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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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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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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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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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회

DUMMY



신호음이 몇 번 가고 최한주 실장이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실장님. 저예요. 도준이.”


“어. 장사장이 쉬는 날에 어쩐 일이야?”


“아버지께서 지금 바로 집으로 좀 와 주시래요.”


“회장님이? 아니? 왜 직접 전화 하지 않으시고?”


“지금 좀 그럴 상황이 안되세요.”


“무슨 일이 생겼나?”


도준의 말에 최실장이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


“이준이..저희 이준이 일 이예요.”


“....흠. 알겠네. 회장님께 지금 바로 찾아뵌다고 전해주게.”


“네. 알겠습니다.”


최실장과 통화를 끝낸 도준이 쇼파에 앉아 있는 부모님의 안색을 살폈다.


어머니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계셨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달래고 있었지만 본인도 어딘가 정신이 없어 보이셨다.


“어머니. 아버지. 최실장님 지금 곧 오신 다니까 그때까지라도 방에 들어가서 좀 쉬고 계세요.”


“그래. 당신은 좀 들어가서 누워. 이 박사 안 불러도 되겠어? 당신 이러다 쓰러질까 봐 겁나.”


아들의 말에 장회장이 자신의 아내를 보며 말했다.


“아니예요. 우리 이준이..드디어 찾을지도 모르는데..그때까지 나 안 쓰러져요. 걱정 말아요.”


눈물을 마저 훔치며 이 여사가 말했다.


시부모님이 어느 정도 진정된 듯 하자 지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준 도련님이라니..아까 그 아이 사진이 정말 이준 도련님인 건가? 아까 방송 제목이 뭐였지? 그 사람이 누군지 제작진에게 확인해 봐야겠어.'


생각을 마친 지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버님, 어머님. 방금 도련님 사진이 나왔다는 방송 저희 친정이 모회사로 있는 방송국 프로그램 이였어요. 제가 전화로 한번 알아볼까요?”


며느리의 말에 이 여사가 고개를 돌려 황급히 물었다.


“그게 정말이니? 그럼 한번 빨리 알아봐 봐!”


“네. 그럼 잠깐 전화 좀 하고 오겠습니다.”


지영이 오빠와 통화를 하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따르르릉”


몇 번의 통화음 후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어. 지영아.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오빠!”


“어? 왜?”


“우리 자회사 중에 VTM 방송국 있잖아. 거기에 방금 방영된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 나온 출연진 연락처나 인적 사항 좀 알아볼 수 있어?”


“응? 갑자기 그건 왜?”


“오빠도 알지? 우리 이준 도련님.”


“어. 알지, 근데 그 아이는 왜?”


오빠의 대답에 지영이 한숨과 함께 설명을 하였다.


“방금 내가 TV돌리다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길래 잠깐 보고 있었는데..거기에 우리 이준 도련님 어릴 때 사진이 나왔어. 그래서 지금 우리 어머님 쓰러지시고 난리 났어.”


“뭐? 정말이야?!”


“어. 그러니까 좀 빨리 알아봐 줘. 예쁘게 생긴 꼬마 아이랑 연예인인 듯한 젊은 남자들이 여러 명 나오는 예능 이였어.”


“어. 알겠어. 내가 알아보고 바로 연락 줄게.”


오빠와의 통화를 끝낸 지영이 손톱을 깨물며 초조해 하다 안되겠는지 침대에 걸터 앉았다.


아주 어릴 때 유괴된 이준의 사건은 재벌가의 일이다 보니 공개 수사를 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쉬쉬 해도 알 사람은 다들 알았다.


특히나 같은 재벌가 사람들은 그 일 이후 자신의 자식들도 유괴되지 않을까 싶어 신경을 곤두세우며 자식들 신변 안전에 민감하게 대응했었다.


오빠와 자신 역시 어릴 때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한테 얼마나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지 몰랐다.


특히 자신의 친정과 시댁 어른들이 친분이 있다 보니 그 일에 대해 남들보다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30 여년이 지났지만 시댁에서는 식사 시간이 되면 시어머니 옆자리에 주인을 기다리는 밥과 국 그릇이 항상 놓였다.


잃어버린 자식이 혹시라도 밖에서 밥 굶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차려지는 상차림 이였다.


처음 이 집에 와서 그걸 보고 놀랐지만 시부모님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던 지영 이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 역시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밥상을 차렸는데..그 주인이 어쩌면 30년 만에 집에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영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렇게 20 여분 후 오빠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어! 오빠! 알아봤어?”


