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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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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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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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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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소림사의 치욕

DUMMY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린 후 하는 중년인이 말은 충격이었다.


"내가 너의 사조의 못난 둘째 아들이란다."


민혁은 기절할 만큼 놀랐다. '아니, 이분은 겨우 사십대로 보이는데 이미 이백 살에 가까운 나이란 말인가? 그럼 반노환동의 반박귀진과 화경을 넘어 전설로만 전해지는 현경의 경지에 도달하셨단 말인가?'


민혁은 벌떡 일어나 구 배를 올린 후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중년인은 한 많은 긴 세월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아버님이나 형님과 달리 태양지체라 불리는 극양지체를 갖고 태어나지 못했다. 형님과 똑같이 태양신공을 배웠지만 형님의 수준을 반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형과는 다르게 뛰어난 오성을 지녀 열 살이 되는 해 무공을 창안할 정도였다. 형을 이기려는 어린 마음과 아버지에게 못난 아들이 되는 것이 싫어 부단한 노력 끝에 열다섯 살이 되는 해에 지금의 흑운심법을 창안하였다.


흑운심법의 위력은 현무 신공 못지않았고 다른 무공과는 다르게 성취의 속도가 배 이상 빠를 수 있었다.


흑운심법은 잠을 잔다거나 음식을 먹거나 심법, 그 자체 스스로 계속해서 내공을 쌓을 수 있는 그런 무공이었다.


동굴 속의 마인들 내공이 심후한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다. 다만 그 무공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내공이 깊어질수록 심마 또한 계속 쌓인다는 것이다.


내가 흑운 심법의 구성까지 도달할 때까지 나에게는 정종심법인 태양신공이 어느 정도 이미 몸 안에 있었기에 심마가 쌓이는 줄도 몰랐다.


그러다가 흑운심법의 한계인 십성에 도달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쌓이고 있었던 심마가 폭발하여 형수를 겁탈하려는 실수를 저지르게 만들었다.


그 후 아버지에 의해 2년간 지하 뇌옥에 갇혀 있으면서 더 이상 흑운 심법을 일으키지 않고 스스로 심마를 다스리는 방법을 연구했지만 미처 완성을 보지 못했다.


결국 나를 죽이려는 아버지를 피해 어머니의 도움으로 뇌옥을 탈출해야만 했다.


그 후 강호를 떠돌다가 이곳 북태산 정상에 머물게 되었다. 그러면서 악인들을 데려와 흑운 심법을 전수해 주었는데 그것이 흑운교의 시작이다.


그들에게 흑운 심법을 전수한 이유는 제마심법을 완성 할 자신이 있었으나 내가 만든 제마심법을 내 자신에게 실험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죽여도 죄의식이 덜 한 악인들을 제자로 들여 그들을 통해 실험을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삼십년이 흘렀지만 자신했던 제마심법은 만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내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기로 하고 이곳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절대 구성 이상 흑운 심법을 익히지 말라는 금계를 남겼지만 인간의 욕심은 나의 자식들도 마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내 발목을 보아라."


발목에는 손가락 굵기에 투명한 줄이 묶여 있었다.

"이것은 천잠사의 일종으로 한빙담의 냉기로 자란 신선초를 먹고 성장한 누에에서 뽑은 빙잠사로 만든 족쇄다.


이것으로 나를 묶고 심마와의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내가 만든 심법의 심마한테 내가 무너진다는 것은 나의 오만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죽음도 두렵지 않았다. 아니 죽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창조주도 저버린 이 땅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곳은 나무 하나 풀 한 포기도 없고 잡아먹을 짐승도, 날라 다니는 새 한 마리도 없다.


다만 독거미 독 전갈 독지네 같은 독충들과 그것을 먹는 독 두꺼비, 그리고 그 두꺼비를 먹는 독 도마뱀, 독사와 독 이무기 등 모든 먹이사슬은 독으로 이어진 독 물 뿐이다.


이미 마인이 되어 이성을 상실한 나는 무수히 많은 독충과 독물들을 잡아먹어 그들의 독과 수백 년 쌓인 내단의 힘으로 내공이 깊어졌고 마성 또한 극에 달했다.


그렇게 얼마의 세월이 흘렀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십 년 전 청명한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지듯 반로환동의 경지에 도달했고 마성 또한 씻은 듯이 사라졌단다.”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민혁과 서연은 숙연해졌다.


"내 발목을 묶은 이 빙잠사는 오직 극양지체를 가지고 십성의 양공을 이룬 사람만이 녹일 수가 있다.


