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자의 밤 - 새로운 세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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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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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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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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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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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받지 않은 손님들(2).

DUMMY

엘리시움/ 연무장.

한편, 키베로스와 로혼은 연무장에서 대련 준비를 마치고 호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로혼.”

“네, 마스터.”


키베로스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말을 꺼냈다.


“원래는 탐색만 하러 온 거였는데, 생각보다 이 세력이 알차군.”

“네,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최선을 다해도 좋아. 뒷일은 신경 쓰지 말고, 일단 저질러 봐. 궁금해졌어.”

“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일을 좀 키워보자고.”


***


준비를 마친 호준이 서둘러 연무장으로 가려 하자, 벨리알이 그를 만류했다.


“마스터, 이 대결을 꼭 하셔야겠습니까?”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얼마 전에 그런 일도 겪었고, 또다시 이런 일을 벌이는 내가 이해가 안 될 테지.”

“그런데 왜 이렇게 급하게 행동하십니까?”

“보여주려고. 지금은 저들뿐이지만, 내일이면 모두 다 알게 될 거야.”

“혹시···”

“그래, 로혼 저자는 확실한 충복이 맞아. 하지만 몇몇은 아니더군. 오늘 이 대련은 순식간에 소문이 퍼질 거야. 이번 기회에 저들에게 알려줄 거야.”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네드룩에서 전향한 이들을 조사해.”


***


엘리시움.

이 거대한 성은 중세의 느낌을 물씬 풍기며, 중심을 가로지르는 운하가 있고, 본성을 지나 우측에는 병영이, 좌측에는 거대한 연무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벨리알의 안내를 받아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이 대결하기에 좋을 겁니다. 저희가 준비한 장소가 마음에 드십니까?”


벨리알의 말에 주변을 둘러본 키베로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로혼을 바라보았다.


키베로스의 뒤에서 손가락 마디를 뚝뚝 꺾던 로혼은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연무장의 중심으로 걸어갔다.


그들을 바라보며 나도 중심으로 걸어가려던 순간, 도미닉이 다가와 말을 전했다.


“마스터,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지금 사정을 이야기하고 조금 이따가 보자고 해.”

“저기, 그것이···”


키베로스가 손을 흔들며 말을 끊었다.


“아, 미안하네. 내가 손님을 좀 불렀어. 미리 말하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한 점을 사과하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바라보는데, 도미닉의 뒤편으로 낯익은 인물이 등장했다.


“여~ 안호준, 오랜만이야.”


모하마드와 쥬르덴이 호위로 보이는 전사들을 잔뜩 달고 나타났다. 나는 설명을 요구하듯 키베로스를 노려보았다.


“이왕 하는 김에 크게 한번 놀아보려고 한 것이니 너무 기분 나빠하지는 마시오.”

“그러게, 이왕 하는 거 다 같이 놀아보자고. 아, 그리고 처음 보지? 이쪽은···”


옆에 서 있던 쥬르덴이 그의 말을 자르며 인사했다.


“소개는 내가 해야지. 그대가 새로운 세력의 마스터라지?”

“그렇소.”

“본인은 랜달 스페이 진영을 이끄는 통합 관리자, 쥬르덴이라 하네. 만나서 반갑군.”


그가 내미는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했다. 쥬르덴과의 악수에서 스며드는 기억에 인상이 찌푸려져야 했지만, 이미 인상을 쓰고 있던 터라 티는 나지 않았다.


“하하, 반기지는 않더라도 인상은 풀자고, 친구여.”

“원래 이 친구가 좀 딱딱하니, 쥬르덴이 이해하시오.”


모하마드가 어딘가에서 이런 자를 데려왔을지 궁금해졌다. 쥬르덴은 그의 기억 속 회의장의 모습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기에, 진짜 모습을 추측하기 어려웠다.


“하아, 이거 이래서야 분위기가 나겠나?”


내 한숨에 모하마드와 쥬르덴이 각자 허공에서 무언가를 꺼내 벨리알에게 건넸다.


“그러면 안 되지, 우리도 왔으니 뭔가 성의를 보여야 하겠지?”


벨리알을 바라보니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벨리알의 눈치를 보니 적당한 보상인 듯했다.


“심판이 필요할 것 같아서 불렀네. 나도 파이트 머니를 지불했으니, 그래도 결과는 알 권리는 있지 않은가.”


