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최근연재일 :
2024.09.14 19:3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3,902
추천수 :
145
글자수 :
287,263

작성
24.08.15 19:35
조회
62
추천
3
글자
12쪽

32#미모의여인!

DUMMY



있는 힘을 다해 달려와 차헌터가 숨어있는 책상으로 몸을 숨기자, 나를 죽일 듯이 쳐다봤다.


"너 이 새끼 싸우는 도중에 뭐 하는 거야!"


내가 대꾸 없이 가방을 뒤적거리자, 차헌터가 변이 좀비를 향해 달려 나갔다.


"하여튼 준비성이라고는 하나도 없어서! 미리 먹었어야지"


나 대신 싸우러 나간 차헌터는 변이 좀비의 공격을 겨우 막아냈다. 그리고 바로 반격을 시도해서 변이 좀비의 옆구리를 베어넘겼다.


[스르릉 콱!]


검이 딱딱한 피부를 벗겨내며 변이 좀비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가방에서 구슬을 꺼내 바로 삼켰다.


"뒉츱니돡."


차헌터가 내 목소리를 듣고 뒷걸음질로 변이 좀비에게 멀어졌다.


내가 변이 좀비를 향해 달려 나가자, 차헌터가 볼멘소리했다.


"손이 가도 너무 많이 가 귀찮게"


구슬을 삼키고 다시 제정신이 돌아온 나는 구슬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몸에 힘이 넘치자, 자신감도 차올랐다.


'할 수 있다. 빠르게 없앤다.'


차헌터에게 배운 대로 차분하게 검술을 펼쳤다.


변이 좀비가 약이 올랐는지 괴성을 지르며 나에게 달려들었고, 나도 자신감 있게 변이 좀비를 향해 쇄도했다.


나와 변이 좀비의 공격이 서로 맞부딪혔다.


나는 몸에 힘을 빼고 변이 좀비의 공격을 옆으로 흘린 후 정신을 집중해서 변이 좀비의 목에 검을 찔러 넣었다.


순간 방심한 변이 좀비가 뒤를 돌아보았지만, 내 검이 더 빨랐다.


정확하게 변이 좀비에 목에 꽂힌 내 검에 변이 좀비가 부르르 몸을 떨었고, 스르륵 바닥으로 쓰러졌다.


'휴... 해냈어!'


변이 좀비를 잡아본 경험이 없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검술로 변이 좀비 잡기에 성공하자, 뿌듯했고 자신감이 차올랐다.


뿌듯한 마음을 잠시 즐기고 있던 나에게 차헌터가 다가와서 말했다.


"여~ 성공했네? 구슬도 먹었으니 오늘 변이 좀비를 최소한 5마리는 잡아야지?"


방금 한 마리 잡는데도 온 힘을 쏟아부어 탈진 직전인데 5마리라는 목표를 듣자 뒷목이 뻐근했다.


[좀 쉬면 안 될까요?]


변이 좀비의 머리를 뒤적거려 구슬을 찾은 차헌터의 눈이 무섭게 돌변했다.


"좀비 잡을래? 나한테 뒈질래?"


"촉븨 쟘궥슥늬돡"


차헌터가 까라고 하면 까야 하는, 나는 목숨을 저당 잡힌 좀비였다.


차헌터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입으로만 지시했고, 나는 지시에 따라 끝없이 좀비를 잡아야 했다.


변이 좀비의 위치를 알려주는 최하사에 무전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내가 4번째 변이 좀비를 쓰러뜨렸을 때, 또 한 번 무전에서 변이 좀비의 위치를 알리는 최하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더 이상 못 잡겠다고 선언하듯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다.


"아눽! 모퉥!"


차헌터가 내게 다가와 옆구리를 세게 걷어찼다.


"하이큭! 놔줙넥!"


"뒤질 것 같으면 변이 좀비 한 마리 더 잡고 뒈져."


나는 더 이상 못한다고 바닥을 뒹굴었고, 차헌터는 나를 설득하려다 포기했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한숨을 쉬었다.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곧 밤이 되겠네."


반가운 말이 들려오자, 아픈 곳들이 씻은 듯 나아지는 걸 느꼈다.


"쉘터로 돌아가자!"


차헌터가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가자는 말에도 나는 일어날 수 없었다. 나는 쉘터로 갈 수 없었다.


[차헌터님 돌아가세요. 저는 자고 일어나서 일찍 여기 나와 있겠습니다.]


뒤돌아 나를 힐끗 쳐다본 차헌터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이 말했다.


"좀비로 변할까 봐? 그러면 부모님에게 해를 끼치게 되니까?"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차헌터도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차헌터와 헤어진 나는 내가 마련해 두었던 마이홈으로 향했다.




나에게도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도착한 마이홈에, 다른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분명히 나올 때 문을 잠궈 두고 나왔는데 문고리가 뜯겨있었다.


서둘러 고글을 착용하고 조심히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여자의 비명소리가 마이홈에 울려 퍼졌다.


"꺄~아! 너 뭐야! 어떻게 들어왔어!"


대답하기 위해 서둘러 스케치북을 펼쳤다.


[저기 너님이 문을 안 잠그셨는데요?]


