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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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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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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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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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차량이 잠시 멈추자 하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설마..이 집인가요?”


그 물음에 최 실장이 웃으며 뒤돌아 보았다.


“네. 맞습니다.”


높은 대문 옆으로 주차장 문이 보였다.


그 위에 달려 있던 CCTV로 직원이 차량을 확인했는지 바로 주차장 문을 열어주었다.


자동으로 문이 열리자 익숙한 듯 최 실장이 차를 끌고 지하로 내려갔다.


차량이 멈춘 곳은 지하 1층 주차장으로 굉장히 넓은 곳 이였다.


“도착했습니다. 내리시죠.”


“아..네.”


하진이 세진을 차에서 내려준 뒤 가져온 짐을 한 손에 들었다.


“여기는 직원들이나 외부 차량이 주차하는 공간입니다. 가족 분들 차량은 여기서 한층 더 내려간 지하 2층 주차장에 따로 주차를 하는데 그곳은 허락된 차량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 따라 오시죠.”


최 실장의 설명에 두 사람은 넓은 주차장을 둘러 보다 얼른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가족 분들은 지하 2층에서 엘리베이터로 바로 집으로 가실 수 있지만, 외부인 들은 이렇게 마당 쪽으로 나 있는 문을 통해서 만 나갈 수 있습니다.”


최실장을 따라 벽 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자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보였다.


문이 열리자 아까 외부에서 보였던 대문의 안쪽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 옆에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넓게 펼쳐진 정원의 안쪽으로 'ㄷ' 자 모형의 큰 건물이 보였다.


“저쪽이 가족 분들이 거주하시는 본채 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가운데 건물이 본채 이고 그 옆에 있는 건물들은 별채인데 중간 통로로 본채와 이어져 있습니다.”


최 실장이 설명을 하였지만 하진과 세진은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 그 말들이 귀에 잘 안 들어왔다.


잘 정리된 정원의 한쪽에는 멋들어진 정자가 있었고 그 앞에는 꽤 큰 연못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 부근은 여러 가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었는데 과하지 않고 주변과 잘 어울렸다.


세 사람이 올라온 계단에서 건물까지는 잔디 사이에 돌로 꾸며진 길이 곧게 뻗어 있었다.


그 길을 걸어 건물 앞에 도착하니 세 사람을 기다린 듯 문이 열리며 양복을 단정하게 입은 중년 남자가 나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 집 관리를 맡고 있는 김 집사라고 합니다. 가족 분들 모두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가시죠.”


“아..네. 안녕하세요.”


“안뇽하쎄요.”


김 집사의 인사에 하진과 세진이 얼른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그 모습에 미소를 지은 그가 한쪽으로 비키며 일행에게 들어오라며 손짓을 하였다.


일행이 신발을 벗고 준비된 실내화를 신자 김 집사가 앞장서서 걸었다.


각종 장식품과 그림들로 꾸며진 긴 복도를 지나니 넓고 환한 거실이 나타났다.


“회장님. 최 실장님과 손님들 도착하셨습니다.”


“!!”


범상치 않은 집을 보며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회장이란 호칭에 하진과 세진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때 회장이란 불린 노년의 남자가 쇼파에서 일어나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요. 나는 장영복 이라고 합니다.”


그가 하진에게 손을 내밀자 하진이 얼른 그 손을 잡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서하진 이라고 합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허~초대는 무슨. 부담 갖지 말고 와서 편하게 앉아요.”


그 말에 하진이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이 상황이 어떻게 편할 수가 있나요..’


그런 하진의 마음도 모른 채 장 회장이 반짝이는 눈으로 세진을 쳐다보았다.


“안녕? 네가 세진이 구나? 내가 세진이 친 할아버지 되는 사람 이란 다. 만나서 반갑구나.”


“안뇽하쎄요~할부지~”


세진이 두손을 배꼽에 얹고 씩씩하게 인사를 하였다.


그 모습에 장 회장의 얼굴이 더욱 환해졌다.


“여보. 세진이랑 사돈 총각 다리 아프겠어요. 얼른 와서 앉게 해요.”


“어? 어어. 그래야지. 자 두 사람 다 이리 와서 앉자고..최 실장. 자네도 수고했어. 와서 같이 앉지.”


