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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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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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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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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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모녀의초대

DUMMY

은영이아줌마를 따라 우리는 한 건물의 타워주차장으로 갔다. 현대식 타워 주차장 철문을 힘으로 열어버린 아줌마의 괴력에 깜짝 놀랐지만, 기분 나쁘실까 봐 티는 내지 못했다.


“자 어서 들어와 좀비들이 오기 전에”


우리는 아줌마를 따라 타워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 사다리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건물 안은 꾀 복잡했다. 지하 주차장은 건물과 연결된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었는데 엘리베이터는 멈춘 상태였고 아줌마는 계단 문을 열어 위로 올라갔다.


“여기 지하 주차장은 비 오는 날 대피하는 곳이야. 주로 생활하는 곳은 2층이지, 여긴 4층 상가건물이거든, LPG 가스를 사용하는 건물이라, 여긴 아직 취사가 가능해 그리고 옥상에 태양광이 있어서 조금이지만 전기도 쓸 수 있단다.”


아주머니는 자랑하듯 건물 안내해 주셨다.


“1층은 입구 때문에 물건들로 꽉꽉 채워놨어, 일반 좀비는 들어오지 못하지. 하지만 얼마 전에 발견한 괴물 때문에 죽을 뻔했었어, 지금도 생각하면 끔찍하단다.”


우리는 아주머니가 안내하는 데로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은 가정집이었다.


“은영아! 엄마 왔다.”


이제 갓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쪼르르 달려와 아주머니에게 안겼다.


“은영아 여기 계신 분들은 헌터님들이야 아주 강한 분들이지.”


쑥스러운지 아주머니의 뒤에 숨는 아이가 너무 귀여웠다.


“아이고 손님 초대해놓고 정신 좀 봐 밥 금방 차릴 테니 기다려.”


아주머니는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에 흥이 났는지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주방으로 들어가셨다.


잠시 후 맛있는 김치찌개 냄새와 함께 밥상이 차려졌다.


“차린 건 없지만, 맛있게들 들어요.”


 고헌터와 나는 서로 눈치를 보다가 서둘러 숟가락을 들어 흡입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 얘기 듣고 어제 밤새 생각했어. 우리도 쉘터라는 곳에 합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은영이를 평생 이렇게 가둬 둘 수도 없는 일이고, 안전하다면 우리도 데려갈 수 있을까?”


너무나 반가운 일이었다. 아줌마가 옥상에서 재배하는 식물들을 보고 쉘터에 합류해 주길 너무나 바랐다.


[당연하죠, 성이 어떻게 되시죠? 보통 성을 붙여서 헌터님이라고 부르거든요.]


“에이~ 헌터님은 무슨 쑥스럽게 그냥 부르던 데로 불러”


[서둘러 고래섬을 수복할게요. 은영이랑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와! 엄마 말대로 나도 다른 애들이랑 놀 수 있어요?”


“그래 쉘터에 너보다 서너살 적은 아이들도 있다는구나.”


모녀는 너무나 다정해 보였다. 그 모습에 뭉클하기까지 했다. 


서둘러 쉘터를 확장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모녀와 헤어지고 호텔로 돌아왔고 다음 날 우리는 함께 고래섬으로 들어갔다.


고헌터의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좀비를 내가 처리하는 방법으로 고래섬 곳곳을 돌며 정리했다.


워낙 큰 섬이다 보니 좀비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어서, 혼자 왔으면 찾으러 다니느라 애를 먹었을 거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을 때쯤 나무 위에 올라가 있던 고헌터가 말했다.


“이젠 좀비가 나오지 않네요.”


[그러네요 돌아가죠]


우린 나룻배를 타고 바지선이 있는 곳으로 노를 저었다. 그때 저 멀리서 굉음과 함께 먼지구름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게됬다.


“어···저기는! 아주머니 집 쪽이잖아요!”


위치를 확인하고 나는 온 힘을 다해 노를 저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아주머니가 지내시던 건물에는 2층 크기에 붉은 눈을 한 거대한 멧돼지 한 마리가 건물을 부수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건물 옥상에서 멧돼지들에게 쇠꼬챙이로 공격하고 있었지만 두꺼운 가죽을 뚫지는 못했다.


