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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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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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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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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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

DUMMY

밤 9시가 되기 전 지한은 미리 만들어둔 줌 회의에 명훈, 병지, 정수 형제와 기수를 초대했다. 지한의 얼굴이 화면에 뜨자 병지가 씨익 웃으며 종이 상자를 살짝 흔들었다. 달그락이는 소리를 낸 병지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밤 중에 남들 모르게 화상 회의라니 뭔가 비밀스럽고 좋네요.”


활기가 넘치는 병지와 달리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는 근심이나 의문이 떠올라 있었다. 병지의 눈치 없는 행동에 정현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봐요. 지금 다들 심각한데 그렇게 신난 티를 내야 하나요?”

“어, 미안해요. 사실 오늘 지한 씨와 합작으로 한 일이 잘되어서 기분이 좋아서 그래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해도 병지는 별로 주눅들거나 무안해하지 않았다.


“유 작가와 합작한 일이라니?”


명훈이 자신 옆에 앉은 병지와 화면 너머의 지한을 번갈아 쳐다보며 물었다.


“그건 나중에 말해줄게요. 그보다 지한 씨의 설명을 먼저 들어야죠.”


병지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지한에게로 모였다. 지한은 병지가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밝게 하려고 활달하게 행동했다는 것을 눈치채며 입을 열었다.


“먼저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남현 씨가 스스로 한 배우님 과거를 드러낸 게 아니라는 겁니다. 어떤 사람의 꾀임에 넘어가 그런 행동을 한 거죠.”


이미 어느 정도 짐작을 했기에 지한을 쳐다보는 사람들 중에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그 인물은 권진성 작가입니다.”


이번에는 지한의 말에 명훈을 빼고 모두 흠칫 놀라 얼굴들이었다. 특히 정수와 정현은 놀라운 정도가 더 컸다.


“아니, 권 작가가 왜?”

정수가 혼란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권진성 작가는 피디님을 FN 소속 피디로 계약하고 싶어 했습니다.”

“나와 계약을 맺는다고요? 이미 다른 소속사와 이야기를 하는 중인데.”


정수가 눈을 둥글게 뜨며 말했다.


“아마 그래서 이번 일을 꾸몄을 거라 생각합니다. 권 작가는 한 피디님이 FN과 계약을 맺을 뿐 아니라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 한 피디님이 거절하기 힘든 조건을 제시하거나 약점을 손에 쥐려고 한 거죠.”

“하지만 그 일에 형은 아무 연관이 없는데.”


정현이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끼어들었다.


“대신 한 배우님에게는 약점이 있죠.”


그 말에 정현은 흠칫 몸을 떨고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


“한 피디님이 동생을 굉장히 아낀다는 사실은 업계에서 꽤 유명하죠. 자칫하다가는 한 배우님 배우 인생에 큰 상처로 남을 이번 일을 한 피디님은 두고만 보시지는 않겠죠.”


지한은 정수를 보며 말했다. 정수는 지한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 피디님은 한 배우님 약점을 손에 쥔 권 작가와 틀어질까봐 권 작가가 하자는 대로 했을 테지요.”


지한의 말에 이번에도 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권 작가가 사람을 시켜 남현 씨를 찾아내고 돈이나 다른 방법으로 구슬려 FN 소속사에 한 배우님의 과거를 폭로하는 메일을 보내게 시킨 겁니다.”


잠자코 있던 명훈이 입을 열었다.


“유 작가, 그 말을 입증할 증거가 있나요?”

“아쉽게도 증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형섭 씨와 마지막으로 한 통화입니다.”


지한은 노트북 옆에 둔 휴대폰을 집어 들어 재생 버튼을 터치했다. 형섭과 통화할 때는 늘 녹음했었는데 그것이 이렇게 도움 될 줄은 몰랐다. 형섭이 정현에게 일어난 일을 꾸민 사람은 진성이고 그것을 증언해줄 사람을 데리고 간다는 내용이었다. 통화 녹음을 듣고 정현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고개를 숙였고 정수는 멍한 눈빛으로 허공을 쳐다보았다. 기수와 병지도 놀란 표정을 지었고 명훈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렇다면 혹시 형섭이라는 사람의 사고에 권 작가가 관련되어 있나요?”

“......가능성이 큽니다.”

“형섭은 권 작가를 아는 사람이네요. 권 작가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것을 보니. 그런데 권 작가가 한 배우와 관련된 일을 꾸민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형섭 씨의 여자친구가 권 작가의 지시를 받고 예지 씨를 감시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권 작가에게 계속 보고를 하는 동안 알아챈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여자친구에게서 들은 것으로 한 피디와 배역 협상을 하려 했었네요. 내게서는 권 작가로부터 지켜달라는 약속을 받고 싶어했고.”

“그렇습니다.”


한동안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 침묵이 감돌았다. 정현은 순식간에 십 년은 나이 든 것처럼 보였고 정수는 이제 의아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권 작가는 동생의 과거를 어떻게 알았을까요?”

“한 피디님, 옛날에 같이 일했다가 최근에 한 피디님 팀에 합류한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예, 있어요. 박 작가라고 예전에 한창 같이 일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한 피디님 주위에 그런 인물이 있는지 기수 씨에게 알아봐달라고 했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기수를 쳐다보았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의 시선에 기수는 당황해서 얼굴을 약간 붉혔다.


