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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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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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권
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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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85
추천수 :
228
글자수 :
315,259

작성
24.06.06 14:00
조회
174
추천
4
글자
8쪽

사막의 모래폭풍

DUMMY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는 흐르는 음악처럼 아름다웠지만 노숙을 하는 상단에 속한 사람들과 주민들 심지어 무공을 익힌 무림인들에게도 밤의 추위는 살을 에이는 듯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모래 언덕을 넘는 것 또한 추위 못지않게 힘들다.


사구는 바람을 받는 쪽은 단단하여 흙 길을 걷는 듯 하였으나 반대쪽은 모래가 흘러내리면서 무릎까지 모래에 파묻혀 개미 지옥에 빠진 풍뎅이처럼 힘이 들었다.


민혁은 가지고 간 벽곡단을 허기진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전갈에 물린 사람들은 피독주를 이용해 치료를 해주었다.


천축사를 이틀 거리로 남겨두고 제법 큰 사구를 넘으려 할 때 선두에 선 표두 막사위가 겁에 질린 소리로 외쳤다.


"모래 폭풍이 몰려 온다. 낙타를 땅에 앉힌 후 고삐를 단단히 쥐고 낙타 뒤에 엎드려라"


민혁이 빠르게 사구 정상에 올라가 보니 누런 모래의 장막이 거대한 벽이 되어 수 만 마리의 말이 흑 먼지를 내 뿜으며 달려오듯 자신들을 향해 덮쳐왔다.


민혁은 재빠르게 돌아와 낙타 뒤에 숨은 다음 민간인들을 쳐다보니 그들은 사구 밑에 다들 모여 겁먹은 표정으로 사구의 정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본 막사위는


"사구 밑은 위험하니 어서 멀리 떨어지시오" 하고 소리를 쳤다.


하지만 순식간에 닥쳐온 모래 폭풍에 의해 사구의 정상에 있는 모래들은 하늘로 빨리 올라가고 경사면의 모래는 아래로 쓸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민혁은 어찌할 줄도 몰랐고 할 수도 없었다. 단단히 묶지 않은 물건들과 심지어 사람까지도 모래폭풍에 날라갔고 사람들은 모래 속에 파묻히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다가온 모래폭풍은 올 때처럼 갈 때도 사막의 이슬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민혁은 모래를 털어내고 민간인들이 있었던 모래 언덕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이를 끌어안고 있어야 할 젊은 아낙도 보이지 않았다.



민혁을 미친 듯이 달려가 천지합일 신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모래를 치우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모래 폭풍이 인간의 힘에 의해 몰아치기 시작하자 호위무사 시험에서 출중한 실력을 보였던 무사도 나타나 그 역시 광풍노도와 같은 진력을 내뿜으며 모래를 걷어내기 시작했다.


민혁이 드러나는 사람들을 허공 섭물의 신공으로 한쪽으로 치우자 다른 호위무사들이 달려와 입 안의 모래를 털어내고 물을 먹이며 응급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을 다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젊은 아낙과 아이를 살릴 수 있었다.


민혁의 초인적인 능력을 본 막사위를 비롯한 호위무사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그의 명령에 따라 부상자에게 물을 먹이고 치료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몇 구의 시체를 수습하고 날아간 짐을 찾아 오자 사막의 서쪽 끝에 태양이 걸리고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미 옷가지와 담요 등이 폭풍에 다 날아간 민간인들은 이번에는 얼어 죽을 판이라 민혁은 난감 해졌다.



할 수 없이 민혁은 막사위에게 물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 어디입니까?"


그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대협, 삼각형으로 반짝이는 저 큰 3개의 별이 보이십니까? 저곳이 동쪽인데 저곳으로 반나절만가면 오아시스와 마을이 있습니다."


민혁은 같이 모래를 치워준 건장한 무인에게 정중하게 물었다.


"저는 성민혁이라 합니다. 대협께서는 성함이 어찌 되십니까? "


그는 다소 놀란듯한 표정으로 부리부리한 두 눈을 빛내며 "저는 거인성이라 합니다."


민혁은 정중하게 말을 이어갔다.


"저 민간인들은 불이 없이는 오늘밤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얼어 죽을 것입니다. 저와 같이 가셔서 땔감을 구해 오는데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는 흔쾌히 대답했다.


"같이 가겠습니다. "



민혁은 신형을 최대한 빠르게 날렸다. 한 호흡에 수십 장을 달리며 동쪽으로 나아갔다. 뒤따라오는 강인성도 뒤처지지 않으려는 듯 연신 구슬 땀을 흘리며 뒤쫓아 오기 시작했다.


