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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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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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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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화 난의 비밀

DUMMY

민혁은 해안선을 따라 북동진을 하면서 동쪽에 있는 통일 전 칠 왕국 시절의 연 나라의 수도였던 사리홀로 향했다.


사리홀에 도착한 민혁은 외곽에 위치한 음양사로 향했다. 음양사는 공공기관으로 왕궁과 황궁에 내시를 공급하는 곳으로 그 역사는 시작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다고 한다.



며칠 동안 내렸던 비로 인해 길이 진흙탕이 되어 우마차가 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젖어있었다.


평범한 상인으로 분장한 민혁은 등에는 봇짐을 메고 초립을 쓴 채 주변을 감시하기 위해 천리지청술을 발휘하며 음양사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귀에 솔깃한 소리가 들려왔다.


<황 내관님, 무슨 일로 태 태감께서 우리를 오라고 하신 걸까요? >



황 내관이라 불리는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글쎄 나도 확실히는 모르겠어 . 우선 황궁의 분위기를 직접 듣고 싶으신 것이고 아마 우리에게 비밀 지령을 내리실 모양일세. 중요한 전갈은 전서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사람을 통해 하시거든 아무튼 비가 와서 늦어졌으니 어서 빨리 가세.>>




민혁은 초립을 올려 저 멀리 앞서가는 그들을 보았다. 고급스러운 청삼에 죽립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진흙탕 위로 걸어가는데도 신발과 장삼 자락에 흙 하나 물 한 방울 묻지 않았다.


민혁은 놀랐다. 저 정도 무예라면 황제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시중을 두는 내관으로서 언제든지 황제를 죽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두 내관이 음양사로 들어가자 근처의 가장 무성한 나무 위로 올라가 잠행술을 발휘하여 시야를 차단하고 천리지청술 펼치자 오래지않아 황내관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 태 태감님! 오랜만에 문안 드립니다. 날씨 탓에 수레가 아직 도착하지 못해 태 태감님께 선물을 올리지 못한 걸 이해해 주십시오."



수염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에 쥐 눈을 한 팔 십대의 노인이 태사의에 꾸부정하게 앉아 있었다.


"알았다 어서 가까이 와 앉거라. 그래 요즘 황제의 행동거지가 어떠한가?"



질문을 받은 황 내관은 '휴~~' 하는 한숨을 내쉰 뒤


"요즘 황제는 점점 무도하고 흉폭 해지고 있습니다. 제가 오기 며칠 전 어린 환관을 대변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발로 차서 죽였습니다. 또한 황제는 여색에 깊이 빠져 정사는 먼 뒷전입니다."


태 태감도 한숨을 쉬며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 다급하게 물었다.


"황제가 원래 포악하기는 했어도 판단력은 있었는데 그렇게 변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악몽 속에서 사는 듯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황제의 수라상은 이백여 가지의 요리들로 이루어지는데 기미를 한 모든 음식인데도 독이 들었을까 두려워 그 중 일부만 먹습니다.


또한 좋아하는 음식을 알까 두려워 식사는 극소수만 시중을 들게 하며 식사가 끝난 후에는 음식을 모두 섞은 후 내관들을 불러 먹입니다. 혹 자신이 먹지 않은 음식에 독이 들어있었나 우리에게 먹여 검사하는 것이죠.


심지어 후궁들과 잠자리를 할 때도 마음 편히 못합니다. 황제는 매일 밤 적게는 일곱 명, 많게는 이십 명의 후궁들을 밤마다 들이라고 합니다.


목욕을 끝낸 후궁들은 몸 안 깊숙한 곳까지 흉기가 있나 검사를 한 후, 알몸으로 이불에 둘둘 쌓여 침실로 들여집니다.


암살을 두려워한 황제는 만약 잘못하여 머리 장신구나 끈 하나라도 발각되면 그 후궁은 참형에 처합니다.


이런 현상은 수년 전 황제가 유일하게 단 둘이서만 밤을 보내는 나이를 가늠 하기 힘든 미녀가 자진 소동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럴 경우 당연히 참형에 처해지는데 그녀는 단지 천태사로 쫓겨나기만 했습니다.


그 후부터 더욱 더 이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도 그녀를 못 잊어서 가끔 술에 취하면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그녀를 찾기도 합니다. 태 태감님, 혹시 그 절세의 미녀가 누군지 아십니까?"



잠시 침묵을 지키던 태 태감은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누구도 모르는 황실의 비사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전 황제의 후궁이며 제 나라의 공주였던 요하 공주다. 칠 왕국 시절 전 대륙에서 천하 제일 미인으로 그 아름다움이 지나쳐 제 나라 황제도 자기 딸의 얼굴을 항상 면사로 가리게 하였을 정도였다.


그 요화 공주가 제 나라 멸망 후 전 황제의 후궁이 된 후 비극이 싹트기 시작했다.


현재의 무 황제는 대륙 정벌 시절 혁혁한 전공을 세웠기에 당연히 자신이 황제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포악한 성격을 알아본 시황제는 적통성을 내세우며 인자한 성격의 장자를 황태자로 임명하였다.


이에 격분한 그는 황제 임종 시 전장에서 같이 한 장군들과 합세하여 황태자를 비롯해 다른 형제들을 모두 죽이고 지금의 황제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각 지방 토호세력이 연합해서 황제를 도와 제국의 통일을 이루었기 때문에 많은 권력을 토호 세력이 쥐고 있었다.


특히 황후는 토호 세력 중 가장 강한 문씨 집안의 여자였다. 더군다나 일찍이 황태자를 두 명이나 생산하여 황실의 고관 대작들은 외척들이 장악하고있었다.