“찬영씨 저는 옥상으로 갈게요.”


고개를 끄덕이고 서둘러 구슬을 삼켰고, 멧돼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주머니 은영이는요?”


“여기 좀 부탁해 은영이가 4층에 혼자 있어.”


아줌마는 우리가 도착하자 공격을 멈추고 서둘러 4층으로 뛰어갔다.


“찬영씨 위에서 서포트할게요”


고헌터가 쇠사슬을 꺼내 멧돼지의 주둥이를 묶었고, 나는 땅을 박차고 올라 괴물 멧돼지에 머리에 착지해 한쪽 눈을 검으로 찍어 내렸다.


한쪽 눈을 잃은 멧돼지가 몸을 흔들며 발악했다. 나는 멧돼지 뿔을 잡고 겨우겨우 버티며 다음 공격을 할 타이밍을 잡았다. 멧돼지는 나를 떨궈냈다고 생각했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일단 이 거대한 멧돼지를 건물에서 멀어지게 해야 했다. 이미 공격당한 건물은 곧 무너질 듯 아슬아슬했다.


멧돼지가 볼 수 있게 눈앞에서 달려 나가자, 흥분한 멧돼지가 나를 쫓아왔다.


‘속도를 붙여서 넘어지게 하고 심장을 공격하자.’


도로 쪽으로 멧돼지를 유인하면서 속도를 높이자 멧돼지도 전속력으로 쫓아왔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자, 나는 검을 땅에 박아넣고 검을 이용해 몸을 빙글 돌려 멧돼지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멧돼지는 나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쫓아왔다가 내가 방향을 바꾸자 급히 방향을 틀었고 자신의 덩치를 못이기고 쭉 미끄러져 넘어졌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달려 나가 모든 힘을 다해 괴물 멧돼지의 심장에 검을 찔러 넣었다.


몇 번 꿈틀거리던 멧돼지가 거품을 물더니 죽어버렸다. 확실히 확인 사살까지 하고 걱정되는 마음으로 아줌마의 집으로 달려갔다.


4층 아줌마 집에 도착해서 서둘러 들어갔는데···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던 일이 일어났다.


고헌터는 주저앉아 울고 있었고, 아줌마는 끔찍하게 물어뜯긴 딸을 안고 절규하고 있었다.


은영이가 좀비가 되어있었다.


형을 잃었을 때의 공허함이 파도처럼 밀려 올라오면서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 나는 주머니 안에 구슬을 꺼내서 삼키려다가 문득 은영이에게 구슬을 먹이면 나처럼 이성이 돌아오지 않을까? 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나도 이걸 먹으면 정신이 돌아오는데, 은영이도 돌아올 수 도 있어’


나는 서둘러 아줌마에게 다가가 좀비가 되어 아줌마 품에서 버둥거리고 있는 은영이의 입에 구슬을 넣었다.


“내 딸한테 뭐 하는 거야! 저리 가!”


아주머니는 딸에게 해를 끼칠까 다시 우리를 경계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여기저기 상처가 가득하던 은영이의 몸이 치료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네 은영이는 축 늘어졌다.


“어떻게 된 거야? 뭘 먹인 거야!”


다행히 은영이의 가슴은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은영이의 몸에 있던 상처는 거의 다 나았다. 은영이의 상처가 나아지자 아주머니도 진정한 것 같았다.


“은영이···돌아올 수 있는 거야?”


[그건 잘 모르겠어요. 일단 건물이 무너질 것 같으니까 다른 곳으로 이동해요.]


우린 고래 호텔로 이동했다.


아주머니는 호텔에 도착해서도 은영이를 안고 놓아주지 않으셨다. 우린 은영이가 깰 때까지 기다렸지만 은영이는 다음날이 되어도 깨어나지 않았다.


[쉘터에 좀비를 연구하는 교수님이 계세요. 은영이를 위해 함께 가시겠어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아주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제안했다.


“좀비를 일반 사람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고?”


[지금 연구 중이에요]


“갈게, 우리 딸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이 목숨도 줄 수 있어.”


아주머니는 굳은 결심을 한 듯, 은영이의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등 뒤에 업었다.


우리는 한빛 쉘터로 멈추지 않고 달렸다.



