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중·단편

공모전참가작 새글

수천권
그림/삽화
수천권
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9 19:05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13,761
추천수 :
243
글자수 :
319,700

작성
24.06.26 14:32
조회
169
추천
3
글자
12쪽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DUMMY


현무성의 비밀 분타로 돌아온 민혁과 서연은 걱정하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군웅들에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고 황제의 성도행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마교의 황제 습격은 확실했다. 다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는 알 수가 없었다. 민혁은 결국 모든 화살은 마지막에 황제로 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진호충에게 절반의 항마대를 이끌고 황제 습격과 동시에  모든 고수가 빠져 나간 음양사를 공격해 어린 내시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죽이라고 했다.


또한 태 태감을 반듯이 죽이고 청부살인의 대가로 지불 한 황금도 회수해 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음으로 남궁화에게  황태자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황제 유고시 황태자를 확보한 자가  권력을 손아귀에 움켜쥐므로 사태가 여의치 않을 경우 납치라도 해서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봉황성의 고수 열 명을 세가로 보냈다.


마지막으로 누구보다도 먼저, 싸움의 시작을 빨리 알기 위해  천리비응을 다를 줄 아는 봉황과 현무의 장로들께 추적과 연락을 부탁하고 나머지 군웅들은 황궁 근처에 집결해 있기로 하였다.


황제가 성도로  출발한지 이틀 후. 황제의 적통 장자이자 유일한 아들인 황태자가 머무는 태자궁은 경비가 더욱 강화되었다.


난초를 좋아하는 태자비는 이곳에 수 십 종의 난초를 심어 사시사철 난초 향을 뿜어내게 했다. 가고 있는 봄의 끝자락을 붙잡듯 난 은 오래도 어김없이 일제히 봉우리 터트렸다. 그 사이를 화려한 궁장의 여인과 평복을 입은 여인이 난향을 맡으며 내전을 향해 나란히 걷고 있다.


궁장을 한 여인 태자비가 말했다.


"남궁낭자. 황태자께서는 어릴 때부터 손발이 차가운 냉증에 시달리셨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보내주신 영약을 드신 후 냉증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몸에 열기가 날 정도로 좋아지셨다며 아주 흡족해 하십니다.


사실 그 영약을 드신 후 자주 저를 찾아오신 탓인지 사흘 전 어의가 제가 수태를 하였다고 말해 주더군요."


남궁화는 고개를 숙이며 "감축 드립니다. 마마"


"남궁 낭자~. 사실 제가 낭자를 이렇게 청한 것도 태자 전하께서 그 영약에 대해 물으실 것이 있다고 해서입니다. 어서 태자님을 뵈러 들어갑시다."


"네.  마마 "


태자궁의 내전 처소에 들자 태자는 읽던 책을 덮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잠시 환담을 나눈 후 태자가 물었다.


"지난번에 낭자의 아버님이 전해 주신 영약은 오직 낭자만이 얻을 수 있다 하여 이렇게 불렀소. 도대체 그 영약이 어떤 것이기에 이렇게 효과가 좋은 것이오?"


"네. 전하. 그것은 500년을 산다는 서하국에 사는 극락조가 낳은 알로 만든 열화신단입니다. 무림인들은 내공 증진을 위해서 신단을 얻으려 목숨까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럼 그 신단을 내가 더 얻을 수 있겠소?  다른 영약들도 많이 먹어 보았지만 그것이 나에게 아주 잘 듣는 것 같소."


"네. 가능합니다. 다만 태자 전하께서는 무공심법을 익히지 않으셔서 일 년에 한 알 이상 드시면 몸 안에 양기가 지나치게 쌓여 오히려 화가 됩니다.


그러나 그 약에 맞는 무공심법을 익히신다면 얼마든지 드실 수 있고 몸은 양기로 가득 차 무병장수 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전하께서 원하신다면 제가 그 심법을 전수해 드릴 수 있습니다. "



태자는 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배울 수 있는 것이요?"



"무공심법은 한 달 정도만 배우시면 그 후에는 혼자서도 가능합니다. 그 심법은 몸을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바르게 만들어 평소에도 잡념 없이 늘 광명정대한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그 무공심법을 배우고 싶소.  그런데 낭자는 그 귀한 신단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 것이오?"


