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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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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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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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하진의 대답에 대규의 표정이 심각해졌고, 그 모습을 본 세진은 걱정이 되었다.


‘음..내 연기가 별로였나?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게 한 것 같은데..나름 지난 생에서 혼자 동영상 보면서 연습한 경험도 있고..오늘 본 사극 말투도 따라 한다고 따라한 건데..’


세진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모른 채 침묵을 지키던 대규가 한참 후에야 어이없다는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하! 참! 연기 가르쳐 주겠다고 불렀는데 이 정도면 내가 봐주고 말 것도 없겠는 걸 요..하진씨 말이 사실이라면 연기 처음 해본다는 건데..허어~이게 말로만 듣던 천잰가?”


그 말에 긴장하고 있던 세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 모습을 본 대규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뭐야? 세진이 긴장하고 있었어? 근데 그런 것 치고는 연기를 너무 잘했는데? 아저씨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연기 정말 처음 맞아?”


“녜~쩌음이예요~”


“사극 연기가 현대극보다 어려운데..세진이는 연기가 처음인데도 사극 말투를 잘하네. 이게 쉽지 않은 일인데..”


“아까 테레비 뽀면서 연씁해써요!”


세진의 대답에 대규는 다시 한번 놀랐다.


“와~정말? 드라마 보고 잠깐 연습했는데 이 정도라고? 하진씨!”


“아! 네!”


“세진이는 진짜 배우 해야겠네. 애가 어린데도 재능이 있어요. 지금도 이 정도인데 체계적으로 잘 배우면 나중에 정말 기대되는 배우가 되겠어요”


평소 존경하던 배우에게서 조카의 칭찬을 받은 하진은 기쁜 맘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음..오늘 보니까 세진이가 연기로 오디션에서 떨어질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카메라 앵글만 연습 시키면 될 것 같아요.”


“아~감사합니다!”


“하하~내가 뭐 봐준 게 있어야 감사 인사를 받지. 하진씨도 연기를 해봐서 알겠지만 카메라 앵글 적응하는데 어려워하는 사람 많은 거 알죠? 세진이는 연기가 처음이니 그것만 잘 숙지 시키면 될 것 같아요.”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보다 선배님 이시니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하하~그럴까? 왠지 우리 자주 볼 것 같은데..”


그 이후 대규는 하진과 세진에게 몇 가지 당부 사항을 말해준 뒤 매니저와 함께 연습실을 빠져나갔다.


그때까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철환이 얼떨떨한 얼굴로 하진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와~! 나 세진이 연기 보고 놀래서 소리 지를뻔한 거 참느라 혼났다.”


“하하하~나도 그랬어. 우리 세진이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잘하지? 진짜 천잰가 봐!”


삼촌과 철환의 호들갑에 세진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여기 연습실 한 대리가 예약 걸어 놨으니까 한동안 우리가 써도 될 거야. 최배우님 말씀처럼 그동안 세진이 카메라 찍히는 연습 좀 해보자.”


“어. 그래야지.”


연습실에는 수많은 카메라와 그걸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배우로도 몇 작품 활동한 적 있는 하진이 능숙하게 기계들을 조작하였다.


그리고 세진을 가운데 서게 한 후 대사 뿐만 아니라 몸을 직접 움직이며 연기를 하게 하였다.


그렇게 연기한 모습은 수많은 카메라로 찍혔고 세 사람은 모니터링을 하며 고칠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였다.


몇 시간 동안 무아지경으로 연기 연습을 한 세진이 지쳐 힘들어하는 모습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하진이 조카에게 다가가 이마의 땀을 닦아주었다.


“세진아. 힘들지? 오늘은 이제 그만 연습하자. 이러다 오디션 보기 전에 쓰러지겠어.”


“웅.”


하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정신을 차리니 몸에 기운이 없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더 하다가는 몸에 무리가 갈 것이 뻔해서 세진도 하진의 말에 수긍하고 연습을 마치기로 하였다.


세진에게 물을 주고 잠시 앉아서 쉬게 한 하진이 철환과 함께 연습실 정리를 하였다.


정리가 다 끝나자 세진을 안아 든 하진은 불을 끄고 철환과 함께 연습실을 나섰다.


복도 끝 창밖을 보니 어느새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세진이 배고프겠다. 데려다 줄 테니까 얼른 가자.”


“어. 시간이 이렇게 된 줄도 몰랐네. 형도 배고프지?”


“어. 나도 출출하긴 하네.”


