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자의 밤 - 새로운 세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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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발
작품등록일 :
2024.07.0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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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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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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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너머의 성(2).

DUMMY

네드록 성 회의실.


린 하딘은 네드록 성을 관리하는 12번 관리자였다.

그는 업무에 집중하던 중, 고블린이 헐레벌떡 그의 집무실로 들어와 소리쳤다.


"관리자님! 적들이 몰려옵니다!"


린 하딘은 고블린의 호들갑에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젠장, 엘프들이 그리워지는군."


고블린과 오크, 이 멍청한 놈들로만 구성된 병력을 관리해야 하는 현실이 하딘에게는 지긋지긋했다.


어제도 그는 밤늦게까지 성의 모든 일을 직접 확인하느라 고단했다.


"무슨 일이냐?"

"적들이 몰려옵니다, 관리자님!"

"예정된 일 아니었나? 왜 그리 호들갑이야? 정해진 자리로 돌아가 방어나 신경 써라."


하딘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대체할 방법이 없었기에 직접 성벽을 돌아보며 상황을 확인했다.

성벽에 도착한 하딘의 눈에 안호준과 그의 부족원들이 보였다. 하딘은 뒤에 있던 오크에게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오크 주술사들과 고블린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고, 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보였다. 하딘은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안호준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쏴라!"


성벽의 신호수들이 팔을 휘두르며 명령을 전달했다. 둥둥둥, 오크의 거대한 함성과 함께 마법사들의 주문이 울려 퍼졌다.

촤아아아아! 쾅! 콰광!


***


전투 현장.


쾅! 투두두둑!


"커억!"

"끄으, 끄으윽!"


부족원들의 신음 소리와 함께 오크들이 성벽으로 달려갔다.


나와 부족장들도 동시에 공격을 시작했다. 나는 초승달 모양의 에테르를 주술사와 마법사를 향해 날리며 외쳤다.


"쏴! 한 마리라도 좋으니 맞추라고!"


오크들은 괴성을 지르며 성벽을 기어 올라갔고, 카르텐 부족은 느리지만 정확하게 적을 향해 에테르를 날린다.


딘 하딘, 저 녀석이다! 나는 하딘을 겨냥해 에테르를 쏘아 보냈다. 하딘은 나를 보며 비열하게 웃었다.


"마스터, 준비됐습니다."

"가자."


카르텐 부족이 일제히 그림자 속에서 솟아 나오며 성벽은 곧 아수라장이 되었다.


"히익! 죽어라! 죽으라고!"

"뭣들 하느냐! 창을 찔러! 내 손에 먼저 죽을 테냐?"


콰과광! 풀썩.

성벽 침투는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그동안 누적된 카르텐 부족의 피해는 곧 숫자로 나타났다.


게다가 손발이 잘 맞는 도르탄 부족은 추격에 나간 상태라, 조합이 부족한 이번 전투는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마스터, 오늘은 이쯤 하시지요."

"피해가 너무 큽니다."


부족장들의 말을 들은 나는 조급한 마음을 뒤로하고 부족원들을 물려야 했다.


***


지휘관 막사.


"피해 상황은 어떻지?"


"다행히 고블린과 오크뿐이라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적에게도 큰 피해를 주지 못했습니다."


나는 도미닉을 바라보며 물었다.


"도미닉, 작전에는 문제없겠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 세력의 전투 부대는 원거리 공격이 부족했다. 병력이 새로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기존의 부족들도 대부분 근거리 위주여서 첩보에 혼란이 생기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 분명했다.


***


린 하딘의 회의실.


린 하딘은 성안의 고블린과 오크들과 함께 회의 중이었다.


"관리자님! 이제 어쩌면 좋습니까?" 


"무슨 소리냐? 우리가 그들을 물리치지 않았느냐?" 


"이러다 다 죽겠습니다!"


하딘은 겁많은 고블린들과 뇌가 근육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오크들의 대화에 짜증이 치밀었다.


도망자들은 자신들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있었다.


"시끄럽다! 저놈들은 어차피 원거리 공격이 거의 없다. 성벽에서 버티기만 하면 돼. 저들도 분명 지칠 테니 오늘처럼 버티기만 하면 된다. 알겠나?"


"예, 관리자님."


회의가 끝나고도 하딘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직접 성벽을 확인했다.


고블린과 오크들의 일 처리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


다음 날 아침.


