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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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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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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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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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북해빙궁

DUMMY

천축사에서 북해빙궁으로 가는 상단의 인원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낙타는 변함없는 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낙타의 등에는 소금과 옷감들을 가득 실은 낙타도 있지만 짐을 싣지 않은 낙타가 많은 것을 보아빙궁에서 싣고 나올 물건이 많은 듯 했다.


길은 하루가 지나자 자갈과 모래가 섞여 있어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며칠 후 빙궁이 가까워질 무렵 한 대의 마차가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상단 앞으로 다가왔다.


상단 사람들이 앞다투어 인사를 하는 사람은 보고 싶은 냉서연이었다. 냉서연은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민혁에게 달려와 팔에 매달렸다.


상단 사람들은 도대체 입신의 무공을 펼치는 청년의 정체가 몹시 궁금한 눈치였다.


냉서연과 민혁은 발바닥이 넓은 사막 지방의 명마로 붉은 털이 온몸을 덮은 혈홍마가 끄는 수레를 타고 북해빙궁으로 향했다.


빙궁 주변은 드넓은 초원 지대였다. 그 초원에는 많은 수의 야크들이 있었고 그들의 가죽과 말린 고기가 빙궁 수입의 근원이었다.


초원 중심에는 큰 호수가 자리했다. 그 호수 중앙에 있는 거대한 배가 바로 전설의 북해 빙궁이다.


호수가 주변에는 이백여 채의 집들이 있고 그곳에는 결혼한 봉황과 빙궁의 제자들이 거주하고 호수의 배 안에서는 결혼을 안 한 제자들만 궁주와 함께 거주할 수 있다.


또한 호수 주변의 작은 오아시스 근처에는 농사를 짓거나 빙궁에서 일을하는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민혁은 호숫가에 도착하자마자 봉황 성주인 할머니를 찾았다. 할머니가 머무는 집 주변에는 민혁의 소식을 듣고 몰려온 현무성의 제자들이 수십 명이 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난 후 환영식 준비를 위해 들뜬 마음으로 떠나가고 냉서연 또한 결혼식을 위해 옷감을 한 가득 배에 싣고 빙궁으로 돌아갔다.


비로소 할머니와 반가움을 나누며 대화를 시작한 민혁은 궁금한 듯 물었다.


"할머니 어떻게 이곳에 현무성의 제자들이 많은가요? "


할머니는 미소를 띄우며


"현무와 빙궁은 사조님 때부터 한 집안과 다름없단다. 많은 봉황과 빙궁의 여인들이 현무성의 남자들과 결혼을 하고 그래서 딸을 낳으면 불문율처럼 빙궁이나 봉황으로 보내고 아들을 낳으면 현무성으로 보냈다. 하지만 무인으로 키우는 것을 원하지 않아 중원에서 평범하게 사는 후손들도 많단다.

나 역시 빙궁 출신이란다. 특히 통일전쟁이 끝난 후 너의 할아버지 명령으로 많은 현무성 제자들이 이곳에서 결혼하여 정착하였단다."


"그럼 냉서연의 아버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이곳 빙궁의 여인들에게는 업보처럼 주어지는 숙명이 있단다. 그것은 음공을 수련 한 몸이라 아들을 낳을 수 없다는 것과 척박한 땅에서 살기 싫어하는 남자들이 떠나간다는 것이다.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서연이 아버지는 이곳으로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 아이도 너처럼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자랐으니 앞으로 잘 대해주거라"


"네 알겠습니다 할머님"



민혁은 빙궁과 현무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이번 강호에서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계화의 난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자 할머니는 이미 짐작을 하고 계셨다는 듯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새롭게 등장한 내관에 관한 정체를 궁금해 하셨다.


민혁은 광마쌍교가 빙정을 훔치려 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그들을 생포하여 내관의 세력과 무궁수위를 알아보려 한다고 했다.


할머니는 빙정을 훔친다는 말에 웃으며


"이곳 빙궁은 상상도 못할 고수들이 많단다. 수시로 이곳의 초원과 오아시스를 노리고 침범하는 이민족을 물리치는 빙궁에서 그깟 중원의 쓰레기인광마쌍교가 설칠 수는 없으니 너는 걱정 말고 삼일 후에 있을 결혼식 준비나 하거라."



대상들은 옷감과 소금을 풀어놓고 야크의 가죽과 육포를 가지고 돌아갔다. 삼일 후 민혁은 할머님과 함께 결혼식을 하기 위해 빙궁에 들었다. 결혼식 날이라 호숫가에 있는 모든 남녀들이 배 위에 올라 궁 안은 인산인해였다.


