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자의 밤 - 새로운 세상의 시작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채발
작품등록일 :
2024.07.09 23:49
최근연재일 :
2024.08.23 20:3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821
추천수 :
57
글자수 :
184,639

작성
24.08.10 15:07
조회
41
추천
2
글자
17쪽

낙오(2)

DUMMY

방랑자의 도시/ 식당.

나는 방랑자의 도시, 칸 시티의 식당에 앉아있었다.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였지만, 그보다는 눈앞에 놓인 음식과 벨리알의 말이 더 궁금했다.


점원이 음식을 가져왔지만 두려운 듯 쉽게 다가오지 못한다.


벨리알이 손짓하자, 점원은 음식을 내려놓고 황급히 사라졌다.


“반갑다. 이름이 뭐냐?” 나는 손을 내밀며 늑대 인간에게 물었다.


그가 손을 잡는 순간, 그의 기억이 내 머릿속으로 밀려왔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의 과거와 감정들.


나는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이내 표정을 감추며 말했다.


“아오, 병신...”


“네?” 늑대 인간이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아냐, 먹어라. 먹어.”


루스펠과 벨리알이 내 눈치를 살피며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내 식판을 바라봤다.


“아, 씨발... 등신 같은...”

중얼거리며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그 순간, 식당의 분위기가 급격히 싸늘해지며 주변의 다른 종족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나는 나만의 생각에 빠져 고민했다. 루스펠과 악수를 하던 순간 밀려온 기억들, 그리고 지금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웠다.


“루스펠?”

“네, 마스터.”

“생각을 정리할 조용한 곳이 필요해.”

“저희의 본거지로 가시지요.”


나는 자연스럽게 루스펠과 벨리알에게 어깨동무했다.


“마스터, 혹시 담배 괜찮으십니까?”

“담배? 줘봐.”


오랜만에 담배가 강하게 당겼다.

우리를 피해 길을 비켜서는 주민들과 이종족들을 뒤로 하고, 루스펠의 안내를 받으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들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


하늘 늑대 부족의 본거지.


루스펠의 집무실이던 곳에서 나는 자리를 잡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루스펠과 벨리알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현재 내 상황은 '낙오'라는 단어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었다.


모하마드의 기억대로라면 의도했지만, 결과는 그의 의도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기억 흡수, 

에테르 흡수율,

늑대 종족과 카르텐 부족의 마스터...

현재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패는 많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혹시 칼춤이라도 추길 바라는 걸까?


문득 한 영화의 장면이 떠올랐다.


똑, 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벨리알의 부관이 들어왔다.


“뭐냐?”

“오크 부족에서 사신이 찾아와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응접실로 향했다.

 

***


하늘 늑대 부족 응접실.


응접실에 들어서자, 오크 사신이 나를 맞이했다.


“하늘의 늑대 부족의 마스터를 뵙습니다.”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다 필요 없고, 본론만 말해.”


오크 사신은 당황한 듯했다. 하지만 이내 말을 이었다.


“저희 부족장님께서는 우호를 다지기 위한 만남을 원하십니다. 저희와 늑대 부족은...”


“됐고, 내일 아침에 보는 걸로 하지. 가서 전해.”


“네,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손짓으로 그에게 나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모두 따라와! 그리고 벨리알, 부족원 전부 불러.”


그들의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이 나는 밖으로 나갔다.

 

***

 

칸 시티의 네 개 세력


칸 시티에는 네 개의 세력이 존재한다.

늑대, 오크, 엘프, 그리고 이종족 연합.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나뉘어 생활한다.


나는 두 부족원 전부를 이끌고 북쪽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이종족 연합이었다.


우리의 움직임을 눈치챈 이종족들이 급히 뛰어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뭐냐? 인사를 너무 과격하게 하는 것 같은데.”


“됐고, 선택해. 내 밑으로 들어오든지, 아니면 거하게 한판 하자고.”


이종족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지도자로 보이는 인물이 손을 들어 정리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지? 이렇게 하면 우리가 모두 공멸할 텐데, 그걸 몰라서 그러는 건가?”

“공멸? 그런 거 모른다. 지금 선택해!”


그는 어처구니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씨발, 그냥 한판 뜨자고. 내 말이 어렵냐?”


벨리알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마스터. 일단 진정하시고...”


나는 그의 말을 뒤로하며 대검을 꺼내 들고 에테르를 불어넣었다.


콰콰콰콰!

모두의 시선이 내 대검에 몰렸다.


