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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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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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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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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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단죄의시간

DUMMY

귀신의 숲 체험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구슬들의 꺼내 숫자를 확인했다. 차헌터가 준 크고 작은 구슬들은 모두 8개였다. 가지고 있던 것까지 20개가 넘는 구슬들이 모였다.


‘구슬들 크기가 다 제각각이란 말이지··· 이 구슬에는 무슨 비밀이 있는 거지?’


구슬을 이리저리 굴려 가며 생각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답은 없었다. 박교수에게 부탁해 이 구슬을 맞기고 구슬의 정체를 알아내기로 마음먹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최헌터를 만나기 위해 목욕탕으로 향했다.


장총리가 나에 대한 의심을 풀었는지 이제 나를 감시하는 인원은 없었다. 하지만 최헌터는 달랐다. 오히려 감시 인원이 더 붙었다. 


입구에 서 있는 병사들이 나를 발견하고 정중하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임헌터님 오셨습니까!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나는 그들을 힐끗 쳐다보고 무심한 듯 지나쳐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최헌터가 반가운 마음에 손을 들어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나는 조용히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댔다.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욕조 안에 들어가 손가락으로 밀담을 나눴다.


[차헌터에게 이틀 뒤 탈출할 거라고 알렸습니다.]


[내가 뭘 하면 되지?]


[차헌터를 도와 이곳의 헌터들을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나도 환영이다. 쓰레기들의 목숨을 확실하게 끊어주지. 유라한테 모든 얘기를 들었다.··· 그동안 미안했다.]


뻣뻣하기만 했던 최헌터가 정중하게 사과했다. 그동안 서로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용서는 쉬웠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우리는 탈출 계획에 대해 한참을 더 밀담을 나눴다.


***



장총리는 황제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황제의 생일 연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똑똑똑]


바쁜 일정 중에 누군가 문을 두드리자, 장총리는 인상이 찌푸려졌다.


“들어와”


들어온 남자는 최헌터에게 붙였던 밀정이었다.


“총리님 지금 최헌터와 임헌터가 함께 목욕탕에 들어가 한참 동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뭐라고! 그런걸. 왜 지금 알려! 쓸모없는 새끼.”


총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밀정에게 짜증을 내고는 바로 목욕탕을 향해 뛰어나갔다.


목욕탕 앞에 선 장총리는 들어가지 않고, 목욕탕 문에 귀를 가져다 댔다.


“이 개새끼가 내 동생을 건들고 멀쩡할 줄 알았냐?”


목욕탕 안에는 최헌터의 분노에 찬 음성이 들렸고, 장총리는 안심하고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최헌터님! 떠나실 분이 또 왜 이러십니까? 그만 좀 하시죠.”


“이 개자식이 내 동생을 건드렸어. 나는 떠나기 전에 저 녀석과 결투를 신청한다.”


 내가 코웃음을 치자, 장총리가 나를 살짝 불러 귓속말을 했다.


“최헌터를 이길 수 있겠느냐?”


내가 호기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를 위한 쑈를 준비 중이었던 장총리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떠날 최헌터와 차기 기대주 임헌터. 그 둘의 대결은 황제를 흡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최헌터를 없앨 수 있는 기회였고, 만약 내가 진다면 그저 결투를 말려서 최헌터를 쫓아내면 그만이었다.


“좋소! 내 폐하께 가서 허락을 구할 것이오. 숙소에서 잠자코 기다리시오.”


최헌터가 끄덕이자 장총리는 미련 없이 뒤돌아 나갔다.


우리는 서로 엄지를 들어 보이며 서로의 연기력에 감탄했다.



***


세진시 파괴자 쉘터를 이끌고 있는 쉘터 장과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다이너마이트가 패치 공장을 수복했다고? 확실한 정보인가?”


선이 굵은 얼굴에 온몸이 실전 근육으로 탄탄한 남성이 간부들에게 재차 되물었다.


“예 대장! 정보원이 직접 패치를 받았다는 첩보를 보냈습니다.”


