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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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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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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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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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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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요화공주

DUMMY

예로부터 황궁에 있는 모든 여자들은 노소를 막론하고 황제의 여자였다.


그래서 황제가 죽으면 새롭게 즉위 한 황제는 전 황제의 모든 여자를 천태사로 보내 그곳에서 살게 했다.


아이를 낳지 못한 후궁부터 궁녀와 나인까지 천태사로 보내져 천태사는 살아서는 나갈 수 없는 황제 여인들의 무덤이었다.


천태사는 비록 초라했지만 넓이는 무척 넓었다.농사를 지을 땅도 많아 야채들은 자급자족도 가능해 보였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궁녀들이라 민혁은 쉽게 요하공주의 침실을 찾을 수가 있었다. 늦은 밤 주변에 있는 여자들의 수혈을 짚은 후 요화 공주의 방을 가만히 두드렸다.


그녀는 잠을 자고 있지 않았는지 잠시 후 불이 켜지고 자리에 앉는 모습이 그림자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민혁은 방으로 들어간 뒤 정중하게 포권을 취한 뒤 자신은 일영왕의 손자로 계화의 난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찾아왔다고 했다.


촛불에 비친 그녀는 비록 초로의 여인이었으나 우아하면서도 요염한 자태는 민혁의 숨을 막히게 했다. 그녀에게 경국지색 화룡월태 라는 말은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전 황제의 일등공신 일영왕의 손자라는 말에 놀랍고도 반가운 표정을 지었지만 두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말을 할 수 없는 듯 그녀는 지필묵을 꺼내 긴 사연을 적기 시작했다.


그녀가 적은 계화의 난에 대한 비밀은 태 태감의 말과 일치했다. 계속된 그녀의 눈물겨운 사연은 충격적 이었다.



자신의 죽음을 거짓으로 꾸며 아버지의 여인이었던 자신을 천륜까지 어겨가며 노리개로 삼은 황제는 여자와의 합궁 시 여자가 내는 소리를 좋아해서 황후를 비롯하여 모든 후궁들은 합궁을 하고 나면 목이 쉴 정도였다.


그래서 자신은 스스로 혀를 잘라 소리를 낼 수 없게 만들었고 결국 흥미를 잃은 황제로부터 천태사로 보내져 겨우 패륜과 그의 학대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하나의 가슴 아픈 비사는 자신이 전 황제의 후궁으로 들어옴으로써 자신의 미모가 황후와 다른 후궁들에게 질투의 대상이 될 것은 물론 태어난 아이 또한 황제가 죽은 다음 자신으로 인해 황제로 부터 소외를 당한 태후에 의해 바로 죽임의 대상이 될 것이 뻔했다.


그래서 시 황제와의 사이에 낳은 아이를 죽은 아이와 바꿔 치기를 한 뒤 사산이 되었다고 속인 후 낳은 아이를 고향인 제 나라의 흑운교로 보냈다고 한다.


제 나라의 유일한 무림 단체인 흑운교는 백 년 넘게 제 나라를 보호했으며 왕은 넓은 땅을 교주에게 주어 제후로 삼았다고 한다.


자신이 후궁으로 갔기에 살아 남을 수 있었던 흑운교는 그 아이를 교주로 삼아 반듯이 제 나라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혁에게 반쪽인 목걸이를 손에 쥐어 주며 꼭 자신의 아들에게 전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


천태사를 벗어난 민혁은 마음이 착잡하고 혼란스러웠다.


이제껏 원수로 알고 지냈던 마교가 같은 뿌리었으며 그동안 잔인하게 죽인 정도맹도 황제와 환관들의 계략에 속았던 것이다.


하지만 마교는 무림제패와 황위찬탈을 이루려 하고 무림맹은 어리석은 판단과 욕심으로 집안을 초토화 시켜 둘 다 용서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장로님들과 항마대가 기다리는 비밀분타로 향했다.



@ @ @ @ @



장로님들과 항마대가 있는 곳이 집이고 가족이었다. 오랜만에 웃음 꽃을 피울 수도 있었다. 이 장로와 진호충에 의한 마교 섬멸은 통쾌하게 무림을 잠재웠다.


현무성의 무서움을 직접 본 무림맹의 구파일방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본산으로 돌아가 목을 늘어트린 닭처럼 전전긍긍하게 되었고 마교의 움직임도 전혀 없었다.


민혁은 그간 있었던 일을 수미도에서 부터 음양사까지 소상하게 이야기했다.


특히 개화의 난에 얽힌 황제와 내관의 음모 그리고 요화 공주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모두가 비분강개하여 당장이라도 황궁으로 쳐들어 갈 듯 한 기세였다.


주 적이 마교에서 황궁으로 옮겨간 듯 했다. 하지만 황궁을 정면으로 상대 할 수가 없어 황위를 노리는 마교의 다음 행동을 지켜본 뒤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동안의 모든 이야기를 끝낸 후 민혁이 태상 장로에게 물었다.


"태상장로님, 북해빙궁에 가보신 적 있으세요? "


태상 장로는 민혁이 던진 의외의 질문에 놀랐다는 듯


"여러번 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물으시는 겁니까? "


민혁은 음향사에서 들은 광마 쌍교가 빙정을 탈취하려 한다는 말을 하자 태상장로가 껄껄 웃으며


"광마 쌍교가 감히 빙정을 훔친다고요?"


어이가 없다는 듯 비웃으며 빙궁과 빙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북해빙궁은 북극 쪽 바닷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빙궁은 카일라스라는 산과 사막이 만나는 대평원에 있습니다. 그곳은 산의 영향 탓인지 겨울에 많은 눈이 대평원에 쌓여 그 모습이 바다 같다고 해서 북해빙궁이라 부르죠.


