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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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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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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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새로운 보금자리

DUMMY

한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서, 우리는 무사히 한빛 쉘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오는 것을 미리 알아챈 김소령이 이헌터와 함께 마중을 나왔다.


"찬영군, 그리고 차헌터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네, 환영하네"


김소령은 두 팔 벌려 우리들을 환영해 줬다.


이헌터는 내 비밀을 발설한게 마음에 걸렸는지, 내 눈치를 보며 김소령 뒤로 숨어 눈치를 봤다.


차헌터의 표정이 탐탁지 않은 걸 눈치챈 나는, 재빠르게 스케치북을 꺼내 들었다.


[받아주시고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옆에 안대위가 김소령의 완장을 보고, 군기가 바짝 든 얼굴로 인사를 했다.


"충성 제3사단 2중대장 대위 안준영 입니다! 충성"


김소령이 흐뭇한 얼굴을 하며, 안대위의 팔을 토닥였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일단 들어가세!"


김소령이 돌아서자, 쉘터 정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경원 쉘터와 한빛 쉘터가 합쳐지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짐꾸러미를 들고 쉘터 안으로 들어가 털썩 주저앉았다.


일반인이 6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걷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였다.


"아이고 다들 땀에 절었구먼! 여기 그늘에 와서 쉬시게."


"그러게 말이야. 고생들 했구먼, 고생들 했어."


노인들은 경원 쉘터 사람들에게 물과 간단하게 먹을 샌드위치를 손에 쥐여주셨다.


"아이고 어르신 감사합니다."


"때마침 너무 배가 고팠어요. 할머니 샌드위치 하나 더 먹을 수 있나요?"


경원 쉘터 사람들도 푸근하게 다가오는 노인들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그때 멀리서 고마운 강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망설이고 있는 김소령을 강할아버지가 설득해 줬을 것이다. 강할아버지는 나에겐 은인이었다.


[저 왔어요. 할아버지 보고 싶었어요.]


나는 마치 손자라도 된 듯이 다정하게 할아버지를 맞이했다.


"예끼 이놈! 속셈이 뻔히 보인다! 경원 쉘터를 받아줬다고 고마워서 이러는 게지? 썩 꺼지거라 이 녀석아!"


강할아버지의 직설적인 말에도 나는 강할아버지가 너무 좋았다.


[사랑해요! 할아버지!]


"웃기는 놈일세! 욕먹는 게 뭐가 좋다고 실실 웃기나 하고, 일단 회포는 나중에 풀고 이거 받거라"


강할아버지는 나에게 서류 봉투를 건네주셨다.


나는 곧바로 서류 봉투 안에 내용물을 확인했다. 서류에는 경원과 한빛의 규칙이 정해져 있었고, 경원 쉘터 사람들이 해야 할 목록도 함께 완벽하게 정리 되어있었다.


"정리는 변호사였던 배 할아범이 한 거니까.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았을 게다. 대표로 차헌터한테가서, 사인 받아 오너라."


나는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고, 90도로 인사한 후 차 헌터를 찾아 달려갔다.


"어린놈이 어르신에게 고개만 끄덕이다니 저런 버릇 없는 놈 쯧쯧"


강할아버지의 악의 없는 타박이 들려왔지만, 나에겐 이 서류에 사인이 들어가는 것이 더 급했다.


'죄송해요. 할아버지 다녀와서 사과드릴게요.'


분명히 병원 앞 정원에 김소령과 있어야 할 차헌터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김소령 앞에서 두리번거리며 여기저기 둘러보자, 김소령이 눈치를 챈 건지 먼저 말을 꺼내 주었다.


"차헌터 찾는 게냐? 동료들과 함께 창고에 갔다."


김 소령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90도로 인사를 한 후 창고로 향했다.


창고 앞에 도착하자, 작은 소리로 소곤거리는 김택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바로 실행하실 겁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 한시가 급해"


"아무리 급해도 찬영이의 안전을 조금은 생각해 줘야 합니다."


"쳇 좀비 새끼 안전 따위 뭘 그렇게 신경 써? 김택현 벌써 그 좀비 새끼한테 넘어간 거냐?"


"아우씨 김한석 이게 말끝마다 반말이야! 참아 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 나이도 나보다 한 살이나 어린 게 "


"그럼 너도 반말해! 멸망한 세상에 나이 먹은 게 무슨 대수라고, 어차피 가는데 순서 없는 세상이야!'