“어. 방금 알아봤는데 좀 전에 VTM에서 한 방송이 어제 저녁에 했던 예능 재방송 이였대. 너도 ’비원‘이라고 들어봤지? 유명한 아이돌 그룹인데..거기 멤버들이랑 멤버 중 한 명의 조카가 같이 찍은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 내가 직원 시켜서 담당 PD랑 도 확인을 했는데 네가 봤다는 장면 그 조카라는 아이의 아빠 사진 이래.”


“정말? 그럼 도련님이 결혼해서 애까지 낳았단 말이야?”


동생의 기쁜듯한 목소리에 지석은 자신이 들은 얘기를 하기가 망설여졌다.


“지영아..놀라지 말고 들어.”


“응? 무섭게 왜 그래?”


오빠의 목소리에서 뭔 가를 느낀 지영이 당황한 듯 물었다.


“거기 나온 아이 아빠..그러니까 이준이라고 추정되는 사람..작년에 죽었대. 교통사고로.”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오빠가 잘못 들은 거 아냐?!”


“아니야. 유명 아이돌 멤버의 가족 일이다 보니 작년에 뉴스에 많이 나왔던 사건이야. 너도 봤을 수도 있어. 작년 9월에 중앙선 침범한 트럭에 치여서 그 자리에서 아내랑 같이 즉사했대. 아이는 뒷좌석에 타고 있던 엄마가 온 몸으로 막아서 간신히 살았는데 6개월 넘게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으로 지내다 깨어난 지 얼마 안 되었나 봐.”


지영은 오빠의 말에 대답도 못한 채 눈물만 흘렸다.


“훌쩍..오빠 이야기 들으니까..나도 뉴스에서 본 기억이 나는 것 같아...흐윽..우리 어머님, 아버님 어떻해...지금 드디어 아들 찾을까 봐 기대하고 계시는데...흑..”


지영이 오빠와 통화를 이어가는 사이 방문이 열리며 도준이 들어왔다.


알아보겠다며 방에 들어간 아내가 너무 오래 안 나와 무슨 일인가 싶어 왔는데, 방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울고 있는 모습에 도준은 놀라서 지영에게 얼른 다가갔다.


“왜? 지영아? 무슨 일이야?”


“오빠..어떻해..흐윽..”


계속 울고 있는 지영에게 대답을 듣기 힘들겠다 판단한 도준이 전화기를 넘겨 받아 귀에 가져다 댔다.


“여보세요.”


“어. 나다. 지석이.”


“지영이 왜 이렇게 우는 거야?”


친구이자 동생의 남편인 도준의 물음에 지석은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느꼈다.


“하아..도준아. 내가 진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놀라지 말고 들어.”


“너까지 왜 그래? 무슨 일인데?”


도준의 떨리는 목소리에 침을 삼킨 지석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준이..좀 전에 내가 알아봤는데..방송에 나왔다는 사진 속의 주인공. 지금 이 세상 사람 아니란 다...”


“...그게..무슨..말이야? 너 제대로 알아본 거 맞아?!”


“어. 담당PD 한테 확인 한 거야. 작년 9월에 교통 사고로 아내랑 함께 그 자리에서 즉사했대. 그 사진 속 인물이 이준이가 맞다 면 방송에서 지영이가 봤다는 꼬마 아이는 아마도 네 조카일 거야. 미안하다. 이런 소식을 전해서...”


지석의 말에 도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리가 멍해지며 자신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남편의 모습에 울음을 그친 지영이 핸드폰을 귀에 대고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혹시 비원 멤버라는 사람..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


“개인정보라 그쪽에서 주기 어렵다고 했는데 간신히 부탁해서 받아냈어. 네 핸드폰으로 문자 넣어 줄 테니 확인해 봐.”


“어. 고마워. 전화 이만 끊을게.”


오빠와 통화를 끝낸 지영이 핸드폰을 테이블에 놓고 남편에게 다가가 꼭 껴안았다.


“오빠. 아버님, 어머님. 밑에서 기다리시는데...이거..어떻게 말하지?”


지영의 말에 정신이 든 도준이 손을 들어 눈가를 훔쳤다.


“우선은 아버지한테 만 말하자. 어머니 지금 이 소식 들으면 쓰러지셔.”


“어. 그러자.”