잠시 망설이던 남궁화는


"제 남편은 무림인 입니다. 얼마 전 사막의 땅에 있는 천축사에서 백 년에 한 번 알을 낳으러 온 극락조의 알을 채취해 신단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낭자의 부군은 누구인데 그리 무공이 출중하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뜸을 들인 후 남궁화가 대답했다.


"현무성의 성주인 ‘성 민혁’이라 합니다."


황태자는 깜짝 놀라며


"내 비록 궁 안에 갇혀  새장 속의 새처럼 살고 있지만 현무성이 나의 어머님과 형님 그리고 외숙부들을 죽인 역적인 것은 알고 있소. 어찌 그런 역적과 내통한단 말이오?"


남궁화는 침착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태자 전하. 혹시 전 시황제 폐하의 후궁 마마이셨던 화수빈 요화공주를 아시나요? "


"물론 잘 알고 있소. 내 어릴 적부터 화수빈 마마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이 많이 있었소. 그러나 그분은 현무성이 일으킨 계화의 난 때 돌아가셨소."



"태자 전하, 외람된 말씀이오나 그분은 지금 살아 계시며 천태사에 머물고 계십니다. 만약 전하께서 계화의 난과 어머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면 제가 모셔올 수 있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던 황태자는


"좋소! 내가 아버님에 대한 불충이라 여겨지지만 진실을 알고 싶소. 화수빈 마마를 데려오시오. 만약 지금 그 말이 거짓이라면 그대의 집안을 대역죄로 다스릴 것이오. "



다음날 저녁 해가 진 후, 남궁세가의 깃발을 단 마차가 매우 이례적으로 태자궁의 안까지 들어갔다.

그 마차에서 내린 남궁화와 면사로 얼굴을 가린 궁장 미부가 태자의 처소로 향했다.


그날 밤, 황태자의 어머니와 형님 그리고 외삼촌을 몰살시킨 ‘계화의 난’에 대한 비밀이 황궁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 @ @ @ @



자신의 권위와 효심을 드러내기 위한 황제의 성도행은 화려하고 거대했다.


이만의 황군이 호위를 하고 암살을 막기 위해 같은 크기의 마차 일곱 대가 준비되었다. 마차는 다섯 개의 마차를 서로 이어 만들어진 거대한 마차로 스물여덟 필의 말이 끌었다.


맨 앞의 궁전 취악대는 황제의 위대함을 연주했고 수백 명의 궁녀들이 시중을 들었다. 또한 수십 명의 후궁들이 황제의 잠자리를 위해 이불과 베게가 되어 주었다.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긴 행렬은 황궁을 떠나 열흘이 되었을 때, 금화산 밑의 거대한 초원인 안평전에 도착했다.


원래 안평전은 갈대가 무성한 평야였다. 갈대밭에는 기러기를 비롯해 많은 철새들이 알을 품고 쉬어가는 곳이었지만 황제의 암습을 막기 위해 모든 갈대는 불태워져 검은 재가 뿌려진 시커먼 들판으로 변해있었다.


안평전은 워낙 넓어 해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듯 했다.


하늘마저 넓어진 탓에 붉은 노을의 화려한 춤사위는 무대의 맨 앞에서 바라보듯 많은 사람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 아름다운 노을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는 갈망의 무게 탓인지 결국 노을은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고 어둠은 내려와 대지를 옴짝달싹 못하게 덮었다.


그 어둠 속에서 살인은 노을처럼 붉은 피를 안평전의 검은 재위에 흩뿌리며 잔인하게 시작되었다.


잘려진 팔다리는 주인을 찾아 펄떡거리다 지쳐 쓰러졌고 붉은 피는 방울방울 떨어져 검은 재속에서 붉은 꽃으로 피어났다.


암흑 속의 안평전에는 수 만발의  화살과 석궁이 적과 아군의 구별 없이 몸통을 뚫었고 창은 부러졌으며 검은 조각났다.


어둠과 함께 시작된 살육은  축시가 되어도 끝날 줄을 몰랐다. 죽이려는 자와 죽지 않으려는 자의비명 소리는 어둠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여명이 시작될 즈음 전투가 끝이 났다.


핏물에 적셔진 대지는 외쳤다.


'소수의 권력욕 때문에 누구의 아버지고 아들인 무고한 생명이 피 칠을 한 채 자신의 몸 위에 나뒹군다는 것은 신의 섭리가 아니다.’ 라고 대지는 절규를 토했다.


