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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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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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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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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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5)

DUMMY

“..... 대답해. 여기 오지 말랬잖아.”


회귀 이후, 에드워드는 클로이를 제외하고는 어떤 사람이든, 집단이든, 가까이 지내지 않으려 했다. 배신자를 자각하게 되어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느라, 이미 인간관계에 있어 편안함보다 스트레스를 더 느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샬럿의 탈출이 연관되어 있어 더욱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여길 본격적으로 공격할 생각은 우리도 없었거든?! 그냥 혹시라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도와주고~ 필요 없다 싶으면 그냥 가려고 했지. 거 뭐냐. 계획이라는 게 A안이 있으면, B안도 있으면 좋잖아.”


기껏 도우러 온 대표는 서운했으나, 에드워드의 반응이 심상치 않기에 분위기를 풀고자 한 발 물러섰다.


“그래서, 실험실을 폭파하는 게 B안이냐?”


“아, 그래 말 잘했다! 근데 탐정 너도 너무한 거 아니냐? 어떻게 조수만 실험실에 혼자 보내서 사람들을 탈출시키라 그래? 거기 경비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자신이 없었다면 사람들을 탈출하려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 대표는 스스로를 변호했지만, 에드워드에게 통하지 않았다.


“...... 비밀통로.”


“응?”


“별장 안에 비밀통로가 있다고. 클로이가 실험실에서 입구를 막으면 숨겨져 있는 비밀통로로 사람들을 대피하게 할 생각이었어.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이지 않아도 되었단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방법에 할 말이 없어진 대표는 뻘쭘하게 입을 벙긋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정말로 대표가 도울 필요는 없었다.


“..... 아하하- 그런 줄은 몰랐네? 크흠...."


“에드, 대표가 없었으면 탈출하지 못했을 거야.”


난감함에 괜히 한쪽 발을 끌던 대표를 구한 것은 클로이였다. 그녀는 사람들을 구한다는 계획을 성공시키고 왔음에도 상당히 가라앉아 있었다. 실험실에서 본 장면들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라, 클로이는 입 안이 쓰게 느껴졌다.


"........."


경비로 위장해 실험실에 들어간 클로이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에드워드에게 상황을 듣기는 했지만 눈으로 보는 충격은 다른 것이라,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조심하십시오. 파편이 많아 다칠 수 있으니.”


별장 안은 무너질 것을 염두에 두고 대피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경비들은 성심성의껏 연구원을 모시고 있었다. 그에 반해 실험체로서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아무도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그들 또한 철장이 망가졌음에도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듯이 무력하게 앉아있을 뿐 실험실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거기- 저것 좀 잡아라.”


연구원이 모두 빠져나가며 부산스러운 분위기가 되자, 철장 안에 있던 한 소년이 경비의 시선을 피해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들키는 것은 금방이었고, 당황한 소년은 무작정 뛰다 클로이와 부딪혔다.


파악-


클로이는 아이를 보호하려 팔을 잡고 있었는데, 그녀가 움직이지 않고 멍하게 있자 다른 경비가 명령했다.


“그대로 감옥에 넣어놔. 아니면 즉결처분을 하던지. 지금 같은 난장판에 도망치기라도 하면 골치 아파진다.”


처음에 소년은 붙잡힌 뒤에도 포기하지 못한 채 나름 클로이를 때리고 있었는데, 다른 경비가 처분을 입에 올리자 새햐얗게 질려 움직임을 멈췄다.


저벅저벅-


경비로 위장했기에 의심받지 않으려 발걸음을 떼고 있었으나, 바닥에 발이 들러붙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실험실 안쪽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클로이는 점점 절망감이 들었다. 한 명 한 명과 눈이 마주칠수록 비밀통로를 열고 입구를 막는다고 한들, 이들이 자신의 발로 도망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설득시킬 수 있을까? 도망치자고, 벗어나야 한다고....’


