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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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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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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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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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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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교 교주와의 만남

DUMMY

며칠 후 남궁화로부터 밀서가 도착했다.


<공자님 금낭 비서의 비밀을 풀었습니다. 매우 중요한 일이오니 세가에 들려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전서를 본 냉서연이 재빠르게 한마디 했다.


"서방님! 중요한 일 같은데 저와 함께 가시죠."


민혁은 속으로 탄식이 절로 나왔다.


'아... 난감하구나 .'


민혁과 서연은 이목을 피하고 빠른 이동을 위해 마차를 이용해 움직였다.


마부석에는 진호충이 앉았고 두꺼운 휘장이 쳐진 마차는 빠른 속도로 남궁 세가를 향하여 달렸다.


남궁 세가에 도착한 민혁과 서연은 세가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특히 서연의 틀어 올린 머리를 본 남궁 화는 이미 거인성과 민혁에게 들은 것이 있어 서연에게 더욱더 극진하게 대접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남궁 화는 금낭 비서의 비밀을 말하기 시작했다.


"황제가 전 황후의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성도로 갈 것이므로 가는 길을 정비하라는 황제의 명령이 각 도후부에 전달되었습니다. 아마 황제와 음양사의 내관들이 합작하여 판 함정일 것입니다."


민혁이 물었다.


"그럼 누구를 위한 함정이라고 생각하시오? "


"현 무림의 정세를 보아 그들이 누구를 대상으로 하려는 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유추를 해보면 첫 번째 대상은 흑운마교 입니다.


황제는 마교를 제 나라를 부흥시키려는 반란 세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7왕국 시절 제 나라가 옆에 있는 연 나라를 수시로 침략해 땅을 빼앗고 조공을 바치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침략의 주 세력이 흑운교 였습니다.


그 조공물 중에는 내시들도 포함되었기 때문에 연 나라의 실질적 권력자였던 내관들이 제 나라에 이를 갈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봉황성과 현무성입니다. 통일 전쟁에 참가했던 현 황제는 현무성의 무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화의 난을 이용해 현무성의 수장들과 대원들을 제거하여 현무성을 무력화 시켰다고 여겼는데 공자님의 등장으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무림맹과 마교를 동시에 상대하는 현무성의 힘에 또다시 두려움을 느낀 것이죠.


마지막 세 번째는 무림입니다. 지난번 봉황성의 수미도 정벌 때 무림의 배신으로 무산이 되었고 그 무림이 마교 고수들을 전멸시키는 것을 보고 무림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여긴 것입니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자신의 칙령을 어긴 무림을 가만히 둘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밀서의 비밀은 우리만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화살을 쥐고 있는 셈이죠.


만약 우리가 그 대상만 알 수 있다면 우리가 화살이 되어 두 마리가 아닌 세 마리의 새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


민혁은 남궁화의 조리 있는 설명에 감탄을 하면서 생각에 빠졌다.


잠시 후 민혁은 말했다.


“그들이 누구를 목표로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가 마교를 화살에 맞는 새로 끌어들일 수는 있을 것 같소.


기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지켜보면서 대응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낭자께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낭자의 아버님께서는 틀림없이 황실과 끈이 닿아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황군이 세가를 지켜주고 있는 것이겠죠. 낭자께서는 황태자에 접근하여 그의 품성을 파악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황제를 죽인 후 나라의 평안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가 완치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태자비가 저를 초청하였는데 잘되었네요."


잠시 동안 침묵이 흐르자 남궁화는


"그럼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먼 길을 오셔서 피곤하실 테니 편하게 쉬세요"


하면서 정중하게 포권을 취한 뒤 몸을 돌려 나가면서 자신이 손수 펼쳐 놓은 원앙금침을 바라보았다.


냉서연과 민혁이 같이 올 줄은 생각하지 못하고 이불을 깔면서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수없이 얼굴을 붉혔는데 그 원앙금침을 내주고 쓸쓸하게 물러나는 남궁화의 눈동자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때 그녀의 귀에 냉서연의 전음이 들려왔다.


