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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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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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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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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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대화를 나누던 하진은 잠시 후 세진과 함께 옷 방으로 향하였다.


옷 방에 들어서자 마자 세진은 아침 일찍부터 자신이 골라 놓은 옷을 하진에게 보여주었다.


“응? 정말 이걸 입고 가겠다고?”


옷을 본 하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세진에게 물었다.


“웅! 이꺼 이블꺼야!”


“아..하하..”


옷과 세진을 번갈아 보던 하진은 당황스런 웃음을 터트렸다.


'도대체 누굴 닮아서 본인만의 생각이 이리 확고한 건지 모르겠네..'


너무 과한 게 아닌가 했지만 조카의 고집을 이기지 못할걸 알기에 결국 하진은 조용히 세진의 옷을 갈아입혔다.


옷을 다 갈아입고 머리까지 정리한 세진이 거실로 나가자 언제 왔는지 평소보다 일찍 출근 한 이모님이 계셨다.


“어머! 세진이 한복 입었네? 갑자기 무슨 일이야?”


놀란 이모님의 말에 멤버들도 세진을 쳐다보았고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아핳하~”


“하하하~뭐야? 세진이 그러고 갈 거야?”


“와~내가 제작진이면 바로 뽑는다!”


“아하하~우리 세진이 준비성 하나는 알아주겠네!”


형들의 모습에 따라 나온 하진도 결국 웃고 말았다.


“할무이~쩌 쫌 이따가 오띠쎤 뽜요! 끄래서 이거 이버써요!”


“그 사극인가 뭔가 오디션 본다 더니..그거 때문에 우리 세진이가 이렇게 입었구나? 아유~너무 예쁘네!”


저고리와 바지에 쾌건까지 입은 세진은 마무리로 복건까지 쓴 모습이였다.


그 모습을 유독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보는 사람이 한 명이 있었다.


“크~~! 내 선견지명이 이렇게 빛을 발하는구나? 내가 저거 샀을 때 다들 왜 샀냐고 난리였는데..결국 이렇게 쓰일 일이 생겼네~~!!”


환의 자화자찬에 다른 멤버들도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그래. 그때 구박해서 미안하다. 이렇게 쓰일 줄 정말 몰랐네~”


“맞아. 세진이한테 꼭 필요한 아이템 이였을 줄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사줬을 텐데!”


“아하하~그러게. 결국 사면 언젠가는 쓰게 되어 있나 봐.”


멤버들의 말에 신난 환이 세진에게 엄지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세진아! 삼촌이 샀지만 진짜 잘 어울린다~!! 이거 입고 가서 다 씹어 먹어버려! 알겠지?”


“웅! 알게써! 까서 내가 다 씨버머글께!”


세진의 우렁찬 대답에 놀란 주민과 재원이 환을 구박했다.


“야! 이환! 내가 세진이 앞에서 말 예쁘게 쓰라고 했지?!”


“으이그~너 지금 세진이한테 씹어 먹어버리라는 말이 할 말이냐? 어떻게 된 게 칭찬을 못해요.”


형들의 말에 찔끔한 환이 얼른 사과했다.


“어..미안.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세진아. 삼촌이 방금 한 말은 잊어버려. 알겠지?”


“웅. 알게써.”


어느 정도 마무리된 듯 하자 하진은 세진을 쇼파에 앉혔다.


“세진아. 아직 시간 남아있으니까 좀 쉬고 있어. 이따 철환 삼촌이 데리러 올 거야.”


“웅. 나 끄럼 방에 가 이쓸래.”


“그럴래? 근데 옷을 너무 빨리 갈아입혔나? 편한 옷 입고 있다가 갈 때 다시 입을래?”


그 말에 잠시 고민한 세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가려면 좀 있어야 하는데 옷이 구겨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진의 손길에 다시 옷을 갈아입은 세진은 방으로 가서 대규가 주었던 대본을 집어 들었다.


보안 상 오디션에서 볼 대본을 아직 받아보지 못했기에 세진은 비슷한 다른 대본으로 연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혼자 방에서 연습을 하는 세진의 곁에는 복돌이가 얌전히 앉아서 곁을 지키고 있었다.


1시간 후 철환이 온다는 연락에 하진이 얼른 세진의 옷을 갈아입혔다.


자신도 깔끔하고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 손질을 마치자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는 철환의 전화가 왔다.


“형들! 우리 이제 가 볼게. 철환형 도착 했다네.”


