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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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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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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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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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영역 싸움 시작

DUMMY

어쩌면 자신에게 좋지 않은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수는 그다지 싫은 기색 없이 지한을 맞아 주었다. 지한은 길수를 처음 보러 갔을 때처럼 명훈의 운전기사가 모는 차를 타고 이수의 회사 로비로 왔다. 길수를 방문했을 때와 달리 이번에 병지는 따라오지 않았다.


“유 작가가 날 만나고 싶다고 김 이사에게 그랬다면서요?”

“예. 그날 회의실에서도 밝혔지만 저는 진수 씨를 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사과는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거라면 진수에게 사과하면 될 텐데 굳이 왜 나에게?”

“물론 진수 씨에게 사과할 겁니다. 회의실에서 뵈었을 때 마음이 많이 상하셔서 진수 아버님에게도 사과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제가 쓴 시나리오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요.”


지한은 이수에게 죄송하다고 정중히 인사했다. 이수가 군말 없이 지한의 사과를 받아주자 명훈은 한결 편한 얼굴이 되었다.


“이수 씨, 이번 일은 유 작가의 탓만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수 씨와 진수 씨를 힘들게 한 것은 저도 사과드립니다.”

“김 이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이수가 명훈의 사과마저 받고 나자 지한이 입을 열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진수 씨에 대한 오해가 풀려서요.”

“뭐, 권 작가가 일을 잘 처리하긴 했지......”


지한은 이수의 목소리에서 탐탁지 않아 하는 기색을 읽었다.


“제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기사 덕분에 진수 씨가 누명을 벗었는데 이수 씨는 크게 기뻐하시지 않는 것 같네요.”

“그야 권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그랬는지 아니까.......”


다소 심드렁하게 말하다 이수는 지한과 눈이 마주쳤다. 잠시 눈싸움하듯 지한을 쳐다보던 이수가 피식 하고 웃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명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김 이사님, 미안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워주실 수 있습니까? 이 젊은 친구가 진짜로 제게 묻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유 작가가요?”


명훈은 지한과 이수를 번갈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잠시 저쪽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죠.”


명훈은 지한의 옆자리에서 일어나 로비 반대편으로 갔다. 이수는 명훈과 충분히 떨어진 것을 확인한 뒤 지한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고는 팔짱을 끼고 소파에 기대며 물었다.


“이봐요, 저돌적인 친구. 솔직히 뭘 알고 싶어서 날 보러왔어요?”

“FN 회의실에서 김 이사님과 저를 번갈아 보셨죠? 혹시 명 작가에게서 제가 김 이사님 라인 사람이라고 들으셨나요?”


이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확히는 권 작가에게서 들었죠.”

“권 작가...... 그렇네요.”

“......당신, 권 작가가 그랬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는 것 같네.”

“명 작가 뒤에 권 작가가 있다는 뜻이죠. 그리고 권 작가는 이수 씨가 김 이사님과 멀어지기를 바라고 있고요.”


지한의 말에 이수는 피식 웃고는 팔짱을 풀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내가 면접관이라면 당신을 우리 회사에 고용했을 거야. 물론 우리 회사는 FN과 같은 컨텐츠 회사가 아니지만.”

“칭찬 감사합니다.”

“권 작가는 자기는 모르는 일이고 명 작가가 혼자서 한 것처럼 굴더군요. 사실은 그 녀석도 알 거야. 유 작가가 파악한 그 상황을 나도 알 거라는 걸. 나중에 다시 나에게 잘 보이려 하겠지. 하지만 난 그자같이 인정사정없이 머리 쓰는 자를 싫어하거든요. 나도 FN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 주워듣는 게 있거든.”

“권 작가가 혹시 주주들의 모임에서도 그러지나 않을지 걱정됩니다.”


이수는 지한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다시 피식 웃었다.


“그것이 유 작가가 두 번째로 내게서 묻고 싶었던 거네요. FN 주주들의 상황을.”


지한은 입가에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것을 보고 이수는 ‘이것 봐라’ 하는 마음이 들었다.


“당신, 이제껏 김 이사 주위에서는 없는 타입이네. 도발적인 야심가. 일단 나쁘지는 않아.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감사합니다.”

“잘 들어요. 1대 주주는 FN의 회장님이고 2대 주주는 김 이사죠. 그런데 그 차이가 단지 3%야. 1대 주주와 권 작가의 지분이 합쳐지면 차이가 5%로 벌어지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은 안심을 못하고 있죠. 나도 FN에 5%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혹시 그것을 김 이사에게 팔까 그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있죠.”


이수는 다시 지한에게 가까이 몸을 숙여 말했다.


“지금 주주들 대부분이 권 작가를 믿고 있어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권 작가가 FN에서 가장 수익을 내는 사람이거든. 그래서 단 2%의 지분에도 발언권이 세죠.”

“그렇습니까?”

“만약 김 이사 라인에서 권 작가만큼이나 수익을 내면 주주들의 마음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


자신의 말에 눈빛이 바뀌는 지한을 이수는 재밌다는 얼굴로 보았다.


“당신 표정을 보니 그 방법을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되겠네.”

“아닙니다. 제가 뭘 아나요.”


이수는 지한이 겸손을 떨어도 믿지 않았다. 또한 지한도 자신의 겸손이 통하리라 여기지 않았다.


이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유 작가, 자주 놀러 와요. 큰 힘이 아니어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수는 지한의 인사를 받은 뒤 명훈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지한은 그대로 자리에 앉아 이수가 전해준 정보를 다시 되새겼다.


다시 명훈의 차를 타고 FN으로 돌아가는 길에 명훈은 불쑥 입을 열었다.


“유 작가, 혹시 그 이야기 들었어요? 한 피디가 지금 찍고 있는 드라마에 붙는 광고가 완판이라는 거?”