이에 황제는 악랄한 계획을 세웠다. 황후의 생일날, 극독을 풀어 황후와 첫 아들인 황태자를 비롯해 수많은 외척들을 모두 몰살시킨 것이다.


그리고 전쟁을 같이하며 현무성의 무서움을 알고있는 황제는 그 죄를 당시 황제와 황후의 호위대장이었던 일영왕의 아들과 며느리에게 뒤집어 씌워 현무성의 수하들과 함께 참형에 처한 후 그들의 목을 저자거리에 매달았다.


그것이 계화년에 일어난 '계화의 난"이다. 그렇게 일 순간에 모든 정적을 제거하여 일인 천하의 세상을 만든 것이다.


그 계획은 내가 극독을 준비하고 심지어 하사주를 기미 한 환관까지 죽음으로 몰아 완벽하게 모든 계획을 성사시켰는데 그 놈이 이제 배은망덕하게 구는구나."


"태 태감님! 그럼 계화의 난 때 죽었다던 요화 공주는 거짓이었군요."


"그렇다. 그 독은 너무 극독하여 한 방울을 마셔도 내장은 물론 피부까지 타 들어 갈 정도로 맹독이었다.


시체의 진위를 알 수가 없어 죽은 후궁에게 옷을 갈아 입힌 후 요화공주의 죽음으로 위장했다.


그날 황제의 하사주를 거부 할 수가 없어 술을 먹지도 못하는 여인들까지도 모두 죽음으로 내몰았다.


심지어 시중을 들던 나인들 조차 역적들과 내통을 했다 하여 모두 참형에 처해 이 비밀을 아는 사람은 나와 태감 뿐이다.


이제 권력에 취해 점점 포악해지는 황제는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대비를 해야 해서 너를 부른 것이고 모든 비밀을 알려 준 것이다."



태 태감은 다소 들뜬 목소리로 황 내관을 불렀다.


"황 내관~ 장 내관이 흑운교 교주와 회동한 것은 잘 되어 가느냐?"


"네. 잘되고 있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진행 중입니다. "


"잘 지켜보아라. 이번 합작이 끝나 섭혼술을 취하게 되면 음양사 출신이 아닌 장 내관을 죽여야 한다."


황 내관은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하지만 태 태감님, 섭혼술은 사 갑자 이상의 내공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 내관들 중에서는 사 갑자의 내공을 가진 자가 장 내관 뿐입니다.


물론 극락전의 유령분들이나 쌍둥이 사백님이 계신다면 문제 없지만요."


태 태감은 화가 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스스로 '광마'라 부르는 그 미친 말들은 이야기도 꺼내지 마라. 얼마 전 빙정을 얻겠다며 북해빙궁으로 간다고 했다. '여자'가 되려는 놈은 '빙정', '남자'가 되려는 놈은 '열화신단'을 얻으려고 난리다.


또한 극락전도 안 된다. 만약 그들이 섭혼술을 익힌다면 통제불능의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나도 마음대로 못하는 놈들이니 써먹을 생각은 하지도 마라. 장 내관 처리는 거사가 끝난 후에 다시 생각 해보자.


너는 내일 내 밀서를 가지고 태감에게 전해주어라 내가 지금 한 말은 네가 죽어도 발설해서는 안 된다.


또한 너의 실수 하나가 우리 전체를 죽음으로 내몬다는 것을 명심하고 환궁하는 도중 위험에 처하면 입 안의 독약으로 자진하고 밀서는 삼매진화로 태워버려라. 알겠느냐 ?"


"네. 태 태감님.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



이 모든 사실을 알고 난 민혁은 주먹을 쥔 손이 부르르 떨려왔다. 심장이 터질 듯 하여 호흡도 거칠어졌다. 당장 뛰어 들어가 환관들을 모두 죽이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민혁은 불끈불끈 솟아나는 분노를 억누르며 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그들을 추적했다.




환관들의 긴장이 어느정도 풀릴 만한 시간이 지난 황궁과는 이틀 거리인 이타현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좋은 객잔에 묵게 된 내관들은 여러 류의 좋은 술과 안주를 즐기고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모든 인적이 끊기고 간간이 개 짖는 소리만이 들리는 축시가 되자 민혁은 소리 없이 내관들의 방문 앞에 내려섰다.


그리고 방문을 격한 채 처음으로 살인을 했을 때 썼던 회선 무풍지공을 방출했다.


이미 민혁의 무공은 반박귀진을 넘어 화경으로 들어선 상태다. 지풍은 문풍지에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수혈을 짚었다.


방안으로 들어간 민혁은 그들의 몸을 뒤져 급낭을 꺼냈다. 급낭 안에는 촛농으로 밀랍한 밀서가 나왔다.


현무신공을 일으켜 밀랍을 녹인 후 공중에 머무르게 한 뒤 밀서를 펼쳐 보았다. 내용은 의외로 간단했다.


( 成都行 一箭雙鵰 성도행 일전쌍조)


- 성도로 가서 한 화살로 두 마리 새를 잡아라.


민혁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생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밀서를 다시 밀랍 하여 금낭을 품에 넣은 후 수혈을 풀어주고 자신의 객방으로 돌아왔다.


뜻을 알 수가 없는 민혁은 냉서연과 군웅들을 만나서 논의하기로 하고 황궁 근처 천태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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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2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3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3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2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7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3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6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5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3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8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3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5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1 3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68 3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1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79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1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4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5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2 4 10쪽
»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6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4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5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5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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