"..."


"..."


우리는 서로 말없이 어색하게 바라봤고, 내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내 감은 말해주고 있었다.


'아... 얘도 헌터다'


편히 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마이홈은, 이미 헌터가 차지하고 있었다.


모르는 헌터는 위험했기 때문에, 바로 몸 돌려 현관문을 나가려고 현관문 손잡이를 잡았다.


"아... 저기... 안녕하세요! 여기 살던 분이신가요?"


 이렇게 예의 바르게 말을 거는 헌터는 처음이라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뒤돌아 그녀를 보자, 그녀는 고개 숙여 꾸벅 인사를 했다.


"주인 있는 집일 거라는 건 예상했어요. 잠시 신세 지게 된 고나영입니다."


헌터가 나를 보며 이런 반응을 하는 건 정말이지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허리를 숙이고 인사하는 고나영에게 나도 예의를 갖춰 허리 숙여 인사했다.


"말도 없이 정말 죄송해요. 떠돌다 이 집을 발견했는데... 너무 잘 갖춰져 있어서 염치없이 계속 지내고 있었어요."


나는 정중한 사과에 고개를 격하게 저으며 양손으로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서둘러 스케치북을 내밀었다.


[괜찮습니다.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내 글을 읽은 그녀의 얼굴빛이 초롱초롱해졌다. 얼굴에 쓰여있었다. "친절하신 분"하고...


내 정체가 탄로 나기 전에 서둘러 밖으로 나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그녀가 내 팔을 잡았다.


아주 부끄럽다는 듯이 얼굴까지 벌겋게 달아올라서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저... 괜찮으시다면... 같이 동거해요!"


예전 같으면 앗싸 하고 좋아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헌터와 좀비의 동거라니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나는 정중하게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죄송합니다. 여성분과 동거라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고나영이 또다시 감동했다는 듯이 눈빛을 반짝거렸다.


'이... 이상한 여자다!'


서둘러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기... 당신도 헌터인가요? 저도 헌터거든요! 다른 헌터를 만난 건 처음이라 반가워요."


그녀가 생긋 웃으며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내 마음도 사르르 녹아들었다.


고나영은 연예인처럼 예쁜 외모와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남자는 예쁜 여자 앞에서 약하다.


"그런데 왜 말을 안 하시고..."


나는 서둘러 변명했다.


[저는 각성자 임찬영입니다. 말을 못 해요.]


"아... 그러시군요. 죄송해요 아픈 곳을 ..."


[괜찮습니다.]


그녀가 머리를 쓸어 넘기는 사이 잠깐 보였던 목선은 황홀했다.


'아찔할 정도로 예쁘네.'


고나영이 내 눈치를 보다가, 어두워진 얼굴을 하고 입을 뗐다.


"저는 세진대학교 쉘터에서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얼마 전 비 오는 날 쉘터는 없어져 버렸어요. 모두 죽고 저만 겨우 살아남아서 방황하다가 여기로 오게됬어요"


헌터가 있는 쉘터까지 무너져 내렸다는 말은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만약 그날 차헌터가 경원에 머물지 않았다면, 경원 쉘터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헌터라면 다른 쉘터에 합류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헌터라는 말에 나도 안대위와김소령처럼 한빛 쉘터로 그녀를 데려가고 싶었다. 고나영의 얼굴이 더더욱 어두워졌다.


"더 이상... 사람이 좀비로 변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


그녀의 말이 가슴속 깊이 이해가 됐다.


나도 우리 가족이 좀비가 되는걸. 보고 싶지 않다.


[그렇군요. 당분간 여기서 지내세요. 저는 위층에 따로 준비한 곳이 있습니다.]


"아! 그럼 다른 데로 가시는 게 아닌가요?"


[현재로서는 저도 갈 곳이 없어서요. 조만간 다른 집을 알아보겠습니다.]


"저... 안 그러셔도 돼요! 저도 다른 헌터가 제 곁에 있다는 게 마음이 놓여요!"


[알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올라가 보겠습니다.]


"네! 편히 쉬세요!"


고나영이 예의 바르게 허리 숙여서 인사해서 나도 같이 허리 숙여 인사하고 나왔다.


'아오! 왜 자꾸 헌터들이랑 엮이는 거지?'


세상이 멸망하고 나서 극도로 재수가 없어졌다.


신이 있다면 나한테 왜 이러냐며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고 싶은 정도였다.


다른 데로 가서 숙소를 꾸리고 싶었지만, 당장 생각나는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임시로 꾸며두었던 위층으로 올라갔다.


'내 집에 왔는데 이불도 없이 자야 한다니 정말 힘든 하루네.'


마음속으로 투덜거렸지만, 내 몸은 솔직했고 금방 잠들어버렸다.



수많은 좀비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기괴하게 생긴 변이 좀비가 포효를 내지르며 나에게 달려든다.


좀비들을 피해 미친 듯이 달렸지만, 이내 따라잡혀 좀비들에게 둘러싸였다.


좀비들이 나를 쥐어뜯기 시작했고, 나는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다 잠에서 깼다.


꿈에서 깨어났는데도 내 심장은 한참 요동쳤다.


