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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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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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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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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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1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한 납골당.


평일 이였지만 어버이날 이여서 인지 주차장에는 차량이 제법 있었다.


하진이 세진을 차량에서 내려주는 동안 민수가 짐들을 꺼냈다.


“형. 제례실 먼저 가실 거죠?”


“응. 그래야지.”


“예약은 하셨어요?”


“응. 했어.”


세진의 손을 잡고 한쪽 손에 쇼핑백을 든 하진이 민수와 같이 납골당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하진을 알아본 사람들이 있었지만 장소가 장소인 만큼 와서 싸인을 요청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3층에 마련된 제례실로 들어선 하진과 민수는 쇼핑백에서 음식과 그릇 등을 꺼내 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모니터에는 누나와 매형이 환하게 웃는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그 모습을 세진이 얌전히 서서 쳐다보았다.


잠시 후 상이 차려지자 향을 피우고 술을 따라 잔을 놓았다.


하진이 그때까지 조용히 서 있던 세진을 손짓해 불렀다.


“세진아. 엄마, 아빠한테 절하자. 삼촌이 집에서 가르쳐 준 거 기억나지?”


“웅.”


하진의 옆에 선 세진이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절을 올렸다.


“옴마, 압빠~마시께 드쎄요~”


절을 하고 일어선 세진의 말에 민수와 하진의 눈가가 붉어졌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하진이 전을 조금 떼어내서 세진의 입에 넣어주었다.


“세진이 배고프지? 이제 음식 먹어도 되니까 먹자. 민수야. 너도 여기 젓가락으로 좀 먹어.”


“네. 감사합니다. 형도 좀 드세요.”


“그래.”


민수와 세진을 챙긴 하진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자신의 입에 넣었다.


예전에는 여기서 음식을 먹게 되는 자신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옆에서 맛있게 먹고 있는 조카의 모습을 보자 가슴의 멍울이 조금은 풀리는 느낌 이였다.


그렇게 세 사람이 음식을 먹은 후 짐을 정리하였다.


“형. 짐 저 주세요. 제가 차에 갔다 놓을게요. 세진이랑 둘이서 누나랑 매형 만나고 오세요. 끝나면 저한테 연락 주시고요.”


“그래. 고마워.”


두 사람에게 시간을 주려는 민수의 배려에 하진이 감사 인사를 건넸다.


세진을 안은 하진이 누나와 매형이 안치된 봉안실로 들어섰다.


봉안실 한쪽은 넓은 창으로 되어 있어 바깥의 맑은 하늘과 푸른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거라 고는 두 사람을 가장 좋은 곳에 안치 하는 거란 생각에 여기저기 알아보고 정한 곳 이였다.


중앙 쪽에 위치한 누나 부부의 단으로 다가가니 가장 먼저 납골함이 보였다.


그 안에는 세진을 포함한 누나 가족의 행복했던 순간을 찍은 액자가 놓여있었다.


“세진아. 여기가 엄마, 아빠가 있는 곳이야. 여기 동그란 항아리 보이지? 이게 엄마, 아빠야. 인사해.”


두 사람의 납골함을 보니 먹먹한 마음에 세진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참 후에야 세진은 처음으로 엄마, 아빠에게 인사를 건넸다.


“옴마...압빠..안뇽. 쎄찌니 와써요.”


두 사람의 납골함을 앞에 두고 엄마, 아빠라 부르는 순간 세진은 왠지 이제야 비로서 두 사람의 자식이 된 듯 하였다.


조그마한 손을 내밀어 유리에 갔다 대니 그럴 리 없겠지만 따뜻한 느낌이였다.


한참 그렇게 있는 세진의 모습에 하진은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참았다.


잠시 후 손을 뗀 세진이 하진에게 바닥으로 내려 달라 부탁하였다.


“자. 근데 뭐 하려고?”


세진은 그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자신의 가방을 벗어 앞쪽으로 가지고 왔다.


지퍼를 열고 안에 들어 있던 물건을 꺼내 하진에게 내밀었다.


“어? 이거 저번에 방송국 PD 아저씨가 준 선물이네? 이거 왜 가져 왔어?”


“이고 옴마, 압빠한테 쭐래.”


“응? 이걸?”


