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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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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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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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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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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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백팔 나한진

DUMMY

한편 무림맹에서 하루 거리밖에 떨어지지 않은 무창 근처 현무성의 비밀 분타에서 이장로와 진호충이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거듭하고 있다.


"장로님, 무림명의 여섯 개 방파와 개방이 각각 본거지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그 행보가 이상합니다.


처음에는 각자의 본파로 돌아가는 듯 하더니 삼일 후 두 개의 무리로 다시 합쳐져서 지금은 점창파와 소이파에 모여 있습니다.


또한 남쪽 수미도의 봉황성으로 향하던 이백 명의 무림맹 고수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황군은 느리지만 계속해서 남하 하고 있다고 합니다. "



그러자 이 장로가 '킁-' 하는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자신이 만든 현무성의 감시를 피해 이백 명의 고수들을 빼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림맹에는 '남궁 화'가 있다더니 그녀의 용병술이 참으로 주도면밀하구나. 그래~ 마교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진호충이 답답한 듯 대답했다.


"마교 역시 무림맹을 각개 격파하려는 듯 그들을 이틀거리 간격만큼 떨어져서 추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들도 2개의 조직으로 나눠서 무인맹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움직임이 있으리라 봅니다."


@ @ @ @ @


한편 흑운교의 총단에서는 소규주가 마뇌와 마주하고 있었다.


마뇌가 궁금한 듯 물었다.


"소교주님. 교주님은 아직도 동굴 뇌옥에 계십니까? "


"그렇소. 마인들에게 섭혼술을 시전하고 계신데 이번에는 아마 모든 마인들을 총 출동시킬 듯 하오."


"그러면 그때까지 기다릴까요? 아니면 그들을 각개격파하고 무림맹을 접수할까요?"


"아버님이 이번에 시전하는 상대들이 워낙 고수들이라 시간이 오래 걸릴 듯 한데 그까짓 무림 방파들이야 마인 없이도 흑검대 만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예. 가능은 합니다만 우리의 예상과 달리 그들도 두 개의 무리로 합쳐져서 우리를 대비하는 듯합니다.


그들은 비록 두 곳에 흩어져 있으나 서로가 한나절이면 지원이 가능한 위치에 있습니다.


정면 대결을 한다면 우리의 출혈도 상당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봉황과 현무가 황군에 쫓기고 있고 무림맹의 주력이 황군을 돕고 있으니 이번이 다시 없는 기회이기는 합니다."



소교주는 비웃음을 날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반나절 거리까지 접근한 후 그들이 서로 도와주려는 움직임이 없다면 공격을 합시다.


그들을 치고 난 후 전력을 다해 남궁세가를 쳐서 이번에는 기필코 아수라 마경을 뺏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데 다만 내가 아직 몸이 회복되지 못하여 직접 나서지 못하는 것이 따분 할 뿐이지.."




@ @ @ @ @



이곳은 점창파와 두 시진 거리 떨어진 염왕사.


오늘은 신도들이 갑자기 많아졌다며 좋아하던 스님들은 그날 저녁 공양을 먹지도 못하고 모두 염라대왕 앞으로 줄을 지어 가고 말았다.


밤이 깊어지자 염왕사 안으로 삼삼오오 흑의를 입은 흑검대가 사방에서 날아들기 시작했다.


자시가 되자 백 여명의 흑검대 고수들이 모두 모이자 은검을 찬 은검수가 대장인 듯 쇳소리를 내며 명령을 내렸다.


"축시까지 휴식을 취한 뒤 계획대로 점창파를 친다. 신속하게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죽여라!"


무리들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 예 "


축시가 되어 운기조식을 풀고 막 출발하려는 순간 나직하면서 장엄한 불호 소리가 들렸다.


방문을 박차고 나간 대장은 기겁을 했다.


마당에는 중들과 자신들이 죽이려 했던 점창파에 모여 있어야 할 무림맹 고수들이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었다.


나지막한 불호소리와 함께 소림사 방장 자허대사가 명령을 내렸다.


"백 팔 나한진을 펼쳐라 !"


백 팔 나한진은 달마조사가 지옥에서 탈출한 아수라 마귀를 제압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전설의 진이다. 그 나한진이 무림 역사상 처음으로 펼쳐졌다.



자허 대사가 또다시 읊조렸다.


"부처님 오늘은 살계를 범해야겠습니다. 아미타불."


자허스님의 목탁 소리가 울려 퍼지자 백 팔인의 입에서 금강경이 낭랑하게 울려퍼지며 사방의 공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백팔 염주를 돌리듯 웅후한 장력이 회전을 시작하였고 그 회전과 함께 스님들의 몸 또한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흑검대도 만만치 않았다.


같은 원진을 형성하여 검강을 내뿜으며 검을 휘둘렀다. 검의 위세는 대단했지만 나한진의 위력 앞에 바람 따라 구르는 낙엽처럼 목적지를 잃고 헤맸다



찌르려고 내뻗은 검은 옆에서 밀려오는 강력한 장력에 목표를 잃고 비틀거렸고 위에서 아래로 배려는 검은 진기의 장막에 튕겨 올라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한진의 동심원이 좁혀졌다.


