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 게이트에서 생긴 일
게이트.
근원석으로 만들어진, 이 세계와 지구와 연결이 된 공간.
마나의 밀집도에 따라 등급이 갈리고.
등급에 따라 나타나는 몬스터의 규격이 달라지는 이상 공간.
그런 공간 안에서, 두 무리의 사람이 대치를 하고 있다.
한쪽은 느긋한 태도로, 쥐를 갖고 노는 고양이처럼 낄낄 거리고 있고.
다른 한쪽은 분에 못 이겨 부들 부들 떨고 있다.
"진우씨 아직도 결정을 못한 거야?, 우리도 시간이 별로 없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염제가 말한, 구 북한지역을 가기 전에.
보스 몬스터를 경험한다고, D급 게이트에 들어왔다.
문제는 저놈들이다.
탱커와 힐러를 구한다는 헌터넷의 구인 게시판을 보고 참여를 했다.
초반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탱커도 생각보다 수준 급이었고.
딜러들의 수준도 높았다.
아니 생각 이상이었다.
파죽지세로 게이트를 클리어 하고, 보스 몬스터만 남은 상황.
그런데, 보스 몬스터 앞에서 사달이 생겼다.
보스 몬스터는 보지도 못하고.
보스전 대비 정비를 하는 와중에, 탱커가 기습을 당한 것이다.
그것도, 같은 파티원 이었던 딜러들 에게.
4 Vs 2.
탱커와 진우 자신을 제외하면 모두가 적인 상황.
거기에 탱커는 독에 당해, 정신만 간신히 붙잡고 있는 상황.
"진우씨가 우리 길드에 들어 온다고 하면 바로 알려 줄께."
"그래, 우리도 힐러는 대우를 해 준다고!"
"당신들 길드가 어딘데, 이런 짓을 웃으면서 하는데!"
문제는 자신들의 길드로 들어 오라고, 강요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정작 길드 이름은 가르쳐 주지도 않고 있다.
이놈들, 길드 문양도 없이 길드를 운운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지금 당신들 길드에 들어 간다고 했다가, 나중에 발뺌하면 어쩔 려고?"
"흐흐흐, 말로만 하면 되나? 계약서를 작성 해야지."
말을 하면서 품속에서 스크롤 하나를 끄집어 낸다.
"자! 마법 계약서! 여기에 사인하고 피 한방울만 떨어뜨리면 돼."
말을 마치자 마자, 던진 계약서를 받아 들고 살펴 보았다.
언제 계약서를 봤나?
이게 좋은 조건인지, 나쁜 조건인지 제대로 알지를 못한다.
본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길드 이름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길드 이름이 없네?"
"그거야... 사인하면 길드 이름이 나타나게 되어 있어!"
마법 계약서.
마법으로 서로의 계약을 보증하게 만드는 장치.
문제는 이 계약서에 피를 묻히는 순간.
나 역시도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이다.
마법 계약서는 피를 묻혀서 계약을 담보하는 스크롤이다.
스크롤에 담긴 마나가 심장에 스며들어, 계약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은, 마법 계약서에 피를 묻히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 풍토다.
제아무리 S급 할애비라도 벗어나기 힘든 게, 마법 계약서였다.
"우리도 진우씨 같은 힐러를, 이런 D급 게이트에서 죽이고 싶지 않아!"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탱커 없이 이 게이트 클리어 할 수 있어요?"
게이트를 나가려면, 클리어를 해야 한다.
D 등급 부터는, 보스 몬스터를 죽여야 출구가 생기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탱커 없이, 딜러 넷으로 보스 몬스터를 해치운다?
일반적으로 보스 몬스터는 한 등급 위의 엘리트 몬스터 였기 때문이다.
저 넷이 최소 C등급은 되어야 어찌어찌 버티기라도 한다.
그런데 탱커도 없다?
그럼 몰살이나 다름이 없다.
"팀장! 그냥 같이 정리 합시다. 힐러가 아깝기는 해도, 마스터의 오더가 우선 아닙니까?"
"좀 기다려 봐! 우리 길드에 힐러가 부족하다고 겸사겸사 진행을 한 거니까."
상대가 자기들끼리 옥신각신 하는 사이 마법 계약서에 피를 묻혔다.
물론 내 피가 아닌, 마력 생물의 피였다.
되면 말고의 심정으로 해본 일이었다.
그 결과, 나는 빙긋이 웃을수 있었다.
마법 계약서에 나타난 길드명을 확인 했다.
그걸 확인하고는 계약서를 들고 흔들었다.
"우와~ 비룡 길드라니 대박!"