민혁은 장모님이 되실 궁주에게 인사를 올리려 내전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만난 궁주는 냉서연의 언니로 보일 정도의 빼어난 미모와 젊음에 민혁은 깜짝 놀랐다. 결혼식은 척박한 땅에서 이루어지는 탓에 조촐했지만 사람들의 진심 어린 축하는 민혁을 충분히 감동시켰다.


결혼식 후 늦은 밤 신방에 들려 할 때 급한 전갈이 전해졌다. 초원에 있는 수십 마리의 야크가 피를 흘리며 죽었다는 것이다. 연이어 들어온 급보는 한 명은 북으로 다른 놈은 남으로 도망가고 있다고 했다. 순간 민혁은 이것은 광마 쌍교의 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혁은 냉서연에게


"이것은 우리를 초원으로 유도해 빙정을 훔치려는 술책이요. 어머님의 호위 무사만 남겨놓고 모두 초원으로 보내 그들의 계락에 넘어간 듯 하여 유인합시다. 그리고 초원을 멀리서 포위하여 만에 하나 도망가는 자를 생포하도록 합시다."


잠시 후 모든 축하객은 빙궁을 벗어나 초원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배 한가운데에는 구멍이 뚫려있었다. 두레박을 이용해 물을 긷듯 물속 깊이 잠겨 있는 두레박 안에 빙정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두레박과 끈은 무쇠로 만들어져 절정고수라 해도 둘이서도 쉽게 끌어올릴 수가 없었다. 모두가 떠난 후 두레박 근처를 향해 거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물 밖으로 터지는 거품이 점점 많아지는 순간 두 명의 수복을 입은 과인들이 뛰어올라 두레박의 끈을 잡고 아래로 당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떠오른 네 명은 그들을 호위하듯 사방을 경계했다.


위층에 숨어 있던 민혁과 서연은 그들을 사로잡으려 혈도를 짚기 위해 지풍을 발사했다. 그러나 괴인들도 단단히 대비하고 있었다는 듯 장력으로 맞받아치자 민혁의 강력한 지풍은 장력을 뚫치 못하고 물기둥만 수장 높이로 치솟아 올랐다.


무림 출도 후 강력한 적을 만난 것을 직감한 민혁과 냉사연은 현무 신공과 봉황 신공을 끌어올려 양과 음의 진기를 내뿜자 그들 또한 둘이 한 조가 되어 똑같은 양공과 음공으로 응수했다. 서로 치고 받는 그 순간에도 두레박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물속에서 저항하는 놈들을 생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민혁과 서연은, 눈빛을 교환한 후 처음으로 천지합일 신공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각각 두쌍의 현무의 붉은 열기와 봉황의 하얀 음기가 합해져서 푸른색의 기운으로 바뀌었다.


마치 시뻘겋게 달구어진 쇠몽둥이와 수만년 응축된 얼음이 인간의 살속으로 파고들 듯 그 기운은 서리서리 뻗어 나와 상대방의 진막을 부수고 장심을 관통하자 두 쌍의 팔은 달구어진 유리 조각처럼 부서져 흩어졌다. 이미 심맥마저 끊어진 네구의 시체는 물위에 붉은 핏물을 쏟으며 엎어졌다. 그 순간 두레박을 올리던 두 명은 이렇게 쉽게 동료가 당할 줄은 상상도 못한 듯 화들짝 놀라 끈을 놓고 도망가려 했다.



민혁은 물 속으로 처박히는 두 놈의 다리를 붙잡아 배 위의 갑판 바닥으로 팽개쳤다. 그러자 냉서연은 지풍을 날려 두 놈의 혈도를 짚어 제압했다. 그때 감탄의 소리와 함께 궁주와 할머니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함께 나타났다. 궁주가 기쁨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자네가 지금 사용한 것이 천지 합일 신공인가?"


민혁이 "네 어머님!" 하며 어깨를 으쓱하자 궁주는 민혁의 할머니를 향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사백님 현무와 봉황이 이 백년만에 또다시 하나가 되었군요."




다음날 아침. 2명의 남녀가 붙잡혀 왔다. 그들은 광마쌍교였다. 이틀간의 분근착골의 고문 끝에 음양사의 비밀 집단 극락전의 무리라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극락전은 50여 명의 사 갑자 이상의 고수들로 이루어진 청부 살수 집단으로 일정한 거처가 없으며 음양사에 걸리는 깃발로 명령을 내리는데 오직 태 태감만이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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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3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2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7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3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6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6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4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8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3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5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1 3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68 3 10쪽
» 북해빙궁 24.06.11 172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79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1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4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5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2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6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4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5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5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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