“아닙니다. 회장님.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족 분들끼리 좋은 시간 가지십시오.”


최 실장의 말에 장 회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니. 그냥 가면 어떻해? 이따가 저녁이라도 같이 먹고 가야지. 어제 오늘 자네가 수고한 게 있는데..”


“하하하~저도 주말인데 이제 쉬어야 하지 않습니까? 여기 계속 있으면 저는 근무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최 실장의 농담에 장 회장도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네도 쉬기는 쉬어야지.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고 내일 회사에서 보지. 내가 항상 고마워하는 거 알지?”


“하하하~그럼요. 회장님 마음이야 제가 잘 알지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최 실장이 모여 있던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 후 거실을 빠져나갔다.


그때까지 옆에 서 있던 하진과 세진을 장 회장이 쇼파로 데리고 와서 앉으라 손짓했다.


상석에 있는 의자에 장 회장이 앉자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 이 여사와 도준, 지영이 앉아 있었다.


그 맞은편 빈 쇼파에 다가간 하진이 앉아있는 세 사람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서하진 이라고 합니다.”


삼촌의 모습에 세진도 얼른 다시 한번 배꼽 인사를 하였다.


“안뇽하쎄요! 이쎄진임니다!”


하진의 우렁찬 목소리에 거실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호호호~아주 씩씩하구나. 내가 세진이 할머니란 다...한번..안아 봐도 되겠니?”


할머니의 물음에 세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그 앞으로 다가갔다.


이 여사가 쇼파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다가온 세진을 조심스러운 손길로 품에 안았다.


어른보다 높은 아이의 체온이 느껴지자 30년 전 마지막으로 안았던 아들이 생각나서 이 여사는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참 아무 말도 못하고 세진을 안고 만 있는 모습에 지켜보던 사람들도 덩달아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때 품에 있던 세진이 팔을 뻗어 이 여사를 마주 안았다.


그리고 작은 손으로 이 여사의 등을 토닥 였다.


그런 손자의 모습에 결국 이 여사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흡..흐..윽..”


“할무이~울지 마여.”


“흑..그..래..할머니 안..울게.”


잠시 후 진정한 이 여사가 품에서 세진을 떼어냈다.


세진은 이 여사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며 할머니의 눈물을 작은 손으로 닦아주었다.


“우리 세진이가 아주 착하구나. 사돈 총각이 잘 키웠나 봐요.”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은 이 여사가 하진을 보며 미소 지었다.


“아..아닙니다. 저는 한 게 별로 없습니다. 누나랑 매형이 잘 키운 거죠.”


“그래도 결혼도 안 한 남자가 애 혼자가 키우는 게 어디 보통 일인가요. 그동안 정말 고생했어요.”


그 말에 하진은 순간 울컥 하였다.


누나와 매형이 죽은 후 중환자실에 누워 깨지 않는 세진을 보며 마음 졸이던 시간들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기 때문 이였다.


“큼..아닙니다.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그래도 사돈 총각인데 그럴 수 있나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장 회장이 얼른 끼여 들었다.


“어허~사돈 총각이긴 해도 이제 우리 가족인데! 그냥 서로 편하게 지내자고. 그래도 되지?”


장 회장의 물음에 하진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대해 주시는 게 더 편합니다.”


“그래. 그러자고. 우리가 사돈 사이긴 하지만 이제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니 나도 그냥 자네를 내 막내 아들이라 생각할게. 그러니 자네도 우리 부부를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대해줘.”


“...네. 감사합니다.”


어릴 때 돌아가셔서 잘 기억도 안 나는 부모님 이후 어른에게 부모님으로 생각해 달라는 말을 처음 들은 하진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으나 목을 가다듬고 간신히 대답을 하였다.


그런 부모님과 하진을 보던 도준이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이준이 형 되는 장도준 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도준씨 아내 되는 강지영 이라고 합니다.”


“아! 안녕하세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하하. 아니에요. 좀 정신이 없죠?”


“아. 네.”


“사실 우리도 그래요. 그래도 앞으로 자주 볼 사이니 친하게 지내자고요.”


“네.”


하진과 인사를 마친 도준이 세진을 쳐다보며 미소 지었다.


