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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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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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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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6)

DUMMY




“..... 하필....”


이튿날 아침, 두 사람은 새벽에 집에서 나와 서둘러 황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만큼은 집에 일찍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최근에 아이를 계속 집에 혼자 둔지라, 미안했던 에드워드가 저녁에 함께 외출하자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 잘 안 들리는 군, 에드워드경.”


급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에드워드는 황궁에 발을 디딘 순간 마주친 포르테가 반가울 리 없었다. 다만, 클로이가 그를 향해 웃고 있는 것을 보니, 어제 포르테와 클로이 사이에 그가 모르는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아닙니다, 전하. 어찌 이 아침부터 걸음 하셨습니까?”


“어제 클로이 경에게 모두 들었다네. 폐하께서 펜던트를 찾으라 하셨다면서?”


“그렇습니다, 전하. 그러니...”


“내가 도와줄 수 있다네.”


싱긋 웃으며 손을 내미는 레온에게 에드워드는 되려 팔짱을 꼈다.


“전하께서 훔쳐가셨습니까?”


대놓고 적대적인 에드워드의 태도에 포르테가 허, 하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틈에 낀 클로이는 에드워드를 나무랐다.


“에드, 그만해. 왜 이렇게 심술을 부리고 그래.”


“아니, 도움이 될지 의심이 되어 그렇지.”


에드워드가 포르테에게 들으라는 듯 투덜대자, 클로이는 엄한 얼굴을 하며 포르테가 온 이유를 설명했다.


“황녀님께서 펜던트에 얽힌 사연을 알고 계시대. 그래서 전하께서 오늘 뵐 수 있도록 약속을 잡아주셨어.”


“..... 카린 황녀님께서?”


믿기지 않다는 듯 에드워드는 되물었다. 여왕의 셋째 딸이자, 포르테의 어머니. 카린 황녀가 펜던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여왕 폐하가 낳으신 3명의 자식 중 가장 왕권과 떨어져 있기 때문인가?’


카린 황녀는 젊은 시절 스스로 왕위를 잇지 않겠다고 공표한 바 있었다. 세간에는 우애를 지키기 위해서라던지, 취미로 하던 예술에 푹 빠지셨다던지 여러 가지 추측이 있었으나 진실은 알 수 없었다.


“뭐, 보아하니 에드워드 경은 내 배려가 별로 마음에 안 드시나 보군.”


매몰차게 굴던 에드워드가 침묵하자, 포르테는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약속을 취소할 것처럼 짓궂게 굴었다. 이를 빌미로 에드워드에게 사과를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황녀님께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약속을 파기해도 상관없습니다.”


예상치 못한 그의 반응에 클로이와 포르테 모두 표정이 변했다.


당황함에 포르테의 눈썹이 삐뚤어지자, 에드워드는 좀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사실 황녀도 만나봐야 하는 용의자 중에 하나였으나 그는 되려 배짱을 부렸다.


“어차피 폐하께서 주신 명령은 펜던트를 찾으라는 것. 그에 대한 사연에는 관심 없습니다.”


“아니... 그... 아, 알았다고. 순순히 장난에 넘어가주면 덧나나. 하여튼 한마디도 안 져.”


에드워드 반응에 말문이 막힌 듯 포르테는 그제야 진심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누가 펜던트를 훔쳐갔는지 무척 호기심이 동한 상태였다. 어머니를 만나게 해주는 조건으로 진실을 찾으면 자신에게 알려 달라 할 생각이었으나 무참히 실패했다.


‘약속을 취소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어머니도 무척 만남을 고대하시는 것 같았는데 내가 좀 참는 수밖에.’


카린 황녀가 에드워드를 궁금해하는 이유는 포르테가 귀족에게 처음 호의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른 채, 포르테는 결국 에드워드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 부탁이니, 같이 가주게나.”


“전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어쩔 수 없지요.”


에드워드가 만족스럽다는 듯 입가에 호선을 그리자 포르테의 눈매가 사나워졌으나 그 정도에서 멈췄다.


‘....... 우리보다 어릴 텐데, 이겨먹으려고 잘하는 짓이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본 클로이는 유독 에드워드가 포르테에게만 저리 날카롭게 대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

.

.





“어머, 그대가 에드워드 경이군. 얘기 많이 들었네.”


세 사람은 카린 황녀의 응접실을 방문했다. 그녀는 이미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쳐놓은 채 먼저 차를 마시고 있었다.


“바쁘신 중에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황녀는 우아함과 다정함을 섞어 만들어놓은 조각과도 같았다. 포르테가 잘생긴 이유는 황녀에게서 그 모든 외형을 물려받았기 때문임이 분명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과일을 포크로 집어 베어무는 일상적인 모습조차 그토록 아름다울 수 없었다. 황녀는 포르테의 어머니로서 어린 나이가 아니었으나, 시간은 그녀에게서 젊음을 빼앗지 못한 듯했다.


