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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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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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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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최 실장이 꺼낸 지퍼백을 보며 황 원장이 물었다.


“이걸로 장 회장님과 친자 검사를 하면 되는 겁니까?”


“네. 이 검체는 회장님의 손자로 추정되는 이의 것입니다.”


그 말에 황 원장의 눈이 커졌다.


“아들이 아니라 손자요?”


당연히 잃어버린 둘째 아들의 검체 일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답변이 나오자 황 원장이 놀란 듯 물었다.


“어..혹시 장 사장님이..”


그 조심스러운 물음에 최 실장이 손사래를 쳤다.


“아..아닙니다. 원장님도 알다시피 저희 회장님 잃어버린 둘째 아드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이 검체는 그분의 자녀로 추정되는 아이의 것입니다. 그러니 회장님과 이 아이의 검체로 친자 검사 부탁 드립니다.”


“아..근데 왜..아..아닙니다. 제가 가장 긴급으로 검사 지시 내려서 결과 나오는 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왜 아들이 아닌 손자로 검사를 하는지 물으려고 했던 황 원장은 얼른 다른 말을 내뱉었다.


어련히 알아서 할 건데 괜히 자신의 궁금증 때문에 심기를 불편하게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 이였다.


그런 황 원장을 모른 척 한 최 실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최대한 빠른 검사 부탁 드립니다. 제가 따로 당부 안 해도 아시겠지만 이 일은 절대 비밀로 해야 합니다. 아시겠죠? 그럼 결과 나오는 데로 연락 주세요. 검사지는 제가 와서 직접 받아 가겠습니다.”


황 원장도 얼른 일어나며 최 실장을 배웅했다.


“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결과 나오는 데로 바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수고하십시오.”


“네. 안녕히 가십시요.”


황 원장의 인사를 뒤로 하고 나온 최 실장은 빠른 걸음으로 차로 돌아와 운전석에 올라탔다.


“후우..”


숨을 한번 내쉰 그가 핸드폰을 꺼내 장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날세.”


“네. 회장님. 방금 서하진씨 만나서 손자 분으로 추정되는 분 검체 받아서 황 원장에게 친자 검사 맡겼습니다.”


“그래? 검사 결과는 언제 나온다고 하던가?”


“내일 중으로 나올 겁니다. 나오는 데로 제가 가지고 댁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오늘 일도 내일 같이 보고 올리겠습니다.”


“후..그래. 수고했네. 그럼 결과 나오는 데로 연락 줘.”


“네. 알겠습니다. 그럼 쉬십시요.”


장 회장과 통화를 끝낸 최 실장도 더 이상 자신이 할 일이 없음에 집으로 향하였다.



그 시각 하진은 작업실에서 형들과 모여 있었다.


“아까 급하게 나가던데 왜 그런 거야?”


재원의 물음에 하진이 망설이다 입을 꺼냈다.


“우리 매형..친 부모님이 살아 계신 것 같아.”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부모님 모두 돌아가셔서 매형이 고아원에서 자란 거 아니였어?”


“어..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오늘 우리 예능에서 나온 매형 어릴 때 사진을 본 친 부모님 지인이 나한테 찾아오셨어. 사진이 그 지인의 잃어버린 아이인 것 같다며..이름도 물어보더니 동일하다고 하더라고.”


하진의 설명에 다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오래 알고 지낸 데다 워낙 친하다 보니 서로의 가정사는 다들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하진의 매형이 고아원에서 자란 것도 알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친 부모가 나타났다니..


그렇다면 세진에게는 친 할아버지, 친 할머니가 살아 계시는 것 이였다.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어?”


“우선 친자 검사 할 수 있게 세진이 검체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아까 그거 챙겨 드렸어.”


“아! 아까 그래서 네가 급하게 다시 들어왔던 거구나?”


“어.”


하진은 매형이 유괴된 아이라는 이야기는 아직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온 게 아닌 데다 혹시 라도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 이였다.


