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최근연재일 :
2024.09.14 19:3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3,916
추천수 :
145
글자수 :
287,263

작성
24.08.14 19:35
조회
63
추천
2
글자
12쪽

31#피나는 노력

DUMMY


차헌터와 나는 변이 좀비를 잡기 위해 김소령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통신병들이 드론으로 변이 좀비를 발견하면, 위치와 현재 상태를 자세히 무전으로 알려주기로 했다.


우리가 한빛 쉘터에서 가까운 세진시 하동면 시내로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무전기에서 최하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치직 차헌터님 계십니까?]


건물 옥상을 통해 이동하던 우리는 무전을 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


[치직 차헌터님 변이 좀비를 발견했습니다.]


"위치는?"


[세진시 근로복지공단 건물입니다. 주소는 세진시 하동면 하동리 588번지입니다.]


차헌터가 변이 좀비를 찾기 위해 군용 지도를 펼치며, 최하사가 말한 근로복지공단 건물을 찾아냈다.


"오늘 5마리는 잡아야 한다. 좀 더 수고해 주도록!"


무전을 마친 차헌터가 지도를 챙겼다.


"야 좀비! 이제부터는 목숨을 건 실전이다."


나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검 잡는 것부터 속성으로 가르쳐주지."


내가 가지고 있던 검을 빼앗은 차헌터가 검집에서 검을 꺼내 한 바퀴 휘둘러봤다.


"도끼만 다뤄봤지? 도끼는 힘으로 내려찍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공격이라면, 검은 기술, 힘, 민첩, 다루는 사람의 좋은 머리까지 두루 갖춰야 한다."


검도장에서나 배울 수 있는 정자세를 취하며 검을 위아래로 휘둘렀다.


"검은 다루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베기와 찌르기가 있지, 이외에 막기와 발도 술 등... 많은 기술이 있지만 속성으로 배우는 거니까, 베기와 찌르기를 중점적으로 한다."


차헌터가 차분하게 시범을 보였다.


너무나 유려한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 내가 보여준 시범대로 따라 해봐."


나에게 다시 검을 쥐어주며 턱짓을 했다. 나는 본대로 따라해 봤지만, 처음 해보는 검술이라 엉성했다.


"좀 더 팔에 힘을 빼라고! 야! 두 다리는 왜 꼬이는 거야! 야! 이 똥 멍청이야! 너는 좀비를 검으로 패서 죽일래?"


내 엉성한 자세에 차헌터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개새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더럽게 x랄 하네'


검을 휘두를 때마다, 나는 속으로 욕을 되뇌었다.


"좀비 되면서 뇌를 잃었냐? 생각하면서 휘두르라고! 이 무뇌 좀비야!"


차헌터가 답답하다는 듯이 내 검을 다시 뺏어갔다.


"다시 잘 봐! 딴 데 정신 팔면 네 목부터 날려버릴라니깐! "


나는 코웃음을 치며 생각했다.


'복수 때문에 죽이지도 못할거면서 큰소리는!'


속으로 차헌터에게 무지막지한 욕을 했지만, 표정만은 밝게 웃으며 차헌터의 시범을 다시 봤다.


'근데 복수가 끝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 딱! ]


검집이 내 머리에 날아와 부딪혔고,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집중해라"


그래 나중은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눈앞에 차헌터 말을 잘 들어야 살 수 있다.


또 한 번의 시범을 보인 차헌터가 다시 나에게 검을 건넸다.


여전히 엉성한 나를 보며, 한숨을 한번 크게 쉬더니, 나에게 다가와 내 고글을 벗겼다.


"무식하면! 몸이 고생해야지!"


내 멱살은 잡은 차헌터가 건물 아래로 나를 집어 던졌다.


4층짜리 건물 아래는 차헌터를 보고 몰려든 좀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좀비들 틈으로 떨어진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하지 못했고, 충격은 고스란히 나의 몫이었다.


떨어진 충격도 충격이지만, 좀비들이 날 밟고 지나다니는 통에 한참을 숨을 못 쉬어 끙끙거리고 있는 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명령이 떨어졌다.