박교수는 연구 물품이 온 날부터 쉬지 않고 연구에 몰두했다.


연구 재료는 찬영이 먹고 있는 구슬이었다.


“허허···이게 뭔··· 이런 게 있을 수가 있나?”


그때 연구실 문을 누군가가 다급하게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장일병이었다.


“교수님 임헌터가 급히 찾으십니다.”


박교수는 임헌터가 쉘터에 도착했다는 말에 급히 연구실을 정리하고 뛰쳐나갔다.


장일병이 안내한 곳은 장총리를 고문하던 지하실이었다. 그곳에는 쉘터의 수뇌부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그렇다고 좀비가 된 아이를 무작정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나?!”


김소령의 노기 어린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대로 모녀를 두고 올 수가 없었어요.]


은영이 아줌마는 내 생명의 은인이었다. 그리고 은영이에 천사 같은 미소를 봐버려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김소령 말이 맞다. 어쩌려고 이렇게 대책 없는 짓을 벌인게야?”


한빛 쉘터를 대표하는 두 분에게 끝없이 혼났지만, 그래도 은영이를 데리고 온 걸 후회하지 않았다.


“너무 하시네요. 아무리 좀비가 되었어도 어린아이예요. 헌터인 아줌마가 직접 돌보고 있고요.”


“그게 문제라네! 만약 딸한테 그 여자가 물리기라도 한다면 쉘터에 큰 위협이 될 거야!.”


 나도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다. 많이 망설였다. 이곳에는 내 부모님도 계시다.


[아주머니에게 최대한 양해를 구했습니다. 아주머니도 최대한 조심한다고 하셨고요.]


“찬영씨 말이 맞아요. 좋으신 분이셨어요.”


“차헌터가 자리를 비운 걸 다행으로 생각하거라. 이 자리에 있었다면 바로 저 아이의 목을 날렸을게다.”


박교수는 조용히 들어와 대화를 들으며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했는지, 나에게 물어왔다.


“찬영군. 그 아이에게 이 구슬을 먹인 건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내 손을 붙잡고, 당장 나가자는 시늉을 했다.


“어서 가세, 그 아이를 보아야겠네.”


은영모녀는 정문 입구 옆 경비실 초소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자, 아주머니가 무릎을 꿇으며 양손을 간절히 모아 빌었다.


“제발 저희 아이를 고칠 수 있게 받아주세요. 그럼 이 은혜는 잊지 않고, 쉘터를 위해 목숨도 바치겠습니다.”


한빛 쉘터의 대표인 두 분은 아주머니에게 거절의 의사를 밝히려고 왔다가, 아주머니의 간절하고 애처로운 모습에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박교수님 아이 상태를 봐주세요.]


아주머니는 혹시 아이가 일어나 박교수를 공격할까 봐, 박교수가 은영이의 몸을 살피는 동안 은영이를 단단히 잡고 있었다.


“음··· 몸에 물린 상처들은 다 아물었는데··· 자세한 건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지금 은영이의 상태는 식물인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발호흡은 하고 있지만 의식은 전혀 없군요. 허락만 하신다면 은영이는 좀 더 자세히 연구해 볼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박교수 은영이가 좀비로 깨어날 가망성은?”


“알 수 없습니다. 찬영이같은 경우가 될지, 좀비가 될지는 깨어나 봐야 알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방법이 없을까요?]


김소령을뺀 모두가 간절하게 할아버지를 바라봤다. 이네 못마땅한 표정을 하시고는 타박을 시작하셨다.


“예끼 못 된 놈, 이 할애비를 이렇게 못살게 굴다니 혼날 준비 하고 따라오너라.”


‘저기···아까부터 혼나고 있었는데요.’


우리는 강할아버지의 안내를 받으며 병원 지하실에 있는 MRI실 앞으로 갔다. 우리는 두꺼운 철문을 열고 들어갔고, 박교수가 흥분하며 기계의 상태를 살폈다.


“어떻게 요양병원에···이런 최식신 MRI가...”


“이건 여기 살던 할망구 하나가 떠나면서 기증한 MRI라네. 박교수 도움이 됬으면 좋겠구먼.”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박교수는 처음으로 한빛 쉘터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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