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도바뱀 자식아, 넌 내가 돌아감 그날로 뒈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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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orn
그림/삽화
dayborn
작품등록일 :
2024.07.23 16:58
최근연재일 :
2024.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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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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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 8화. 결국, 난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다!

DUMMY

8. 결국, 난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다!



세월은 유수(流水)와 같이 빠르게 흘러갔고, 나도 나이가 차고 어느덧 보육원을 떠나는 날을 앞두고 있었다.


누구를 닮았는지 나는 매우 건강했다.

그래서인지 난 교통사고의 휴우증과 장기 이식의 부작용을 전혀 겪지 않았다.


거기에 머리 또한 좋은 편인지 학업성적도 매우 우수했다.

대학 진학도 내가 원하는 곳은 어느 대학 무슨 학과든 쉽게 입학이 가능할 정도였다.


보육원 퇴원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내 걱정이 되신 성태 삼촌이 어렵사리 보육원에 방문하셨다.

이유는 성태 삼촌이 드디어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숙모가 노산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아주 건강한 여자 아이를 낳아 주셨고, 나에게도 예쁘고 귀엽고 아주 작은 사촌 동생이 하나 생겼고, 그런 성태 삼촌은 요즘 육아에 완전 매진 중이셨다.


하지만, 나의 보육원 퇴원과 진로 문제는 성태 삼촌께서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계시는 사항이라 만사를 모두 제쳐두고 달려 오셨다.


우리는 원장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태양아, 대학에는 들어 갈거지? 학교는 어디로 정했니? 너도 다 생각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이 삼촌 말 좀 들어라! 제발, 기숙사가 있는 학교로 들어가자, 기숙사 비용은 이 삼촌이 다 알아서 하마.”


성태 삼촌이 나의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계셨는지 쉴새없이 말들을 쏟아 내셨다.

말들에서 나에 대한 걱정이 가득 묻어났다.


“삼촌, 그러다 숨 넘어 가시겠어요! 알았어요, 이번에는 삼촌 말씀 꼭 따를게요.”


항상 나를 위해 애써주시는 삼촌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이번에 나는 성태 삼촌의 말씀을 따르기로 마음먹었다.

대학은 예전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은 곳이 있었는데, 거긴 원래 기숙 학교였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원장 할아버지도 대화에 끼어 드셨다.


“태양아, 네 덕분에 많은 아이들이 빠르게 사회에 적응할 수 있었구나! 정말이지, 너무 고맙구나, 어린 네가 벌써 이렇게 장성해서 곧 이곳을 떠난다니 정말 아쉽고 또 무척 대견하구나, 우리 유정이가 네 모습을 보았다면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워 했을지 눈앞이 훤하구나!”


원장 할아버지께서는 말씀을 하시며 자꾸만 눈시울을 붉히셨다.


“그런데, 대학은 결정했니? 성태 말처럼 기숙사 있는 곳으로 갈거지?”


“네, 결정했구요, 거긴 어차피 기숙 학교나 마찬가지에요.”


내 대답에 원장 할아버지는 물론 내 걱정이 한가득이었던 성태 삼촌도 비로소 표정이 풀어지며 밝게 웃으셨다.


“할아버지, 그동안의 보살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삼촌도 항상 친아버지처럼 저를 신경써주신 거 너무 감사드려요!”


나는 나를 위해 헌신하신 두분께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런 나의 모습을 원장 할아버지와 성태 삼촌이 대견하게 바라보셨다.


“우리 외손주 아주 장하구나, 허허허허”


“태양아, 고맙구나 나도 네가 정말 대견하구나!”


나의 인사에 두분은 매우 기꺼워하셨다.

특히, 원장 할아버지는 눈물까지 펑펑 쏟으시며 감격하셨다.

아마도 돌아가신 내 어머니가 생각나셔서 더욱 그러신듯했다.


우리 해동보육원의 김원태 원장님은 평생을 독신으로 사셨던 분이셨다.

