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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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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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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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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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음절맥

DUMMY

빙궁에서의 신혼은 꿈속의 꿈처럼 흘러갔다. 밤이면 천지합일 신공 수련을 열심히 했고 낮에는 천리 비응과의 교감을 위해 노력했다.


어느날 밤 합일신공 수련을 끝낸 후 냉서연이 민혁의 품안에서 물었다.


" 아들과 딸 중에서 누가 더 좋은가요? "


민혁은 뜬금없는 서연의 질문에 놀라서 물었다.


" 부인, 수태하였소?"


서연은 웃으며


"아직 알 수 있을 때가 아닙니다. 다만 할머니께서 가문의 번영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우리 빙궁의 여인들은 음공을 수련 한 탓에 대부분 딸을 낳고 아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빙궁에서 결혼한 여인중 아들을 낳으려고 무공을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답니다. 제가 더이상 빙정을 이용한 수련을 하지 않는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부인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그러자 서연의 입꼬리가 올라가며


"그게 무슨 뜻이죠? 벌써 숨겨 놓은 여자라도 있나요?"


"아니, 그런 뜻은 아니고...!"


"아무튼 저는 꼭 아들을 낳을 것입니다. 설사 무공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


순간 민혁은 아직 복수가 끝나지 않아 서연에게 아직 말 못하고 있는 첫 여인인 매설향이 떠올랐다. 여자의 마음도 모르고 말재주도 없는 민혁은 난감해졌다.




빙궁에 도착한 지 20여 일이 지난 후, 빙궁과 봉황 그리고 현무성의 고수들이 소규모로 나뉘어 중원 진입을 은밀하게 시작했다.


민혁도 천축사와 남궁세가와의 약속을 위해 천리 비응을 이용해 먼저 천축사로 향했다. 천리 비응은 날개의 길이가 일장에 이르고 야크를 발톱으로 찍어 하늘을 날 수 있는 괴조였다.


민혁은 천축사에 도착해 주지스님을 찾았다.


신임주지인 무한스님은 은인을 대하듯 극진하게 맞아 주었다.


"성주님! 천축사의 겁난을 막이주시고 열화신단을 만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승님께서도 신단 제조 후 펀안하게 입적하셨습니다. 그리고 스승님께서 신단 오십 알과 이것을 성주님께 남기셨습니다"


민혁이 바라보니 12개의 나무 구슬로 만들어진 작은 염주였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길 이 염주는 훗날 6대 성주님이 되실 분한테 아주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민혁은 경건한 합장으로 돌아가신 주지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무한 스님에게 감사를 표한 후 천축사를 떠났다.


민혁은 남궁세가 근처에 있는 우타이산 정상까지 천리비응 덕에 단 이틀 만에 도착했다.




남궁세가는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세가답게 그 크기와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넓이로만 따지면 황실 못지않은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었다.


세가 주변은 왕부의 황군들이 포위하여 지키고 있었다.


해가 지평선 너머로 빠지고 어둠이 활개를 치기 시작하자 민혁은 몸을 최대한 뽑아 올려 담장을 넘은 후 능공허도의 신법으로 내원의 어느 전각의 지붕 위에 어둠처럼 내려 앉았다.


거인성을 통해 남궁화의 거처를 이미 알고 있는 민혁은 지붕에서 거인성에게 전음을 보냈다. 기다렸다는 듯 즉각 응답이 돌아왔다.


<주인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원 쪽 봉창을 통해 들어오십시오.>



방안을 들어온 민혁의 눈에 무릎을 꿇고 있는 거인성과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남궁화가 들어왔다.


그녀는 꺼져가는 촛불처럼 이미 절맥의 막바지에 다다른 듯 몸은 물론 얼굴까지 비틀려 있었다.


그녀는 말도 하기 힘든 듯 더듬더듬 겨우 입을 열었다.


"동정호에서 은혜를 입은 몸이 맨발로 뛰어나가 대협을 맞이해야 하나 제 몸이 이러하니 용서해 주세요. 혹시 공자님께서 열화신단을 가지고 이곳까지 먼 길을 오셨다면 저는 이미 가망이 없는 듯 하니 거두어 주십시요"



민혁은 측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가지고 왔습니다. 하지만 낭자의 말대로 이것을 복용한다고 해도 잠시 동안 시간은 벌 수 있지만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괜찮다면 제가 낭자를 치료해 볼까 합니다."


기다리던 소리를 들은 거인성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남궁화의 파리한 입술에서는 엷은 미소가 번졌다.


남궁화가 조용히 거인성에게 명령했다.


"너는 지하실의 문을 열고 놓고 물러 가거라 "


거인성이 침대 모서리를 돌리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왔다.


거인성이 나가고 단 둘만이 있게 되자 남궁화가 부끄러운 듯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저를 안고 저 안으로 옮겨주세요." 하는 얼굴에 홍조가 떠올랐다.


지하 밀실은 적의 습격에 대비하여 만든 듯 또 하나의 작은 거실이었다. 침대 위에 눕혀진 그녀는 민혁에게 물었다.