슬슬 짜증이 밀려오던 나는 마음대로 하라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


연무장, 대결의 시작.


모하마드가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모두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이 대결의 심판을 맡게 된 섀도 게이트의 통합 관리자, 모하마드입니다. 아? 뭐라구요? 통합 관리자씩이나 되어서 왜 진행을 하느냐구요? 큭큭큭, 그런 거 몰라요.”


혼자 묻고 혼자 답하는 모하마드의 익살스러운 말투가 연무장에 퍼졌다.


“흠흠, 부족하나마 공정한 대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 정도는 되어야 이 대결의 승패를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여러분?”


짝! 짝! 짝!

모하마드의 부하들이 열성적으로 박수를 쳤다.


“자, 이 성스럽고 위대한 대결을 위해 몇 가지 약속을 받고 시작하려 합니다.

첫째, 여러 가지 복잡한 이해관계를 떠나 무인으로서의 대결을 하실 것을 약속하십니까?”

“약속하지.”

“약속합니다.”


우리의 대답을 들은 모하마드가 이어서 말했다.


“둘째, 대결함에 있어서 피치 못할 상황을 제외한 모든 상황에서 상대에게 부상과 죽음에 이르지 않겠다고 약속합니까?”

“약속한다.”

“약속합니다.”


'피치 못할 상황이라··· 이거 좋네.'

속으로 생각하며, 모하마드의 말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저 모하마드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십니까?”

“물론.”

“저 또한 약속합니다.”


***


연무장, 압도적인 대결의 시작.


안호준은 천천히 연무장의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발걸음이 닿을 때마다 연무장에 모인 수많은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긴장감과 기대감이 가득한 눈빛들이 그를 따라다녔다.


호준은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듯, 손에 들린 평범한 검을 가볍게 휘두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상대, 로혼은 이미 중앙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렬한 에테르가 그를 감싸고 있었지만, 호준의 눈에는 그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장애물에 불과했다.


호준은 상대의 의도를 꿰뚫고 있다는 듯, 여유롭게 움직였다. 그가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연무장은 마치 시간과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호준의 몸이 번개처럼 빠르게 로혼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움직임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에테르가 그의 몸에서 소용돌이치며 뒤따랐다.


로혼은 호준의 속도에 놀라 방어 자세를 취했지만, 이미 호준의 검이 그의 눈앞에서 내리치고 있었다.


"콰콰콰! 콰앙!"


압도적인 첫 타격.

거대한 충격음이 연무장을 울렸다. 충격파가 파도처럼 퍼져나가며 관중석을 휩쓸었다.


"크윽!"


로혼의 검이 충격에 의해 튕겨 나가며, 그의 팔은 저릿한 감각에 경직되었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그 광경에 놀라움과 경이로움에 찬 함성을 터뜨렸다.


“아니, 이게 어딜 봐서 인간이 한 거야!”


그들은 호준이 로혼의 방어를 손쉽게 무너뜨리는 것을 보며, 그의 상상을 초월한 힘에 감탄했다.


압도적인 공세.

호준은 멈추지 않고 연속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전신의 근육을 쥐어짜 가며 자신이 지닌 최고의 속도로 휘두르고, 휘두를 때마다 에테르를 폭발적으로 주입했다.


"와! 듣던 거랑 매우 다른데."


로혼의 방어가 무너질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놀라움의 탄성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호준의 공격은 날카롭고 정확했으며, 그가 주입한 에너지가 검 끝에서 폭발하듯 터지며 로혼의 방어를 가차 없이 뚫고 들어갔다. 로혼은 그 압도적인 힘에 밀려 제대로 반격조차 할 수 없었다.


호준의 움직임은 맹수가 사냥감을 겁박하는 듯했다. 그의 공격은 상대의 모든 빈틈을 놓치기 싫은 듯 매서웠고, 또 어떻게든 빈틈을 만들기 위해 부딪쳐왔다.


에테르의 빛이 그의 몸을 감싸며 휘몰아쳤다. 그의 검이 휘두를 때마다 빛나는 궤적이 남아, 로혼은 계속해서 밀려났다. 관중들은 그 광경을 보며 완전히 압도당한 채 호준의 기세에 휩싸였다.


호준은 상대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마지막 힘을 끌어올렸다. 그는 검을 높이 들어 올리며, 몸을 감싸던 에테르가 폭발적으로 일렁였다.


