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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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1nx666
작품등록일 :
2024.07.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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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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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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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2)

DUMMY

주탑 정문을 부술 듯이 열고 들어온 주아나는 계단을 코앞에 두고서 때마침 지나가던 집사에게 붙잡혔다.


“아가씨, 실내에서는 뛰어다니시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리고 얼굴이랑 머리는 또 이게 뭐고요.”


“샌즈, 나 지금 바빠.”


주아나는 그렇게 말하고 후다닥 가버리려 했지만, 집사가 팔뚝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숙녀가 우당탕거리면서 돌아다녀서는 안 되는 겁니다.”


“알았어, 안 뛸게.”


아등바등해봤자 잔소리만 늘어날 게 뻔해서, 주아나는 헛도는 발놀림을 멈추고 샌즈를 올려다봤다. 갓난쟁이 때부터 봐와서인지 아버지와 오빠만큼이나 익숙한 사람이었다.


4대째 집사를 역임한 집안에서 태어난 샌즈는 이어져 내려온 전통을 거부하지 않은 남자였다. 그런 만큼 자기 의무를 자랑스럽게 여겼고, 무거운 직책에 걸맞게 규칙, 규율, 예절 같은 걸 우선시했다. 그런 고리타분함이 자유분방한 주아나에게는 천적과도 같았다.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니신데, 언제까지 숲을 헤매는 아이들처럼 이러고 다니실 작정입니까?”


주아나가 어색한 표정을 짓자, 샌즈는 의미를 귀신같이 알아챘다.


“도시 밖으로 또 나가신 모양입니다?”


“아, 아니야.”


“가주님께 말씀드릴 게 또 하나 생겨버렸군요.”


“끙···.”


주아나는 어이없는 실책에 앓는 소리가 절로 났다. 이미 도시를 빠져나간 일로 경고를 몇 차례나 받았었다. 그런데도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게 아버지에게 알려진다면 앞으로의 일탈이 힘들어질지도 몰랐다.


“다시는 도시 밖으로 나가지 않을게. 그리고 말도 잘 들을게. 그러니까 비밀로 해줘.”


“아가씨께서 그 말을 지키시냐 아니냐로 제가 무덤까지 침묵할지, 아니면 입 싼 노인네가 될지 결정되겠군요.”


주아나는 착한 표정으로 연신 끄덕거렸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영리함을 자축했다. 아버지만 모른다면 언제든 또 나갈 계획이었다.


“로메넬, 로메넬.”


샌즈가 왼쪽 통로를 향해 외쳤다.


“부르셨어요?”


곧이어 주방으로 이어지는 문에서 한 여자가 빠르게 걸어 나왔다. 스무 살을 갓 넘었을 거 같은 로메넬은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주인님께서 찾으신다니까, 아가씨를 모시고 올라가서 깨끗이 해드리게.”


“알겠습니다. 아가씨 올라가요.”


로메넬은 물기가 남아있던 손을 앞치마에 쓱쓱 닦아낸 다음 주아나에게 내밀었다.


“나 혼자 할 수 있는데···.”


“사람이란 본디 자신이 한 말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겁니다. 특히나 아가씨처럼 귀히 태어난 분이라면 말 한마디가 어떤 무게를 가질 수 있는지를 꼭 아셔야 합니다.”


“알았어···.”


어리광이 통하지 않자, 주아나는 시무룩하게 대답하고서 손을 잡고 3층으로 올라갔다.


방으로 들어와 로메넬이 무언가를 준비하는 동안, 주아나는 침대 옆 화장대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반원형 거울이 달린 화장대는 여자방이라는 구색을 갖추기 위한 거라 텅 비어있었다.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곳에 앉아 있으려니 거울 속 모습이 무척이나 어색했다. 그런 기분을 못 이기고 돌아앉을 때쯤 로메넬이 돌아왔다. 양손으로 받쳐 들고 오는 나무 대야에서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따뜻한 열기로 뽀득하게 닦여가는 얼굴과 목이 수줍게 달아올랐다. 주아나가 자신은 애가 아니라면서 투정을 부려봤지만, 하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충실하게 직무를 이행했다.


