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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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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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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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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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회

DUMMY



“아버지. 최실장님. 두 분 모두 서재로 가시죠. 이야기는 거기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여기서 못 할 말이야?”


“네.”


아들의 눈빛에 장회장도 뭔 가를 느낀 듯 표정을 굳혔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장서 걷는 장회장의 뒤를 최실장과 도준이 따랐다.


서재에 들어가 문을 닫은 세 사람은 쇼파에 둘러 앉았다.


“이제 얘기해 봐. 네 엄마 못 듣게 하려고 그런 것 같은데..이준이 일이냐?”


아버지의 말에 도준은 이야기를 꺼내려 했지만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


“얼른 말해! 도대체 뭔데 그래?!”


아들의 망설이는 모습에 장회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회장님. 진정 하십시오. 이러다 사모님 듣겠습니다.”


그런 장회장을 최실장이 진정 시키며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와 각자의 앞에 놓았다.


“이거 드시고 좀 진정하십시오. 도준이 너도 물 좀 마셔라.”


그 말에 장회장과 도준이 생수 병을 따서 한 모금 물을 마셨다.


“후우..말해. 네 동생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냐?”


“하아..아버지. 진정하고 들으세요..아니...잠깐만 기다리세요.”


자리에서 일어난 도준이 서재를 나갔다가 잠시 후 들어왔다.


“이거 드세요. 그러면 저도 얘기 할게요.”


장회장이 앞에 놓인 우황청심원을 쳐다보다 그걸 들어 한입에 털어 넣었다.


“자. 다 마셨다. 네가 이렇게 까지 하는 거 보니 보통 일이 아닌가 보구나. 나도 아까보다는 진정되었으니 말 해라.”


아버지의 얼굴을 살피던 도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지석이가 방송 담당PD에게 확인한 얘기입니다. 아까 방송에 나왔던 사진이 그 프로그램 출연진의 매형이라고 했잖아요? 근데..그 매형과 누나가..작년 9월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들의 말이 끝나자 장회장이 두 눈을 감고 속에서 끓어오르는 울분을 참았다.


‘30년 만에 내 아들을 찾았는데..그런데 죽었다니! 신이 있다면 이러면 안되지! 그 가여운 게 무슨 잘못이 있다고..만약 죄가 있다면 내가 받아야지..어떻게 우리 이준이 한테 이럴 수가 있어..친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힘겹게 자랐을 텐데..벌써 죽다니..이럴 수는 없다! 이럴 수는 없어!'


그런 장회장의 모습을 도준과 최실장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때 감고 있던 장회장의 두 눈에서 소리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건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피눈물 이였다.


아버지의 모습에 도준의 눈에도 어느 순간 눈물이 흘렀다.


한참 동안 미동도 없이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던 장회장이 잠시 후 두 눈을 떴다.


“후우..그래도 혹시 아닐 수 있으니 확인은 해봐야지. 최실장.”


“네. 회장님.”


“이 일 최실장이 조용히 좀 알아봐 봐. 애 엄마랑 도준이가 본 거면 거의 확실하겠지만 만의 하나 아닐 수도 있으니 최대한 빨리 좀 부탁하네.”


“네. 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가서 확인해 볼 테니 회장님은 좀 쉬고 계십시오. 이러다 쓰러지실까 봐 걱정됩니다.”


“아냐. 나 그렇게 약한 사람 아니야. 그러니 자식 잃고 30년을 제정신으로 버텼지..”


“아버지..”


“너도 너무 걱정 말 거라. 나보다는 네 엄마가 걱정이지. 지금 보니 지영이가 그래서 네 엄마 모시고 방에 들어간 거구나. 이 박사도 그것 때문에 부른 거고..”


“네..”


“그래. 잘했다.”


아버지의 말에 도준이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생각난 것을 최실장에게 말했다.


“최실장님. 지석이가 아까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 연락처 지영이한테 따로 보내준다고 했었어요. 제가 그거 확인해서 알려 드릴께요.”


“그럼 나야 고맙지.”


“네. 잠시만요.”


핸드폰을 꺼내 확인하자 지영이 벌써 자신에게 연락처를 보내 놓은 뒤였다.


