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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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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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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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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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주차를 한 최 실장이 품에서 명함을 꺼내 하진에게 내밀었다.


“여기 제 명함입니다.”


“아..저는 명함이 없는데..”


“하하. 연예인 분한테 그런 걸 바라면 안 되죠. 아까 통화로 제 전화번호는 아시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드리는 겁니다.”


“아. 네.”


갑작스러운 대기업 비서 실장의 요청에 나오기는 했지만 하진은 왜 만나자고 했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죽은 매형 같은 경우 누나와 함께 작은 커피숍을 운영했기에 대기업과는 더더욱 접점이 없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지만 자신이 고민한다고 알 수 있는 건 아니 여서 하진은 최 실장이 입을 열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흠..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는 아주 사적인 이야기들이라 보안이 좀 중요하니 이 일은 추후에라도 비밀을 좀 지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하는 최 실장의 말에 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제가 오늘 만나 뵙자고 한 것은 몇 가지 여쭤보기 위해서 입니다. 오늘 우연히 저희 쪽에서 서하진씨가 조카 분이랑 나오는 예능의 재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하진씨 매형 되시는 분의 어릴 적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그 사진 속의 아이가 저희가 아는 아이 같아서요. 혹시 그 사진이 언제 찍은 건지 알 수 있을까요?”


“아! 그래서 만나자고 하셨군요?”


최 실장의 말에 놀랐지만 하진은 마음을 진정하고 물었다.


“네.”


“음. 그 사진은 저희 매형이 고아원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서 찍은 거라고 들었습니다.”


“!!”


하진의 말에 최 실장의 두 눈이 커졌다.


“매형이 2살 때 쯤 고아원 앞에 버려졌는데 얼마 후에 크리스마스였다고 하더라고요. 마침 고아원에 봉사 활동하러 오신 분들 중에 동네에서 사진관 운영하는 아저씨가 계셨는데..그 분이 원생들 독사진을 찍어 주셨대 요. 나중에 사진도 인화를 해서 보내주셨고요. 그 때 찍은 사진이 방송에 나왔던 건데 매형의 어릴 때 찍은 사진은 그거 한 장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고아원에서 단체 사진 같은 건 가끔 찍지만 원생 독사진을 찍는 일은 별로 없어서요.”


하진의 말에 최 실장은 심장이 거칠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힘겹게 침을 삼킨 그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고아원 요? 혹시..매형 되시는 분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이준이요. 성이 이 씨고 이름이 준 입니다.”


그 대답을 들은 최 실장이 침음을 삼키며 두 눈을 감았다.


그의 심각한 모습에 하진은 놀랐지만 가만히 최 실장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진정한 그가 눈을 떴다.


“죄송합니다.”


“아..아닙니다. 근데 왜 이런 걸 묻는지 여쭤봐도 되나요?”


“하아..제 지인이 아주 오래전 아이를 잃었습니다. 지금 제 생각에는 그 아이가 서하진씨의 매형이 맞는 것 같군요..”


“아...”


그 대답에 하진은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매형 되시는 분이 2살 때 고아원에 버려졌다면 친 부모를 찾을 생각을 전혀 안 하신 건가요? 유전자 등록만 되었어도 찾았을 건데요.”


최 실장의 물음에 하진이 고개를 저었다.


“어..이게 저도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제가 알기로는 저희 매형 친 부모님들은 모두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최 실장은 하진의 말이 이해가 안되어서 큰소리로 물었다.


“매형이 고아원 앞에 버려질 때 쪽지가 같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쪽지에 매형 이름이랑 나이가 적혀 있었고 남편이 일찍 죽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려고 했지만 자신도 죽을 병에 걸려서 도저히 아이를 키울 수 없다며 그래서 고아원에 맡긴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원장님이 그 종이를 버리지 않고 가지고 계시다 나중에 매형에게 주셨는데..그걸 보고 매형은 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돌아가지 않으셨다 하더라고 이렇게 까지 하면서 자신을 버린 사람들이라면 찾고 싶지 않다고 저희한테 말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경찰서에 유전자 등록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죠.”