옷 밖으로 드러난 팔과 다리까지 깨끗해지자, 로메넬은 주아나를 돌려 앉혀 머리를 빗겨주었다. 머릿결이 좋아서인지 빗질하는 동안 잡아당겨지는 일은 없었다. 다만 예상보다 오래도록 이어진 것은 훈련장에서 모래를 잔뜩 달고 온 탓이었다.


지루해하던 주아나는 두피를 훑는 기분 좋은 감각을 자장가 삼아 꾸벅꾸벅 졸았다. 그리 깊지 않은 잠이었던 것 같았는데, 깨어보니 벽 거울 앞이었다.


옷장에서 드레스를 꺼낸 로메넬이 신이 난 듯 물어왔다.


“아가씨, 이건 어때요? 아니면 이것도 예쁠 거예요.”


“아무거나.”


주아나는 눈을 비비며 없는 눈곱을 떼는 시늉했다.


온갖 색상이 가미된 드레스가 코앞에서 펄럭거려댔지만, 전혀 감흥이 들지 않았다. 금은보화가 펼쳐져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었다.


몸은 여기 있지만 정신은 집무실에 가 있는 탓이었다. 오빠가 말했던 손님 정체도 궁금했거니와, 다시 한번 약혼 파기를 요청해야 했다.


로메넬이 고심 끝에 고른 건 자기 취향이 다분하게 들어간 분홍색 드레스였다. 그걸 주아나에게 입힌 다음 훑으며 점검했다. 마지막으로는 빤히 얼굴을 보았다.


얇은 쌍꺼풀이 얹힌 커다란 눈은 반쯤 찡그려져 있었고, 콧방울 지름만치나 작은 입술도 한쪽으로 일그러진 채였다. 젖살도 안 빠진 둥그스름한 얼굴에 담긴 건, 드레스를 싫어하고 자기를 꾸밀 줄 모르는 천진난만한 소녀였다.


“다 됐어요, 아가씨. 왜 그렇게 인상을 쓰세요.”


“불편해.”


주아나가 조여놓은 끈을 풀려고 하자, 로메넬은 그런 일이 익숙한 듯 양손을 붙잡아 내렸다. 그런 상태로 위층 집무실까지 데려다주었다.


주아나는 기척을 내기 전 문에 조각된 해와 검을 훑어봤다. 목공이 혼을 바쳐서 조각했는지 세월이 흘렀어도 흠집 하나 없었다.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을 감상한 뒤 가볍게 노크했다.


“들어오게.”


안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아나는 문을 살짝만 열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왔구나, 주.”


라노스가 딸을 반겼다. 순간 문이 활짝 열렸다. 손잡이를 잡고 있던 주아나는 얼결에 안으로 딸려 들어갔다. 누군지를 확인하기도 전에 어깨로 팔 한 짝이 턱하고 올라왔다.


옆으로 나란히 선 건 라드였다. 부담스러운 시선이 주아나를 멋쩍게 했다.


“왜? 뭐? 오빠, 눈빛 이상해.”


“내 동생이 이렇게 예뻤나 해서 말이야. 맨날 그렇게 하고 다니는 건 어때?”


“오늘만이야. 지금도 질식할 것 같단 말이야.”


주아나는 총총걸음으로 집무실을 가로질렀다. 활짝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왔다. 미세하게 맡아지는 꽃향기, 코를 킁킁댈 때마다 새하얀 커튼도 함께 펄럭거렸다.


라드가 목제 의자 두 개를 가져와 동생과 함께 앉는 동안, 라노스는 깍지 낀 손으로 턱을 괴고 기다렸다.


“오늘도 예쁘구나, 주.”


시작은 딸에게 하는 칭찬이었다. 다른 가문 여식이었다면 고상하게 입을 가리고 웃는다거나, 쑥스러운 것처럼 얼굴을 붉혔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주아나는 달랐다.


“약혼 물러주세요.”


주아나가 미간을 좁히면서 대뜸 본론부터 말했다. 딸한테는 팔불출처럼 군다고 소문난 라노스였지만, 한가지 요구만큼은 여태껏 들어주지 않고 있었다.


“그건 안된단다.”


“난 그 녀석도 싫고, 그 집에도 가기 싫어요.”


“아시우스는 심성이 착한 아이다. 결코 널 함부로 대하지 않을 거야.”


“억지로 보내면 난동을 피워서라도 돌아올 거예요.”