“그것들 재주도 용하군. 사상자는 ?”


“그것이 아무도 죽지 않고 수복했다고 합니다.”


“그거참 안타까운 일이군. 이참에 병력이 줄었으면 좋았을 텐데...”


“패치의 수량은 얼마나 되지?”


“라면 박스로 100박스 분량이라고 합니다.”


파괴자들의 대장은 입맛을 다셨다.


“우리도 슬슬 약이 떨어질 때가 됐는데 하늘이 도왔군.”


“다이너마이트를 칠 준비를 할까요?”


“당연하지. 배신자들을 처단할 때가 됐어.”


파괴자들의 대장이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작전을 짜고 병사들을 준비시켜라.”



***


차헌터는 아침 일찍 한빛 쉘터에서 다이너마이트 본거지로 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아침부터 기다려 찬영을 만나 애 검을 돌려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접선지에는 찬영이 이미 다녀간 후였다.


‘쥐새끼 같은 새끼··· 또 이렇게 피해 가네.’


차헌터는 한숨을 내쉬고 편지를 확인한 후 한빛 쉘터로 내달렸고 바로 김소령이 있는 집무실로 향했다.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차헌터때문에 김소령은 또다시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야 했다.


“D-Day 가 잡혔습니다. 모두 회의실로 불러와 주십시오”


김소령은 옆에서 사무보조를 하던 장 일병에게 턱짓과 손짓으로 대충 지시하고 차헌터 손에 들린 편지를 받아 내용을 확인했다.


“내일모레 저녁이군. 최헌터는 믿을 만한 사람인가?”


“이름최강. 여동생의 안전을 지키기위해 쉘터경기를 자처하던 녀석이었죠. 밤새워 저랑 경계근무를 섰던 적도 있던 녀석이었습니다.”


“음. 그렇다면 믿을 만하겠군. 든든한 아군이 생겨서 다행이야. 찬영이가 일을 잘 처리하고 있으니 우리는 확실하게 그들을 처단할 준비를 해야겠군.”


“오고 가는 길에 있는 좀비들은 모두 정리해 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 걸렸군. 3시간이면 다녀오던 사람이 한참 동안 안 와서 모두 걱정하고 있었네.”


한빛 쉘터 사람들은 차헌터를 걱정한 적이 없었다. 밖에 혼자 나가 돌아다녀도 이제 말리는 사람조차 없다.

김소령이 차헌터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며 차헌터를 진정시키고 있을 때였다.


또 한 번 노크도 없이 문이 벌컥 열렸다.


“찬영이에게 소식이 왔다고?”


강할아버지는 김소령의 손에 들려있는 편지를 재빨리 빼앗아 읽었다.


“좋은 소식이 가득하구먼. 역시 찬영이 녀석이 잘 해주고 있는 게야.”


연이어 이헌터와 고헌터 안대위까지 모두 김소령의 집무실에 모였다.


“찬영이의 부탁대로 이헌터와 고헌터는 생존자들을 이송하는 데 집중하고, 차헌터와 안대위는 군대를 이끌고 그들을 처단한다. 안대위는 김택현에게 전달해서 이틀 후 오전까지 병사들의 준비를 마친다.”


김소령이 진두지휘해서 명령을 내렸고, 집무실의 모든 사람은 진지하게 들었다.


“이 일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다. 모두 다치는 일 없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한다.”


한빛 쉘터는 완벽한 지휘부의 철저한 계획하에 다이너마이트와 전쟁을 준비했다.



***


황제는 지금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동안 뻣뻣하게 굴던 최헌터가 자신을 찾아와 무릎을 꿇고 부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임헌터와 결투하고 싶다고?”


“네. 제 동생을 유린한 임헌터를 제 손으로 꼭 짓밟고 싶습니다.”


이미 장총리에게 대강의 상황을 들었기 때문에 황제는 거절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우위에 있다며 딜을 하라는 장총리의 충언을 잊지 않았다.


“네놈은 떠나면 그만인 놈인데 내가 왜? 네놈 부탁을 왜 들어줘야 하지?”