훗날 아버지나 형님이 나를 찾아오신다면 뇌옥을 탈출 할 때 가지고 나온 가문의 보물인 빙잠사로 스스로를 묶은 나를 보시고 내 죄를 용서하시어 시체를 수습해 주시길 바라고 묶었었다."


가슴 아픈 사연에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아이야, 네게 두 가지 부탁이 있다. 하나는 이 빙잠사를 너의 극양진기로 녹여달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네 명의 마인들을 나에게 맡겨 달라는 것이다.


너를 헤치려 한 네 명의 마인들 중에는 마성에 죽지도 못하고 있는 내 자식도 있을 듯 싶다. 그들의 생사는 남이 아닌 내가 결정하고 싶구나. 그렇게만 된다면 나는 강호 무림의 일에 일체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민혁은 황송하여 얼른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오랫만에 듣는 민혁의 사람 냄새 나는 호칭에


"할아버지라... 허 허.." 하며 즐거워진 기분으로


"내가 고고조 할아버지는 되겠구나." 하면서 껄껄 웃었다.


백 년이상 자신을 옭아맨 빙잠사의 사슬이 풀리자


"아이야 내가 너에게 두 가지 선물을 주마. 하나는 무공이다. 저 석동 안에는 70 여 종의 무공이 있다. 내가 50년 동안 창안한 광세절학 들이다.


만약 강호에 나와 악인들 손에 들어간다면 피 바람이 불 것이다. 지금의 너는 더 이상의 무공이 필요가 없는 경지에 올랐다 .


하지만 무림의 수레바퀴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훗날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에 오직 너의 후손에게만 전해 주거라.


또 하나는 내가 조금 전에 시전한 섭혼술이다. 지금의 흑운교주가 사용하는 것 같으니 알아두면 유용할 것이다."


그때 냉서연이 귀여운 표정으로 물었다.


"할아버지 그런데 이곳에서 나갈 수는 있나요? "


"아무렴. 저 십장쯤 위를 보면 무수히 많은 동굴과 갈라진 바위틈이 보일 것이다. 저곳에 수백만 마리의 박쥐들이 살고 있다.


박쥐들은 매월 보름달이 뜨는 날에 하늘로 올라가 짝짓기를 한단다. 그것들을 이용해 정상까지 가는 것은 너희들에게 수월 할 것이다.


아직 며칠이 남았으니 그 동안 너는 섭혼술을 배워라. 이 사술은 내가 흑운교주로 있을 때 교도들을 실험할 때 쓰기 위해 만든 것이다.


아마 나의 미성 때문에 생긴 부주의로 전승된 듯 한데 이것은 아주 끔찍한 사술이란다. 이것이 강호에 나가면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아내가 남편도 죽일 수 있으니 만약 강호에서 이런 사술을 쓰는 자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민혁은 사흘 동안 섭혼술의 사용법과 아수라 마경에 적혀 있는 천지합일 신공에 이르는 봉황 사조님의 심법에 대해 물어보았다.


현무지체와 봉황지체가 동시대에 태어나야만 합일의 경지에 도달 할 수 있는데 반해 아수라 마경 뒷면에 있는 심법은 단독으로도 합일신공에 이르는 길이었다.


사흘 후 사조의 유물인 아수라 마경을 드리고 탈출을 위해 몸을 날렸다.


@ @ @ @ @



운해에 가려 보름달은 보이지도 않았지만 자연의 신비로운 힘에 의해 박쥐들은 바닷가를 뒤덮은 검은 모래알처럼 무수히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민혁과 서연은 두 손을 잡고 10여 장을 뛰어 오른 뒤 박쥐들을 밟으며 하늘로 오르기 시작했다.


답설무흔의 초 절정 신법으로 떠오르는 그들은 화경과 현경을 넘어 우화등선하여 하늘로 올라가는 선남선녀의 선인들 같았다.



북태산을 벗어난 민혁은 텅 비어 있는 흑운교는 사조에게 맡기고 군웅들이 기다리는 비밀 분타로 향했다.


자신들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위장을 한 채 소치현을 지나고 있을 때 민혁의 눈에 세대의 검은 휘장이 처진 마차가 들어왔다.



그 마차 안에서는 동굴에서 맡았던 피비린내가 훅 하고 느껴졌다. 저것은 틀림없이 마인들의 마차인데 백주대낮에 객잔 앞에 서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부인, 우리 마인이 타고 있는 저 마차를 추적해 봅시다. "


세대의 마차는 곧장 숭산 소림사로 향했다.


천리지청술을 발휘해 세대의 마차를 감시하던 민혁의 귀에 놀랄 만한 소리가 들려왔다.