주아나가 선전 포고와 같은 말을 했다. 딸이 원하는 말을 해주지 못해서일까? 라노스는 퇴근을 앞둔 광부처럼 피곤해 보였다.


“다 너를 위해서 정하신 거야, 쥬. 착하게 굴렴.”


라드가 주아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손길이 주아나에게 부끄러운 기분을 들게 했다. 그제야 팔짱을 끼고 토라진 듯 굴고 있는 자기 모습이 철부지처럼 느껴졌다.


더 말해봐야 아버지를 심란하게 만들뿐임을 깨우친 주아나는 표정을 풀고서 주제를 바꿨다.


“아버지, 손님이 온다고 들었어요. 누가 오는 거죠?”


“그러잖아도 너희를 부른 이유가 그것이란다.”


딸이 먼저 한 발짝 물러나 주니, 라노스도 어두운 표정을 거두고 이어서 말했다.


“황자님들이 이곳으로 오고 계신다는구나.”


“수도에 있어야 할 분들이 갑자기 왜 오는 거죠?”


라드가 질문했다.


“폐하께서 편찮으시다는구나. 그래서 두 분이 수도를 떠나 가문들을 방문하고 계신 거란다.”


“두 황자님이 황태자 자리를 놓고서 지지를 얻는 중이란 말인가요? 왜 그렇게 번거로운 방법을 선택했을까요? 그냥 황제 폐하께서 선택하면 그만일 텐데.”


“현명하신 폐하조차 자식 문제는 곤란하셨던 모양이다. 후계 자리를 가문들 선택에 맡기실 줄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말을 끝낸 라노스가 슬며시 딸을 쳐다봤다. 주아나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저희도 한쪽을 선택해야겠죠.”


라드는 두 황자를 재어보는 것인지 잠시 허공을 올려다봤다.


“우리 선택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구나. 당장 폐하께 변고가 생긴 건 아니니까,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자꾸나.”


그때, 주아나가 껴들었다.


“아버지는 가훈을 잊으셨어요?”


“기억하고 있단다.”


“카소 무릎은 제국에 있다.”


주아나는 가훈을 읊으면서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건 천 년 전 인간이 지배하는 땅 에델렌에 있었던 일이었다. 당시는 소국과 가문이 난립하던 시대였다. 어딜 가나 분쟁과 시체가 넘쳐흘렀고, 질서보다 파괴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알페놀이란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지금껏 없던 막강한 무력과 영도력으로 가문과 소국을 무릎 꿇게 했다. 누군가는 침략이라 불렀고, 또 누군가는 통합이라 말했다.


에델렌 땅 1/3을 손에 넣은 알페놀은 마침내 카소 가문 영지까지 쳐들어왔다. 초대 가주였던 라오르는 신흥 귀족으로 대단한 명성도 이렇다 할 소문도 없는 남자였다.


그런 라오르가 대군주라 불리던 알페놀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군대로 짓밟으면 그만인 일을, 봉신들도 찬성하지 않던 일을, 알페놀은 받아들였다.


그렇게 시작한 대결은 며칠이고 이어졌다. 지치면 쉬었다가 다시 싸웠고, 배가 고프면 먹고 나서 싸웠다고 했다. 주아나는 이 대목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진실 여부는 천 년을 거스르지 않고서야 알 수 없었다.


일주일이 지나고도 승부가 나지 않자, 알페놀은 라오르에게 자신을 따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고 단박에 거절당했다. 이유를 묻자, 라오르가 답하길 ‘승부를 내지 못해놓고 충성을 바라는가.’였다.


우스갯소리 같은 대답을 알페놀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그것을 역사책에다 기록해놨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다만 이제는 너무 오래된 일화여서 ‘그러했을 것이다’라고 적혀있는 책은 있어도 ‘그랬다’라고 적힌 책은 남아있지 않았다.


가문의 존폐가 걸린 상황에서 라오르는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대답했을까? 그걸 들은 알페놀은 어떤 표정이었을까? 주아나는 두 사람이 서로를 보면서 몇 시간이고 웃지 않았을까 상상하고는 했다.


결국 알페놀은 군대로 영지를 짓밟아도 무릎 꿇지 않을 남자에게 다른 걸 제시했다. 자신에게 꿇을 수 없다면 자신이 세울 나라에 꿇는 건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라오르는 그것까지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렇게 카소 가문은 대군주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유일한 곳으로 남았다.