"여기 있는 좀비 다 죽여. 깔끔하게 목을 벨 수 있을 때까지!"


 겨우 숨을 돌려 일단 좀비들 틈새에서 빠져나왔다.


이글 거리는 차헌터의 눈빛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검을 고쳐 잡았고, 좀비들에게 시선을 옮겼지만... 손은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경원 쉘터에서 좀비를 죽였을 때는 형의 죽음과 부모님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좀비를 죽였지만, 지금은 달랐다.


좀비인 내가 연습용으로 좀비를 죽여야 한다. 차마 검을 들 수 없어 망설이고 있을 때였다.


내가 망설이는 것을 눈치챘는지 큰소리로 외치는 말이 들려왔다.


"죄책감 느낄 필요 없다. 여기 있는 좀비들은 비가 오면 한빛 쉘터로 몰리게 될 위험한 존재일 뿐이다."


그의 말이 맞다. 여기 하동 시내는 한빛 쉘터와 걸어서 20분 거리로 제일 가까운 마을이었다.


"검을 들어라! 우리를 위협하는 좀비를 없앤다! 알겠나?!"


나는 큰소리로 대답했다.


"눽! 아르게씁이닥! 키야약!"


기합과 함께 눈앞에 좀비 한 마리에게 검을 휘둘렀다. 눈앞에 좀비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한 나는 머리를 뒤로 넘기며 당당하게 앞을 봤다. 하지만 좀비는 너무나 멀쩡하게 서 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래 한 번에 완벽해지는 사람은 없어!"


자기 위로를 하며 재차 검을 휘둘렀지만, 검날이 아닌 검 등이 좀비를 가격했다.


"넌 검 등으로 패서 좀비 죽일래? 제대로 안 하냐! 이 볍신 새끼야!"


분노의 포효소리가 하동 시내에 울려 퍼졌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검 등이 아닌 검날로 좀비를 베를 수준까지 올랐다.


차헌터처럼 검으로 한방에 좀비를 두 동강 내지는 못했지만, 슬슬 요령이 생긴 나는 베는 것에 금방 익숙해졌다.


내가 베기에 완전히 익숙해지자, 좀비를 죽이는 것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뇌가 아예 없진 않군, 자 이제 찌르기야! 이건 사람들하고 싸울 때 꼭 필요한 기술이다. 네가 꼭 배워야 하는 기술이고, 아까 내가 했던 시범을 다시 떠올리고 정확하게 좀비의 머리를 찌르는 거다"


온 신경을 검에 집중해서 차헌터에게 가려고 버둥거리는 좀비의 머리를 향해 찔러넣었다.


역시 처음이라서 그런가 제대로 명중하지 못했다.


베기는 요령을 금방 터득했는데 찌르기는 달랐다. 모든 능력을 집중해도 실력이 늘지 않았다.


아까부터 잠들어서 코까지 골고 있는 차헌터가 원망스러웠다.


'이씨 나는 개고생 시켜놓고, 지는 쳐자빠져자? 악몽이나 왕창 꿔라!'


한밤중에 그것도 4시간 동안 좀비를 앞에 두고 검 연습을 했던터라, 나도 많이 지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에엑! 믈락!"


 잠깐 쉬려고 했을 뿐인데 하늘에서 돌멩이가 날아왔다.


"나 안 잔다. 게으른 좀비 ! 빨리 안 해?"


몸이 자동으로 벌떡 일어나졌다.


차헌터를 보고 한숨을 쉰 나는, 다시 한번 검을 들고 찌르기를 연습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연습하는데... 하늘이 점점 밝아졌다.


그렇다 날 밤을 새우며 검 연습을 한 것이다.


동이 틀 때쯤, 나도 많이 발전해있었다. 찌르기의 정확도가 많이 올라갔고 검을 잡는 것도 익숙해져 있었다.


아침이 되자 차헌터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여~ 좀비 많이 늘었는데? 배 안 고프냐? 밥 먹고 하자!"


오늘의 아침밥은 한빛 쉘터에서 가지고 온 군용 식량이었다.