“너는 눈가 진정되면 이따가 내려와. 우선은 내가 내려가서 일부분만 말씀 드릴게. 최 실장님 오시면 아버지 서재 가서 다시 이야기 해 보고..그 사람이 우리 이준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지.”


“응. 오빠는 괜찮아?”


아내의 걱정스런 물음에 도준이 입을 달싹이다 잠시 후 힘겹게 대답하였다.


“아니..안 괜찮아..30년 만에 듣는 소식이 죽었다는 소식인데..어떻게 괜찮겠어..”


“미안. 내가 잘못 말했다.”


“아냐. 네 잘못 아니니까 사과하지 마. 나도 이런데 부모님이 이 소식 들으면 어떠실지 그게 너무 걱정돼. 나도 지금 펑펑 울고 싶은데..우선은 부모님 챙겨야 하니까 참는 거야.”


“응. 힘들면 나한테 기대서 울어. 오빠도 그러다가 속 병 나.”


“어. 고마워. 근데 지금은 부모님 챙기는 게 우선이니까 내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혹시 모르니까 이박사님 오시라고 할까?”


“어. 그래. 어머니도 어머니지만..이따가 이 얘기 들은 아버지 쓰러지실까 봐 걱정되네.”


“알겠어. 내가 이박사님한테 전화 할 테니 오빠는 내려가 봐.”


“그래.”


도준이 부부 방을 나와 문을 닫았다.


문에 등을 기대고 있던 그가 잠시 후 힘겹게 걸음을 옮겨 1층으로 향하였다.


거실로 내려가자 부모님이 자신을 기다리고 계셨다.


“지영이는? 왜 이렇게 안 내려와?”


“지영이 잠깐 친구한테 급한 연락이 와서 그거 받느라고 못 내려 오고 있어요.”


“알아본다는 건 알아본 거야?”


조급한 듯 물어오는 어머니를 쳐다 본 도준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네. 아까 방송에 나온 사람이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 래요. 거기 조카랑 같이 나왔는데..그 조카 아버지 사진이라며 나온 게 저희가 본 이준이 사진 같아요.”


“세상에!”


“그럼! 우리 이준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단 말이야?”


“네. 우리 이준 인 건 다시 한번 확인해야겠지만...만약 이준 이라면 결혼해서 아들이 있는 게 맞아요.”


그 대답에 이여사와 장회장의 얼굴에 웃음 꽃이 피었다.


“허허허~세상에..벌써 장가까지 가서 애가 있다니..”


“흑..고생 많이 했을 텐데..벌써 가정까지 꾸리고..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부모님의 기뻐하는 모습에 최악의 소식을 전해야 하는 입장인 도준은 입안이 썼다.


잠시 후 초인종이 울리고 최실장이 집안으로 들어섰다.


“회장님. 찾으셨습니까?”


“어! 최실장. 자네 이리 빨리 와봐.”


장회장이 급한 손짓으로 최실장을 불렀다.


그때 1층으로 내려 온 지영이 최실장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


“최실장님. 오셨어요?”


“어. 오랜만이구나?”


“네. 잘 지내셨죠?”


“나야 항상 똑같지 뭐.”


두 사람이 인사를 주고 받고 있자 장회장이 버럭 소리를 쳤다.


“아! 인사는 그만하고 자네는 빨리 이리 와서 앉아!”


“하하. 네. 회장님”


최실장이 쇼파로 다가가서 앉자 지영이 얼른 자신도 시어머니 옆에 가서 앉았다.


“아버님. 어머님. 제가 좀 전에 이 박사님께 전화 드렸어요. 어머니 넘어지시면서 다치셨을 수도 있고 아까 충격 받으신 게 걱정이 되어서요. 이 박사님 거의 다 오셨다니까 어머니는 방에 가셔서 좀 누워 계시는 게 어떠세요? 방에서 진찰 받으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며느리의 말에 장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당신 지영이 말처럼 안에 들어가서 좀 누워. 이준이 찾는 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우리 이준이 왔을 때 당신이 건강한 모습으로 맞이해야 할 거 아냐.”


“그래요. 어머니. 아까 쟁반 떨어트리면서 유리도 깨졌는데 어디 찔리신데 없는지 확인도 해야죠.”


남편과 아들의 말에 이 여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알려주고요.”


“그래.”


지영이 얼른 이 여사를 부축해서 방으로 모셨다.


두 사람의 모습이 방안으로 사라지자 도준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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