그때 주민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근데..만약 그분들이 매형 친 부모님이라면..매형이랑 누나 두 분 다 돌아 가셨는데..어떻하니?”


그 물음에 다들 슬픈 얼굴이 되었다.


“응. 나 찾아오신 분도 그 부분은 알고 계시더라고.”


“하긴 뉴스에 많이 나왔으니 조금만 조사해 보면 알겠구나..”


“응. 근데 아직 그 지인 분들은 모르시고 계신 것 같아. 만약..정말 우리 매형이 그 지인 분들 친 아들이 맞다 면 충격이 엄청 크실 것 같아. 그래서 나 찾아오신 분도 만약 검사 결과가 친자가 맞다고 나오면 세진이를 좀 같이 동석해서 만날 수 있는지 물으시더라고..”


“아...”


“하긴 손자라도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좀 나으시려 나?”


“응. 그러지 않을까 싶어.”


“그럼 검사 결과 기다려 봐야겠네?”


“응. 그래야지.”


“요즘 유전자 검사 결과 나오는데 얼마나 걸리지?”


“생각보다 빨리 나오지 않나? 며칠이면 될걸?”


“그럼 다음 주 중에는 결과 나오겠네.”


“응. 그럴 것 같아.”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환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근데..이거 내가 좀 안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지만..그 매형 친 부모로 추정된다는 분들 정말 괜찮은 사람들인 거 맞아? 혹시 너나 세진이 돈 보고 접근한 건 아니겠지?”


그 말에 다른 멤버들은 주민 부모님의 일이 생각나서 곧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어..그건 아닌 것 같아. 나 찾아오신 분도 믿을만한 분 같았고..”


“에이~그걸 어떻게 알아.”


“그래. 환이 말도 일리가 있다. 너도 혹시 모르니까 조심해.”


형들의 걱정 어린 말에 하진은 오늘 찾아온 인물을 떠올렸다.


‘아직 검사 결과가 안 나와서 말은 못 하지만..청송 그룹 비서 실장의 지인이란 사람이 돈이 모자라서 사기 칠 것 같지는 않은데..’


아직은 말 할 수 없는 사실에 하진은 어색한 웃음을 흘릴 뿐 이였다.



그 다음 날 정오 무렵.


집에서 서류를 보고 있던 최 실장의 핸드폰이 울렸다.


“네. 황 원장님. 검사 결과 나왔습니까?”


“네. 실장님. 좀 전에 나왔습니다. 원장실로 오시면 제가 직접 드리겠습니다.”


“검사 결과 확인 하셨나요?”


지나가듯 묻는 최 실장의 물음에 황 원장이 얼른 대답을 하였다.


“아유~아닙니다. 저도 결과지 받기만 했지 확인은 안 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30분 안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네. 기다리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최 실장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자켓을 챙겨 입었다.


차를 운전해서 병원에 도착한 그는 서둘러 원장실로 갔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최 실장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황 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인사를 건넸다.


“오셨습니까?”


“네. 검사 결과지는 어디에 있죠?”


그 물음에 책상 위에 있던 서류 봉투를 챙긴 황 원장이 얼른 최 실장에게 건넸다.


“이겁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봉투를 봉해 놓은 상태라 저도 결과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검사 담당한 직원도 입 무거운 사람이라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제가 급해서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조심히 가십시오.”


결과지가 들어 있는 봉투를 손에 쥔 채 최 실장이 빠른 걸음으로 원장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자신의 차에 돌아온 후 장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그래.”


“네. 회장님. 방금 황 원장에게서 검사 결과지 건네 받았습니다.”


“...그래. 결과는 확인했나?”


“아닙니다. 황 원장도 결과 내용 모르는 상태이고 저도 받은 후 확인 안 했습니다. 지금 바로 가져갈 테니 회장님이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후우..그래..기다리고 있겠네.”


“네. 바로 찾아 뵙겠습니다.”



최 실장과 통화를 끝낸 장 회장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만 있으면 지난 30년 동안 그렇게 찾았던 아들의 행방을 알게 될지도 몰랐다.