무력감에 고개를 숙인 클로이는 소년과 눈이 마주쳤다. 두려움과 좌절이 섞인 소년의 눈동자에는 경비의 복장을 한 자신이 비치고 있었다. 그 작은 절망이 클로이가 이곳에 온 이유를 상기시켰고, 그녀는 스스로가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내가 먼저 포기하려 하다니, 무슨 겁쟁이 같은 짓을...! 이들이 도망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시도는 해봐야지. 적어도, 이 소년만큼은 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은 클로이가 소년을 놓으려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잡아챘다.


“이봐, 꾸물거리지 말고 움직여! 할 일 많잖아.”


“.......?”


클로이는 두 눈을 의심했다. 레지스탕스의 대표가 어째서인지 자신처럼 경비의 옷을 입고 여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드워드에게 전해 들은 것이 없기에 클로이가 당황하자 대표는 귓가에 속삭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 대피시킬 거지? 도와줄게.”


어떻게? 대표도 비밀통로를 알고 있나 싶어 말을 걸려 했지만 그녀는 어느새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눌렀다.


콰앙-!


“폭발이다! 빨리 밖으로 나가!”


“흠흠~ 손맛이 좋은데, 이번 것도 성능이 괜찮구만.”


눈이 살짝 돈 듯한 대표는 느긋하게 경비들이 입구 쪽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차례차례 다른 버튼들을 천천히 눌렀다. 시간차로 곳곳에서 폭음이 들려오며 별장 자체가 들썩거렸다.


“무너진다! 모두 밖으로 나와!”


몇몇 남아있던 이들마저 밖으로 뛰쳐나가자 대표는 뒤돌아서서 실험체인 이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두려움에 떨며 뭉쳐있을 뿐 일어서 있지조차 못했다.


“이봐, 당신들이 가진 공포를 내가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곳이 무너지더라도 남아있을 만큼 두렵다는 것 알겠어. 갑자기 등장한 우리를 믿을 수 없다는 것도. 그런데 이거 마지막 기회야.”


대표는 곳곳을 돌아다니며 혹시라도 잠긴 문이 있다면 훔친 열쇠로 문을 열어주고 외쳤다.


“나는 레지스탕스의 대표 리비티. 여기서 나가자, 내 이름을 걸고 당신들에게 약속하건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일도, 죽게 될 일도 없을 거야.”


대표는 품속에 두 가지 폭탄을 꺼내 하나는 앞쪽에 다른 하나는 별장 뒤쪽으로 던졌다. 앞쪽에서는 엄청난 굉음과 불이 붙었고, 뒤쪽은 작은 소리와 함께 사람하나 지나갈만한 구멍이 생겼다.


“조수, 이들이 숲에 들어갈 때까지만 엄호를 부탁해.”


클로이에게 붙잡혔던 소년은 어리벙벙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내 빤히 그녀를 쳐다보았다.


“여기서 나갈 수 있어?”


“그럼, 물론이지. 탈출을 도와주려고 이곳에 왔는 걸. 자, 어서 가보렴.”


그 말에 소년은 기쁘게 웃으며 그대로 뛰어나갔다. 대표가 가장 앞장서 별장에서 빠져나갔고, 뒤이어 소년이 나가자, 남아있던 사람들도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따라 나가기 시작했다.


“정말... 유렌가에게서 도망칠 수 있는 건가?”


“무서워,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사람들은 수군대며 불안을 표시하기는 했지만, 실험실 입구로 나오자 불이 퍼지고 있음을 알았고, 허둥지둥 소년이 나간 길을 따라 달렸다.


대부분의 경비들은 별장의 대문에 불이 붙어 그쪽에 치우쳐져 있었으나, 간혹 흩어져 있는 경비를 마주치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럴 때마다 사색이 되었지만, 클로이와 리비티가 순식간에 해치우는 모습을 보자 그제야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숲 속에서 작은 오솔길에 다다랐을 때, 몇몇의 레지스탕스가 다양한 마차를 숨겨놓은 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 사람들을 태운 마차들은 여러 방향으로 출발했고, 대략적으로 상황이 정리되었다. 여기까지만으로도 클로이는 고마웠으나 대표는 클로이에게 말까지 빌려주고 에드워드에게 가는 길을 함께 해줬다.