“하아..무슨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최실장이 답답한 듯 넥타이를 손으로 잡아 끌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큰소리로 하진에게 말했다.


“그건 진짜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이름도 그렇고 제 지인의 아이가 거의 확실한 것 같은데..그 아이는 유괴 당했단 말입니다!”


“!!!”


최실장의 말에 하진은 너무 놀라 비명이 나오려는 걸 두 손으로 틀어 막았다.


“저..정말인가요? 저희 매형이 유괴되었다고요?”


“하..네. 지금까지 그 부모 되시는 분들은 아이를 애타게 찾고 있었습니다. 유전자 등록만 되었어도 진즉에 찾을 수 있었는데..하필 이면 유괴범이 그런 쪽지를 남겨서..”


“말도..안돼..”


갑작스럽게 알게 된 사실에 하진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두 사람 다 복잡한 심경에 말을 못하고 있다 최 실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후우..오늘 아이 사진을 보고 그 부모 되시는 분들은 아들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에 엄청 들떠 계시는 상황입니다. 근데 저희가 따로 알아보지 작년 9월에 매형 분과..누나 분이 같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네..맞습니다.”


“정황 상 저희가 찾던 아이가 매형 분이 맞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정확히 확인은 해야 해서 그러는데..혹시 조카 분과 제 지인 분의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수 있을까요?”


그 말에 하진도 동의하였다.


“네. 그래야죠. 제가 저희 세진이 머리카락이랑 칫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근데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만약 정말 저희 매형이 그 유괴되었던 아이가 맞다 면...그 부모님 되시는 분들 충격이 너무 심하실 텐데..괜찮으실까 모르겠네요.”


하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최 실장을 보며 말했다.


“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저도 걱정이 좀 되는군요. 그래서 말인데..만약 매형 분이 저희가 찾는 아이가 맞다 면..나중에 세진 군을 조 부모님 되시는 분들께 좀 데려가 주실 수 있을까요? 그나마 손주라도 살아 있다는 걸 아신다면 충격에서 좀 빨리 벗어나지 않을까 싶어서요.”


“아..그럴 수 있겠네요..친 손주면 당연히 만나보셔야 하니 결과 나오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검사 진행한 후 결과 알려드리겠습니다. 빠르면 다음 주 쯤에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 괜찮으실까요?”


“아..저는 괜찮은데 세진이가 다음 주 목요일 1시에 드라마 대본 리딩이 잡혀 있습니다. 그때만 제외하면 다음 주는 아무 때나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아..세진 군이 드라마에 출연하나요?”


“아. 네. 세진이가 평소에 연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오디션에 합격해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허허~그것 참 기특하네요.”


“네. 연기도 제법 잘하더라고요.”


“나중에 세진 군 나오는 드라마 꼭 챙겨 봐야겠네요.”


이야기가 마무리 되자 최 실장이 다시 운전을 해서 하진을 숙소 앞으로 데려다 주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올라가서 가져오겠습니다.”


“네. 천천히 오셔도 됩니다.”


하진이 최 실장에게 인사 후 얼른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현관 비번을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가니 복돌이가 뛰어나와 반겨주었다.


“어..복돌아. 삼촌 또 나가봐야 해. 좀 있다가 다시 와서 놀아줄게.”


하진이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서자 거실에 앉아있던 재원과 주민이 보였다.


“어? 너 어딜 그렇게 급하게 나갔다 온 거야?”


“누구 만났어?”


“아. 미안.형들. 내가 지금 좀 급해서 그러는데 이따가 다시 와서 설명할게.”


다급한 하진의 말에 두 사람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두 사람을 지나친 하진이 주방에 가서 이모님에게 지퍼백을 받았다.


욕실로 가서 세진의 칫솔을 지퍼백에 담아 가방에 넣은 후 세진의 방으로 향하였다.


“웅? 쌈쫀? 어디 가따 와써?”