태양은 떠오르다 대지 위에 펼쳐진 참혹함에 구름을 불러 눈을 가렸고 새들도 둥지에 숨어 알을 깊숙이 품에 안았다.


그러나 마인들은 웃고 있었다.


질퍽한 붉은 대지 위에 신이 된 듯 우뚝 서 있었다.


눈부시게 빛나던 마차의 흰색 휘장은 붉은 물감이 뿌려진 듯 붉게 변했고 주위에는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간 시체뿐이다.


그 주위로 살아남은 마교의 수하들이 몰려들었다.


금화산의 중턱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마교 교주와 그의 호의무사 그리고 장 내관이다.


교주의 입가에 흐믓한 미소가 번질 때  마차를 둘러싼 마교 무사가 마차들의 휘장을 젖히려는 순간 마차가 화산이 터지듯 연쇄적으로 대폭발을 일으켰다.


산산조각 난 마차는 주변에 있는 마인과 흑의무사를 휩쓸었고 그 폭발에 의해 주변 십 여장까지 커다란 웅덩이가 생겼다.



마차의 폭발음이 금화산의 지축을 흔들고 마교 교주의 놀란 눈이 튀어나오려는 순간, 장내관은 재빨리 손을 뻗어 마교 교주의 명문혈을 짚고 소매에서 쏟아진 수십 개의 금침으로 모든 혈맥을 박아 교주의 무공을 무력화시켰다.


그와 동시에 막 떠오르는 태양빛 속에서 무지개가 피어나듯 수십 개의 빛줄기가 소리 없이 교주의 호위무사인 금검대를 덮쳐 갔다.


금검대의 무공은 뛰어났으나 중과부적이었다.


한 명의 금검대에 십여 명의 극락전과 음양사 고수들이 덮쳤고 대폭발에 전의를 상실한 금검대는 손발이 느려지며 마침내 하나 둘씩 쓰러졌다.



@ @ @ @ @



민혁에게 안평전의 급보가 날아들었다.


황제의 행차는 함정이었고 그 상대는 마교였으며 마교가 전멸되었다는 것이었다. 또한 교주가 납치되어 끌려갔다는 소식도 들어왔다.


며칠 후 그들을 추적하던 장로들로부터 소식이 전해졌다. 그들은 장안의 황궁 근처 원각사로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원각사는  전대 황제의 내시들 중 권력을 누렸던 환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황궁의 비밀 유지를 위해 죽을 때까지 갇혀 지내는 유배의 땅이다.


다음 날 색다른 보고가 들어왔다. 원각사로 한 궁장의 노부인이 끌려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접한 순간 민혁은 다급하게 군웅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제 생각에 마교 교주와 궁장 부인의 납치는 섭혼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음양사에서 마교 교주의 어머니인 요화 공주를 이용해 교주의 섭혼술을  갈취하려는 것 같습니다.


장내관은 소림사를 칠 때 마인과 섭혼술의 위력을 보았기에 더욱 더 심증이 갑니다. 만약 섭혼술을  익힌 자가 황궁으로 들어간다면 황제를 손에 쥔 내관들의 손아귀에 천하는 놀아날 것입니다.


이 사술은 무림 최고의 사술이며 이를 아는 사람은 모조리 죽이라는 사조님의 당부가 계셨습니다. 이제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지금 요화부인이 원각사로 끌려갔다는 것은 그곳에 마교 교주가 잡혀 있다는 것이고 어쩌면 황제도 그곳에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것은 화급을 다투는 일입니다. 아마 원각사에  놈들의 모든 전력이 숨어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우리 또한 모든 전력을 동원 할 것입니다. 이번 싸움이 무림의 존망이 달린 마지막 전투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당부 드리니 섭혼술은 절대로 유출되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유출된다면 우리 봉황성과 현무성은 무림에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 될 테니까요.


인정을 거두시고 모든 내시들을 죽여 살인멸구를 해야만 합니다."



민혁의 결연한 말에 모두들 숙연해진 채 비장한 각오로 원각사를 향해 출발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림의 수레바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11 2 9쪽
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4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4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5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4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9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6 3 10쪽
»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70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8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6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61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8 4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80 4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6 4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73 4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6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82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5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7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8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5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8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8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8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8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5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8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