“최근 황궁을 가장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 아니신가. 나야말로 이리 인사할 수 있어 참으로 즐겁군.”


에드워드가 황녀를 바라보며 관찰한 것처럼, 그녀도 동일했다. 입가에는 미소를 건 채, 빤히 쳐다보는 실례는 하지 않으면서도 보이는 행동을 통해 에드워드라는 사람을 예측해 갔다.


‘예의도 바르고, 무척 차분한 성격.... 무엇보다 진실을 꿰뚫어 볼 것 같은 눈이야.’


황녀는 안심이 되었는지 인사치레인 미소를 지우고 조금 더 활짝 웃어 보였다. 혹시라도 이상한 작자였다면 여왕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생각보다도 에드워드는 믿을만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오후에 약속이 있는지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금으로 조각된 펜던트를 말하는 것이 맞는가?”


“그렇습니다, 전하.”


펜던트에 대해 몇 가지를 더 물어본 황녀는 자신이 알고 있던 펜던트와 동일한 물건임을 확인했다.


“이건, 폐하께서 내게만 해준 얘기일세. 포르테도 처음 들어 볼 테지. 그러니 부디 밖에 새어나가지 않았으면 좋겠군.”


“명심하겠습니다. 전하.”


클로이 또한 침묵을 맹세하자, 황녀는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갔다.


“폐하께서는 내가 막냇자식이라 그런지 가끔 추억에 젖어 여러 이야기들을 해주곤 하셨네. 그때는 예법이 익숙지 않을 만큼 어린 나이였던지라 불쑥 폐하를 찾아가곤 했지.”


지금처럼 맑은 날씨가 아닌 유독 비가 오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우중충해진 기분에 무작정 여왕을 뵈러 갔을 때, 그녀는 웬일인지 응접실이 아닌 자신의 방으로 황녀를 들였다.


시녀들은 가벼운 차를 탁상 위에 놔주고는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날따라 여왕은 말이 많지 않았으나, 황녀는 재잘재잘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했다.


“이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느냐?”


“예, 어마마마.”


그러던 중 여왕은 황녀의 시선이 탁상 위에 작은 보석함으로 자꾸만 옮겨가는 것을 눈치챘다.


비가 와서 추억에 잠겼기 때문일까, 여왕은 황녀에게 작게 손짓했다. 그 제스처가 무슨 의미인지 아는 황녀는 눈을 빛내며 의자에서 내려와 쪼르르 여왕에게 다가갔다.


“읏차-! 자, 구경해 보렴.”


여왕은 황녀를 들어 무릎에 앉치고는 보석함을 열어 안에 든 것을 손에 쥐어주었다. 이리저리 펜던트를 구경하던 황녀는 손쉽게 버튼을 눌렀고, 그 안의 사진을 보았다.


“어마마마, 이 소녀는 누군가요?”


“후후, 글쎄 누구 일까나?”


그날 여왕은 정답을 알려주지 않았지만, 자신과 무척 닮아 있다는 것은 황녀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았다. 나중에서야 황녀는 초상화나 기록들을 보다가 그 사진이 여왕의 어릴 적 모습임을 알게 되었다.


“카린, 너는 꼭 황실에 휘둘리지 말고 살아가려무나.”


중얼거리는 여왕의 말이 대답을 바라지 않는 조언임을 용케 황녀는 알아챘다.


황녀가 조용히 펜던트에 그저 집중하고 있자, 여왕은 몇 마디 말을 덧붙였다. 어차피 아이니, 이런 대화들은 쉽게 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건 오래전, 짐이 기사에게 선물해 줬던 물건이란다. 참으로 충직하고, 마음 둘 곳 없는 황실에서 유일하게 버팀목이 되었던 자였지.”


행복했던, 시간이었어. 마지막 말은 아주 작았기에 황녀만이 간신히 들었다. 카린은 무척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여왕의 목소리가 너무 슬퍼 보여 더 이상 아무 말도 물을 수 없었다.


이 짧았던 때가 지나간 뒤, 지금까지도 카린은 펜던트를 다시 볼 수 없었고 여왕 또한 대화 화제로 꺼내지 않았다.


한참 뒤에야 야사처럼 여왕이 황녀였던 시절, 사랑한 기사가 있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지만 그녀는 애써 무시했다.


“..... 여기까지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일세.”


카린 황녀의 말이 끝나자, 아무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렇게 엄청난 이야기일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전하, 외람되오나 제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신 이유가 따로 있으신지요.”


직설적인 에드워드의 말에 카린 황녀는 그의 무례를 지적하기보다도 창밖을 바라봤다. 환한 태양이 하늘에 떠 황궁의 내부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그러게 말일세. 나도 잘 모르겠군.”


황녀는 차 한 모금을 마셨다가 그들을 찬찬히 바라봤다.


