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중·단편

공모전참가작

수천권
그림/삽화
수천권
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13,460
추천수 :
228
글자수 :
315,259

작성
24.05.27 21:00
조회
212
추천
5
글자
9쪽

수레바퀴의 비밀

DUMMY

수미도는 삼면이 절벽과 암초로 이루어져 있어 해변은 배 한 척 겨우 댈 수 있을 만큼 매우 협소했다.


북쪽 끝에 수미산이  있어 제법 숲을 이루었지만 길이 워낙 가파르고 험하여 사람들이 거주할 만한 곳은 없고 다만 산자락 끝에 못이 있어 섬의 중요한 식수를 공급해 주었다.


섬의 한가운데 있는 제법 큰 집을 중심으로 서른 여 채의 소박한 가옥들이 모여 있었다.


봉황성 성주 앞에 대제자 냉서연이 종종 걸음으로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보고할 일이 있습니다."


"말해 보거라. "


"지금 해변가에 제법 큰 배가 좌초되어 떠밀려 왔습니다. 북부 천동현에서 광서현으로 짐승 가죽을 팔러 가는 배인데 며칠 전 먼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 돛대가 부러졌답니다.


항해가 불가능 해  수리를 마치는 대로 곧 떠날 것인데  이삼일 간 먹을 물과 식량을 주신다면 가죽으로 보답하겠다며 청하옵니다."


"그들의 배를 조사해 보았느냐?"


" 예. 배에는 가죽이 가득 쌓여 있고 인부들 또한 무공을 전혀 모르는 듯한 사람들입니다. "


"알았다. 감시를 소홀히 하지 말고 속히 고쳐서 떠나도록 하거라. "


"예~ 성주님 ."




며칠 후. 배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냉서연이 사색이 된 얼굴로 허겁지겁 들어와 고개를 숙이며 보고했다.


"성주님 수원지에 독이 풀렸습니다! 물고기들이  떠오르고 연못가 수초들까지 시커멓게 타 들어갑니다. 그들의 감시를 제가 소홀히 한 탓이니 벌하여 주십시요."


성주는 냉정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그디어.. 올 것이 왔구나. 황제가 이곳 위치를 알리고 공적화 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듯,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네 탓이 아니다."



서연이 궁금한 듯 물었다.


"성주님, 독을 왜 수원지에 풀었을까요? "


"우리를 끌어내려는 계책이다. 이곳은 입구가 협소하여 소수로 많은 적을 상대할 수 있으니 우리를 섬 밖으로 유인하려는 것이다. ... 민혁이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해남도를 떠났다고 하니 곧 도착할 것 입니다."


"알았다. 불편하지만 우선은 지하 연무장에 있는 우물을 이용해라. 민혁이가 오면 앞으로를 계획해 보자."


@@@


사흘 후 민혁은 두 척의  배를 끌고 수미도에 도착했다.


섬에 있는 봉황성의 무사들과  간단한 인사가 오간 뒤  꿈에 그리던 냉서연을 찾았지만 보이질 않았다.


서운한 마음을 뒤로한 채 방으로 들어서자 봉황성주는 만감이 교차한 얼굴로 민혁을 데리고 밀실로 들어갔다.


봉황 성주가 따스한 눈빛과 조금은 떨리는 듯 하지만 진중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민혁아. 이제야 이렇게 너를 만나는 구나..! 어쩔 수 없었다지만 할미로서 그간 네게 너무 무심했다. 그래도 이렇게 장성한 너를 내 눈으로 직접 보니 마음이 놓이는 구나.


민혁도 이미 진호충에게 들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할머니의 말을 들으니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며 심장이 아파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민혁을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던 성주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갔다.


“..지금부터 너에게 우리 가문의 내력과 무공 그리고 현무성주로서 네가 해야 할 막중한 책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마. ”


봉황성주는 현무성과 봉황의 기원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이 백 년 전, 극양의 태양지체를 타고난 한 청년이 태양신공이라는 고대 절학을 연마하여 천하를 종횡하였다.


오직 극양의 신체인 태양지체를  타고난 자만이 수련 할 수 있는 태양지체신공은 가히 적수를 찾을 수가 없었지.


그런 절대강자를 외롭게 놔두지 않으려는 듯 하늘이 또 한 명의 절대강자를 보내주었다.


칠 왕국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서북쪽 대륙의 끝에는 북해빙궁이 존해했단다.


그곳은 여인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성인이 되면 각자의 짝을 찾아 강호를 주유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 당시 성인이 된  빙궁의 소궁주는 극음지체를 타고난 여인 이였다.


이 할미도 북해빙궁 출신으로 네 할아버지를 만났듯 그 둘도 운명처럼 서로를 만나 무술을 겨루게 되었단다.


사흘 동안의 치열한 대결은 경천동지 전무후무한 대결이었다.