구경하던 주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어이, 이봐! 늑대 부족 마스터. 왜 그러는지 이유라도 좀 알고 싶은데?”

“이유? 별거 없어. 칸 시티를 먹고 싶어졌거든.”


이종족 연합의 마스터, 카르나는 황당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쾅!

나는 대검을 바닥에 내리꽂으며 그를 바라보고 경고했다.


“마지막이야. 꿇어!”


카르나는 이를 악물며 고민하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좋아. 우리가 얻는 건 뭐지?”

“별거 없어. 굽히면 사는 거지. 오늘 거하게 한판 할 예정이거든. 그게 너희들이 될 수도 있고.”

 

***

 

칸 시티의 정복.


카르나까지 우리 편으로 추가된 우리는 동쪽으로 향했다.

엘프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북쪽에서의 소란을 들었는지 엘프들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


“카르나.”

“어.”

“내 밑으로 오기로 했으면 말은 똑바로 해.”

“네, 마스터.”


나는 손가락으로 왼쪽을 가리키며 지시했다.

“왼쪽은 너희가 맡아. 우리는 오른쪽으로 간다. 엘프 대장은 내가 상대할 테니 준비해라.”


휘하 부족들을 바라본 후, 나는 말없이 엘프들을 향해 돌격했다.


그동안 흡수했던 기억을 관조한 나는 지금의 내 실력이면 도망자들의 대장 따위 쉽게 상대할 수가 있으리란 판단이 들었다.


더 이상 끌려다니고 싶지 않다. 아니 이젠 내가 주도할 것이다.


이 싸움이 신호탄이 될 것이다.


콰콰콰콰!

양 무릎을 낮추고 대검을 꽉 쥔 나는 시간이 멈추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온몸을 흐르는 에테르를 쥐어짜는 심정으로 크게 휘두른다.


펑!

후두둑!

엘프의 피와 살점이 공중으로 터지듯 흩어지자 주변은 고요해졌다.


싸움이 시작되기도 전에, 나는 이미 상대의 숨을 끊어놓았다.


"씨발, 뭐하냐. 놀러 왔냐? 꿇어, 새끼들아!"


나는 고함을 쳤고,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 하나둘씩 이종족들이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몸을 떨며 복종의 표시를 보였다.


"카르나!"

"네, 마스터."


카르나가 즉각적으로 내 앞에 섰다.


"오크 족장을 불러와."

"네, 바로 보내겠습니다."


카르나는 주저 없이 명령을 수행하려 했다. 그러나 내가 그를 막았다.


"야!"

"네, 마스터."

"네가 직접 가!"


카르나의 입술이 떨렸다. 그는 잠시 망설였지만,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


나는 루스펠이 주변을 정리하려는 것을 멈추게 했다.

다른 늑대가 가져온 의자에 앉아 서쪽을 향해 자리를 잡았다. 


한 엘프를 붙잡아 그의 기억을 흡수하는 동안, 점점 더 많은 오크들이 나를 둘러싸고 모여들었다.


그들 중 가장 앞에서 거대한 오크가 다가왔다.


그의 이름은 아리온,

투박하지만 굳건한 오크 부족장이었다.

그는 중압감을 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늑대 부족의 마스터여."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내일 보자고 했는데, 곧바로 말을 바꾼 점은 사과하마."


아리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그대와 적대할 생각은 없소. 하지만 당신의 밑으로 들어갈 생각도 없소."


"이해가 가지 않는군. 알기 쉽게 설명해줄 사람 없나?"


나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며, 그의 눈을 마주쳤다.


"인간들의 말로 하면, 일기토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네가 아리온이 맞나? 나와 싸우는 것보다 내 밑으로 들어오는 게 더 나을 텐데?"


아리온은 굳건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용맹한 투쟁의 부족.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소."


아리온은 일반적인 오크가 아니었다.

도망자로 불리지만, 그들의 긍지와 전투 정신은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나는 전투가 두렵지 않았다.


다만, 이 싸움이 저 뒤에 있는 오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고민되었다.


아리온의 눈동자가 내 전신을 훑었다.

그의 손에 쥐어진 도끼는 부르르 떨리고, 그가 이를 악물었다.


이제 그는 대화하던 오크가 아니었다. 그저 살기로 가득 찬 몬스터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많아야 세 번 정도···’

내게 남은 에테르를 생각하며 전략을 짰다.

에테르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나는 최대한 속전속결로 끝내야 했다.


콰콰콰!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아리온의 대가리를 내려쳤다.


툭!