"결국은 사인 할 줄 알았지! 김 진우씨도 여기서 죽고 싶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그런데 보스는 어떻게 잡으려고요?"
"그거야 탱커를 보스한테 먹이로 주면 돼!"
"네?"
이게 무슨 말이야?
힘을 모아 보스를 죽일 생각을 해야지, 보스의 먹이로 준다고?
멍한 내 표정을 보고 넷은 다시 낄낄 거리고 웃고 있었다.
"진우씨! 여기 6인 게이트지?"
"그렇죠?"
계약서에 사인 했다고 바로 하대 하는 거 봐라!
조금 있다가 궁금증만 해결하고, 니들은 전부 각오들 해야 할 거다.
"그럼 한 명이 죽으면, 바깥의 게이트엔 어떤 일이 생길까?"
".... ..."
"이거 이거 진우씨 초짜 맞네~!"
"한 명이 죽으면 게이트에 진입 가능 인원이 줄어 들어, 그러면 우리 탱커가 진입을 하지! 언더스텐?"
"그럼 나까지 죽으면 힐러도 대기 중이란 말이었습니까?"
"오~ 우리 진우씨가, 또 이런 쪽으론 머리가 빨리 돌아가네!"
"그런데 탱커는 왜 죽이려는 겁니까? 무슨 원한을 맺은 겁니까?"
여지껏 시간을 끈 건 이것 때문 이었다.
원한이 있으면 한방에 죽여야지.
왜, 제압만 했냐는 거다.
그것도, 살려서 보스 몬스터의 먹이로 주는 위험을 감수 하면서 까지.
몬스터가 각성자를 먹으면 변이를 한다.
변이를 한 몬스터는, 재 각성 과정을 거쳐 한층 더 강력한 개체로 변하기 때문에.
각성자를 먹은 몬스터가 나타나면, 어떻게 든 빨리 죽이는 게 해결책이다.
그런데, 일부러 변이를 유도를 한다?
"진우씨 몬스터가 각성자를 먹으면 변이를 하는 건 알지?"
"그래서 척살 일 순위 아닌가요? 변이 전에 죽이려고!"
"그런데 변이를 한 몬스터를 죽이면, 스킬석이 나오는 건 아직 모르나 봐?"
"네?"
"그런데 우리 위쪽에서 묘한 생각을 했어!"
"묘한 생각이라면...?"
"각성자를 먹고 완전 소화를 시키면 스킬석을 주는데, 그 중간쯤 이면 각성석을 주지 않을까 하고."
"미친... 그럼, 각성석 때문에?"
"진우씨도, 잘 생각해봐! 원하는 특성을 가진 각성석을 만들어 낸다? 어떨 거 같아?"
이 미친놈들과 대화를 하면서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헌터넷에서 본 탱커의 실종 소식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설마 요새 탱커들 실종이 당신들하고 연관이 있는 건가?"
"당신들 이라니, 진우씨도 이제 어엿한 우리 쉐도우팀의 일원이 됐는데!"
"쉐도우 팀?"
"우리는 공식적으로 비룡 길드 소속이 아니야!, 숨겨진 길드원이란 말이지!"
"그럼...?"
"표면적으론 프리지만, 길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팀이야!"
"그럼 당신들을 잡아도, 비룡 길드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건가?"
"진우씨 말이 묘하게 짧아졌다?, 그리고 잡긴 뭘 잡아?"
진우는 기가 막혔다.
짧게, D급 게이트 견학이라고 생각을 하고 들어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에 휘말려 버렸다.
거기다 스킬석 작업이니, 강화석 작업이니 하는 말까지...
아무리 스킬석이나 강화석이 귀해도 그렇지.
사람을 갈아 넣어 만들 생각을 했단 말인가?
남을 죽일 생각을 했으면,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
그럼, 이놈들 자기 이름도 가명으로 썼다는 말이 아닌가?
"오픈! 나와!"
포켓을 열어 대기 중 이던 마력 생물들을 불러냈다.
척 척 나와서, 앞을 가로막는 다섯 마력 생물들.
"뭐... 뭐야?, 어디서 사람들이 들어와?"
"저 놈들 전부 제압해!, 반항이 심하면 죽여도 상관없어!"
"저거 뭐야? 계약서에 서명을 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마력 생물에 우왕좌왕하는 사이,
마력 생물들의 공격이 시작 되었다.
나 또한, 그런 마력 생물들을 보조 하기 시작을 했다.
"축복!"
범위 버프인 축복 또한, 특성 강화로 스탯을 50%나 상승을 시켜준다.
축복을 받은 마력 생물의 스탯은 B급 각성자와 비슷한 스탯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저 다섯의 마력 생물은 특성까지 강화를 해,
고유 특성까지 만들어 줬다.