주변의 나무와 풀은 태양신공에 의해 모조리 타버렸고 또한 근처의 암석과 계곡물은 극음지기에 의해 얼음이 되어 조각이 나고 말았지.


하지만 그들은 그 대결로 인해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결혼 후에도 무공에 심취해 마침내 ‘극양’과 ‘극음’을 조화시켜  '천지합일신공'을 탄생시켰다.


그런 그들에게 두 아들이 생겼는데 첫째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극양의 태양지체를 갖고 태어났다.


그래서 가전 절학을 쉽게 배울 수 있었고  빙궁의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도 할 수 있었다.


반면 둘째 아들은 극양의 신체를 갖고 태어나진 못했지만 그 대신 상상도 못할 뛰어난 오성을 가지고 태어났단다. 


둘째는 두 살도 되지 않아 모든 글을 읽고 쓰고 네 살 때에는  서하국의 깨우친 자 파드마 삼바바가 남긴 법문까지 해석할 정도였다.


그는 부족한 신체적 능력을 극복하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새로운 무공을 창안했다.


일반적인 무공은 운기조식을 해야 진기가 축적되지만 그가 만든 내공심법은 잠을 잘 때도 먹을 때도 내공이 증진되는 속성의 심법이었다.


심법을 발휘할 때 검은 구름이 피어난다고 해서 그는 그것을 ‘흑운심법’이라 칭했단다.”


그 말을 듣던 민혁이 깜짝 놀라며


"그렇다면 지금 흑운교의 뿌리가 사조님의 둘째 아들이군요?”


“그렇단다. 하지만 그 무공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무공이 강해질수록 심마가 쌓인다는 것이다.


거듭된 수련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미 마성에 물든 그는 결국 형수를 범하려는 사건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 사건으로 아버지는 화가 나서 둘째 아들을 죽이려고 했다.


어머니가 피눈물로 호소하며 3년의 말미를 주면 심마를 풀 수 있는 제마심법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으나 아버지는 2년의 기한을 주고 둘째 아들은 지하 뇌옥에 가두어 버렸단다.


식음을 전폐한 채 어머니가 밤, 낮으로 제마심법을 연구했지만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자식을 차마 아버지 손에 죽게 할 수가 없어, 남편 몰래 아들을 지하뇌옥에서 탈출 시켰다.


결국 그 일로 인해 두 분은 갈라서게 되었지.


어머니는 봉황성을 만들어 제마심법의 완성에 전력을 기울였고 아버지는 마인들의 발호에 대비해 현무성을 만들었다.


그 후 봉황성주는 마침내 제마심법을 완성해 ‘아수라마경’이라 이름을 붙였고 이는 마인들의 호기심을 유도 하였다.


하지만 마인들의 집단인 마교는 무슨 이유때문인지 발호하지 않았고 아수라마경 또한 봉황성에 봉인되어 150년이 흘렀다.


그러다 너의 할아버지가 제나라에서 전쟁을 치를 때 그때 다시 마교의 존재가 드러났다.


너의 할아버지는 봉황성에 봉인된 아수라마경을 황실의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고 자연스럽게 벽황산에서 그들 손에 들어가게 하려 했지만  황실과 중원무림의 방해로 그 뜻을 이룰 수가 없게 되었다.


민혁은 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왜 그날 스스로 죽음을 택하신 건가요? “


봉황성주는 목이 메이는 듯 잠시 깊은 한숨을 내 뿜고는 말을 이어갔다.


”황실과 무림은 현무성을 두려워하고 있다. 나약한 인간들은 누구나 두려운 존재가 없어지기를 바라는데 황실은 더욱더 그러하단다.


그래서 나의 아들이자 며느리인 너의 부모도 죽었고 너 또한 죽이려 하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너를 구하고 사조님의 뜻을 받들어 무림을 마교로 부터 지켜야 했다.


결국 할아버지는 무공을 스스로 폐하시여 죽음에 이르렀지만 너를 지키고 마교를 끌어 낼 수 있었단다.


우리의 사조이신 두 분은 비록 그 사건으로 갈라섰지만 서로가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계셨다.


현무성과 봉황성은 현무지체라 이름  붙여진 극양의 태양지체와 극음의 봉황지체를 결합시켜 천지합일신공이라는 절세의 신공으로 마교의 발호에 대비하여 왔단다.


그러나 불행히도 극양과 극음의 두 명의 남녀를 동시대에 탄생시키지 못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마교의 발호와 함께 사조님의 뜻이 하늘에 닿았는지 너와 서연이가 그 두 개의 신체로 태어난 것이다.


민혁아! 이 할머니 앞으로 다가오너라! 너의 몸을 진맥 해보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림의 수레바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1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3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3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2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6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3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6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5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3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8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3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5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1 3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68 3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1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79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1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4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5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2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5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4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5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5 5 9쪽
»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29 4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