린 하딘은 네드록 성벽 위에서 정체불명의 세력이 진형을 갖추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벽 아래에선 오합지졸인 고블린과 오크들이 혼란스러워하며 움직였고, 하딘의 시선은 적의 마스터로 보이는 인물에게 고정되었다.


'첩보부 놈들은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이 정도 피해를 당하고도 아직 저들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다니, 말이 되냐고.'


성벽 위에서 적을 주시하던 하딘은 마침내 적의 마스터가 전면에 나서더니 소리쳤다.


"하딘! 쥐새끼처럼 숨어 있지 말고 한판 붙어보지 그러냐?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뒤에 숨어만 있을 건가?"


그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던 고블린 마법사는 두려움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관리자님, 어제 저놈 때문에 죽은 마법사가 한둘이 아닙니다."


하딘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내가 나가서 한판 붙으라는 거냐? 생각을 좀 해라. 저놈이 우리를 유인하려는 게 뻔하지 않으냐? 신경 쓰지 말고 방어에 집중해!"


적의 마스터가 계속 도발하듯이 소리쳤지만, 하딘은 냉정하게 상황을 관찰하며 대응했다. 그러다 적의 마스터를 향해 눈을 가늘게 뜨며 소리쳤다.


"너는 누구냐?"

"나?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르면서 이런 일을 벌인 거냐? 널 관리자라고 따르는 놈들이 불쌍할 뿐이야."


"같잖은 소리 하지 말고, 넌 대체 누구냐? 누군데 인간들을 돕고 있는 거냐?"


"성벽 아래로 내려와 봐! 그럼 알려주지. 우리끼리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은데?"


호준이 성벽 쪽으로 다가오자, 하딘은 그를 의심하며 도발했다.


"버러지 같은 놈. 대체 누구한테 배워서 그렇게 멍청한 부대를 이끌고 공성전을 하냐? 넌 정말 모자라는구나."


하딘은 고블린 마법사들에게 손짓을 보냈다.

그들은 특유의 작은 체구를 이용해 성벽 아래에 숨어 있던 고블린 마법사들이 일제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성벽 아래에 커다란 마법진이 생성되었고, 그 색이 진해지기 시작하자 하딘은 준비가 완료된 것을 깨닫고 명령했다.


"발사!"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마법사들은 그림자에서 솟아오르는 카르텐 부족의 존재에 혼란스러워하며 에테르가 꼬여 피를 토하고 있었다.


몇몇 마법사만이 마법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을 뿐이었다.


쾅!

호준의 에테르가 하딘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고, 카르텐 부족은 마법사들을 제거한 후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이이이! 다 죽여! 발사해! 모두 다 죽이라고!"


하딘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고, 오크 주술사들이 다급하게 화살과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날 카르텐 부족의 기습을 목격한 고블린들은 연신 그림자 쪽을 힐끔거리며 활과 마법을 쏘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이 멍청한 놈들! 저놈들은 연속으로 공격할 수 없다고! 봐라, 지금쯤이면 몇 번이고 공격했을 텐데!"


쾅! 카르텐 부족은 보이지 않았지만, 때때로 날아오는 초승달 모양의 에테르에 오크 주술사들도 몸을 숨겼다.


성벽을 오르는 호준의 부족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하딘은 드디어 칼을 빼들고 성벽을 누비기 시작했다. 빛처럼 빠른 속도로 성벽을 오르며, 막 올라온 늑대를 비롯한 적들을 베어 넘겼다.


"관리자님!"

"지금 뭐 하는 거야?" 

"저... 그게..." 

"시끄럽다. 도망치는 놈은 내가 직접 죽여주마! 성벽을 지켜. 못 지키면 우린 전부 죽는다!"


하딘은 출세욕에 눈이 멀어 섣부르게 시작한 이 전투를 후회하며 방어에 힘썼다.


'어차피 이들은 중요하지 않아. 저놈의 정체에 대한 단서를 얻은 것만으로도 만족해야겠지.'


하딘은 시간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부족원들을 지휘했다.

성벽을 누비며 중간중간 날아오는 에테르를 막아내며 버티고 또 버텼다.


스르륵, 카르텐 부족이 다시 그림자에서 솟구쳐 올랐다.

그들은 오크 주술사들의 멱살을 잡아채고는 그대로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막아라! 저놈들도 지쳤을 거야!"


하딘은 억지로 부족원들을 다독이며, 때로는 협박하며 전투를 이어갔다.


해가 저물고 저녁이 되어도 하딘은 끝까지 버텼다.