“예......, 유 작가님 말씀대로 제가 박 작가를 몰래 관찰했습니다. 한 피디님이 쓰시던 서재를 몰래 나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고 권 작가에게 전화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한 피디님의 행적을 보고하는 전화였습니다.”

“박 작가가 그런 일을 했다고?”


한 피디는 미간을 찡그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박 작가는 권 작가와 손을 잡은 거라 생각합니다. 두 분이 과거에 한 배우님이 한 일을 입에 올린 적이 있지 않나요?”


지한이 정수와 정현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정현은 입을 다물고 있었고 정수는 괴로움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박 작가와는 거의 가족처럼 지낸 사이라 동생의 일을 들었을 수도 있어요.”


정수와 정현이 무거운 얼굴로 입을 다물고 있는 사이 조금 전부터 생각에 잠겼던 명훈이 지한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참 공교롭군요. 형섭이 우리에게 권 작가의 비밀을 알려주려던 바로 전날에 그런 사고를 당한 게 말입니다. 마치 권 작가가 우리를 행동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이요.”

“권 작가는 경계해야 할 사람들에게 사람을 붙여 감시를 합니다. 한 번은 한 피디님과 일하게 된 저에게 보조 작가를 하겠다는 사람이 다가온 적도 있습니다. 그것을 거절한 뒤 어쩌다 그 사람이 권 작가와 통화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제 옆에 붙어 있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고하는 전화였어요. 아마 저에게 보조 작가를 붙여 저뿐만 아니라 한 피디님도 감시할 생각이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뭔가 일을 꾸미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거기다 유 작가가 조금 전에 예지 씨에게도 감시를 붙였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예지 씨는 분명 권 작가 라인 사람인데 그런 사람에게도 감시를 붙이는 군요.”

“예, 그렇죠.”


지한은 진성이 예지에게 현주를 붙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예지는 진성의 지시를 받고 거짓 증언으로 현수를 궁지에 몬 사람이었다. 즉, 진성의 약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진성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예지에게 현주를 붙여 감시한 것이다. 현주가 사라진 지금 진성은 그 감시자 역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한이 말이 없자 명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내 주변에도 그런 감시자가 있을까요?”

“예, 김 이사님 주위에도 그런 인물이 있더군요.”

“그 사람이 누군가요?”

“그 사람을 병지 씨가 알아 왔습니다.”


드디어 자신 차례가 되자 병지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회의 참석자들을 훑어보았다.

“삼촌....., 아, 아니, 김.....이사님......”


병지가 다소 어색한 말투로 명훈을 불렀다. 명훈을 김 이사로 부른 것은 정수 형제와 기수 때문이었다.


“김 이사님이 조사원들을 회사에 출입해도 된다고 허락하셨잖아요?”

“그렇지. 유 작가가 그러라고 했지.”


병지는 종이 상자에서 둥근 장난감처럼 생긴 물체를 꺼냈다.


“이건 녹음기인데요. 조사원이 장 비서가 권 작가와 통화하는 것을 녹음했어요.”

“장 비서가 권 작가와 통화하는 것을 녹음해?”

“지한 씨는 나더러 조사원에게 장 비서를 보여주라고 했죠. 그냥 장 비서에게 조사원을 붙이라고만 했는데 뭐든 확실한 게 좋지 않겠어요? 장 비서가 권 작가나 권 작가 비서와 접촉할 때 나는 무조건 녹음하랬어요. 그리고 그 결과물이 이겁니다.”


자랑스런 표정을 짓는 병지를 명훈은 못마땅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하다니.”

“에이, 삼촌.....이 아니라 김 이사님. 악당을 물리치는 데 이 정도 불법은 어쩔 수 없는 거죠.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필요악이라고나 할까?”


병지는 거리낌 없이 말을 술술 내뱉었다.


“어쨌든 이거 들어봐요.”


병지는 녹음기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녹음기에서 진성에게 전화를 걸어 명훈의 일정에 대해서 보고하는 장 비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명훈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더니......”


한탄하며 고개를 젓던 명훈이 멈칫하고는 지한에게로 눈을 돌렸다.


“유 작가, 미안해요. 장 비서가 있는 데서 한 피디와 통화했어요. 그래서......”

“예. 그래서 권 작가가 한 배우님과 관련한 사실을 알 사람들을 조사해 형섭 씨에게 닿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나 때문에 형섭이......”


병지가 옆에서 급히 끼어들며 말했다.


“그건 삼촌 잘못이 아닙니다. 삼촌은 장 비서가 권 작가랑 연결된 줄 몰랐잖아요?”


지한은 병지의 말을 보탰다.


“저도 병지 씨와 같은 생각입니다. 단지 한 가지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권 작가가 굳이 형섭 씨를 그렇게 처리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형섭 씨를 없애는 대신 다른 방법도 많을 텐데요. 잘못하다가 자신이 감옥에 갈 수도 있는데......”

“......혹시 경고가 아닐까요? 형섭이 데리고 올려고 했던 사람을 찾지 못해 그랬을 수도 있어요. 자신에게 맞서면 형섭처럼 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데.”


지한은 명훈의 말을 듣고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한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명훈은 이어 말했다.


“그리고 권 작가는 자신의 할아버지의 신뢰를 잃는 걸 무서워하고 있어요. 형섭이 나에게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면 권 작가의 할아버지를 찾아갈 수도 있어요.”

“권 작가의 할아버지요? FN 회사 창업주 말입니까?”

“그래요. 그리고 내게는 고모의 전 남편이셨죠.”


지한은 명훈의 말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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