[쾅!]


책상다리가 문으로 날아와 꽂혔다. 그 힘을 못 이기고 스르륵 창고 문이 열렸다.


창고 안에는 투수라도 된 듯 무언갈 던진 자세로 멈춰있는 차헌터와, 서로 멱살을 잡고 힘겨루기하는 김택현과 김한석이 열린 문앞에 있는 나를 향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어색해진 공기가 너무 싫어서, 창고 문을 스르륵 닫았다.


'하... 젠장... 날 사지로 내몰겠다는 사람들이 저 모양이라니, 진짜 눈앞이 깜깜하네"


잠시 후 창고 안에서는 급하게 의자를 끄는 소리와 자리를 정돈하는 소리가 들렸다.


차헌터가 근엄하게 말했다.


"들어와"


나는 속으로 셋을 세고 창고 문을 열었다.


차헌터와 동료들은 여유 있는 자세를 하고,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비어있는 의자를 향해 턱짓했다.


'하... 아저씨들 이미 늦었거든요... '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억지로 참아가며 준비된 의자에 앉았다.


"내가 이제 한빛 쉘터를 지킬 테니까, 너는 우리와의 약속을 지켜라."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택현 네가 찬영이에게 설명해 주도록"


"네!"


김택현이 가슴팍에서 종이 하나를 꺼냈다.


"이게 우리들이 네가 해줬으면 하는 일들이야."


 1. 헌터로 위장해 파괴자 쉘터에 들어간다.


2. 그들의 신임을 얻고 끌려간 사람들의 안전과 위치를 파악해 우리에게 알린다.


3. 파괴자들을 이끄는 헌터의 능력과 신체적 특징을 파악해 우리에게 알린다.


4. 적당한 침입 시기를 정해 우리에게 알린다.


5. 우리가 침입하면 끌려간 우리 쪽 사람들을 안전하게 한빛 쉘터로 인도한다.


나는 1번을 가리키고 김택현을 바라봤다.


"쉘터에 들어가는 건 걱정하지 마! 그들은 본능대로 사는 족속들이라, 귀한 식자재나 물품들을 들고 가면 환영할 거다. 그리고 네가 헌터라고 하면, 그들도 너를 욕심 낼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2번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그것도 걱정 마! 네가 침투하고 3일에 한 번씩 우리가 지정한 나무에 정보를 적어서 넣어 놓으면, 차헌터님이 확인하러 가실 거야"


나는 마지막으로 5번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그들을 한빛으로 데려오는 건, 내가 직접 김소령과 합의할 거다. 그 점은 걱정하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출발은 언제 할까요?]


차헌터가 김택현을 바라봤다. 김택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휴... 알겠어! 저 좀비 놈이 안전할 수 있게, 내가 좀 더 가르치겠다."


 '엥? 나를 가르친다고?'


차헌터는 난감한 얼굴을, 나는 황당한 얼굴을, 김택현의 낯빛은 밝아진 얼굴을 하며 서로를 바라봤다.


'아차! 서류!'


나는 황급하게 차헌터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서류에 내용을 확인한 차헌터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펜 내놔 사인해야 할 거 아냐!"


나는 후다닥 품에서 사인펜을 꺼내 차헌터에게 내밀었다.


투덜투덜 사인을 마친 차헌터가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나는 일단 급한 불부터 끄러 간다."


차헌터가 자리에서 일어나 창고 밖으로 나가자, 나도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찬영아 아까 이헌터가 너를 간절하게 찾던데? 애인이냐?"


차헌터의 질문에 황급히 손을 저어 팔을 엑스자로 만들었다.


"급한 거 같더라. 빨리 찾아가 봐"


나는 급하게 발길을 돌려, 이헌터를 찾으러 정원으로 향했다.


이헌터를 찾는 건 너무나 쉬웠다. 이헌터 주위에는 항상 군인들로 바글거렸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헌터는 군인들에게 둘러싸여, 자신의 미모를 찬양하는 소리를 즐겁게 듣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이헌터가 군인들을 뚫고 뛰어와 내 손을 잡고 쉘터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며, 적당한 대화 장소를 찾았다.


[저를 찾았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일 있나요?]


내 스케치북을 들여다보고, 한참을 생각하던 이 헌터가 입을 열었다.