“어? 그래? 조심히 다녀오고 세진이 오디션 잘 보고 와~!”


“평상시 연습한 만큼만 하면 우리 세진이가 뽑힐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못해도 되니까 우리 세진이 부담 갖지 말고 그냥 씩씩하게 하고 와~!”


“맞아! 삼촌들이 했던 말 기억나지? 이번 기회 아니 여도 얼마든지 다른 기회 생길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안 뽑혀도 실망하지 말고!”


“그래! 그냥 재밌게 논다는 생각으로 다녀와~알겠지?”


삼촌들의 응원에 세진이 씩 웃었다.


“웅! 짤하고 올께! 쌈쫀들 꺽정마! 내 꺽정 말고 쌈쫀들 밥 잘 챙겨 머꼬 이써!”


“아하하~그래! 삼촌들 걱정 안 할게!”


“세진이 말처럼 삼촌들 밥 잘 챙겨 먹고 있을 테니까..세진이도 잘하고 와야 해?”


“웅!”


한참 멤버들의 응원을 받은 세진이 하진과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어? 왔어? 뭐야? 세진이 한복 입었네? 아하하!”


“하하~형! 안녕하세요~세진이도 안녕? 한복 엄청 잘 어울리네!”


차에 타고 있던 민수와 철환이 두 사람을 반기다 세진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본 사람마다 반응이 좋으니 첫 인상은 어느 정도 먹고 들어가겠군. 역시 한복을 택하길 잘했어.’


두 사람의 반응에 만족한 세진이 얼른 하진과 차에 올라탔다.


“근데 민수까지 왔네? 형만 온다고 하지 않았어?”


“어. 그러려고 했는데 대표님이 로드 매니저까지 대동 하고 가라고 하시더라고. 차도 밴 끌고 가고.”


“뭐? 진짜?”


“응. 우리 세진이 케어 잘 하라고 하시던데? 하하하~”


그 말을 들은 하진과 세진은 강대표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꼈다.


민수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간 일행은 약속 시간보다 20분 일찍 스튜디오 드림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민수야. 우리는 입구에 내려주고 너는 주차장에 가 있어. 끝나면 연락할게.”


“네. 실장님.”


민수가 건물 입구에 차를 대자 얼른 세 사람이 내렸다.


“그럼 저 가 볼게요. 세진아! 오디션 잘 봐~화이팅!”


“녜!”


세진에게 응원의 말을 남긴 민수가 주차장으로 떠나자 세 사람은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안내 데스크로 다가간 철환이 직원에게 방문 목적을 말하였다.


“안녕하세요. 아인 엔터테인먼트 김철환 실장입니다. 오늘 이세진군 오디션 때문에 [귀환] 제작진과 약속이 잡혀 있는데요.”


“안녕하세요~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제가 확인 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네.”


직원이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내용을 확인 후 전화기를 끊었다.


“네. 확인 되셨습니다. 엘리베이터 타고 3층으로 가시면 직원 분이 앞에서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여기 방문객 카드로 찍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직원이 내민 카드를 받아 든 철환이 하진과 세진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하자 문 앞에 남자가 한 명 대기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저는 [귀환]팀 조연출인 한상태라고 합니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 사무실에 작가님과 PD님, 제작실장님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안내 할 테니 따라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안뇽하쎄요~”


“감사합니다. 안내 부탁 드릴게요.”


세 사람의 인사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한 조연출이 앞장서서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회의실 문 앞에 도착하였다.


노크 후 문을 연 그가 일행의 도착을 알렸다.


“이세진 군과 일행분들 도착했습니다~”


“어? 모시고 들어와~”


담당PD의 말에 조연출이 일행을 안으로 들여 보냈다.


“안녕하세요~아인 엔터테인먼트 김철환 실장입니다.”


“안녕하세요~세진이 삼촌인 서하진이라고 합니다.”


“안뇽하쎄요~이쎄진 임니다~”


세 사람의 인사에 회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했다.


“하하하~안녕하세요. [귀환] 연출을 맡은 김지상이라고 합니다.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작가 노유진이라고 해요. 급작스럽게 오디션을 본다고 해서 당황스러우셨을 텐데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요.”


“하하~저는 제작실장인 황유택이라고 합니다. 여기 자리에 앉으세요.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서로 인사가 오가고 일행이 자리에 앉자 제작진의 눈빛이 세진을 향하였다.