“이모님이 저녁상 차려 놓으셨을 테니까 형도 같이 먹고 가.”


“하하~그래야겠다.”


두 사람이 대화를 하며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서 보니 세진은 피곤했는지 하진의 품에서 잠이 들어 있었다.


그 모습에 세진을 안고 조심히 차에 올라탄 하진과 철환은 조용히 집으로 향하였다.


잠시 후 집에 도착해서 세진을 침대에 눕히고 나오자 철환과 멤버들이 주방에서 하진을 불렀다.


“하진아. 이리 와. 저녁 먹자.”


“배고프지? 오늘 연습은 잘 한 거야?”


“최대규 배우님 어떠셔? 카리스마 장난 아니지?”


궁금함에 이것저것 묻는 멤버들의 모습에 웃으며 하진과 철환이 오늘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진짜? 세진이가 그렇게 연기를 잘한다고?”


“와~근데 나 왜 그냥 납득이 되는 것 같지?”


“하하~그러니까!”


그렇게 철환과 비원 멤버들은 밥을 먹는 내내 세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한참 후에야 식사를 끝낼 수 있었다.


피곤함에 저녁도 거르고 잠이 들었던 세진은 그 다음날도 하진과 함께 연습실로 향하였다.


그곳에서 몇 시간 동안 연습에 매진한 두 사람은 결국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자~연습 그만하고 집에 가자. 내일 오디션 있는데 좋은 컨디션에서 보려면 이제 그만 가서 쉬어야 돼. 알겠지?”


“웅!”


집으로 돌아온 세진은 밥을 먹고 씻은 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어제 오늘 나 때문에 고생한 삼촌을 봐서라도 내일 꼭 뽑혀야 돼. 최대규 배우님 말처럼 어느 정도 재능은 있는 것 같으니 긴장만 하지 말고 잘하자.’


그렇게 다짐한 세진은 한참을 뒤척이고 나서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일찍 잠이 깬 세진은 혼자 세수를 하고 화장품을 바른 후 옷 방으로 향하였다.


오디션 갈 때 입일 옷을 고르기 위함 이였는데, 막상 옷을 고르려고 하니 뭘 입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이 옷 저 옷을 뒤적이며 옷 방을 헤집던 중 한 옷이 세진의 눈에 들어왔다.


‘이거다!!’


그 옷을 보자마자 확신을 한 세진은 환한 얼굴을 하고 옷 방을 나섰다.


“어? 세진이 벌써 일어났어?”


“지금 7시도 안됐는데?”


아침 준비를 위해 나왔던 주민과 재원이 세진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웅~일찍 깨써.”


“아이고~오늘 오디션 봐야 한다고 하니까 우리 세진이 긴장했구나?”


“진짜 그런가 보네. 그래도 세진이 연기 잘한다고 했으니까 뽑힐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 삼촌들이 세진이 오디션 잘 보라고 아침 맛있게 차려줄 테니까 그거 먹고 힘내자. 알았지?”


“그래. 세진이 뭐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어?”


“움..쏘시지랑 뽀끔밥 머꼬 시퍼.”


“그래? 알았어. 삼촌들이 얼른 해줄 테니까 세진이는 거실에서 복돌이랑 놀고 있어.”


“웅~!”


세진의 머리를 쓰다듬은 재원과 주민이 주방으로 들어갔다.


거실로 가자 복돌이가 개껌을 씹다 말고 얼른 뛰어왔다.


“똘아~오늘 형아 오띠쎤 뽄다? 형아 잘하라고 삐러줘야 해? 아라찌?”


“멍!”


세진의 말에 알겠다는 듯 복돌이가 대답을 하였고, 그 모습에 웃음을 터트린 세진이 복돌이를 안고 거실 바닥을 뒹굴었다.


잠시 후 잠에서 깬 멤버들이 하나 둘 거실로 나왔다.


방에서 나오던 하진도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 있는 조카의 모습에 놀라 시계를 쳐다보았다.


“어? 세진이 벌써 일어났어? 이틀 동안 연습 많이 해서 피곤할 텐데..조금 더 자지. 어차피 오디션 11시라서 시간 맞춰 삼촌이 깨워 줄려고 했는데..”


“우응~끄냥 깨써. 쌈쫀.”


“그래? 생각보다 긴장한 거 아니지? 우리 세진이 연기 잘하니까 제대로 실력 발휘만 한다면 무조건 뽑힐 거야.”


조카가 긴장했단 생각에 하진이 달래주려고 했지만 세진의 눈에는 오히려 하진이 자신보다 더 긴장한 모습 이였다.