"봐라, 우리가 버티니 되지 않느냐?"

"넵."


살아남은 고블린과 오크들이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그때, 급하게 달려온 고블린이 외쳤다.


"관리자님! 큰일 났습니다!"

"이번엔 또 뭐냐?"

"서문에 있던 도망자들이 배신했습니다!"

"지랄 같군, 뭐해! 빨리 움직여!"


***


서문 앞.


투르칸과 카르나는 긴장된 표정으로 서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육중한 소음과 함께 성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두 부족은 곧바로 돌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씨발! 저건 또 뭐야?"


투르칸이 당황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카르나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투르칸, 방법이 없어. 우리가 할 일은 시킨 대로 하는 거야. 뭐해? 어서 가자!"


두 부족은 멀리서 다가오는 부대를 무시하고 서문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갔다. 치열한 전투가 한창인 가운데, 투르칸은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콜린!"


콜린이 멀리서 투르칸을 향해 웃으며 대답했다.


"오! 역시. 멀리서도 네 머리통이 보이길래 확신했지!"


카르나는 급하게 소리쳤다.


"야! 인사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적이나 죽여!"


이제 세 부족이 된 그들은 서문의 도망자들과 합류하면서 순식간에 강력한 부대로 변모했다.


배신자들로 인해 혼란에 빠진 적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이내 세 부족의 연합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


호준의 군대는 원거리는 부족했지만, 대부분이 근거리 전투에 능숙한 전사들이었기 때문에 성벽을 잃은 적들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았다.


"막아라!"

"저자들은 대체 뭐야?"

"성벽을 지키던 놈들은 어디 갔어?"


사방에서 비명과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안팎으로 공격받은 적들은 순식간에 붕괴하기 시작했다.


철컹, 철컹, 철컹! 카르나의 부대가 동문을 지키던 오크들을 무너뜨리며 마침내 동문을 열어젖혔다. 동문을 통해 호준의 세력이 성으로 진입했다.


"하딘은 어디에 있지?"


호준이 물었다.


"지금 찾고 있습니다." 한 전사가 대답했다.

"서둘러."


호준은 병력을 지휘하며 하딘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다.

그때, 콜린이 나타났다.


"마스터를 뵙습니다."


호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가 왜 여기 있지?"

"말씀하신 안전지대를 공격하던 자들을 무찔렀습니다. 혹시 몰라 도우러 왔습니다."

"그래? 그들은 어떻게 됐지?"

"내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역시 입장이 되지 않아 주변만 확인한 뒤 바로 달려왔습니다."


콜린의 말을 들은 호준은 마음 한편에 있던 걱정이 사라지며 안도했다. 그는 성벽 위의 병사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


성벽 위.


"막아!"

"사다리! 뭐해! 밀어버려!"


하딘이 떠난 성벽을 간신히 지키던 고블린 부족장은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 적과 눈이 마주쳤다.


"씨발! 언제 여기까지 온 거야?"


하얗게 빛나는 대검을 든 호준이 성벽 위로 올라오자, 고블린들은 패닉에 빠졌다.


"뭐... 뭐야···."


모든 부하가 전멸하고 자신만 남은 고블린 마법사는 덜덜 떨며 울부짖었다.


그저 초승달 모양의 에테르가 날아올까 두려워할 뿐이었다. 그러나 호준은 주춤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하늘을 향해 팔을 들어 올렸고, 엄청난 굉음과 함께 성벽의 한쪽이 무너져 내렸다.


***


도미닉의 전투.


쉬이익! 도미닉의 볼을 스치며 화살이 지나갔다.


"아오. 진짜!"


도미닉은 투덜대며 전장을 누볐다.

요즘 그에게 있어 '살맛 난다'는 표현은 딱 맞는 말이었다.


'가이아 시스템'의 세상 속에서 죽음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었다.


도미닉은 이미 수백 년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수백 년을 더 살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비록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호준을 따르게 되었지만, 도미닉은 요즘 새로운 마스터와 함께하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네메시스처럼 강압적이지 않았고, 가끔 실수를 저지르며 아직은 미숙해 보이기도 했지만, 호준과 함께라면 이 세력을 더 강하게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


네드룩 성의 집무실.


안호준은 휘하의 부족장들과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마스터, 마스터의 가족이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여기서 멈추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뭐지?"