그곳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는 산에서 녹은 물이 사막 밑 땅속으로 흘러 호수를 이룹니다.


사막 밑으로 흐르는 물은 지하에 있는 용암에 의해 데워져서 호수로 들어오는데 만약 호수 가운데에 있는 빙정이 없다면 호수는 끓어올라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바뀔 것입니다.


빙정은 북해빙궁의 대지를 살아 숨쉬게 하는 생명의 원천입니다. 빙정은 광물 이지만 살이 있는 것처럼 알을 낳습니다.


사실 알이라고 하기보단 스스로 분화하여 사람 주먹만한 빙정을 십 년마다 하나씩 생산합니다.


그것을 이용해서 비록 여자의 몸이지만 북해빙궁의 음공이 천하 제일의 무공이 될 수 있는 것이죠 .


성주님은 빙궁의 소공주님과 합궁을 하셨으니 이번 기회에 혼인식도 올릴겸 한번 가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번에 예상하지 못한 환관이라는 새로운 세력과

황제의 황군 그리고 마교를 동시에 상대하려면 전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 기회에 빙궁의 고수들도 모셔와 전력에 보탬이 된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빙궁의 힘은 수 백년 동안 이민족의 침입을 물리 칠 만큼 중원의 어느 문파보다도 강력합니다.


빙궁으로 가는 길은 물물교환을 위해 일 년에 두 번 열립니다. 눈이 녹는 봄과 겨울이 오기 전인데 이제 곧 열릴 때가 되었습니다. 호의무사들도 많이 뽑으니 그들을 따라가시면 쉽게 가실 수 있습니다."


민혁은 전력 강화에 대한 욕심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냉서연에 대한 그리움이 겹쳐 빙궁으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태상 장로의 질문이 이어졌다.


"성주님은 지금 내공 수위가 어떻게 되십니까?"


민혁은 태상 장로의 뜬금없는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태상 장로의 나이를 감안하여 이갑자를 줄인


"육 갑자 입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대상장로는 말을 이어갔다.


"일 갑자가 20년을 수련한 내공이라면 성주님은 120년을 수련한 것이군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내공을 가장 쉽고 빠르게 얻는 방법은 영약을 취하는 것입니다.


저희들이 성주님이 현무 신동에 들 때 삼 갑자의 내공을 넣어 드렸습니다만 그것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20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영약은 심법과 영약의 조화만 잘 이루면 바로 내공 증진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말씀 드리는 것은 이번 빙궁 가시는 길에 천축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천축사 옆에는 보이찰이라는 산이 있는데 그곳 정상에 백 년에 한 번씩 극락조가 알을 낳으러 옵니다.


그 해가 바로 올 해 입니다. 극락조는 밀림 속에서 사는 새이지만 습기 많은 밀림을 피해 보이찰 산의 정상에 알을 낳습니다. 그 알이 열화신단의 재료가 되죠.


아마 음양사의 광마쌍교가 빙정과 열화 신단을 얻으려 한다면 이번 대상의 행렬에 반드시 섞이게 될 것입니다."


"태상 장로님은 어떻게 그걸 잘 아시나요?"


"그건 제가 삼 대 성주님과 같이 보이찰산에서 알을 얻었기 때문이죠. 극락조는 4개의 알을 낳습니다. 2개는 검고 2개는 흰 알을 낳는데 그 중 검고 흰 알 하나씩만 취해서 그 둘을 합쳐 열화신단을 만듭니다.


삼대 성주님께서는 천축사의 모든 관문을 통과 한 후 영물을 지키는 영수를 물리친 후 알을 얻으셨습니다. 그리고는 알들을 천축사에 돌려주고 신단을 받아오셨습니다.


성주님 말씀으로는 영수를 물리치는데 극양의 무공과 태양지체를 갖추어야 가능하다고도 하셨습니다.


그 두 개의 알로 500개의 열화 신단을 만드는데 그 중 50개를 얻어와 저를 비롯해 4대 제자까지 나누어 주셨습니다.


두 알이 일 갑자의 효능이 있습니다."



"태상 장로님은 몇 알 드셨어요?"


"저는 세 알을 먹었습니다."


"그럼 둘째 장로님은 몇 알 드셨어요?"


둘째 장로는 겸연쩍은 듯 스승과 다름없는 태상 장로를 힐끗 쳐다본 뒤 "저도 세 알 먹었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태상 장로가 다시 말을 이었다.


"성주님~. 현무신동에서 누에와 누에가 먹는 풀을 드셨습니까?"


"네. 먹었습니다. "


"그것 또한 열화신단 못지않은 영약입니다. 전 성주님은 황궁에 계시기도 하고 전장 터에서 오래 계셔서 못하셨지만 삼 대 성주님께서는 그것으로 신단을 만드셔서 저희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


민혁은 조상님들의 선행을 들으며 기분이 좋아져서 농담을 던졌다.


"하핫~.그래서 장로님들이 맨날 놀고 먹으며 수련을 안 해도 그렇게 무공이 센 거군요."


그러자 모두가 폭소를 터트렸다.


민혁은 옆에 있는 진호충에게 눈을 찡긋하며 작은 목소리로


"이번에 신단을 얻으면 아저씨만 4알 줄게요" 하자 또 한 번 웃음이 터저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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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의 수레바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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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4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3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7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3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6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6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4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8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4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6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2 3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69 3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2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80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2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5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6 4 9쪽
» 요화공주 24.06.03 183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6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5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6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6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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