“광고가 완판됐다고요? 잘 됐네요.”

“유 작가가 회사 재정에 관심이 많아 특별히 알려주는 겁니다.”


그 말에 지한이 머쓱한 표정을 짓자 명훈은 재밌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그렇게 어색해할 필요 없어요. 유 작가에게 고마워서 그래요. 덕분에 큰 광고 수익을 올렸으니까.”

“제가 시나리오를 쓰긴 했지만, 광고 완판은 한 피디님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그 한 피디를 움직인 건 유 작갑니다. 그 사람은 돈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유 작가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드라마 연출을 하겠다고 나선 거죠.”


지한이 정수와의 일을 생각하느라 말이 없는 동안 명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한 피디가 유 작가와 다시 일하고 싶답니다. 이번 드라마뿐만 아니라.”

“저도 그 말은 들었습니다.”


지한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작가로서 한 피디의 평가는 너무 기분 좋은 일이었다.


지한과 달리 명훈은 조금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유 작가, 이제는 안 좋은 부분을 말할게요.”

“예.”

“권 작가가 FN에서는 이제까지 주도적으로 컨텐츠를 만들어 왔어요. 그러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들은 자기 편으로 만들어왔죠. FN 소속사 배우, 가수, 스태프, 피디, 작가들까지. 물론 권 작가 편이 아닌 사람도 있죠. 그런데 그 수가 적어요. 유 작가와 내가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려고 하면 외주 제작을 맡겨야 할 겁니다.”

“FN 소속 사람들을 못 쓴다는 건가요?”

“그래요. 권 작가 편이 아닌 사람도 쓰지 못할 겁니다. 드러내놓고 권 작가와 적이 되고 싶지 않을 테니까.”


명훈은 한템포 쉰 다음 다시 입을 열었다.


“어제 오후부터 권 작가 라인 사람들은 권 작가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답니다. 유 작가와 같이 작업을 하지 말라는. 권 작가 라인이지만 나와도 친분이 있는 사람이 말해줬어요.”


명훈의 말을 듣고 지한은 충격을 받고 잠시 멈칫했다. 이번 일로 지한은 진성과 반대편에 서 있다는 것을 알린 셈이다. 김 이사 라인이 되면서 그 피해는 명훈도 보게 되었다. 이 때문에 지한은 명훈과 손잡는 것을 망설였던 것이다. 지한은 머리를 살짝 숙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권 이사님이 피해를 보게 되셨네요.”


지한의 말에 화가 난 듯 명훈이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왜 유 작가 탓이죠? 이수 씨한테 주주 상황을 들었으면 권 작가가 나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요. 그렇다면 이번 일은 오히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봐야죠.”


지한은 고개를 들고 의외라는 눈빛으로 명훈을 쳐다보았다.


“사실 그동안 외부에서 작가를 고용해 컨텐츠 제작을 못했던 것은 이런 이유가 큽니다. 권 작가가 무서운 건 FN의 사람들을 틀어쥐고 있는 점입니다. 게다가 업계 쪽에서도 권 작가의 입김이 닿는 사람이 꽤 됩니다.”

“.....이제 컨텐츠 제작이 어렵겠네요.”

“그렇긴 하죠. 하지만 다행인 건 한 피디가 우리 편이라는 겁니다. 이번에 유 작가가 쓴 드라마에 출연하는 FN 배우가 나에게 귀띔한 게 있어요. 이번 드라마 최소한 중박은 될 거라고요. 아니, 솔직히 대박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 말이라면 믿어도 돼요. 감이 좋은 친구거든요.”

“드라마가 대박 나면 대박이죠.”

“최근 권 작가가 관여한 드라마들이 국내에서는 시청률이 그런대로 나오는데 세계 무대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요. 이것이 우리가 공략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유 작가는 이제껏 드라마를 모두 대박 냈어요. 권 작가의 컨텐츠를 뛰어넘을 힘이 있어요. 더구나 한 피디는 유 작가를 믿고 있고요. 이런 것들은 유 작가의 무깁니다. 아무리 권 작가라도 유 작가에게 함부로 굴 수 없죠.”


지한은 이제야 명훈이 먼저 한 피디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알았다. 지한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이제부터 본 게임을 시작하기 전 이쪽이 가진 이점을 확실히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지금 오히려 내가 유 작가의 덕을 보고 있어요. 확실히 말하는데 나는 유 작가 때문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본격적으로 권 작가에 맞서는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모두 유 작가 탓으로 돌려서 이번처럼 미안해하면 안 됩니다.”


명훈의 얼굴에는 거짓말을 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제야 지한은 안심하고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유 작가, 하나 더 알려줄 것이 있습니다. 유 작가가 쓴 드라마 시사회를 열겁니다. 회사 대회의실에서요. 그 자리에 넷플릭스 관계자를 부르려고요.”

“드라마 시사회요? 아직 마지막 회차를 찍지 않았는데요.”

“그 부분은 한 피디와 이야기를 나눌 겁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좋은 작품을 유치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하니까요.”

“......그렇네요. 이번 드라마 시사회는 넷플릭스와 계약을 하기 위해서네요.”


지한의 말에 명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시사회를 열겠다면 권 작가 쪽에서도 분명 신경을 쓸 겁니다. 만약 드라마가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나는 유 작가를 전면에 내세울 겁니다. 권 작가의 대항마로서.”

“분명 권 작가가 좋아하지 않을 상황이겠네요.”

“그렇죠.”


명훈은 입가에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어때요, 유 작가? 권 작가가 장악하고 있는 판을 흔드는 일을 할 준비가 됐나요?”


명훈이 굳이 물을 것도 없었다. 애초에 지한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저는 언제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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