그의 도끼가 내 몸에 닿기도 전에, 그의 어깨부터 잘려 나갔다. 아리온은 피하려 했으나, 움직임이 약간 모자랐다.


서걱!

그가 좋아 보였기에, 나는 그의 고통을 짧게 끝내주기로 했다. 단 한 번의 베기로 그의 허리를 두 동강 내었다. 그의 몸이 뒤로 넘어가며 모든 것이 끝났다.


와~~! 아오~~오!


주변의 오크들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

그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부족장님을 뵙습니다. 전 부족장님의 시신을 모셔도 괜찮겠습니까?"


나는 그를 무시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소개를 해봐라."


오크는 자세를 바로잡고,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용맹한 투쟁의 부족, 아리온 족장의 자랑스러운 아들, 투르칸이 위대한 부족장님께 인사드립니다."


나는 투르칸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오늘부터 오크를 이끌어라."

 

***


방랑자의 도시/ 하늘 늑대 부족 안가


나는 담배를 쥔 손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 괜히 손댔나."


똑, 똑!

벨리알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스터, 부르셨습니까?"


나는 그를 마주 보고 앉으며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


"모하마드에게 이제는 와도 된다고 전해."


벨리알은 당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 마스터, 그것이···"


나는 그를 진정시키며 손을 내밀었다.


"너를 의심한다는 건 아니야. 다 알고 있으니까 내가 보잔다고 전해. 할 수 있겠지?"


벨리알은 깊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나는 손짓으로 그에게 나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 싸움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이제, 모든 것이 내 손에 달려 있었다.


“저기, 마스터.”


나는 벨리알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것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분위기 잡지 말고, 말해봐.”

“어떻게 이 모든 걸 아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누구나 비밀은 있는 법이야. 굳이 그런 걸 물어볼 필요는 없지.”


벨리알은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네, 죄송합니다.”


“죄송한 것까지는 없어. 벨리알, 네가 무슨 생각으로 모하마드의 제안을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원하는 걸 내가 줄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에 벨리알의 등 뒤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오? 꽤 당황했나 보네. 내 앞에서 능력을 드러내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벨리알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아십니까? 솔직히 조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말했다.


“됐어, 그냥 그러려니 해. 힘들다. 가라!”


***


다음 날 아침, 나는 전용 연무장에서 에테르를 확인하며 수련 중이었다.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작은 소용돌이가 생겼다. 수련을 멈추고 소용돌이를 바라보자, 그 안에서 모하마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왔나?”


모하마드는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큭큭큭. 이거 당황스러운데.”


나는 그 자리에 철퍼덕 앉아 손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이거 대접이 영 별로네.”


모하마드는 허공을 휘젓더니, 술과 잔이 나타났다. 그는 잔에 술을 따르며 나에게 건넸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가이아 시스템과 통합 관리자들의 관계까지는 알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군.”


모하마드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뭐지? 내가 알던 안호준이 맞나?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가 알던 정보는 그게 아니었는데.”


이제 시작이었다. 나는 최대한 모하마드에게서 정보를 뽑아내야 했다.


“쥬르덴을 만나고 싶다. 자리를 만들어 달라.”


모하마드는 잠시 놀라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쥬르덴? 설마 내가 아는 랜달 스페이 진영의 통합 관리자를 말하는 건가?”


“내가 알기로는 그 말고 다른 이가 또 있나?”

모하마드는 어깨를 들썩이며, 손을 들어 올렸다.


“하하, 어디까지 나를 놀라게 할 생각이냐? 그래, 계속해봐.”


“네메시스와 쥬르덴, 그러니까 토비아스 진영이 겉보기와 달리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모하마드는 이제 진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속사정은 누구보다 네가 잘 알 테니 넘어가고, 쥬르덴과 네메시스가 관리하는 식민지를 내가 약탈하는 걸로 딜을 하려고 한다.”


모하마드는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능성 있는 얘기야. 그다음은?”


나는 잠시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그로 인해 생기는 이득은 네가 챙기고, 내 부탁을 들어줘.”


모하마드는 과장되게 어깨를 들썩이며 손을 들어 올렸다.


“내 가족이 있는 안전지대를 네가 관리하는 구역으로 옮겨주고, 보호를 부탁할게. 나는 당분간, 아니 이번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지구에 안 가도 좋아.”


모하마드는 술잔을 돌리며 침묵했다. 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약해! 약하다고! 좀 더 나의 이득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 조금 더 판돈을 올려 보라고. 내가 먹음직스러워서 할 만큼.”


나는 잠시 그를 쳐다보다가, 그제야 그의 의도를 이해했다.