스킬의 강화로 B급 수준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
탱커 없는 딜러뿐인 C~D급 각성자는 상대가 못 된다.
"젠장~ 공격해!"
"저놈 소환계 열이야, 저놈만 족치면 돼"
쉐도우팀도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전방을 근접 딜러가 막아 서고 원거리 딜러가 뒤로 물러서며 진형을 갖춘다.
"젠장! 스킬이..."
"나... 나도..."
"뭐야? 왜 스킬의 위력이 약해진다는 말이 나와?"
"마력이 제한을...!"
쉐도우팀과 마력 생물이 부딪히는 순간, 쉐도우팀에서 비명이 튀어 나왔다.
그러나 그 비명은 순식간에 묻혀 버렸다.
- 부웅~ 푹! 푹!
"윽! 윽!"
김 기사 뒤에 있던 근딜 마력 생물의 창에 쉐도우 팀의 원거리 딜러 둘의 심장이 뚫려 버린 것이다.
그걸 본, 칼잡이들이 마력 생물을 회피해 나에게 짖쳐 들어왔다.
"죽어라!"
"죽었!"
"순간이동"
마력 생물들이 원거리 딜러를 잡는 동안 쉐도우팀도 만만치 않았다.
마력생 물의 방어를 회피해 곧바로 나를 공격한 것이다.
나 또한 기겁을 해서 순간 이동을 하며 마력 생물의 뒤로 이동을 했다.
모골이 송연한 순간이었다.
칼날이 눈앞에 다가오는 순간, 머리속이 하얗게 변했다.
어떻게 순간 이동을 썼는지 모를 정도로, 무의식적으로 사용을 했다.
"전부 죽여!"
죽음의 위기를 겪어서 인지,
상대를 죽이라는 명령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내렸다.
마력 생물들 역시, 한번 실수를 한 탓인지.
조금 전 보다는 더 신중하게 포위망을 펼치며 압박을 해 나갔다.
"하압!"
"하~"
쉐도우팀의 칼잡이 둘은 그 와중에도 회피를 하면 끝질기게 나를 노렸고.
나 또한, 처음과는 다르게 냉철하게 순간 이동으로 회피를 해 나갔다.
- 부웅~ 창!
- 펑!
"으윽!"
한 명의 칼잡이가 화염구에 맞아 쓰러지고,
다른 한 명은 김기사와 두 마력 생물에게 포위가 되었다.
"멈춰!"
잠시 마력 생물들을 멈춰 세웠다.
생각보다 허무한 결말 이었다.
잘난척 하던 쉐도우팀은 저항 다운 저항을 했지만,
초반 두 명의 원거리 딜러가 즉사를 하고 근딜인 칼잡이 둘 만으론 역부족 이었다.
또한 내 회피기인 순간 이동도 한 몫을 했고.
게다가 마력의 운용이 제대로 되지 가 않았다니?
생각을 하는 와중에 쉐도우팀 한 명이 끌려왔다.
목에 창이 겨눠진 상태로 앞에선 칼잡이.
"이제 상황이 바뀌었네?"
"... ...."
"이제 탱커하고 힐러가 들어 올 테지?"
"헉!"
"근데 세 명이 죽었네? 추가로 올 인원은 있는 거야?"
"죽여라!"
"왜 죽으려고 하지?, 설마 당신도 마법 계약서에 서명을 한건가?"
"그걸 어떻게...?"
그제야 상황을 인지한 칼잡이 였다.
게이트 외부에서는 탱커와 힐러가 죽은 줄 알았을 것이다.
사고로 한 명이 더 죽었다 고만 알 것이다.
역으로 당할 것 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테니까!
마력 생물들에게 칼잡이를 묶어 놓으라고 한 후.
새로 진입한 세 사람을 간단히 제압을 했다.
그 와중에 왜 스킬을 못 썼는지 확인을 했다.
세 사람이 진입을 한 후, 마력 생물과 전투를 시키고.
축복을 온. 오프 시키며 스킬의 사용 여부를 확인을 했다.
고유 특성으로 바뀐 영역의 설명.
배타적 공간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축복이나 탐지등 범위를 지닌 스킬을 사용하는 순간.
나를 적으로 인식한 상대의 마력을 억제 시켜 버렸다.
그 결과로 적들은 스킬의 사용이 봉쇄를 당한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건 보스 몬스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킬 없는 보스 몬스터는, 힘센 잡몹 수준으로 전락을 했던 것이다.
게이트를 나와, 이 수민씨에게 연락을 했다.
게이트 내의 일들을 설명을 하고.
쉐도우 팀의 살아남은 사람을 인계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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