‘..... 나만 있었다면 어떻게 설득시켜야 할지 몰라 모두를 대피시키긴 어려웠을 거야.'


클로이가 짧은 설명과 함께 대표를 두둔하자, 그제야 에드워드는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물론 대표는 고맙다는 말도 없다며 투덜거리긴 했지만, 이 정도에서 만족하는 듯했다.


콰아앙-


세 사람의 대화가 마무리될 때쯤 어째서인지 다시 실험실 쪽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어, 저건 내가 한 거 아니다.”


순간 뜨끔했는지 대표는 빼꼼 고개를 내밀어 더욱 큰 불길이 올라오는 실험실을 내다봤다. 단번에 자신이 한 일이 아니다 부정했지만, 생각보다도 더 큰 불길에 그녀는 혹시 자신이 눌렀던 버튼 중에 하나가 지금 폭발한 것인지 기억을 더듬어봤다.


그 모습에 에드워드는 미심쩍은 시선을 거두지는 않았지만, 빚이 있다는 생각에 애써 대표의 말을 믿어주려 했다.


“실험실에 연구자들도 없고, 불까지 붙었으니 안에 있는 뭔가가 섞여 폭발한 거겠지.”


“그치? 흠흠, 나도 그렇게 생각해.”


‘허술해...’


처음에는 그래도 카리스마가 있었는데 어째 점점 달라지는 모습에 에드워드는 고개를 저으며 샬럿에게 가려고 했다.


“탐정, 잠깐만. 얘는 어떻게 해?”


“..... 너희가 조사할 거면 데려가.”


두 팔을 모두 다친 글린은 나무에 기댄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기회를 틈타 도망치려고도 했었으나 클로이가 시종일관 칼을 든 채 글린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웬일이야? 당장 여기서 죽이자고 길길이 날뛸 줄 알았는데.”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떠오르는 것이야 많았지만, 대표는 굳이 입밖에 내놓지 않는 현명함을 보이며 글린에게 다가갔다. 포박한 뒤 들쳐 매고 데려갈 생각인 듯, 그녀는 품에서 밧줄을 꺼냈다.


“자, 티시포네 나으리, 가시죠.”


“...... 지옥에 떨어질 것들! 감히! 유렌가에서 이 일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글린이 발악을 했으나, 그녀의 말에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짜증인 나긴 했지만 에드워드 또한 이런 말에 하나하나 반박해 주기 피곤한지라 그대로 무시했다. 대표만이 씨익 웃으며 ‘어쩌라고?’하는 표정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순간 글린은 자신이 고문하고 죽여 왔던 사람들을 떠올랐다.


‘그런 고통과 모욕을 받을 바에는.... 차라리!’


까득-


“어어-! 야!!”


“...... 죽었군.”


글린은 이빨 안에 숨겨두었던 약을 씹어 삼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드워드는 덤덤했지만, 클로이와 대표는 무척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


‘헨리란 놈이 이상한 거였나.... 광적인 복종은 여전하군.’


이것이 바로 에드워드가 알고 있던 티시포네의 충성심이었다. 가주에 대한 무조건적인 순종도 거슬렸지만, 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들이 티시포네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했다.


“그저 부하잖아. 대장급의 직급도 아닌 것 같은데.... 그럼에도 유렌가를 위해 이렇게 바로 죽음을 결심한다고?”


대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글린의 행동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잘 봐둬. 이것이 유렌가란 놈들이야.”


나직이 말을 끝낸 에드워드가 산을 내려가자 클로이는 금방 그 뒤를 따랐고, 대표는 복잡한 표정으로 글린을 쳐다보다 눈을 감겨주고는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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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6) 24.04.20 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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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4) 24.04.18 10 0 11쪽
23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3) 24.04.17 9 1 12쪽
22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2) 24.04.16 9 0 11쪽
21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1) 24.04.15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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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0) 24.04.10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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