군용 식량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대찌개를 개봉해 허겁지겁 음식을 삼켰다.


"걸신들렸냐?"


차헌터가 한심하다는 듯이 물어왔다.


나는 최대한 또박또박 신경 써서 대답했다.


"아 늬 요"


"오 좀비 많이 발전했어! 이제 제법 사람처럼 말하는군"


그동안의 노력이 차헌터의 칭찬으로 보상받는 듯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궁금했던 것을 스케치북에 적었다.


[그런데 제가 하는 말을 어떻게 알아 들으셨습니까??]


차헌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내 딸 말이다. 청각 장애가 있었다. 아이를 가르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눌한 대화에 익숙해진 거야.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건 아니다."


'윽... 하필 딸이랑 연관이 있었다니...'


나는 미안한 얼굴로 차헌터를 바라봤다.


"괜찮아 지난 일이니까, 좀비한테 그런 눈빛 받는 거 썩 유쾌하지 않으니까 표정 풀어"


차헌터의 말이 끝나자마자 황급히 시선을 아래로 깔았다.


"다 먹었으면 이제 슬슬 출발하자. 복지공단까지 갈 길이 멀다."


차헌터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나도 다 먹은 군용 식량들을 정리한 후 일어났다.


"멸망한 세상에 먹은 자리 정리하는 놈은 너뿐일 거다"


"눼에!눼엑!으~~악"


차헌터가 내 멱살을 잡고 또다시 건물 아래로 던져버렸다.


"넌 밑에서 찌르기 연습하면서 따라와. 1초도 아까우니까 뒤처지면 버린다."


'네 알겠습니다. 다정한 개새끼님아!'


우리가 근로복지공단에 도착했을 때, 건물 입구 앞에는 좀비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옥상에서 뛰어 내려온 차헌터가 몸에 있는 기운을 끌어올렸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검을 잡은 손에 나도 모르게 땀이 찼는지 미끌거려서 바지에 땀을 쓱쓱 닦았다.


"들어가자"


두어 번 고개를 끄덕거리자, 차헌터가 문을 열었다.


싸늘한 분위기와 다르게, 공단 건물 1층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차헌터가 손가락으로 위층을 가리켰다.


우리는 숨조차 조심히 쉬며 위층으로 올라갔고, 우리의 목표인 변이 좀비를 만났다.


공단 건물에 살던 변이 좀비는 곤충 형이었다. 마치 사마귀 같은 얼굴을 하고, 앞발이 기역 자로 꺾여 있었는데 하체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인기척을 느꼈는지 빠르게 뒤를 돌아본 변이 좀비는 우리와 눈이 마주치자 시끄럽게 포효했다.


"끼~~엑~ 끼르르릭"


 "출동이다! 가라 좀비!"


변이 좀비가 우리를 인식하자. 급하게 뒤로 돌아선 차헌터가 나를 버리고 변이 좀비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아씨... 내가 저럴 줄 알았다. 헌터들 중에 멀쩡한 놈을 못 봤어.'


변이 좀비에 맞서려고 검을 고쳐 들었다.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은 변이 좀비 앞에서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본능이 앞서는 변이 좀비가 먼저 움직였다. 내 앞으로 세차게 달려들었다.


변이 좀비의 앞발이 내리찍듯 내 정수리를 향해 날아왔고, 겨우 피한 나는 변의 좀비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해 공격패턴을 알아내는 동시에 반격할 기회를 엿봤다.


곤충형 변이 좀비는 빨랐다. 한번 휘두르는 공격도 그 위력이 어마 무시 했다.


변이 좀비가 뻗은 팔을 겨우 피했는데, 다른 쪽 손이 나에게 순식간에 날아들어 피하지 못했고, 내 몸은 벽으로 곤두박질쳤다.


"느려 느려 반 박자 빠르게 움직여야지! 그러다가 좀비 밥 된다. 빨리 일어나!"


방금 맞은 공격으로 아파죽겠는데, 책상들 사이에 얼굴만 빼꼼 내밀고 충고질 하는 차헌터의 주둥이가 미웠다.