좁혀질수록 압력은 더 세어졌고 흑검대의 검은 허공으로 튕겨지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거리가 좁혀지자 나머지 무림맹의 고수들의 암기와 비도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마침내 흑검대원의 한 팔목이 잘려 나가는 순간 여러 곳에서 피 보라가 안개처럼 피어 올랐다.


주춧돌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피가 사방으로 튀기 시작하자 나한진의 위력은 더욱 강해졌고 무림맹의 칼끝은 잔인 해졌다.


이미 흑검대의 무사들은 절반 가까이 죽어나갔지만 나한진의 피해는 미미했다. 나한진에 갇혀 더 이상 후퇴할 곳도 없어진 흑검대 대장은 소리쳤다.


"모두 팔행보법을 이용해 진을 벗어나라."


그러자 앞 쪽의 흑검대가 나한진의 반탄력을 이용해 솟구쳐 오르자 그 뒤의 흑검대원들은 앞 대원들을 밟고 더욱 높게 솟구쳐 올라 진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나한진도 같이 솟구쳤고 무림맹 고수들의 수 십 개의 칼날이 흑검대를 향해 비상했다. 또다시 십 여 명의 흑검대가 공중에서 갈라졌다.


팔행보법과 갈라진 동료의 시체를 밟고 진 밖으로 벗어난 은검수와 흑검대는 무림맹 고수들을 죽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일대일로 싸운다면 마교를 상대 할 무림맹 고수는 많지 않았다. 특히 은검수의 검강은 막강하여 한번에 무림맹 고수 서너 명이 잘려 나갔다.


순식간에 나한진을 벗어난 흑검대 검강에 막아서는 무림맹의 고수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흑검수와 그들의 두목인 은검수의 검강을 본 무린맹의 고수들은 감히 추격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을 때


도망치는 그들을 향해 하얀 빛살들이 쏟아졌다.

그 빛살은 밤하늘에 터지는 폭죽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웠지만 잔인했다.


흑검수들은 발에 밟힌 마른 낙엽처럼 바스락 바스락 부서졌고 단 한 명도 살아서 염왕사 밖으로 나가지를 못했다.



마지막 남은 은검수 앞에 진호충이 내려섰다. 진호충이 짧게 말했다.


"네가 갖고 있는 최고 최후의 절초를 펼쳐라. 단, 일 초식 뿐이다."



은검수는 침묵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몸이 서서히 떠올랐다. 역시 마교 최고의 전설적인 악마의 도 법 '단.혼.일.도'다.


진호충은 벽황산에서 자신의 사형제들의 몸을 갈랐던 단혼일도를 기다렸다.


그리고 현무성 최고의 장법 성주님이 함부로 쓰지 말라고 했던 만화참을 두 손 가득 끌어 올렸다.


번쩍 !!!


얇고 긴 은빛 무리가 하늘을 위에서 아래로 반을 갈랐다.


갈라진 한 쪽은 삶이고 다른 쪽은 죽음이다.


단 한줄기 섬광 뿐이다.


그 순간 공기의 흐름이 멈췄다. 귀가 먹먹해 지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주변의 공기마저 빨아들인 만화참의 진력이 은빛 섬광을 향해 쏟아졌다.


쾅!!!!


주변 무림맹 고수들의 고막이 터져 나갔다. 은검수의 은빛 검강은 안타깝게도 자신을 갈랐다. 죽음이다. 반으로 갈라진 육신은 폭발했다.


조각난 육체의 부스러기가 주변을 훑고 지나가 피에 젖은 나뭇잎이 우박처럼 쏟아져 지상에서 진저리를 치자 사방에는 침묵이 내려 앉았다.


그 침묵속에서 천천히 자허대사에게 다가가는 진호충은 지옥을 탈출 한 악마처럼 보였다.


그 악마가 속삭였다.


"자허 땡 중. 우리는 현무성의 항마대다. 벽황산을 불태운 빚을 받으러 우리 성주님께서 소림사로 찾아갈 테니 기다리고 있거라."


그 말을 들은 자허대사의 머리 속은 순식간에 무상무념의 진공이 되었다. 벽황산의 참화가 소림사에서도 똑같이 일어 날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으로 들어왔다.


진호충이 잔인한 미소를 날리며 사라지자 자허대사는 순간 추위를 느꼈다.


몸이 떨려오자 자신도 모르게 염불을 외었다. 구멍 뚫린 문풍지로 겨울 바람이 지나가듯 염불도 바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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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3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3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4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2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7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3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6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6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4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58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3 3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75 3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1 3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68 3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2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79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1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4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5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2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6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4 4 9쪽
» 백팔 나한진 24.05.31 226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5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3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5 6 11쪽
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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