“진심일세. 그저 이야기를 털어놓고 가벼워지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이 얘기를 부정당하길 원하는 걸까? 어릴 적에는 폐하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지. 아바마마께서 살아 계신데 그런 얘기를 어린 나에게 했다는 것이 말일세.”


마치 독백이라도 하는 것처럼, 황녀는 말을 쏟아냈다. 그녀가 예술 평론가로서 일하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포르테는 종종 보아왔던 어머니의 습관이었다.


“하지만 나도 자식을 낳고, 지금의 나이가 되어 돌이켜보니 세간에서 말하는 첫사랑 얘기 정도로 치부될 일이라고 생각하네. 폐하께서 아직 결혼하시기 전, 황녀일 적 이야기니 말일세. 다만....”


생각하던 바를 가감 없이 말하던 황녀는 에드워드와 눈을 마주쳤다.


“의미, 의미라. 에드워드 경. 어쩌면 나는 펜던트와 관련된 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가 보군.”


황녀는 스스로 결론을 내렸는지 이제야 다시 웃음을 지었다. 마침내 도달한 황녀의 진심이었으나, 에드워드는 쉽사리 펜던트에 대한 얘기를 모두 전해드리겠다 말할 수 없었다. 아무리 황녀가 궁금하다고 한들, 이것은 여왕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 고요를 황녀 또한 이해했는지 에드워드가 거절의 말을 꺼내기 전에 곧바로 덧붙였다.


“에드워드 경, 내게 모든 것을 알려달라는 것은 아닐세. 폐하께서 내린 명령이 어찌 내 호기심보다 위에 있을 수 있겠나.”


어젯밤 황태자와는 달리 황녀의 말에는 다른 의미가 있지 않았다.


“그대가 이 사건을 해결한 뒤 전해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고맙겠지만,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좋네. 이건 명령이 아닌, 단순한 권유야. 마치 지금 테이블 위에 있는 각설탕 하나를 집어 달라는 정도의 부탁이지.”


혹시나 에드워드가 자신의 말뜻을 오해할까 봐 황녀는 여러 말을 더했다.


아무리 후계자가 아닌 들 자신도 황녀인지라 명령이 아니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조심하려고 늘 주의하나, 이렇게 생각지도 못하게 말이 튀어나오는 때가 있었다.


“전하, 아량을 베풀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사건이 끝난 뒤,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다행히도 에드워드는 황녀의 말을 제대로 받아들였다. 무사히 대화가 마무리되자 황녀는 포르테를 보며 말했다.


“포르테, 괜찮니?”


“네, 어머니. 저는 괜찮습니다.”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그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어머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데다가 여왕에 대한 야사는 자신도 접한 적이 있기에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니었다.


“그보다 오늘 미술관에 약속이 있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일부러 시계로 시선을 옮기며 포르테는 언급되었던 약속을 다시 꺼냈다.


“그렇지. 오늘 메리랑 보기로 했단다.”


황녀는 꽤나 기대했던 약속이었는지 얼핏 보기에도 들떠 보였다. 중요한 얘기를 모두 들었으니 바쁠 두 사람을 위해 만남을 끝내려는 포르테의 시도를 황녀는 바로 알아챘다.


“이만, 자리를 파하는 것이 어떤가? 정말 흥미로운 시간이었네.”


다정하게 황녀가 헤어짐을 말하자, 에드워드와 클로이는 인사를 올린 뒤 방 밖으로 나갔다. 복도는 여전히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어 눈이 부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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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6) 24.05.07 7 0 11쪽
42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5) 24.05.06 8 0 11쪽
41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4) 24.05.05 7 0 11쪽
4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3) 24.05.04 9 0 12쪽
3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2) 24.05.03 8 0 11쪽
3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1) 24.05.02 10 0 11쪽
3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0) 24.05.01 7 0 11쪽
3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9) 24.04.30 10 0 12쪽
3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8) 24.04.29 9 0 12쪽
34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7) 24.04.28 7 0 11쪽
»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6) 24.04.27 8 0 12쪽
32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5) 24.04.26 10 0 14쪽
31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4) 24.04.25 10 0 12쪽
3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3) 24.04.24 10 0 11쪽
2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 24.04.23 10 0 11쪽
2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 24.04.22 11 0 11쪽
27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7) 24.04.21 12 0 11쪽
26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6) 24.04.20 10 0 12쪽
25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5) 24.04.19 9 0 11쪽
24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4) 24.04.18 10 0 11쪽
23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3) 24.04.17 9 1 12쪽
22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2) 24.04.16 9 0 11쪽
21 case 3 : 릴로 남작령 폭발 사건 (1) 24.04.15 10 0 11쪽
20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4) 24.04.14 12 0 11쪽
19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3) 24.04.13 11 0 12쪽
18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2) 24.04.12 12 0 12쪽
17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1) 24.04.11 11 0 11쪽
16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0) 24.04.10 9 0 11쪽
15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9) 24.04.09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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