“안녕? 나는 세진이 아빠의 형 되는 사람이야. 큰아빠라고 부르면 돼. 만나게 되어서 너무 너무 반갑다.”


“나한테는 큰엄마라고 부르면 돼. 세진아.”


“안뇽하쎄요~큰압빠! 큰옴마!”


“하하하~그래.”


“세상에~TV에서 봤을 때부터 엄청 예쁘다고 생각했는데..이제 보니 우리 세진이는 실물이 훨씬 잘생겼구나!”


지영의 감탄에 세진이 씩 웃었다.


“깜싸함니다~큰옴마도 예뻐요. 끈데 쎄찌니 테레비에 나오는 거 바써요?”


“응. 어제 봤었어. 시골에서 삼촌들이랑 찍은 예능.”


“아아~째미쬬?”


“응. 재밌던 걸? 세진이가 벌레를 한 손으로 잡는 거 보고 깜짝 놀랐잖아. 우리 세진이 엄청 용감하던데?”


“히히~~”


지영과 대화하며 활짝 웃는 세진의 얼굴에 장 회장과 이 여사의 눈이 떨어질 줄 몰랐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차도 한 잔 안 줬네. 광양댁!”


“네. 사모님.”


“여기 다과 좀 내다 줘요.”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광양댁이 큰 쟁반에 차와 디저트를 가지고 나왔다.


테이블에 그릇들을 옮기던 광양댁이 따로 준비한 사과 쥬스를 이 여사 옆에 앉아 있던 세진이 앞에 놓아주었다.


“깜싸함니다~”


“어머~그래요. 맛있게 먹어요.”


세진이에게 웃어준 광양댁이 빈 쟁반을 들고 일어서려고 하자 이 여사가 불렀다.


“광양댁. 그리고 김 집사.”


“네.”


“네. 사모님.”


두 사람에게 이 여사가 세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소개를 하였다.


“들어서 짐작했겠지만 이 아이가 우리 손자야. 이준이 아들이지. 우리 이준이...가 하늘나라에 갔는데 다행히 이 아이를 남겨주고 떠났어. 앞으로 자네들이 세진이 많이 챙겨줘.”


그 말에 두 사람은 침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모두 이 집에서 오래 일을 했기에 잃어버린 둘째 도련님에 대한 부분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장 회장 내외가 얼마나 애타게 찾고 있는지도..


그런데 손자만 남겨두고 죽었다는 소식에 자신들이 모시는 장 회장 가족의 슬픔이 어떨지 짐작되어 차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둘의 모습에 희미한 미소를 지은 이 여사가 말을 이었다.


“괜찮아. 이준이가 이렇게 세진이라도 남겨두고 떠났으니 다행이지..그러니 그런 표정 지을 거 없어. 곧 사람들이 세진이 존재를 알게 되겠지만..그 전까지는 자네들이 직원들 입 단속 좀 해줘.”


“네. 그럴게요. 사모님.”


“걱정 마십시오. 제가 직원들 단속 따로 하겠지만, 계약서에 비밀 유지 조항 있어서 함부로 입 열지 못할 겁니다.”


그 말에 장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 열었다.


“그래. 사실 상주 하는 직원들은 별 걱정 안 하는데..가끔 오는 외주 업체 직원들은 좀 못 미더워. 세진이 올 때는 그 직원들은 출근 못하게 하게.”


“네. 회장님.”


“그래. 그럼 가서 일 봐.”


두 사람이 물러가자 장 회장이 웃으며 세진이와 하진이를 보았다.


“자. 차 들지. 여기 디저트는 호텔에서 가져온 건데 먹을 만 할 거야.”


“네. 잘 먹겠습니다.”


하진이 찻잔을 들어 한입 먹으니 향긋한 차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와~”


“하하~마음에 들어?”


“아! 네. 향이 너무 좋아요.”


“우리 농장에서 직접 키운 국화를 말려서 만든 차야. 갈 때 챙겨 줄 테니 가져가서 마셔. 이게 불면증에 아주 좋아.”


“아..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어허~어른이 챙겨주면 그냥 받는 거야.”


“네. 감사합니다. 그럼 가져가서 잘 먹겠습니다.”


계속 사양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하진은 장 회장에게 감사 인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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