그 순간, 그의 검이 터질 듯 떨리며 강력한 일격을 내리쳤다.


결정적인 일격.

로혼의 검이 파괴될 듯한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튕겨 나갔고, 그 충격파는 연무장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순간적인 침묵에 휩싸였다.


호준은 그 충격파를 뚫고 들어가, 로혼의 목전에 검을 멈춰 세웠다.


그의 검 끝에서 흩어지던 에테르의 불꽃이 로혼의 패배를 예고했다. 로혼은 그 검 끝에서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연무장을 지켜보던 통합 관리자들은 숨을 죽이며, 이 한순간이 승패를 결정지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호준은 키베로스를 바라보았고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원하는 것을 얻은 호준이 로혼을 내려다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여기까지.”


호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연무장은 폭발적인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의 부하들은 물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수많은 이들이 호준의 압도적인 승리에 열광하며 그의 이름을 외쳤다. 그들의 환호는 연무장을 넘어 하늘까지 울려 퍼질 듯 강렬했다.


호준은 이번 대결에서 단순히 승리한 것 이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관중들은 물론, 통합 관리자들까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


호준은 천천히 검을 내려놓고 느긋하게 좌중을 둘러보았다. 그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고개를 숙이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 순간, 호준은 이 연무장의 절대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


호준이 로혼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자마자 연무장은 폭발적인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그 함성이 하늘까지 울려퍼지고, 호준은 그 중심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키베로스는 호준의 시선을 느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당해버렸군.’


무엇을 줘야 할지. 그가 무엇을 요구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한 키베로스였다.


이 곳에 모인 군중들이 대결의 여운을 즐기고 있을때, 그는 무심한 듯 연회를 제안했다.


“모두들, 오늘 밤은 연회를 즐기도록 하자.”


그의 말이 떨어지자, 연무장에 있던 이들이 기뻐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키베로스는 호준의 의도를 꿰뚫어 보았다. 단순한 승리의 축하가 아니었다. 이 연회는 단합과 힘의 과시, 그리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제안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로 보였다.


호준이 연무장을 떠나자, 키베로스는 다른 통합 관리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준비가 필요하겠군.”


작지만 강한 어조로 중얼거린다.

그 말에 통합 관리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한다.

그들은 호준이 대결을 핑계로 전달한 메시지를 읽었고,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다.


관리자들은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회동은 보통의 회의와는 달랐다. 이들은 각자의 세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가진 만큼 그들의 대화 한마디 한마디가 많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연무장 뒤편, 외부의 시선에서 벗어난 작은 회의실에 이르자, 키베로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호준은 오늘,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단호했다.


“그는 하나의 독립적인 세력으로서 자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관리자들 사이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들은 그가 새로운 변화를 끌어내길 원하긴 했지만, 그가 이토록 빨리 자신의 입지를 다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겠소?”

쥬르덴이 물었다. 


그들은 호준의 의도를 예의주시하며, 그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키베로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은다.


“우리가 할 일은 간단합니다. 그의 힘을 인정하고, 적적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처음의 계획대로 룬마스터를 견제하는 데 이용하고, 노골적으로 그의 의사를 물어봐도 되리라 생각됩니다. 오늘의 연회는 그의 생각을 더 명확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모하마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안호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가 원하는 것은 모두 알 것이라 봅니다. 

그는 어차피 이방인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고, 우리는 그의 계획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키베로스는 그들의 말을 듣고, 눈을 좁혔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우리가 그를 평가하듯, 그 역시 우리를 평가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인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관리자들은 키베로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호준이 벌이는 연회가 단순한 축하의 자리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연회의 탈을 쓴 또 다른 전투가 될 것이며, 각자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럼, 준비를 시작합시다.”


키베로스가 결론을 내렸다.


“오늘 밤, 우리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낼 것입니다.”


한밤의 은밀한 회동을 마친 그들은 조용히 흐어져 각자의 역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키베로스는 연무장으로 돌아가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회동을 마친 키베로스는 깊은숨을 내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안호준, 네가 준비한 다음 수는 뭐지?”


***




한편, 대결을 마친 호준은 테이블 위에 놓인 보상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에테르 수정, 어둠의 근원, 그리고 야수의 근원이 놓여 있었다.


에테르 수정은 지구의 화폐와 같은 개념이었고, 어둠의 근원은 그림자 일족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었다. 야수의 근원 역시 비슷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다.