"미안해... 비밀 얘기해 버려서... 나는 차헌터가 너를 좀비로 생각하고 죽이려고 찾아다니는 줄 알았어...."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얼굴이었다.


"네가 다른 좀비랑 다르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괜찮습니다.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근데 차헌터가 너를 왜 찾는 거야?"


[그를 도와 끌려간 쉘터 생존자들을 찾아주기로 했습니다.]


"어디로 끌려갔는데?"


[다이너마이트 쉘터요]


"뭐! 다이너마이트 쉘터로 가겠다는 거야?'


덤덤한 본인을 두고, 오히려 이헌터가 방방 뛰었다.


"절대 안 돼! 그들은 사람이 아니야 까딱하다 죽을 거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차헌터 그렇게 안 봤는데... 어린애를 이용하려고 하다니 정말 안 되겠네!"


[저는 괜찮아요. 이 사실을 아무도 몰랐으면 합니다.]


"부모님에게 얘기가 들어갈까 봐 그러지?"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당장 가는 건 아니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헌터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고개를 끄덕였다.


“꼭 떠나기 전에 나에게 말해주기다? 약속한다면 오늘일은 비밀로 해줄게.”


정말로 곤란했다. 이헌터에게 말한다면 분명히 따라온다고 할게 뻔했다. 안된다고 하면 난리 칠게 뻔하니 몰래 출발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만날 사람은 모두 만났고, 이제는 부모님을 도울 차례였다.


쉘터 정원에서 짐을 풀고 있던 부모님을 보자, 근심 걱정거리가 눈 녹듯 사라졌다.


"엄뫅! 아뽝!"


나도 열심히 연습해서 이제 간단한 단어는 제법 알아듣게 말하게 되었다.


"찬영아 얼른 이리 와! 우리 짐 풀어야 해."


"그래 찬영아 아까 강할아버님이 방으로 쓸 병실을 배정해 주셨다. 612호다"


나는 밝은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새로운 보금자리인 병실에 들어오자, 의외로 잘 갖추어진 병실에 깜짝 놀랐다.


2인실이었다. 병실은 침대도 일반 침대였고, 이불도 깨끗한 솜이불이 깔려있었다. 특실이라 화장실도 안에 있고, 샤워도 같이할 수 있게 샤워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여보 이 정도면 지낼 만하겠는데요?"


"그러게요.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겠어요. 찬영아 여기 괜찮지?"


엄마·아빠는 나와 이곳에서 함께 지낼 거라고 생각하셨나 보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적당한 변명거리를 생각해 적었다.


[저는 차헌터님과 같은 방을 쓰게 될 거예요.]


"아니! 왜? 엄마·아빠랑 같이 있지 않고?"


[저는 헌터잖아요. 쉘터를 지켜야 해요. 죄송해요.]


내 어두운 표정을 확인한 부모님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때 장일병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임헌터님 김소령님이 찾으시지 말입니다"


부모님의 걱정어린 시선이 부담스럽던 나에게 장일병은 한 줄기 빛이었다. 나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고, 장 일병을 따라나섰다.


장 일병과 도착한 곳은 원무과였다.


나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차헌터와 김소령이 나를 반겼다.


 "찬영군! 아니 이제부터는 임헌터! 차헌터에게 얘기는 들었네, 일단 앉게"


 모두 착석하자, 김소령부터 입을 열었다.


"임헌터 거긴 너무 위험한 데 갈 수 있겠나?"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임헌터 의견이 그렇다면 내 최대한 돕지, 임헌터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에 부모님은 우리에게 맡기게 잘 말해 주겠네"


[감사합니다.]


김소령과 얘기가 끝나가자, 차헌터가 의자에서 일어나 나에게 따라오라고 턱짓했다.


나는 김소령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차헌터를 따라나섰다.


"지금부터 우리는 변이 좀비를 사냥하러 나간다. 한빛 쉘터 근처에 있는 좀비는 씨를 말려버리는 게 목표다 "


차헌터가 나에게 처음 보는 진검을 내밀었다.


 "이제 이 검이 네 손과 발이 될 거다."


나는 검집에서 검을 꺼내 확인했다. 너무나도 잘 벼려진 검이 빛을 반사하며 인사했다.


'지옥 훈련이 시작되는 건가?'




작가의말

오늘의 찬영언어!



"엄마 아빠"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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