차헌터를 힐끗 째려본 후 다시 검을 고쳐 잡았다.


"검으로 공격을 튕겨내! 그래야 빈틈이 생긴다."


차헌터의 충고대로, 변이 좀비의 찍는 공격을 검으로 맞받아쳤다.


변이 좀비의 몸이 뒤로 휘청거렸다.


'효과가 있어! 바로 해치운다.'


변이 좀비는 금세 다시 자리 잡고, 이번엔 양손을 이용해 내리찍기를 시도했다.


내가 다시 검으로 맞받아치자, 변이 좀비의 몸이 심하게 휘청거렸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검의 방향을 바꿔 변이 좀비의 겨드랑이를 쭈욱 베었다.


"오! 실전형 좀비였네! 잘했다. 그렇게 계속 밀어붙여"


처음 가졌던 다짐과 다르게 변이 좀비와 나의 싸움은 길고 지루하게 이뤄졌다.


단단한 피부를 가지고 있어서 칼이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점점 지쳐갔지만, 변이 좀비는 멀쩡하기만 했다.


숨을 고르느라 순간 방심했고, 내 뺨에 변이 좀비에게 긁힌 손자국이 쭈욱 남았다.


내 몸에 피를 보자 나는 눈앞이 아찔해졌다.


구슬을 먹지 않으면 이성을 잃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무리 차헌터라도 이성을 잃은 나를 상대하기 힘들 것이다.


나는 급하게 몸을 돌려 차헌터에게로 뛰어갔다.


"뭐! 뭐야! 이 새끼! 왜 이리 와? 오지 마! "


작가의말

오늘의 찬영언어!

"넵 알겠습니다! 이얍!"

'에이 몰라' '아니요' '네~네~ 으악'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시즌1 연재 중단 공지 24.09.08 15 0 -
공지 제목 변경 공지 24.07.26 17 0 -
공지 연재요일, 시간 공지 24.07.13 62 0 -
55 55#희망 +1 24.09.14 7 1 13쪽
54 54#연구소의비밀2 24.09.14 7 1 11쪽
53 53#연구소의 비밀 24.09.13 11 1 12쪽
52 52#변이 동물의 번식 +1 24.09.12 12 1 12쪽
51 51#좋은 소식들 24.09.11 15 1 11쪽
50 50# 모녀의초대 +1 24.09.10 18 1 11쪽
49 49#고래섬과아줌마 24.09.07 23 1 11쪽
48 48#축사의평화 +1 24.09.06 24 1 11쪽
47 47#각자의임무 +1 24.09.05 22 1 11쪽
46 46#차헌터의고민 +1 24.09.04 24 1 11쪽
45 45#한빛쉘터의 기상청 +1 24.09.03 32 1 12쪽
44 44# 다이너마이트제국의 멸망 +1 24.08.31 32 1 12쪽
43 43# 단죄의시간 +1 24.08.30 29 2 11쪽
42 42#탈출루트 +1 24.08.29 29 2 12쪽
41 41#축사의비밀 24.08.28 29 2 12쪽
40 40#미친세상 +1 24.08.27 32 2 12쪽
39 39#의약품연구소2 +1 24.08.24 40 3 12쪽
38 38#의약품 연구소 1 +1 24.08.23 41 2 12쪽
37 37# 어디로 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 +1 24.08.22 45 1 12쪽
36 36#이딴것도 제국이라고? 2 +1 24.08.21 44 2 11쪽
35 35#이딴것도 제국이라고? 1 +1 24.08.20 48 2 12쪽
34 34#다이너마이트쉘터로 +1 24.08.17 54 3 12쪽
33 33#살기위한 몸부림 +1 24.08.16 57 3 12쪽
32 32#미모의여인! +1 24.08.15 63 3 12쪽
» 31#피나는 노력 +1 24.08.14 64 2 12쪽
30 30#새로운 보금자리 +1 24.08.13 65 2 12쪽
29 29# 안전한 쉘터로 가는 길 24.08.10 64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