“이해가 안 가는데. 너에게는 이득만 있고 손해는 없잖아? 뭘 더 바라지? 욕심이 너무 큰 거 아닌가?”


모하마드는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쳤다.


“이 친구야, 잘 나가다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군. 내가 네 가족을 데려오는 건 부탁을 해야 한다고.”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네메시스에게 그만큼의 이득을 줘야 하고, 그뿐만이 아니야. 너와의 관계도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물론 당장은 아니겠지만, 차후에 네 정체가 발각되는 순간 그것이 나에게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단 말이야. 알아듣겠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인간의 탈을 벗어라.”


“응?”


“너는 아직 인간을 벗어나지 못했다. 나와 동등한 거래를 하고 싶다면 좀 더 세력을 키워라. 그리고 너희들이 말하는 가치관을 버려!”


나는 그의 말을 깊이 새기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는 그 이후에 다시 하는 걸로 하지. 대신 이번 일은 그대로 진행해도 좋아. 내가 힘도 실어주지. 하지만 그뿐이야. 네가 가족의 안전을 원한다면···”


바람이 불어오고 모하마드는 서서히 사라졌다.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다고. 큭큭큭.”


모하마드의 말소리가 멀어져 갔다.


나는 지독한 무력감과 자괴감에 휩싸였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배가 아팠다.


마치 누군가 내 장기를 비트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씨발···”


무엇이 더 아픈 건지, 상황 때문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


모하마드와의 만남 이후, 나는 미친 듯이 수련에 몰두했다. 내가 세운 계획을 실행하려면, 나 자신이 성장해야 했다.


나는 모든 부족을 이끌고 크리 셰인을 박살 냈고, 한 달 뒤에는 드레오프 프리얀을 정복했다.


또 한 달 뒤, 그로 티야를 함락시키며 파죽지세로 북상하여 네메시스의 식민지 인근까지 접근했다.

내가 점령한 모든 성과 도시는 칸 시티와 비슷한 성격을 지녔고, 주변에는 더 이상 도망자들의 근거지는 보이지 않았다.


***


그로 티야 인근 주둔지에서, 나는 모하마드가 보낸 사자를 만나고 있었다.


“콜린? 도르탄 부족의 전령이 아닌, 부족장으로 보이는데 맞나?”


콜린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모하마드 님의 명령으로 이 시간 이후로 마스터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를 반갑게 맞이하며 손을 내밀었다.


“그래? 만나서 반갑군. 악수나 하자고.”


콜린과 악수를 하며, 나는 흡수한 기억을 정리하느라 그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각성자의 밤 - 새로운 세상의 시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4.08.25 5 0 -
공지 세력분포도[최종8-18]. 24.08.18 16 0 -
공지 8월 7일은 휴재합니다. 24.08.07 9 0 -
공지 변경 사항(8월 4일자) 24.08.01 23 0 -
공지 글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24.07.31 35 0 -
28 준비된 한방(2) 24.08.23 3 0 16쪽
27 준비된 한방 24.08.22 7 0 13쪽
26 신전을 향하여(2). 24.08.21 8 0 14쪽
25 신전을 향하여. +1 24.08.19 15 1 16쪽
24 소소한 이득. 24.08.18 13 0 15쪽
23 초대 받지 않은 손님들(2). 24.08.17 13 0 18쪽
22 초대 받지 않은 손님들. 24.08.17 14 0 16쪽
21 함정(2). 24.08.16 18 1 16쪽
20 함정. 24.08.15 17 2 15쪽
19 포탈 너머의 성(2). 24.08.14 14 2 16쪽
18 포탈 너머의 성. 24.08.12 22 2 15쪽
17 반가운 짐승. 24.08.12 23 2 16쪽
16 내실을 다지다. 24.08.12 29 2 15쪽
15 낙오(4) 24.08.11 30 2 15쪽
14 낙오(3) 24.08.10 30 2 17쪽
» 낙오(2) 24.08.10 42 2 17쪽
12 낙오 24.08.10 43 3 14쪽
11 콜로세움(3) 24.08.08 47 3 17쪽
10 콜로세움(2) 24.08.06 48 3 14쪽
9 콜로세움 24.08.06 58 3 13쪽
8 몬스터 웨이브(2) 24.08.06 62 3 12쪽
7 몬스터 웨이브 24.08.05 76 3 13쪽
6 다크 엘리시움(2) 24.08.05 77 3 13쪽
5 다크 엘리시움 24.08.04 92 3 13쪽
4 새로운 도전 24.07.13 224 4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