만약 검사 결과가 맞다 면..그는 태어나서 몇 번 안아보지도 못했던 자식을 이제 다시는 안아볼 수 없는 데다..남은 평생 가슴속에 묻고 살아야 했다.


그걸 생각하면 검사 결과가 틀리게 나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한 가운데 장 회장이 아들에게 서재로 오라는 연락을 하였다.


잠시 후 도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버지. 부르셨어요?”


“어. 좀 있다가 최 실장 온 단다. 결과가 나왔다는 구나.”


그 말에 놀란 도준이 얼른 아버지에게 물었다.


“결과는 요?”


“아직 몰라. 황 원장이랑 최 실장 모두 확인 안 했단 다.”


“아...”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 다 입을 꾹 다문 채 최 실장을 기다렸다.


잠시 후.


“똑똑.”


“네.”


“회장님. 최 실장님 오셨습니다.”


“들어오라고 해.”


최 실장이 서재 안으로 들어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어. 와서 앉아. 뭐. 차라도 마시겠나?”


“아닙니다. 물이면 됩니다.”


그 말에 도준이 얼른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와 최 실장 앞에 놓아 주었다.


“고마워.”


도준에게 감사 인사를 한 최 실장이 서류 봉투를 장 회장의 앞 테이블에 놓았다.


“이겁니다. 확인해 보십시오.”


최 실장의 말에도 장 회장은 서류 봉투를 한참 동안 쳐다 만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애가 탄 도준이 아버지를 불렀다.


“아버지. 얼른 확인해 보세요.”


“후우우...”


아들의 말에 장 회장이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서류 봉투를 손에 들었다.


그 모습에 도준이 얼른 책상 위에 있던 페이퍼 나이프를 가져다 주었다.


그걸 건네 받은 장 회장이 조심스런 손길로 봉투를 열었다.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뜬 그가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결과지를 꺼내 내용을 확인하였다.


“!!!!”


놀란 아버지의 표정에 도준이 서둘러 물었다.


“뭐래요? 진짜 아버지 손자 맞아요?”


아들의 물음에 기운이 빠진 듯 쇼파에 기댄 장 회장이 결과지를 도준에게 넘겼다.


그걸 서둘러 받은 도준이 내용을 확인하였다.


“!!”


결과를 확인한 도준의 눈에게 눈물이 떨어졌다.


“흑..아버지..아버지 손자..맞네요..”


“그래. 내 손자구나..”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최 실장은 차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드디어 이준의 행방을 알게 되었는데 이미 죽은 사람이라니..


몇십 년 옆에서 장 회장을 보필 한 측근으로서 지금 장 회장의 마음이 어떨지 알 것 같아 최 실장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허허..우리 이준이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데려가려면 날 데려가지. 그 어린 것을 왜 데려가..하늘도 무심하지..흐..흐으윽..”


결국 장 회장은 불쌍한 아들 생각에 눈물을 터트렸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도준은 얼른 자신의 눈물을 닦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지키려면 자신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했다.


동생을 추모하며 우는 것은 자신 혼자 있을 때 해도 늦지 않았다.


“아버지. 얼마나 슬프실지 제가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그래도 기운 차리셔야 해요. 아버지랑 어머니 손자가 있잖아요. 우리 이준이가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인데 우리가 이제 지켜줘야죠.”


아들의 말에 장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훔쳤다.


“그래. 그래야지. 우리 이준이가 남긴 마지막 흔적이고 선물인데..내가 이렇게 무너지면 안되지.”


어느 정도 장 회장이 진정된 듯 하자 최 실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제 서하진씨 만나서 다음 주에 이세진군 대동하고 만날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래? 올 수 있대?”


“네. 근데 이세진 군이 드라마에 출연을 하나 보더군요.”


최 실장의 말에 장 회장과 도준이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응? 우리 세진이가?”


“네. 연기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허허. 그래? 그 조그만 게 연기를 한다고?”


손자의 소식에 장회장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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