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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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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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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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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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차헌터의고민

DUMMY

이미 차헌터가 분노의 사냥질로 주변을 정리해 놓아서 그런지 쉘터로 향하는 좀비의 수는 많지 않았다.


“이 정도는 나도 손쉽게 잡을 수 있으니까 쉬다 와.”


최헌터에게 나는 여동생과 쉘터 사람을 구해준 은인이었다. 평생에 걸쳐 은혜를 갚을 거라는 약속을 할 정도로 그는 나에게 호의적이었다. 비상 상황인데도 쉬지 못하고 경계근무를 섰던 나를 자신보다 더 걱정해줬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잘 생각했다는 듯이 내 몸을 후문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나도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다. 잡아 온 장총리를 심문해야 했다.


회의실로 가서 예의 바르게 노크하고 기다렸다.


“들어와”


문을 열자 김소령이 활짝 웃으며 나를 반겼다.


“그렇지 않아도 부를 생각이었네. 차헌터 덕분에 쉘터 주변이 조용하더군.”


김소령은 이미 내가 좀비인 걸 알고 있다. 나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소리를 내 대답했다. 


[넨]


“허허 이제 내 앞에서 숨길 생각이 없나 보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김소령이 괜찮다는 듯이 내 어깨를 두드렸다.


“강선배님과 차헌터를 호출했네, 곧 올 거야 장총리를 심문할 준비도 모두 마쳤네”


내가 장총리를 심문하러 올 거란걸 이미 알고 있었다. 김소령은 역시 머리가 좋았다.


회의실에 모두 모인 우리는 창고에 잡혀있는 장총리를 향해 갔다.


장총리는 의자에 꽁꽁 묶여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강할아버지는 챙겨온 짐 꾸러미를 책상 위에 놓고 말했다.


“내가 말이야 6·25 때 인민군에게 잡혀서 고문을 당했었지. 그들은 일본을 싫어하면서도 고문 방법만은 일제 강점기때 수법을 쓰더군, 맛보고 싶지 않다면 묻는 말에 솔직하게 답해야 할 게야.”


 짐 꾸러미에서 각종 도구가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장총리는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오줌까지 지렸다.


“말하겠습니다. 뭐든 물어봐 주십시오.”


차헌터가 의자를 하나 가져와 걸터앉았다.


“파괴자 쉘터. 그들의 정보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다 말해라.”


장총리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예! 모두 다 말하겠습니다.”


장총리의 말에 따르면, 장총리가 파괴자 쉘터에 있을 때는 그저 일개 병사였다고 했다. 파괴자 쉘터에서 다이너마이트가 떨어져 나올 때 우연히 자신이 황제 놀이를 시작했고, 김사춘이 마음에 들어 하면서 총리 자리까지 오른 거라 자세한 내부 사정은 모르지만, 알고있는건 파괴자 쉘터에 4명의 헌터가 남아있었고, 일반 병사들이 200명 정도였다고 했다.


“쉘터 장의 이름은 홍도철이고 나머지 헌터이름은 안태식, 강진수, 한미영입니다. 홍도철은 차헌터만큼 강하고 안태식이나 강진수 또한 둘이 덤빈다면 차헌터가 막지 못하실 겁니다. 문제는 한미영인데 여성 헌터로 독을 다루는 헌터라 상대하시기 까다롭습니다.”


“그들이 가진 무기는?”


“제가 알기로는 전차가 2대 있고 변이 좀비 트럭을 4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더 많은 무기와 좀비 트럭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헌터도 더 늘었겠죠.”


“너희 쉘터에는 성심원 아이들이 없었다. 파괴자 쉘터에 있나?”


“성심원이요? 그건 모릅니다. 저희는 아직 어린아이들보다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성인들만 주로 데려왔습니다. 파괴자 쉘터의 쉘터 장은 소아성애자입니다. 어린아이들이 끌려갔다면, 파괴자 쉘터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축사 말고 따로 식료품을 조달할 수 있는 곳은?]


장총리가 머뭇거렸다. 모든 정보를 다 넘겨주고 나면 자신을 살려줄 것 같지 않았다.


“살려주신다고 약속하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여 약속했다.


“경원시 대물낚시터에서 물고기들을 풀어 놓고 키우고 있었습니다.”