그걸 확인한 도준이 최실장 핸드폰으로 연락처를 전달하였다.


“지금 보내 놨습니다.”


“그래. 확인했어.”


두 사람의 모습을 보던 장회장이 입을 열었다.


“혹시 정말로 우리 이준이가 잘못 된 거라면..아까 이준이 아들은 살아 있는 거잖아...집사람한테 얘기할 때 그 아이가 있으면 좀 충격이 완화되지 않을까 싶은데..그 삼촌이란 사람 만나게 되면 아이 데리고 우리 집에 올 수 있는지 좀 물어봐 봐.”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부탁하네.”


최실장이 인사 후 서재를 나갔지만 장회장과 도준은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을 뿐 이였다.


잠시 후 망설이던 장회장이 아들을 보며 물었다.


“아까 너도 TV에 나오는 사진을 본거지? 우리 이준이 정말 맞더냐?”


“네. 맞아요. 비록 어릴 때 헤어져서 기억은 별로 없지만..항상 이준이 사진을 봤잖아요. 우리 이준이 맞아요...아버지.”


“후우..그래..그렇구나..”


드디어 아들의 행방을 찾았다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찾아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은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신중한 첫째 아들이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이준이의 사망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피곤감을 느끼던 장회장은 일어나려다 순간 비틀거렸다.


“아버지!”


놀란 도준이 곁으로 다가와 얼른 부축을 하였다.


“괜찮으세요?”


“괜찮아. 순간적으로 어지러워서 그랬어.”


“잠깐 손님 방 가서 누우세요. 이 박사님 대기 중이실 거니까 제가 가서 모시고 올게요.”


“아냐. 괜찮아.”


아버지의 말에 울컥한 도준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긴 뭐가 괜찮으세요! 저도 이런데 아버지가 괜찮으실 리 없잖아요! 정말로 이준이가 잘못되었다면 아버지, 어머니 손주를 봐서 라도 앞으로 건강 잘 챙기세요. 그 아이 이제 엄마, 아빠 모두 없는 거잖아요. 그러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지켜주셔야죠!”


아들의 외침에 장회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우리 손주..네 조카..이제 우리가 지켜야지. 그래야지.”


“네. 그러니까 가서 좀 누우세요. 이 박사님 진찰 받으시고요.”


“그래. 그러마.”


아버지를 모시고 느린 걸음으로 손님 방으로 간 도준은 침대에 장회장을 눕히고 이불을 정돈하였다.


“잠깐만 계세요.”


아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장회장이 지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을 아픈 표정으로 쳐다보던 도준이 곧 침실을 나가 이 박사를 찾았다.


마침 이 여사를 진찰하고 부모님 방에서 나오는 모습에 도준이 다가갔다.


“이 박사님.”


“아! 장사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네. 어머니는 어떠신가요?”


“좀 놀라신 것 빼고는 괜찮으십니다. 진정제 좀 놓아드렸는데 방금 잠드신 것 보고 나왔습니다.”


“아까 넘어지실 때 유리가 좀 깨졌는데 다치신 데는 없는 건가요?”


“네. 살펴봤는데 유리에 찢어지거나 하신 곳은 다행히 없으셨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럼 지금 아버지 좀 봐주시겠어요?”


“회장님도 몸이 안 좋으신 겁니까?”


이 박사가 놀라 묻자 도준이 고개를 저었다.


“그냥 두 분 다 좀 놀라신 일이 있어서요. 그것 때문에 혹시 혈압이 올라가셨을까 걱정이 되어서요."


“아..네. 회장님 어디 계신가요?”


“지금 손님 방에 계세요. 저 따라 오시면 됩니다.”


“네.”


이 박사를 데리고 손님 방으로 들어가자 장회장이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이 박사. 왔나?”


“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허허..나이가 드니 좀만 신경 쓰거나 그러면 몸이 이러네.”


“잠시 혈압 좀 재 보겠습니다.”


이박사가 장회장의 혈압을 재보고 여기저기 체크를 한 후 입을 열었다.


“여사님도 그렇고 회장님도 그렇고..혈압이 평소보다 높으신 상태입니다. 걱정할 수준은 아니니 진정제 좀 맞으시고 한숨 주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 알겠네.”


