게 잠이 든 모습에 에드워드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

.

.




“누군가 제로원을 데려가?”


황당해하는 카넬의 목소리에 그의 종들은 더욱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니다, 주인님. 유렌가도 저희도 아닌 제삼자가 그날 사건에 끼어든 것 같습니다.”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다지만, 유렌가가 아니라면 왜 그들을 공격해 아이를 데려오지 않았지?"


카넬의 눈이 아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가워졌다. 주인의 반응을 예상하긴 했지만, 훨씬 안 좋은 상태임을 눈치챈 종은 진땀을 빼며 설명을 덧붙였다.


카넬은 평소에 종들에게 상냥한 편이었지만, 한 번 심기를 거스르는 일이 생기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정도로 사람을 괴롭혔다.


“그들이었습니다. 주인님. 강도단을 괴멸시킨 탐정과 조수말입니다.”


종의 보고에 카넬은 화를 내지도, 종을 꾸짖지도 않았다. 의아함에 종이 주인의 심기를 파악하려 고개를 들자, 그저 순수하게 감탄한 카넬의 표정이 보였다.


“바몬 에드워드와... 켈리 클로이라 했나?”


“맞습니다. 총 3명이 있었는데 남은 한 명은 아직 추적 중에 있다고 합니다.”


카넬은 호기심이 들었다. 강도단을 경관에게 넘겼을 때까지는 우연이라 볼 법했다. 하지만 제로원을 데리고 간 것, 실험실을 파괴한 것은 절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들을 감시하되, 새로 들어온 정보가 있으면 바로 가지고 오도록 해라.”


그의 종들이 순종하며 문 밖을 나서자 카넬은 눈을 감고 고민했다. 이 정보가 어떻게 해야 가장 유용할지 천천히 가능성을 따져보았지만, 자꾸만 에드워드와 클로이라는 인물에 좀 더 관심이 갔다.


톡톡-


“.... 결정하기 전, 한 번 만나러 가볼까.”


몇 번인가 책상을 두드리던 그는, 뻗어가는 생각의 흐름과 함께 변덕스러운 기분이 불쑥 튀어나왔다. 제로원 또한 중요한 문제였지만 새로운 세력으로 대두 된 그들이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이제야 짙은 미소를 입가에 걸며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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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3) 24.04.17 9 1 12쪽
22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2) 24.04.16 10 0 11쪽
21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1) 24.04.15 10 0 11쪽
20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4) 24.04.14 13 0 11쪽
19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3) 24.04.13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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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0) 24.04.10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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