“벨리알, 내 기억 흡수 능력에 대해 고민해봤어.”

“네, 마스터.”

“내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 같더군. 흡수하는 순간마다 상대에 따라 다르고, 그 깊이도 달라진다는 걸 깨달았어.”

“아무래도 완벽한 능력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연회까지 얼마나 남았지?”

“무엇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건가요?”

“부족장들과 회의하고 싶어.”

“길게는 못해도 짧은 시간 내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럼 준비해줘.”


호준은 결연한 표정으로 벨리알을 바라보았다. 


***




엘리시움의 회의실은 조용하고 엄숙했다.

방 안에 모인 부족장들은 호준의 말을 기다리며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들은 호준의 명령으로 모인 것이었고,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궁금증과 불안이 공존하고 있었다.


호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들 알다시피, 내가 흡수한 ‘종족의 구슬’이 파괴되었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 회의실은 일순 침묵에 휩싸였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들은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호준이 직접 이를 언급한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었다.


호준은 잠시 말을 멈추고, 부족장들의 반응을 살폈다. 그들의 눈빛은 불안감과 기대감이 섞인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그는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그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그리고 그가 앞으로 어떤 길을 제시할지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었다.


“나는 내가 완벽한 주군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다.”


호준은 솔직하게 말했다.


“너희들 앞에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그리고 종종 가벼운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 사과한다.”


그의 말에 부족장들은 놀라면서도 경청했다. 호준의 솔직함이 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잠시 침묵을 유지한 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나는 너희들에게 묻고 싶다. 더 이상 종족의 구슬이라는 매개체가 아닌 나, 안호준에게 충성을 바칠 수 있겠는가?”


그의 질문이 회의실을 울렸다.

부족장들은 서로의 얼굴을 살피며 잠시 망설였다. 호준은 그들의 망설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이 자신을 따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순간, 첫 번째로 결단을 내린 자가 있었다.

도르탄 부족의 족장, 테브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토르탄 부족의 족장 테브 데 하시안, 가이아 시스템의 새로운 빛이 되실 안호준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그의 말에 회의실이 다시금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다음으로 카르텐 부족의 족장, 벨리알이 일어섰다.


“카르텐 부족의 족장 벨리알 데 포르테,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충성을 맹세합니다.”


그의 선언에 회의실에 있던 이들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각 부족의 족장들이 차례로 충성을 맹세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결연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균형과 조화의 엘프 노아, 허락해 주신다면 마스터를 모시고 싶습니다.”

“다크 엘프 도미닉, 전 그런 거 모르겠고, 오글거려 돌아가시겠네요. 충성합니다.”


호준은 그들의 충성 맹세를 들으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제 이들의 진정한 주군으로서, 그들의 신뢰와 충성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족장이 충성을 맹세한 후, 호준은 다시 한번 그들을 바라보았다.


“고맙다.”


함박웃음을 짓는 호준이 말한다. 


“이제 우리는 하나다. 함께 앞으로 나아가, 우리의 목표를 이루도록 하자.”


그의 말이 끝나자, 부족장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치며 결속을 다졌다.


회의가 끝나고, 호준은 잠시 홀로 남아 상념에 잠겼다. 그는 이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의 무게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책임을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


호준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그와 함께하는 이들이 있었고, 그들은 그를 믿고 따르겠다고 맹세했다. 이제 그는 그 믿음에 보답할 차례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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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포탈 너머의 성. 24.08.12 22 2 15쪽
17 반가운 짐승. 24.08.12 23 2 16쪽
16 내실을 다지다. 24.08.12 29 2 15쪽
15 낙오(4) 24.08.11 30 2 15쪽
14 낙오(3) 24.08.10 30 2 17쪽
13 낙오(2) 24.08.10 41 2 17쪽
12 낙오 24.08.10 43 3 14쪽
11 콜로세움(3) 24.08.08 47 3 17쪽
10 콜로세움(2) 24.08.06 48 3 14쪽
9 콜로세움 24.08.06 58 3 13쪽
8 몬스터 웨이브(2) 24.08.06 62 3 12쪽
7 몬스터 웨이브 24.08.05 75 3 13쪽
6 다크 엘리시움(2) 24.08.05 77 3 13쪽
5 다크 엘리시움 24.08.04 92 3 13쪽
4 새로운 도전 24.07.13 22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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