"공자님, 혹시 구음절맥 치료를 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닙니다. 다만 제가 얼마 전 양과 음의 조화를 통해 천지 합일 신공을 이루었습니다. 그때 양으로 음을 다스리는 심법을 깨달았습니다. 그 천지합일 심법을 이용하여 낭자의 절맥에 뭉쳐있는 음기를 저의 양기로 다스려 없앤다면 구음절맥은 치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남궁화는 잠시 망설이더니 결심을 한 듯 벼게 밑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내밀었다.


"이것이 구음 절맥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한번 읽어봐 주세요."


신중하게 책을 내용을 다 읽고 난 후 남궁화를 쳐다보자 그녀의 창백했던 얼굴은 붉은 홍시로 변했다.


그 책의 내용은 냉서연과 이미 한적이 있는 합궁을 통해 절맥을 치료하는 방법이었다.


민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제가 치료하려는 방법은 고통이 따르고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합궁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남궁화는 알 듯 모를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민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럼 지금부터 치료를 시작하겠습니다. 수혈을 짚을 것이니 편하게 누우십시요".


그녀는 곧 풀어헤쳐질 자신의 옷고름을 꽉 움켜쥔 채 두 눈을 꼭 감았다. 수혈을 짚은 민혁이 그녀의 모든 옷을 벗기기 시작하자 드러난 그녀의 알몸은 참혹했다. 죽음이 코 앞에 닥친 노인처럼 살과 피부가 분리 된 듯 심하게 쭈글쭈글했고 팔과 다리는 물론 온몸이 뒤틀려 있었다.


민혁이 진맥을 해보니 그녀의 모든 혈과 경맥은 머리의 백회혈부터 발바닥에 있는 용천혈까지 모두 음기가 막고 있었다. 심지어 단전과 중극까지 막고 있어 이대로 가면 열흘도 더 살기 힘든 상황이었다.



민혁은 모든 뼈의 마디를 꺽어 분리시키고 혈맥은 물론, 십이 경락까지 모두 끊어 버리자 그녀는 워낙 심한 고통에 혼절과 깨어나기를 반복했다. 그는 아직 몸에 남아 있는 이 갑자가 넘는 양기로 추궁과혈 수법을 이용해 그녀의 몸 안에 있는 음기를 태워버리기 시작했다.


극양의 현무신공에서 나오는 열기가 음기를 태우고 일부는 피부 밖으로 밀어내기 시작하자 그녀의 피부는 부서져 피부 속 붉은 혈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음기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혈을 통해 서서히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추궁 과열은 하루가 지나도록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고통 속에서 혼절을 거듭하던 그녀는 몸 안의 음기가 모두 빠져나가고 혈맥이 뚫려 혈기가 조금씩 돌기 시작하자 온몸에 퍼져있던 시커먼 멍자국들이 사라지며 평온해졌다. 그런데 혈맥이 뚫리고 혈기가 돌기 시작하자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녀의 몸이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극양의 진기가 온몸에서 화산의 분출물처럼 솟구치기 시작했다. 민혁은 당황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순간 민혁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혹시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음기를 제거하기 위해 먹은 극양의 영단과 영물들 때문이 아닐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들에 혈맥이 뚫리자 이제 그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러했다. 대륙 제일 갑부의 무남독녀인 그녀는 오 백년 묵은 하수오를 비롯해 천년 설삼, 만년 태양선삼, 공천석유와 백무기의 내단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전설적인 영약을 이미 20년간 매일같이 먹어 그녀의 몸은 영단이 쌓여 있는 기물로 변해있었다.


순식간에 그녀의 몸은 자신마저 태워버리려는 듯 모든 혈맥이 폭발하려 했다. 민혁은 자신의 옷까지 태울 듯 한 열기를 보는 순간 다급하져 합궁을 시작했다.



그리고 천지합일 신공에서 음기만을 뽑아내 그녀의 몸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양기는 사갑자에 이른 민혁의 음기와 맞 먹을 만큼 강했다. 민혁은 그녀와 밀착된 몸과 양물을 통해 폭포수 같은 음기를 쏟아냈다.



그녀의 몸에 우박처럼 퍼부어진 음기는 순식간에 증발했다. 남궁화의 몸 안에서 뿜어내는 양기는 한겨울 장작불 처럼 타올랐다. 그녀의 양기와 민혁의 음기는 주변을 태우고 얼리기를 반복했다.


양과 음은 격렬하여 고통도 환희도 느낄 수 없었다. 하늘은 으르렁거리고 땅은 용트림을 했다. 격렬한 합궁은 두 시진 넘게 지속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몸에서 '우-드득' 하며 뼈가 맞춰지는 소리가 퍼져 나오며 환골탈태를 하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들으며 탈진 상태에 이른 민혁의 눈에 흰 구름이 가물가물 흘러가고 기절하 듯 깊은 수면에 빠져들었다. 아슬아슬했다. 둘 다 주화입마에 빠질 뻔 했다. 민혁은 해가 중천에 뜬 것도 알 수 없는 지하 석실에서 다음날이 되서야 깨어났다.


고개를 돌려 방을 돌아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그런 자신은 알몸이었다.


그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자님 옆에 있는 의복을 걸치시고 올라오세요. "


민혁은 순간 당황했지만 치료가 성공했다는 사실에 기분은 당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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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3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3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7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3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6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6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4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8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4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5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2 3 14쪽
» 구음절맥 24.06.13 169 3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2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79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1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5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6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2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6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4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6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6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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