“웅! 이고 꼼돌이 가조기야. 이고 보면 옴마, 압빠, 쌔끼 곰이야. 옴마, 압빠 외로우니까 썬물로 줄래.”


“아...”


세진의 말에 하진이 곰 인형을 쳐다보았다.


엄마 곰, 아빠 곰, 그리고 새끼 곰 두 마리.


세진은 이렇게 가족이 모여 있는 모습을 원했던 걸까?


앞으로 이룰 수 없는 소원이지만 이런 식으로 라도 보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단 생각에 하진은 마음이 아팠다.


“그래. 삼촌이 넣어줄게. 근데 여기는 새끼 곰이 2마리인데 한 마리만 넣을까? 엄마, 아빠, 세진이 이렇게 3명이잖아?”


하진의 말에 세진이 고개를 저었다.


“우응~아냐. 다 너어죠.”


“그래? 알았어.”


하진이 관리인을 불러 납골함의 유리를 열고 인형을 한쪽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본 세진이 미소를 지었다.


‘엄마, 아빠, 세진이, 그리고 나..이렇게 우리 4명은 앞으로 계속 가족이니까. 그러니 내가 자주 못 보러 와도 이 인형처럼 우리는 항상 같이 있는 거예요.’


“자. 인형 다 넣었다. 세진이 엄마, 아빠한테 더 하고 싶은 말 있어?”


그 말에 잠시 고민하던 세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음..옴마, 압빠..쎄찌니..쌈쫀이랑 행보케요. 아프로도 그럴꺼니까 우리 꺽정 말고 하늘 나라에써 편하게 이써요. 우리 나쭝에 만나요~”


자꾸만 나오려는 눈물에 하진은 목이 메었다.


‘누나, 매형..우리 세진이 이제 건강해. 그리고 얼마나 씩씩하고 똑똑한지 몰라. 세진이 덕분에 내가 살아가고 있어. 고마워. 이렇게 세진이 내곁에 주고 가서..세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잘 키울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어. 세진이 말처럼 앞으로도 우리 행복하게 살 거니까 지켜봐 줘.’


하진은 오늘 세진과 이곳에 오게 됨으로서 드디어 누나와 매형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다.


한참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인사를 나누다 집으로 가기 위해 짐을 챙겼다.


“세진아. 이제 엄마, 아빠한테 작별 인사하자. 다음에 또 오겠다고 인사해.”


“웅..아! 쌈쫀 끄거!”


“응? 뭐?”


“꽃!!”


“아~! 맞다. 삼촌이 깜빡했네. 잠깐만..”


세진의 말에 하진이 얼른 같이 가져온 작은 쇼핑백을 열었다.


거기에는 어제 하루 종일 세진이 작은 손으로 열심히 만든 카네이션 2 송이가 들어 있었다.


“자. 이거 엄마, 아빠한테 줄까?”


“웅! 아나 줘~”


하진이 안아 들자 세진은 카네이션을 부모님의 납골함 앞에 넣어두었다.


“나아쭈셔써 깜싸함니다~쎄지니 씩씩카게 지낼께요. 옴마, 압빠도 따음에 볼 때까지 잘 이써요.”


“누나, 매형..우리 세진이가 엄마, 아빠 주겠다고 어제 하루 종일 고생해서 만든 거야. 선물 마음에 들지? 세진이는 걱정하지 말고 잘 있어. 나중에 또 올게.”


그렇게 세진과 봉안실을 나온 하진은 밖에 있던 직원에게 납골함의 문을 닫아 달라 부탁하였다.


뭔가 후련하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에 세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진의 손을 잡고 씩씩하게 걸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납골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아인 엔터테인먼트의 회의실은 발칵 뒤집혔다.


비원 멤버들의 요청에 모인 사람들은 강석진 대표와 가수 1팀, 2팀의 팀장, 홍보 팀장, 기획 팀장, 법무 팀장 이였다.


무슨 일로 모이는지 몰랐던 사람들은 비원 멤버가 보여주는 자료들과 연습생 이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리가 났다.


그 중 가장 분노한 사람은 강대표였다.


“지금 이게 사실인 거지? 이 자료들 정말 믿어도 되는 거야?”