“쌈쫀! 나 갠차나~ 이따가 짤 할쑤 이써. 끄니까 쌈쫀도 꺽쩡하지 마.”


“어..그래.”


평소처럼 씩씩한 세진의 모습에 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 준비 다 되었으니까 얼른 와~”


재원의 목소리에 거실에 있던 사람들이 주방으로 들어갔다.


“와~아침부터 많이 차렸네?”


“그냥 빵 먹어도 되는데..밥도 했어?”


환과 로이의 말에 주민이 웃으면서 말했다.


“너네 때문에 한 거 아니거든? 오늘 우리 세진이 오디션 보려면 든든하게 먹어야 할 것 같아서 한 거니까 얼른 자리에 앉기나 해.”


하진이 의자에 앉혀주자 식탁 위의 모습이 그제야 세진의 눈에 들어왔다.


“와~~쌈쫀~엄청 마나~”


“하하~세진이 먹고 싶다 던 소세지랑 볶음밥 여기 있으니까 맛있게 먹어. 다른 것도 많이 먹고. 알았지?”


“웅! 꼬마워~쌈쫀!”


세진을 위해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인 재원과 주민의 덕분에 식탁 위는 여러가지 음식들로 아주 풍성하였다.


평소 아침에 빵을 주로 먹는 멤버들을 위해 각종 빵과 쨈부터 샐러드와 과일, 그리고 세진을 위해 준비한 볶음밥과 소세지, 계란국과 밑반찬들이 식탁 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신을 위해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인 삼촌들 생각에 세진의 가슴이 따뜻해졌다.


맛있게 먹는 것이 보답하는 거란 생각에 세진은 볶음밥을 크게 한 술 떠서 입안에 넣었다.


“마시쪄!!”


세진의 외침에 멤버들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다행이네~”


“그러니까. 세진이 밥 든든하게 먹고 이따 오디션 잘하고 와.”


“그래. 떨어져도 되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마.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 기회에 하면 되니까. 알겠지?”


“우리 세진이 떨어트리면 그쪽 제작진이 보는 눈이 없는 거지 뭐!”


“맞아! 세진이 같은 애가 어딨다고!”


자신을 응원하면서도 혹시 라도 떨어져서 실망할까 봐 걱정하는 모습에 세진은 환한 웃음을 지었다.


“쌈쫀들~나 짤하고 올 테니까 꺽쩡 마! 글쿠 쌈쫀들 말처럼 떠러져도 따음에 또 하면 되니까 갠차나. 나 안 우러!”


“아휴~우리 세진이 어쩜 이렇게 씩씩하지?”


“그러니까. 벌써 다 컸네. 다 컸어.”


“세진이 말처럼 삼촌들 걱정 안 할 테니까 밥 얼른 먹어. 다 식겠다.”


“웅~쌈쫀들도 마시께 머거!”


평소처럼 씩씩하게 밥을 먹는 세진의 모습에 걱정하던 멤버들도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


잠시 후 배가 빵빵해지게 아침을 먹은 세진이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거실로 나왔다.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까지 마침 멤버들도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각자 쇼파에 앉았다.


“오늘 오디션 몇 시라고 했지?”


“11시에 스튜디오 드림에서 보기로 했어.”


“그럼 여기서 10시 좀 넘어서 나가야겠네.”


“어. 이따가 시간 맞춰서 철환 형이 데리러 오기로 했어.”


“그래? 안되면 내가 데려다 줄까 했는데.”


“만약 오디션 통과하면 계약 관련 문제도 논의해야 해서 철환 형이 같이 간다고 하더라고.”


“아~그렇긴 하겠네. 근데 그러면 세진이도 우리 소속사랑 계약을 하는 건가?”


주민의 물음에 하진이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음..그건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 아직 세진이가 어린데 다 혹시 나중에라도 연기에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어서 계약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려고..”


하진의 말에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그럴 수 있겠다. 아이들은 원래 꿈이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바뀐다고 하잖아.”


“그래. 하진이 네 생각이 맞는 것 같다. 만약 소속사 케어가 필요하면 건 별로 우리 회사랑 계약해서 진행하면 되는 거니까.”


“응. 이따가 철환 형이랑 그 부분 얘기해 볼 생각이야.”


“뭐. 대표님도 네 생각 말하면 별 말 없으실 거야. 계약은 세진이 조금 나이 들면 그때 고민해 보자.”


“어. 고마워.”


자신의 말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형들의 모습에 하진은 든든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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