(교주님! 저 마인 둘이서 소림사를 상대할 수 있습니까? )


((걱정 마시오. 장내관. 소림사를 멸문할 정도의 무공을 보여 줄 것이요. 그들의 무공이 황군을 상대하기에 충분하다고 느낀다면 나와의 약조를 지켜 황제와 음양사 내관들을 나에게 넘기시오. ))


(물론이지요. 황제의 폭정은 극에 달했고 연나라 출신 음양사 내관들 또한 자기 뜻대로 나라를 흔들고 있습니다.


이번 거사만 끝나면 새로 옹립한 황제를 이용해 교주님은 제나라를 수북하여 요화공주님을 모시고 돌아가실 것이며 또한 그것은 만백성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음모와 계략을 가득 실은 마차 두 대가 중원 제일의 문파 소림사 정문 앞에 섰다.


마차에서 내린 두 명의 마인들은 궁금한 눈으로 쳐다보는 지객 스님들과 산문을 향해 무심하게 일장을 뻗었다. 아무런 이유도 설명도 없었다.


수백 년을 버텨온 산문과 소림사라고 쓰여 진 고색창연한 편액은 산산조각이 났다. 또한 주변에 있는 스님들 또한 피 떡이 되어 날아갔다.



숲 속에서 이를 지켜보던 교주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네놈들의 나한진이 나의 흑검대를 몰살시켰지. 어서 나와 펼쳐 보아라.."


허겁지겁 뛰어나온 지객당 주지스님인 ‘자인’의 눈에 널브러진 제자들의 시신과 무너진 산문이 보였다. 또한 검은 구름을 피우며 서 있는 마인들을 보고 신음을 흘렸다.


"흑운 마교의 마인이구나.. 어서 빨리 항마고를 울려라!!"


소림사가 강적의 침입을 당해 절체절명의 순간이 되어야 울리는 항마고의 북소리가 온 산에 메아리 쳤다.


산새들은 놀라 날개를 푸득 거렸고 짐승들은 놀란 눈으로 귀를 쫑긋거렸다.


북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는 두 명의 마인은 한가한 객점 안의 점소이가 손님을 기다리듯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동안 소림사 최고의 승려들로 구성된 나한진이 펼쳐졌다.


방장인 자허대사의 불호소리가 울려 퍼지고 또다시 백 팔 나한진이 마인들 주변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백 팔 나한진이 돌아가자 자허는 비장하게 외쳤다.


"저놈들은 인간이 아니라 인지를 상실 한 마인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죽여랏!!"


그러자, 죽이라는 소리에 반응한 듯 "소가 닭 쳐다보듯" 무심했던 마인의 몸에선 흑운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나한진이 힘을 응축하기 위해 회전을 시작하자 마인의 몸은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소림사의 정종심법인 달마심법을 극성으로 끌어올린 108명의 스님들은 자허스님을 선두로 회전의 속도를 가속하기 시작했다.


찢어질 듯 펄럭이는 승포 자락이 요란 한 소리를 내지를 때 자허스님의 일갈이 터져 나왔다.


"처-랏!!"


회전반경의 중앙에 있는 어둠을 향해 일제히 두 손을 뻗어 항마장을 뿜어냈다. 장관이었다. 항마장은 108개 유성이 되어 악마의 어둠 속으로 쏟아졌다.


별과별이 충돌하듯 지축을 흔드는 폭음이 터져 나왔다. 소리는 요란했다. 그런데 108개의 유성은 어둠의 바다 속으로 허우적거리며 사라졌고 유성을 쏘아 낸 엄마 별들은 팔다리가 꺾이고 목이 부러진 채 나뒹굴었다.


마인들은 입가에 흐르는 피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폭죽놀이를 하 듯 재밌다고 낄낄 웃었다. 부서진 계단 위에 목이 꺽인 채 쓰러진 자허대사는 죽어가며 한마디를 처절하게 부르짖었다.


"소림이 무너지다니... 정도 무림은 끝났구나.! "


참혹한 광경을 본 냉서연이 민혁에게 말했다.


"우리, 나가서 도와줄까요? 이대로 두면 소림사가 사라질 것 같은데요?"


민혁은 냉정하게 말했다.


"이미 소림사는 사라졌어. 자허 땡중은 죽어 마땅한 놈이고."


마인들은 더 이상 흥미를 잃은 듯 마차에 올라 사라졌다.


항마고의 북소리는 더 이상 숭산에 메아리를 울리지 않았다. 모든 광경을 지켜본 장 내관은 몸서리가 처졌다. 자신을 바라보는 마교 교주의 붉은 눈빛이 악마의 눈빛 같아 오금이 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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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3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2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7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3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6 3 12쪽
»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6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4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8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3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5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1 3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68 3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1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79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1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4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5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2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6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4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5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5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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