“아하하~근데 세진군 한복 입고 왔네요? 누구 생각 이예요?”


“아이고~이렇게 입으니 진짜 양반댁 도령이네. 도령이야.”


“하하~세진이가 이렇게 입고 가겠다고 했어요.”


“정말요? 세진이가 아직 어린데도 준비성이 있네. 하하~”


세진이의 한복으로 분위기는 더욱더 화기애애해졌다.


세진을 한참 쳐다보던 노유진 작가가 감탄사를 터트렸다.


“세상에~! 사진을 봤을 때도 놀랬는데 실물로 보니 세진군이 정말 잘 생기고 예쁘네요! 이런 걸 뭐라고 하죠? 요즘 말로 잘생쁨? 이거 맞나요? PD님?”


“하하하~맞아요. 요즘 애들 말로 그렇게 표현하더라고요. 근데 진짜 실물 깡패네!”


두 사람의 외모 칭찬에 기분 좋아진 세진이 씩 웃음을 지었다.


“삼촌인 하진씨도 잘생긴 걸 보면 집안 인물이 다 좋은가 봐요. 하하하~”


제작실장의 말에 하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네. 누나랑 매형이 둘 다 인물이 좋았거든요. 세진이가 두 사람 좋은 점만 닮은 것 같아요.”


하진의 말에 제작실장은 순간 흠칫 했지만 곧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동조하였다.


“하하~그런가 보네요.”


그런 제작실장의 모습에 하진은 모른 척 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누나 부부의 사고 이후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면 상대방이 조심스러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 역시 세진이 때문에 되도록 이야기를 안 했었지만 저번 예능 촬영을 준비하며 세진과 한 대화로 어느 정도 마음이 편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혹시 라도 하진과 세진의 상처를 건드리는 게 아닌가 조심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일일이 설명하기 힘드니 그냥 모른 척 지나가는 수밖에 없을 듯 했다.


그런 하진과 제작실장의 모습을 본 담당PD가 얼른 화제를 돌렸다.


“최대규 배우님이 추천하시면서 세진군이 연기 경험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도 그 부분은 어느 정도 감안하고 오디션 볼 테니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노유진 작가도 말을 덧붙였다.


“솔직히 말하면..제작진은 아역의 나이 대를 높이길 원하고 있고 저는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 이예요. 나이 대를 높이면 설정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이면 처음 대본 그대로 가고 싶거든요.그러니 세진군 연기가 어느 정도만 되어도 저는 같이 하고 싶네요.”


그 말에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 얘기가 오간 듯 하자 제작실장이 종이 몇 장을 파일에서 꺼내 앞에 놓았다.


“지금 캐스팅이 몇 명만 확정된 상태라 저희가 보안에 좀 민감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실례인 줄 알면서도 오디션 볼 대본을 보내드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여기 있는 것도 세진군이 캐스팅 된다면 연기할 세자의 대본 일부분만 발췌 해서 출력한 건데, 이거 지금 드릴 테니 세진군과 한번 보고 연습 시간을 가진 후 오디션을 보도록 하죠. 준비 다 되시면 밖에 있는 직원한테 말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제작진이 편하게 연습할 시간을 주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철환이 대본 일부분을 출력한 종이를 세진에게 건네주었다.


“세진이 한글 잘 읽으니까 삼촌들이 안 읽어줘도 되지? 우선 세진이가 한번 읽어보고 모르겠거나 궁금한 부분 있으면 삼촌들한테 물어보도록 하자.”


“녜!”


세진은 철환이 건네준 종이를 받아 조용히 대본을 읽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에 방해가 될까 봐 철환과 하진이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흐음. 대사를 보면 아버지인 왕이 많이 아픈 건가? 그렇다면 자식으로서 아픈 부모님을 보는 안타까움과 슬픔을 드러내야겠네. 하지만 아무리 어린 나이라도 세자이니 일반 아이처럼 엉엉 울거나 떼를 쓰면 안 되는 입장이지. 이 부분을 신경 써서 연기해야겠어.’


대본을 읽으며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감을 잡은 세진은 대본을 몇 번 더 읽어본 후 눈을 감고 감정을 잡았다.


그런 조카의 모습에 하진은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지켜 만 보았다.


‘우리 세진이가 정말 연기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아직 어린데도 저렇게 집중하다니..앞으로 내가 많이 신경 쓰고 잘 도와줘야겠네.’


조카의 모습을 보며 하진은 다시 한번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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