화를 꾹 눌러 참으며 다시 한번 확인하는 강대표의 물음에 재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진이 아는 형님 분이 있는데 그분이 진성 그룹 경영 지원실 실장님 이세요. 그분이 저희 대신 직원 동원해서 조사해서 보내주신 내용이니 정확할 겁니다. 지원이 이야기는 저희가 직접 전해 들은 거구요.”


“하..진성 그룹이라..거기다 경영 지원실 실장이면 조사를 허투루 하지는 않았겠지. 그렇다면 이게 사실이란 건데..이걸 우리는 아무도 몰랐다는 거네?”


강대표의 허탈한 물음에 직원들은 아무도 입을 열 수 없었다.


이 중 가장 가시 방석인 사람은 가수 2팀의 박팀장 이였다.


자신이 강력하게 주장해서 스카웃 해 온 강승환이 엄청난 폭탄 이였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그로 인해 다른 연습생 피해자가 생긴 상황 이였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서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는 사이 강대표가 2팀장을 불렀다.


“박팀장. 그래. 강승환이란 애 실체는 몰랐을 수 있었다 쳐요. 근데 다른 연습생 피해자가 생겼는데 이걸 몰랐다는 거 나는 지금 이해가 안 되는데? 연습생 관리 제대로 안 한 겁니까?”


그 물음에 박팀장이 침을 삼키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제 불찰입니다.”


“하...지금 그걸 말이라고!!”


소리를 지르려 던 강대표가 화를 꾹 눌러 참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몇 번 물었었죠? 바이올렛 만 담당하기도 힘들 건데..연습생 관리까지 괜찮겠냐고요. 다른 인력 뽑아서 연습생만 관리하겠다는 거 박팀장이 계속 본인이 할 수 있다고 해서 놔 둔 건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네요? 대체 관리 하기는 한 겁니까?”


강대표의 물음에 박팀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에 강대표가 화를 참기 위해 눈을 지그시 감고 심호흡을 하였다.


박팀장이 욕심이 많다는 것은 평소에 알고 있었다.


비원을 담당하는 가수 1팀이 회사에서 입김이 강한 것에 평소에 시기와 불만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걸로 트러블을 만들지는 않았었다.


오히려 가수 1팀을 이겨보기 위해 열심히 하는 원동력으로 삼은 것 같아 지금껏 문제 삼지 않고 지켜 봐왔던 것 이였는데..자신의 판단이 틀렸단 생각에 입안이 씁쓸해졌다.


“지금 부로 가수 2팀은 바이올렛 만 담당합니다. 연습생 관리는 따로 부서를 만들어서 거기서 관리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거기 담당할 직원들은 추후 각 부서에서 차출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홍보 팀장님은 그 사람들 빠져 나간 자리 채울 수 있게 조만간 직원 모집 공고 올려주세요. 정확한 인원은 나중에 확인 후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홍보 팀장이 수첩에 메모를 하는 사이 강대표가 가수1팀 팀장인 철환을 불렀다.


“김실장.”


“네. 대표님.”


“바쁜 거 아는데 연습생 담당 부서 생기기 전까지만 가수 1팀에서 연습생 관리 좀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연습생 담당 트레이너들 지금 총 8명이죠?”


“네. 남녀 각각 보컬 2명과 댄스 2명입니다.”


“이지원 연습생이 A팀인가요?”


“네.”


그 대답에 강대표가 인터폰을 눌러 비서에게 A팀 보컬과 댄스 트레이너를 호출해 달라 부탁하였다.


잠시 후 두 사람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던 두 사람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침을 꿀꺽 삼켰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이지원 연습생에게 문제가 있었던 거 알고 있었습니까? 그리고 연습생들 내 분위기가 이상했던 건 요?”


그 물음에 두 사람은 당황했다.


그러다 보컬 트레이너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얼마 전부터 지원이가 연습에 집중을 못 하고 이상한듯해서 제가 무슨 일인지 묻기는 했었습니다. 근데 별일 아니라고 해서 그냥 넘어갔었습니다.”


“그럼 댄스 트레이너 선생님은요?”


“어..전 잘 모르겠습니다.”


그 대답에 강대표뿐만 아니라 회의실 안의 모든 사람들이 얼굴을 구겼다.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을 트레이너가 연습생의 변화를 전혀 몰랐다니 말이 안 되는 일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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