정말 대단했다. 그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축산물 수산물을 키우고 있었다.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게.”


강할아버지가 장총리에게 지도를 한 장 건넸다. 하지만 지도를 쳐다만 볼 뿐 움직임이 없었다.


“내가 지도에 낚시터를 표시하면 저를 죽이시겠죠?”


역시 눈치 하나는 끝내주게 빨랐다. 그때 강할아버지가 나섰다.


“정보를 내놓고 편히 죽던가, 그렇게 입 다물고 있다가 내가 한 고문으로 고통스럽게 죽던가 선택하게.”


말을 마친 강할아버지가 펜치로 장총리의 손가락에 손톱 하나를 뽑아버렸다.


“으~~아악! 그만! 그만!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눈물 콧물을 쏟으며 빌고 있는 총리의 손에 또 하나의 손톱이 뽑혀 나가자 이번에는 욕을 하며 저주를 퍼부었다.

그렇게 한쪽 손에 손톱이 모두 뽑힌 후에서야 지도에 낚시터의 위치를 받아 낼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 맡기고 나가서 일들 보거라. 내 이자에게서 뽑아낼 수 있는 건 골수까지 뽑아낼 테니까.”


김소령은 나가려고 했지만, 차헌터는 그 자리에 남겠다고 했다.


우리 쉘터 최고 악마들 두 명이 힘을 합쳤다. 나는 장총리의 명복을 빌며 밖으로 나갔다.


쉘터 정문에는 이헌터가 후문에는 최헌터가 좀비들이 오는 즉시 해치웠다. 통신병들은 모든 드론을 띄워 쉘터로 향하는 변이 좀비가 없는지 쉘터 주변을 탐색했다.


“충성 하사 최중오 변이 좀비를 발견해 보고드리러 왔습니다.”


“뭐? 쉘터 근처에 변이 좀비가 있는 게 확실한가?”


“네 그렇습니다. 후문 쪽으로 오고 있으며 곤충형 변이 좀비였습니다. 거리는 1km 정도 됩니다.”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다녀오겠습니다.]


한마디 말만 남기고 변이 좀비를 잡기 위해 뛰어나갔다.


최하사의 말대로 변이 좀비는 곤충형 이었다. 에어리언 처럼 생긴 변이 좀비의 모습에 소름이 절로 돋았다.


재빨리 검을 고쳐잡고, 놈의 약점을 알아내기 위해 한 합을 겨뤘다.


놈은 다리가 아주 얇았지만, 강철처럼 튼튼했고 머리에 달린 눈은 퇴화했는지 작았는데 후각은 발달했는지 코에 달린 수염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껍데기가 단단해서 검이 들어가지 않겠는걸?’


긴 싸움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때였다 내 앞에 있던 변이 좀비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언가가 변이 좀비를 공격했다.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변이 좀비를 뜯어먹고 있는 것은 설치류로 보이는 커다란 괴물이었다. 생김새가 마치 쥐의 형상이었지만 그 크기는 2미터는 족히되는 큰 괴물 쥐였다. 붉은 눈을 번뜩이며 자신이 잡은 강철같은 변이 좀비의 팔을 뜯고 뒤돌아 나를 응시했다.


‘차라리 에어리언을 상대하는 게 나았겠어.’


괴물은 딱 보기에도 엄청나게 거대했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유인해서 최대한 멀리 버리고 오자.’


변이 좀비를 포식한 괴물이 내 쪽으로 몸을 돌려 붉은 눈을 번득이며 공격해왔다.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반대방향으로 달렸지만, 괴물 좀비는 나보다 훨씬 빨랐다. 순식간에 내 옆으로 와서 몸으로 들이받았고, 나는 그 충격에 한참을 나가떨어졌다.


입에서 핏물이 주르륵 흐르고 움직일 수 없었다. 온몸에 뼈가 다 부서진 것 같았다. 서둘러 구슬 하나를 꺼내 입속으로 넣었다.


사냥에 성공한 괴물은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나에게 다가왔고, 마지막이라는 듯이 팔을 높게 들더니 내리찍으려고 했다. 구슬의 힘으로 조금 회복이 된 상태여서 급하게 몸을 굴려 자리를 벗어났다.