<< 동생,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 이번 무림의 일만 끝나면 정식으로 혼인식을 올리고 난 후 한 가족이 되어 같이 살자.>>


그 말을 듣는 순간 참담한 기분으로 돌아가던 남궁 화는 걸음을 멈추고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살며시 고개를 돌려 "고마워요 언니" 하며 활짝 웃었다.


그 모습을 본 민혁은 남궁화가 나간 뒤 어색하게 물었다.


"부인 화 낭자에게 무슨 말을 했기에 울면서 웃는 것이요?"


냉서연은 쌀쌀맞게 대답 했다.


"제가 서방님 곁에 찰거머리처럼 붙어 있을 테니 안심하라고 했어요."


어찌 여인들의 심리를 민혁이 이해 할 수 있으랴..! 그저 눈만 껌벅이며 머리만 긁적였다.



@ @ @ @ @



다음날 민혁과 서연은 마교로 향했다.


마교의 총단은 옛 제나라 땅에 있는 북태산에 있었다. 북태산은 남태산보다는 조금 작았으나 그 높이는 남태산을 능가했다.


만년설로 뒤덮인 북태산 정상은 산중턱부터 운해가 있어 한여름 며칠 동안만 겨우 정상을 볼 수가 있다.


산의 지형이 워낙 가파르고 수많은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계곡들은 수백 장의 깊이를 가지고 있어 단 하나의 길을 제외하고는 사람의 접근을 불허했다.


민혁과 서연은 장엄한 산세와 가늠할 수 없는 깊은 계곡들 그리고 절벽들이 만드는 웅장한 폭포를 감상하며 서서히 올라갔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단 하나뿐이고 우마차가 겨우 다닐 정도로 좁았다. 하지만 산 중턱에는 넓은 분지가 있어 수백 호는 넘을 듯한 커다란 마을이 있었다.


그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긴 대나무를 어깨에 걸치고 그 중간에 물건들을 매달아 산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깍아 지른 절벽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민혁은 중얼거렸다.

"천연의 요새로구나.. 제 나라가 망했어도 흑운교를 멸하지 못한 또 하나의 이유가 되겠군."


산 중턱에는 객잔도 있었고 길거리 노점상도 보였다. 마을을 지나 산 중턱으로 오르자 풍경이 확 바뀌었다.


날씨는 차가워졌고 가끔씩 운해가 바람을 타고 파도처럼 덮쳐 왔다. 인적도 뚝 끊어진 길에는 가끔씩 검은 옷을 입은 흑운교 사람들만 지나가며 호기심 어린 눈빛만 보낼 뿐이었다.


한 시진 이상을 오르자 또다시 분지가 나오며 그 입구에 수십 개의 깃발이 휘날리는 웅장한 대문이 나왔다.


그 대문 위에는 일필휘지로 쓴 흑운교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북태산을 오르는 동안 어떤 제지나 감시의 눈길도 느끼지 못했다. 평범한 어느 사찰이나 현에 있는 장원에 온 것 같았다.


민혁은 '제 나라에서 흑운교는 이렇게 평화로운 곳이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활짝 열려 있는 대문 앞에 도달한 민혁은 문지기에게 청천벽력 같은 말을 내뱉었다.


"현무성 성주가 아수라 마경을 전하기 위해 왔다고 너의 교주님께 알려라!!"


지난번 태상 장로에게 혼이 난 수문장은 공손한 대답과 함께 지객당 당주를 향해 달렸다.


차 한잔 마실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내당 쪽에서 한 무리의 검은 빛이 쏟아져 나왔다. 허리에 금색이 번쩍이는 칼을 찬 교주 직속의 금검대원 10명이 도착했다.


그 중 대장인 듯 한 노인이


"교주님은 이곳에 계시지 않고 정상 부근에 있는 동굴에서 폐관 중이십니다. 안내해 드릴 테니 저를 따라 오르시지요."


민혁은 왜 이곳 흑운교에 초병과 초소가 없는지 알 수 있었다. 수시로 변하는 운해 속에서 이곳 지리에 익숙하거나 그들만의 표식을 모른다면 평생을 헤맬 것만 같았다. 천혜의 자연진법이 펼쳐져 있는 셈이었다.