“제국에 충성을 맹세하라고 하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황제는 눈앞에 최헌터를 보며 크게 웃었다.


“그 말을 믿을 것 같은가?”


“어떻게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황제는 슬슬 장총리를 견제할 생각이었다. 장총리가 임헌터를 등 뒤에 업고 제국을 쥐락펴락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이미 결심을 굳혔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최헌터와 장총리가 서로 견제하는 편이 자신의 권세를 이어가기에 유리했다. 최헌터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약점은 최유라였다.


“제국에는 황후가 필요하다. 최유라를 내 아내로 맞이할 수 있게 황후로 내어준다면 믿겠네.”


말을 끝낸 황제의 눈빛이 탐욕스럽게 바뀌자, 최헌터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더러운 개종자가 감히···’


차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 입술을 짓씹었다.


“왜? 싫은가?”


“아닙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다. 결투를 허락한다."


사실 최헌터는 뭐가 됐든 D-Day까지 의심받지 않고 제국에 남는 게 제일 중요했다. 이 정도 수모는 예상하고 있어서 그나마 폭발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모두가 기다리던 D-Day 아침이 되었다.


광장은 연회 준비로 노예가 된 생존자들이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었고, 장총리와 병사들이 채찍을 가지고 그들을 다그치고 있었다.


쓰러질 정도로 혹사당한 생존자 한명이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 힘든 노동으로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이다. 병사들은 재수 없게 황제의 생일날 아침 쓰러졌다며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을 발로 밟아 죽여 끌고 나갔다.


그 모습을 본 생존자들은 반항도 못 하고 두려움에 떨었지만, 이제 저녁이 되면 탈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쉬쉬하며 황제의 생일 연회를 준비했다.


나는 아침부터 옷 창고에 들어가 주머니가 많으면서 가벼운 조끼를 골랐다. 다행히 한 구석에 배달원들이 자주 입는 가벼운 조끼를 발견했고, 바로 착용했다.


다음으로 들린 곳은 액세서리 창고였다. 차헌터와의 약속 시간을 지키려면 손목시계가 필요했다. 


차헌터는 정확하게 10시에 쳐들어올 테니 10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생존자를 인솔해야 했다. 


주머니마다 준비된 구슬을 하나씩 넣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좀비로 죽기 싫었다. 죽는다면 사람의 정신으로 죽고 싶었다. 오늘은 아낌없이 구슬을 삼킬 것이다.


[똑똑똑]


어스름이 해가 지는 저녁이 되자 병사 하나가 내 숙소 문을 두드렸다.


“임헌터님 연회 준비를 끝마쳤다는 장총리님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나는 곧바로 문을 열고 나가 연회가 열리는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 최헌터가 나를 기다린 듯 벽에 기대고 서있었다.


나를 따라오는 병사를 본 최헌터가 말없이 뒤돌아 연회장으로 향했다.


장총리는 화려하게 꾸며진 연회장을 둘러보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헌터들에게 착석을 권했다.


“제국의 위대한 태양 김사춘 황제 폐하 드십니다”


 ‘아주 지랄도 풍년이구나. 참신한 또라이들 그간 좆같았고 저세상 가서도 보지맙시다.'


이제 이런 비정상적인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9시 50분, 나는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별관을 향해 걸음을 옮겼고, 내가 일어나 움직이자, 최헌터가 나에게눈빛을 보냈다. 이미 최유라가 생존자들을 모았다는 표시였다.


별관 앞으로 전력을 다해 달려 나갔다. 별관 작은 창고에는 3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최유라가 있었다.


주차장 앞 경비들을 해치우는 건 내가 할 일이었다. 좀비가 아닌 사람을 죽이는 일이 처음이라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하지만 그들을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죽는다.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고 주차장 입구로 몸을 날렸다.


“오! 찬영아, 오랜만?”


“찬영씨 오셨어요? 왜 이렇게 늦었어요”


내가 처리해야 할 사람들은 이미 죽고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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