"외람된 말씀이지만, 현재 마스터는 아직 네메시스와 맞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른 부족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맞습니다. 포탈을 넘어가는 순간 네메시스가 눈치를 챌 것이고, 그가 직접 현신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호준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들을 직접 보고 싶었다.


그 순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도미닉이 한마디 툭 내뱉었다.


"주군, 이럴 때는 술이 들어가면 좋습니다. 한 차례 위기를 넘겼으니 사기 진작 차원에서 회식을 한번 여는 게 어떻겠습니까?"


모든 부족장이 도미닉을 쳐다보았고, 도미닉은 쓴웃음을 지었다.


호준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단을 내렸다. "그래, 한번 하자. 모두 연회장으로 가자."


***


네드룩 성의 연회장


연회장은 다양한 음식과 술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전쟁 후의 긴장감이 아직도 느껴졌다.


그러나 도미닉의 제안에 따라 분위기는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부족장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하며 술잔을 들었지만, 점점 분위기는 가벼워졌다.


호준은 연회장의 한가운데 앉아 자신의 앞에 놓인 술잔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술이 들어가면 사기가 올라가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마음의 짐이 무겁게 느껴졌다. 그때 도미닉이 술병을 들고 다가왔다.


"마스터, 오늘은 좀 털어놓으시죠. 이 좋은 술이 울잖아요."


도미닉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술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호준은 잠시 망설이다가 술잔을 들어 올렸다.


"좋다. 오늘만큼은 다 잊고 즐기자!"


이 말을 신호로 연회장은 곧바로 떠들썩해지기 시작했다.


도미닉이 술잔을 들고 일어나며 호준에게 외쳤다.


"마스터! 건배!"

"건배!"


호준이 크게 외쳤고, 모든 부족장이 뒤따라 소리쳤다.


"건배!"


연회장은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도미닉은 이미 술에 취해있었다. 그는 콜린에게 다가가더니 술을 강제로 따라주기 시작했다.


"이봐, 콜린! 언제부터 그렇게 술을 못 마셨나? 너 원래 이런 애 아니었잖아!"


콜린은 억지로 술잔을 받아서 들고 도미닉을 피하려 했지만, 이미 도미닉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도미닉은 술잔을 비우고는 하늘을 향해 크게 외쳤다.


"오늘은 다 같이 즐기는 날이야! 적들도 잊고, 전쟁도 잊고, 그냥 신나게 즐기자고!"


그 순간, 카르나가 다가와 도미닉에게 도전적인 눈빛을 보냈다.


"도미닉, 자네 나랑 술 시합 어때?"

"카르나, 너 정말 나한테 도전하는 거냐?"


도미닉은 미소를 짓더니 술병을 집어 들었다. 


"좋아! 누가 더 많이 마시나 보자고!"


두 사람은 연신 술을 들이켰고, 다른 부족장들은 이 광경을 보며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술에 취해갔다. 연회장은 이제 아수라장이었다. 일부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있었고, 일부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호준도 술에 취해 웃음을 터뜨리며


"도미닉! 네가 제일 취했어!"


라고 외쳤다.

도미닉은 고개를 흔들며


"아니야, 마스터! 저기 있는 투르칸이 훨씬 더 취했어!"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투르칸은 갑자기 테이블 위로 올라가더니, 균형을 잃고 그 자리에서 넘어지며 술잔과 접시를 쏟아버렸다. 그를 보던 모든 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호준은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전쟁과 현실의 걱정을 잊었다. 그는 또 한 번 술잔을 들어 올리고, 자리 위에서 몸을 돌리며 외쳤다.


"오늘만큼은 모두 즐기자! 내일은 내일의 일이니까!"


그렇게 혼란스럽고 웃음이 가득한 밤이 끝날 무렵, 호준은 가슴 깊은 곳에서 잠시나마 안식을 느꼈다.


"내일이 오면, 다시 싸워야겠지만···"


호준은 술잔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오늘은 이걸로 충분해."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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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탈 너머의 성(2). 24.08.14 15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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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콜로세움(3) 24.08.08 47 3 17쪽
10 콜로세움(2) 24.08.06 48 3 14쪽
9 콜로세움 24.08.06 58 3 13쪽
8 몬스터 웨이브(2) 24.08.06 62 3 12쪽
7 몬스터 웨이브 24.08.05 76 3 13쪽
6 다크 엘리시움(2) 24.08.05 77 3 13쪽
5 다크 엘리시움 24.08.04 93 3 13쪽
4 새로운 도전 24.07.13 225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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