“어. 세진이 뭐하고 있었어?”


하진의 물음에 세진이 자신의 무릎에 놓여 있던 대본을 들어 보였다.


“때본 연씁 해써!”


“아~또? 이미 달달 외우지 않았어?”


“웅. 끈데 끄래도 연씁 해야 해.”


“그래. 열심히 하니까 보기는 좋은데 몸에 무리 가게 하지는 마. 알았지?”


“웅. 알게써.”


“그래. 삼촌 잠깐 밖에 누가 와서 나갔다가 금방 다시 들어올게.”


“누구?”


“응. 세진이는 모르는 사람이야. 그럼 삼촌 나갔다가 올게.”


무언가 이상한 삼촌의 모습에 세진이 고개를 갸웃 거리며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새가 없는 하진은 세진의 빗에서 머리카락을 챙긴 후 밖으로 나와 지퍼백에 담았다.


지퍼백 2개를 가방에 넣은 하진이 다시 급하게 최 실장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차에 올라탄 하진이 가방에서 지퍼백을 꺼내 최실장에게 건넸다.


“여기요. 세진이 칫솔이랑 머리카락 이예요.”


“감사합니다.”


그걸 넘겨 받은 최 실장이 조심스럽게 챙긴 후 하진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오늘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최대한 빨리 나오도록 힘 쓸 테니 조만간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조심히 가세요.”


하진이 차에서 내리자 최 실장이 차를 출발해서 떠났다.


그걸 지켜보던 하진이 곧 발걸음을 돌렸다.


‘매형..누나..이게 다 무슨 일이지 모르겠어. 친 부모님 모두 살아 계신 데다 매형이 유괴된 아이였다니..조금만 더 일찍 이 사실을 알았다면..그럼..우리 매형 친 부모님 얼굴 볼 수 있었을 텐데..진짜 왜 이렇게 답답하고 가슴 아픈 일이 많은지 모르겠다.’


하진은 매형과 그 부모님이란 분들을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파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식을 겨우 찾았는데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어야 하는 그 부모님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움에 한숨만 나왔다.


‘후우..아닐 수도 있으니까 우선은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 그리고 정말 매형이 맞다 면..우리 세진 이라도 대신 조 부모님 만나볼 수 있게 내가 중간에서 잘 설명해야지.’


세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해야겠단 생각을 하며 하진이 표정을 풀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하진과 헤어진 최 실장은 곧 누군가 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황 원장님. 접니다. 최 실장. 네. 잘 지내시죠?”


“하하~우리 최 실장님이 어쩐 일로 전화를 하셨나요?”


“지금 제가 좀 뵙고 싶은데 어디신가요?”


“아. 저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주말인데도 나와 계셨군요. 잘 되었습니다. 그럼 제가 바로 거기로 가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황 원장과 통화를 끝낸 최 실장이 병원으로 차를 움직였다.


20 여분 후 최 실장이 원장실에 들어가자 황 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반겼다.


“어서 오세요. 차 뭐로 드릴까요?”


“아. 시원한 냉수 한잔 부탁 드리겠습니다.”


최 실장의 말에 황 원장이 냉장고에서 생수 병을 꺼내 건네주었다.


그걸 받아 든 최실장이 순식간에 반 통을 먹고 테이블에 물병을 내려놓았다.


“안 그래도 김 박사한테 아까 연락 받았습니다. 회장님이랑 사모님 모두 혈압이 좀 높으셔서 진정제 좀 맞으셨다고 하던데..두 분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아니요. 그건 아니고 제가 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지금 유전자 검사 맡기면 얼마나 빨리 받아볼 수 있을까요?”


“유전자 검사요? 음. 긴급으로 하면 아마 내일 중으로 받아볼 수 있을 겁니다. 누구 건데 그러십니까?”


“여기 병원에 저희 회장님 유전자 보관하고 계시죠?”


“네. 저희가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 대답에 최 실장이 품에 있던 지퍼백 2개를 꺼내 테이블 위에 꺼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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