이후 알페놀은 벨이란 성을 붙이고 황제가 되었다. 그는 이른 나이에 병을 얻기 전까지 전쟁터를 활보했는데, 옆에는 항상 라오르가 있었다고 전해졌다.


초상화조차 남아있지 않은 초대 가주 무용담은 어린 주아나한테서 밤잠을 빼앗기 일쑤였다. 이 얘기를 가장 많이 해준 건 오빠였고, 두 번째로 많이 해준 건 아버지였다. 그래서 거침없이 말할 수 있었다.


“제국은 황제 건가요?”


라드가 무언가를 지적하려고 하자, 라노스는 괜찮다는 눈짓을 보냈다.


“대군주 알페놀께서 제국을 세우셨고, 대대로 그분 핏줄 중 선택된 자가 제국을 다스렸지.”


“다스리면 모든 게 그 사람 것인가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겠구나.”


라노스는 똘망똘망한 눈과 시선을 맞췄다.


“아버지 땅에 있는 사람들은 아버지 것인가요?”


“그들은 이 땅에 살면서 나를 따르지만, 내 것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단다.”


주아나는 재미난 장난을 앞둔 꼬마 같은 얼굴로 말했다.


“우린 선택할 필요가 없어요. 카소 무릎은 제국에 있는데 우리가 왜 선택해야 하죠?”


라노스는 촉촉해진 눈으로 딸을 바라봤다. 누군가를 떠올리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주아나가 빼닮은, 당돌함마저 똑같은, 너무나 일찍 떠나버린 부인이었을 것이다.


물론 주아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분명 카소 가문은 대대로 중립을 표방해 왔고, 황제를 받들지언정 가문보다 위에 두지는 않았다. 대군주 피가 진하게 남아있던 시절까지만 해도 그러했다.


하지만 긴 시간이 흐르면서 알페놀 혈통은 섞이고 베여나가, 옅어지고 적어졌다. 인제 와서는 순수 혈통이 남아있긴 한 거냐며 수군거리는 사람도 많았다.


황제가 대가문을 존중하던 시대는 혼탁해진 피와 함께 진즉 사라졌다. 이제는 대가문이래도 존속하자면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했다. 그러나 라노스 그런 치졸한 정치 세계까지 말해주면서 딸이 가진 순수함을 망칠 남자가 아니었다.


“주, 네 말이 옳다. 카소 무릎은 제국에 있지. 너는 그걸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야 한단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황자님들에게 격식을 차리지 않거나 못되게 굴어서는 안 된다. 정 사고가 치고 싶거든 두 분이 간 다음에 치려무나.”


“네, 아버지.”


주아나는 아버지가 별걸 다 걱정한다고 생각하면서 씩씩하게 대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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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사막양 (2) 24.08.06 4 0 12쪽
20 20화 사막양 (1) 24.08.05 4 0 11쪽
19 19화 달아나, 주아나 (10) 24.08.03 6 0 12쪽
18 18화 달아나, 주아나 (9) 24.08.01 8 0 13쪽
17 17화 달아나, 주아나 (8) 24.07.31 6 0 12쪽
16 16화 달아나, 주아나 (7) 24.07.30 8 0 12쪽
15 15화 달아나, 주아나 (6) 24.07.29 8 0 12쪽
14 14화 달아나, 주아나 (5) 24.07.27 10 0 13쪽
13 13화 달아나, 주아나 (4) 24.07.26 9 0 12쪽
12 12화 달아나, 주아나 (3) 24.07.24 6 0 12쪽
11 11화 달아나, 주아나 (2) 24.07.23 6 0 12쪽
10 10화 달아나, 주아나 (1) 24.07.22 7 0 14쪽
9 9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9) 24.07.21 6 0 12쪽
8 8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8) 24.07.20 8 0 12쪽
7 7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7) 24.07.19 8 0 14쪽
6 6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6) 24.07.18 8 0 12쪽
5 5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5) 24.07.16 6 0 14쪽
4 4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4) 24.07.15 6 0 12쪽
3 3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3) 24.07.14 6 0 14쪽
» 2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2) 24.07.13 9 0 13쪽
1 1화 주아나, 나의 주아나 (1) 24.07.11 1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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