도망갈 수도, 싸울 수도 없는 사면초가의 상태였다. 그 후로 공격은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날아드는 공격을 겨우 피하면서 공격의 기회만 엿봤다.


‘이게 변이한 쥐의 힘이라고? 호랑이라도 변이하면 지구는 멸망하겠다.’


싸움이 길어지자 조금씩 괴물쥐의 패턴이 보였다. 그리고 가끔이지만, 공격의 기회가 왔고, 나는 주저 없이 칼을 찔러 넣었다. 하지만 괴물 쥐의 가죽은 그 어느 것보다 질기고 강했다. 


‘이대로는 체력이 바닥난다.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해.’


그때 한빛 쉘터의 드론이 내 머리 위를 날아다녔다. 천만다행이었다. 이 장면을 보고 있다면 분명 한빛 쉘터에서 지원이 올 것이다. 그때 괴물 쥐가 꼬리를 휘둘러 내 복부를 가격했다.


‘큭··· 너무 강해.’


지금 상황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구슬을 먹고 죽지 않을 만큼 최대한 도망 다니다가 동료들이 오면 함께 괴물 쥐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서둘러 구슬을 하나 더 삼켰다. 처음으로 구슬을 연속으로 두 개나 삼켰다. 어차피 구슬을 삼키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죽는다. 구슬이 나에게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를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구슬을 연속으로 삼키자, 모든 감각이 예민해지면서 시간의 흐림이 다르게 흐른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뭐지? 이 힘은?’


마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같았다.


‘괴물 쥐의 움직임이 확실히 보여!’


괴물 쥐의 공격을 이번에는 여유롭게 피했다.


‘됐어! 이제 할 수 있어.’


검을 괴물 쥐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아쉽게도 괴물 쥐가 서둘러 피했지만, 괴물 쥐의 수염이 사르륵 잘려 나갔다.


괴물 쥐는 깜짝 놀랐는지 뒷걸음질 치며, 몸을 방어 자세로 변경했다.


이제 나의 시간이었다. 일방적으로 괴물 쥐를 몰아붙였다. 괴물 쥐가 당황해 헛손질까지 하면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했지만, 나는 나무를 타고 뛰어올라 괴물 쥐의 정수리를 향해 검을 내리찍었다.


[꽈직]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괴물 쥐가 움직임을 멈추고 그대로 쓰러졌다. 


“됐다! 해냈어!”


괴물 쥐를 쓰러뜨리자 터졌던 장기에서 나온 핏물이 입으로 왈칵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긴장했던 몸이 한순간 풀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아니 정확히는 기절해 버렸다.



***


찬영이 위험하다는 최중오 하사의 급한 보고를 들은 차헌터는 다급하게 쉘터를 빠져나와 드론을 따라갔다. 그리고 괴물 쥐와 혼자 싸우고 있는 찬영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너무 잘 가르쳤나 보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만한 좀비였는데, 괴물 쥐와 싸우고 있는 찬영은 이미 자신의 힘을 넘어서고 있었다.


괴물 쥐를 쓰러트린 찬영을 보면서 이젠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는 넘어섰다고 생각했고, 좀비인 찬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찬영이라는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몰랐다. 다시 좀비가 되어 날뛸 수도 있고, 최악의 상황은 변이 좀비로 변해서 날뛰는 것이었다. 아직까진 구슬로 이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좀비다. 죽여야 한다.’


쓰러진 찬영에게 다가가 자신의 애 검을 양손으로 잡고 내려찍었다. 하지만··· 검은 찬영을 상처입히지 못했다.


검을 잡고 부들부들 떨고 있던 차헌터가 눈물을 흘리며 검을 거뒀다. 도저히 내리찍을 수 없었다. 옆에 앉아 한참 동안 한숨을 쉬었다. 좀비로 인해 멸망한 세상에서 좀비이면서도 가장 사람다운 행동을 했던 녀석이 자신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이제야 이헌터의 행동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하···네 녀석을 어쩐다.”


이젠 죽일 수도 없게 정이 들어 버렸다.


한숨을 푹푹 쉬며 기절해 버린 찬영을 들쳐엎고 숲길로 유유히 사라졌다.


작가의말

오늘의 찬영언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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