또다시 한 시진을 오르자 운해가 사라지고 밝은 세상이 드러났다. 정상은 만년설로 덮여 있어 나무와 풀 한포기 없는 바위뿐이었다.


몇 구비를 돌자 작은 계곡이 나왔고 그 계곡은 수 많은 동굴로 이루어져 있었다.


민혁과 서연은 제법 큰 '제 일'이라 쓰여진 동굴로 안내되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돌로 된 탁자 주변에는 모피가 덮인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곧 차를 내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


차를 마신 후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흑운교에 어울리지 않는 백색 장삼을 걸친 중년의 사내가 들어왔다.


붉은 눈동자를 제외하고는 준수한 얼굴이었다.


" 흑운교 교주 서시황이라 합니다. 어떻게 중원에서 이 먼 곳까지 오셨는지요? "


민혁과 서연도 각각 "성민혁과 냉서연입니다." 라고 정중하게 대답했다.


"제가 이곳에 온 것은 아수라 마경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마경을 교주님께 전해주기 위함입니다."


라며 민혁이 마경에 얽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현무성과 봉황성 그리고 흑운교가 한 뿌리이며 어떻게 나눠지게 되었는지를 소상히 설명하고 심마가 쌓여 쫓겨난 아들을 위한 사조님의 노력으로 탄생한 마경의 비밀 또한 알려주었다.


마경에 있는 제마 심법을 익히면 심마에서 벗어나 더 높은 경지의 무공 수위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이 백년 전 사조의 부탁이라는 것도 알려 주었다.


그러면서 품 안에서 아수라 마경을 꺼내 교주 앞에 내밀었다. 마경을 받아 든 교주의 손이 바르르 떨리는 듯했다. 이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조금만 더 일찍 내 손에 들어왔다면.." 하고 중얼거렸다.


감회에 사로잡힌 교주를 향해 민혁은 요화공주에게 받은 반쪽짜리 목걸이를 꺼내 교주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혹시 이 물건을 보신 적 있나요? "


목걸이를 본 교주는 황급하게 옷 섬을 풀어 헤치고 자신의 목에서 목걸이를 풀었다. 그것 또한 반쪽이었다.


그것 둘을 서로 맞추자 한 마리 까마귀가 새겨진 보름달 모양의 매끄러운 옥이 되었다. 까마귀는 제 나라 황실의 상징이었다.


교주는 당황하여 물었다.


"이것은 제 어머니의 유품인데 어떻게 귀하의 손에 들어갔소?"


민혁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어갔다.


황제가 자작극으로 꾸민 개화의 난을 통해 가족과 정적을 죽이고 천륜을 어겨가며 요화공주를 매일 밤 능욕했으며 왜 스스로 혀를 잘라 자살을 시도했는지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지금은 천태사에 유폐되어 있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혀가 잘려 말을 못하는 요한 공주가 남긴 친필 편지를 전해 받아 읽어가는 교주의 표정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눈에 맺힌 붉은 핏물은 금방이라도 쏟아져 옷 섬을 적실 것 같았고 목에서 끅-끅하는 이상한 소리는 올무에 걸려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짐승 같았다.


그의 하얀색 장삼은 먹물을 뒤집어 쓴 듯 악마의 검은색으로 변했다. 마침내 그동안 억눌러왔던 금제가 폭발했고 마성은 흘러 넘쳐 동굴 안에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기 시작했다.



동굴 안에 검은 구름과 피비린내가 가득 찬 순간 그는 쏜살같이 동굴 입구로 향하며 팔을 휘둘렀다.


그 순간 굉음과 함께 어른 팔뚝만한 만년한철로 된 기둥이 우수수 떨어져 동굴 입구를 막았다.


비산하는 먼지 속에서 악귀의 비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애송이들 너의 조상들이나 만나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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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4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3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7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4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7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6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4 3 9쪽
»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9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4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6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2 3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69 3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2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80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2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5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6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3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6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5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6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6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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