진정제를 맞은 장회장이 눈을 감고 있다 잠시 후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본 이 박사와 도준이 방을 빠져 나왔다.


“혹시 모르니 같이 온 간호사 대기 시켜 놓겠습니다. 무슨 일 생기면 저한테 바로 연락 주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도준과 인사를 주고 받은 이박사가 자리를 떴다.


그 때 지영이 도준에게 다가왔다.


“어머님은 주무시고 계셔. 아버님은?”


“아버지도 진정제 맞고 주무셔.”


“그럼 오빠도 가서 좀 누워. 오빠 얼굴 지금 창백해.”


“그래.”


도준은 지영과 함께 부부 방으로 가서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고 잠을 청했지만 어지러운 머리 속 때문에 잠이 들지 못하였다.



장회장의 집을 나선 최실장은 차에 탄 뒤 전화기를 꺼내 직속 부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난데..지금 내가 보내준 사람 좀 알아봐 봐. 그래..소문 안 나게 조심히 알아보고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런 거 다..그래. 최대한 빨리. 조사하는 데로 나한테 바로바로 보고해.”


전화를 끊은 최실장은 도준이 보내준 연락처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마른 침을 삼킨 후 전화를 걸었다.


“네. 여보세요?”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십니까? 서하진씨 맞으시죠? 저는 청송 그룹 장영복 회장님을 모시고 있는 최한주 비서 실장이라고 합니다.”


“네? 누구시라고요?”


갑작스런 전화에 상대방이 당황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당황스러운 거 알지만 급한 일이라 좀 뵙고 싶은데..지금 혹시 가능하시겠습니까?”


“어...”


“제가 못 미더우시면 VTM 박환웅PD에게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제가 그쪽에 연락해 놓겠습니다.”


“어..그래 주시겠어요?”


“네. 그럼 10분 후 그쪽과 확인해 보시고 이 번호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최실장의 전화를 받았던 하진은 생각도 못한 인물의 전화에 당황해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10분 후 박PD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전화 건 사람이 정말 청송 그룹 비서 실장이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어..하진씨. 나도 왜 이런 연락이 왔는지 모르겠지만 하진씨랑 방금 통화한 사람..본인 맞다고 하네요. 저도 우리 모회사 쪽에서 연락이 와서 좀 당황스럽긴 한데..하진씨한테 연락한 사람 누군지 모르지만 신원 확실한 사람이라고 걱정 말라고 하네요.”


“아..네. 감사합니다. PD님”


“그래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잘 해결하고요.”


“네. 다음에 뵐게요.”


박PD와 전화를 끝낸 하진이 최실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안녕하세요. 서하진 이라고 합니다.”


“아..확인 하셨습니까?”


“네. 근데 무슨 일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음..서하진씨 매형분 일로 여쭤볼 게 있어서 그렇습니다. 계신 곳 알려주시면 제가 지금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매형이요? 어...알겠습니다. 제가 지금 집에 있는데 집 주소 문자로 넣어드릴게요. 오시면 연락 주세요. 제가 내려가겠습니다.”


“네. 도착하면 전화 드리겠습니다.”


하진과 통화를 끝낸 최실장이 기어를 바꿔 차를 출발 시켰다.


40여 분이 걸려 도착한 최실장이 하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지금 바로 내려가겠습니다.”


“네. 건물 앞에 차 세워 놓았습니다. 차량 번호 XX노XXXX 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하진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바로 앞에 보이는 세단 번호를 확인하고 조수석 문을 노크하자 최실장이 창문을 내렸다.


“안녕하세요. 서하진이라고 합니다.”


“네. 괜찮으시면 차에 타시겠습니까? 좀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아서요.”


“아..네.”


하진이 조수석에 타자 최실장이 차량을 출발하며 말했다.


“갑작스런 요청에도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근데 매형 일이라고 했는데 무슨 일인지 지금 여쭤봐도 되나요?”


“음..중요한 이야기니 잠시 후에 제가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네.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침묵이 내려앉은 차는 10 여분 후 한적한 공원 주차장에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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