'헉... 헉... 무슨 꿈이 이래?'


나는 재수 없는 꿈까지 꾸자 곧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냉장고에 있는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좀비들을 죽이고 나서부터 시작된 꿈은 매일 잘 때마다 나를 괴롭혔다.


시간이 지나자 심장이 다시 평온을 되찾았지만, 벽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라 심장이 다시 요동쳤다.


'으씨! 늦잠 잤네~! 빨리 가야겠다.'


세수도 건너뛰고 간단하게 물티슈로 얼굴을 닦은 뒤 나는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


최대한 빠르게 달려 어제 약속한 곳에 도착했지만, 이미 약속 시간이 지나버려서 차헌터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늦어? 감히 좀비 따위가! 늦어?"


차헌터가 검집에 넣어진 검을 고쳐 쥐고 나에게 다가왔다.


[딱!]


"끄악"


[따닥!]


"크으악"


나는 한동안 차헌터에게 흠씬 두들겨 맞아야 했다.


몸 여기저기가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나를 보며 만족한 듯한 차헌터가 말했다.


"다음에 또 늦으면 그땐 검집이 아니라 검으로 죽인다."


아무리 늦었다고 해도 이렇게 심하게 때리다니 가슴속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공포로 겨우 삭였다.


궁시렁거리며 좀비 사냥을 위해 구슬을 찾으려 가방을 뒤지고 있는데, 차헌터가 내게 다가와 분노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검은?"


'아차! 급하게 나오느라 못 챙겼다!'


"아놔! 이 새끼가!"


'사람 살려! 아니 좀비 좀 살려주세요!


다시 한번 차헌터의 매타작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오늘 나와 함께할 파트너는 차헌터의 애검으로 선정되었다.


확실히 차헌터의 애 검은 때깔부터 달랐다.


정성스럽게 벼려진 검은 티끌 하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오늘은 어제 못 잡은 변이 좀비 한 마리를 더해서 6마리를 잡는다."


나는 차헌터의 뒤에서 속으로 욕하며 메롱거렸다.


'여섯마리나 잡을 게 있을지 모르겠네? 에붸에붸 메롱'


감이 좋은 차헌터가 뒤를 돌아봤지만, 내가 더 빨랐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한껏 웃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너 그러다 걸리면, 진짜 죽고 싶다고 간절하게 빌게 만들어버린다."


역시 만만치 않은 차헌터였다.


그때 무전기에서 최하사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치직~ 차헌터님 자리에 계십니까?]


"듣고 있다 말해라"


[변이 좀비를 찾았습니다. 바로 출발하시겠습니까?]


"위치 불러"


차헌터는 지도를 펼쳤고, 나는 준비 운동을 하며 다가올 전투에 대비했다.







작가의말

오늘은 찬영이 언어

"됐습니다"





"좀비 잡겠습니다"





"안해! 못해!"





"아이고 나죽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시즌1 연재 중단 공지 24.09.08 15 0 -
공지 제목 변경 공지 24.07.26 16 0 -
공지 연재요일, 시간 공지 24.07.13 61 0 -
55 55#희망 +1 24.09.14 7 1 13쪽
54 54#연구소의비밀2 24.09.14 7 1 11쪽
53 53#연구소의 비밀 24.09.13 11 1 12쪽
52 52#변이 동물의 번식 +1 24.09.12 12 1 12쪽
51 51#좋은 소식들 24.09.11 15 1 11쪽
50 50# 모녀의초대 +1 24.09.10 18 1 11쪽
49 49#고래섬과아줌마 24.09.07 23 1 11쪽
48 48#축사의평화 +1 24.09.06 23 1 11쪽
47 47#각자의임무 +1 24.09.05 22 1 11쪽
46 46#차헌터의고민 +1 24.09.04 23 1 11쪽
45 45#한빛쉘터의 기상청 +1 24.09.03 32 1 12쪽
44 44# 다이너마이트제국의 멸망 +1 24.08.31 32 1 12쪽
43 43# 단죄의시간 +1 24.08.30 29 2 11쪽
42 42#탈출루트 +1 24.08.29 28 2 12쪽
41 41#축사의비밀 24.08.28 29 2 12쪽
40 40#미친세상 +1 24.08.27 32 2 12쪽
39 39#의약품연구소2 +1 24.08.24 40 3 12쪽
38 38#의약품 연구소 1 +1 24.08.23 40 2 12쪽
37 37# 어디로 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 +1 24.08.22 44 1 12쪽
36 36#이딴것도 제국이라고? 2 +1 24.08.21 44 2 11쪽
35 35#이딴것도 제국이라고? 1 +1 24.08.20 47 2 12쪽
34 34#다이너마이트쉘터로 +1 24.08.17 54 3 12쪽
33 33#살기위한 몸부림 +1 24.08.16 57 3 12쪽
» 32#미모의여인! +1 24.08.15 63 3 12쪽
31 31#피나는 노력 +1 24.08.14 63 2 12쪽
30 30#새로운 보금자리 +1 24.08.13 65 2 12쪽
29 29# 안전한 쉘터로 가는 길 24.08.10 63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