민혁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 먼저 가서 준비를 하겠습니다." 라고 말한 후 최대한의 속력으로 달려 한 시진만에 마을에 도착했다.


촌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마차를 빌려 건초와 말린 야크의 똥을 가득 싣자 거인성이 달려왔다.


그 수레를 민혁은 앞에서 끌고 뒤에서는 거인성이 밀기 시작했다. 속도가 느리면 마차 바퀴가 모래 속에 파묻히기 때문에 말이 달리듯 수레를 끌고 달리기 시작했다.


달빛 속에 사람이 끄는 마차는 멀리서 보면 은하수 위를 달리는 듯 신비로웠다.


추위에 얼어 죽어 갈 사람들을 생각해 모든 진기의 바닥까지 긁어내 달리고 또 달렸다. 사구는 오를 수 없어 가끔씩 돌아서 가야 했기에 한밤중이 되어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 얼마나 먼 곳인가를 알고 더군다나 땔감까지 가져온다는 것을 미루어 보이찰산에 사는 산신령님이 틀림없다고 믿었다.


모닥불과 함께 말린 야크 똥이 갈탄처럼 타올라 추위를 이겨낼 수 있게 되자 그들은 운기 조식을 하는 민혁과 거인성을 향해 절을 하기 시작했다.


새벽이 가까이 오자 민혁은 깨어났다. 난생 처음으로 죽이는 짓만 하다가 살리는 일을 한 민혁은 자신에게 흐뭇했다.


할아버지가 왜 전장에 나가셔서 7왕국을 통일하고 스스로는 죽음을 택하셨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죽이는 행위는 순간적인 통쾌함은 있으나 자신의 인성을 파괴하는 것이고 살리는 행위는 힘은 들지만 자족감을 주는 아름다운 행동이라는 것을...




잠시 후 운기 조식에서 깨어난 거인성이 다가왔다. 그러면서 공손하게 물었다.


"대협! 혹시 현무성의 성주님이 아니십니까?"


민혁은 깜짝 놀라 물었다,


"아니 어떻게 제 신분을 아십니까?"


"저는 남궁세가의 남궁화 소저의 호위무사입니다. 소저께서 동정호에서 대협에게 구명지은을 입으신 후 늘 대협의 이야기만 하십니다. 조금전에 들은 이름과 손목에 찬 현무령을 보고 성주님인 줄 알았습니다."


"거 대협은 왜 이곳에 오셨는지요?"


"남궁세가에서는 소저의 구음절맥 치료를 위해 열화신단에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 왔습니다. 그래서 천축사에 많은 돈을 공납하였고 극락조가 온다는 것도 알아냈습니다.


이미 황금 삼 천냥을 보내 극락조의 알을 이용해 열화 신단을 만든 후 스무알을 받기로 약조했습니다. 그때가 되어 제가 온 것입니다. 대협께서는 어찌 호위무사로 위장해서 이곳으로 오신 겁니까?" 하고 거인성이 민혁에게 물었다.


"천축사는 증조부님께서 백 년 전에 내단을 취하여 천축사에 돌려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해빙궁으로 가는 길에 들려볼까 합니다.


북해빙궁은 광마쌍교가 빙궁의 빙정을 훔친다고 해서 이번 상단에 스며들 것 같아 저도 호위무사로 위장을 했는데 쌍둥이인 두 남자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거인성은 껄껄 웃으며


"그들은 원래 내시인데 한 놈은 여자로 다른 놈은 남자로 살고 있습니다. 남자 둘을 찾지 마시고 여자인 척하는 암말과 남자인 척하는 수컷 말을 찾으셔야 할 것입니다."



민혁도 웃으면서


"하하 감사합니다. 광마쌍교 일만 처리하면 남궁소저를 찾아 가겠다고 전해 주십시오 "


그의 말을 들은 거인성은 이미 민혁의 절대무공을 본 후라 큰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그래 주신다면 제 평생 대협을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겠습니다." 하며 절을 하는 것이었다.


거인성은 민혁의 방문이 남궁 소저를 치료해 준다는 뜻으로 못 박으려는 듯 민혁의 만류에도 머리를 들지 않았다.


참으로 충직한 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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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3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3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7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3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6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6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4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8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4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5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1 3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68 3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2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79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1 4 8쪽
»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5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6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2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6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4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6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6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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