40대 초반에 젖먹이였던 내 어머니가 원장 할아버지의 집 문앞에 버려지셨는데, 할아버지는 어머니를 자신의 양녀로 입양하셔서 친딸처럼 키워 주셨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외조부가 되시고, 또한 나의 친할아버지와는 어릴적 친우셨다.


친할아버지는 친우의 딸인 어머니를 매우 아끼셨다.

서로 왕래가 잦으셨던 두 할아버지 때문에 나의 부모님은 어릴적부터 자연스래 가까워지셨고, 그 연(緣)은 두분의 결혼까지 이어졌다.


어머니를 시집 보낸 뒤 외할아버지는 평생을 모으신 재산을 모두 정리하여 지금의 해동보육원을 세우셨고 지금에 이르렀다.


원장 할아버지는 어머니의 유일한 가족이셨고, 부모님을 일찍 여윈 아버지에겐 든든한 장인이자 때론 엄한 아버지셨고, 지금까지 해동보육원 원생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자랑스러운 나의 할아버지시다.


“오늘은 우리딸 정이와 마련 곰탱이 같은 우리 사위 석이가 너무나 그립구나!”


원장 할아버지의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 내렸다.

나도 원장 할아버지의 눈물을 닦아 드리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두 너무 보고싶어요!”


얼마후, 나는 보육원 퇴원과 함께 대학에 압학했다.


“할아버지, 녀석 좀 잘 부탁드려요!”


“오냐, 그러마! 녀석도 금방 널 따라 갈거다.”


“하하하, 그렇겠죠! 녀석이라면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장하다, 내 새끼! 주말에는 자주 내려 올거지?”


“네, 그럴게요!”


그렇게 보육원을 떠난 나는 대학 기숙사로 바로 들어갔고, 배우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냈다.


******


다시 3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고, 그 3년 동안 나에게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나에겐 전혀 불미스럽지 않은 사건이었지만, 어쨌든 그 불미스런 사건으로 인해 난 학교에서 재적 처분을 당했을 뿐만아니라, 1년간 교도소에 수감되어 실형을 살았다.


1년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던 날 친동생처럼 여기던 녀석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난 그일로 인해 세상과 담을 쌓고 일년간 두문불출하여 날 아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걱정과 폐를 끼쳤다.


일찍히 부모님을 여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상실감이 어떤 것인지를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하필 또 교통사고라니

무슨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왜 하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교통사고로 내 곁을 떠나야만 하는지 하늘이 원망스러웠고, 이런 내 운명이 저주스러웠다.


모두 내 탓인 것만 같았다.

부모님의 죽음도 녀석의 죽음도

죄책감이 날 무너뜨렸고 트라우마는 나를 깊은 수렁에 빠뜨렸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고, 만사가 다 귀찮아졌다.

밥 조차 먹기가 싫어서 몇일에 한끼를 먹을까 말까였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그뿐이라는 생각이 날 지배했다.

허름한 자취방에서 내 자신을 저주하고 학대하는 나날이 늘어갔다.

···


“태양아, 너 정말 이대로 무너질거니? 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야! 어서 정신을 차려야지.”


나의 방황에 성태 삼촌은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셔서 날 다독이셨다.


“태양아, 너 이놈의 자식아 이게 지금 무슨 꼴이냐?”


이제껏 한번도 화내신 적이 없었던 원장 할아버지 또한 노하셔서 나에게 소리치셨다.


“흑흑흑, 할아버지 부모님도 녀석도 모두 저 때문에 그렇게 됐어요! 내가 무슨 면목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요?”


할아버지의 호통에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내 자신을 원망하며 눈물만 뚝뚝 흘렸다.


“허허! 내가 널 잘못 가르쳤구나! 네가 계속 이렇게 있으면 나중에 내가 죽어 저승에 가면 그때 무슨 낯짝으로 유정이와 석이 또 그녀석 얼굴을 보겠느냐, 제발! 이제 그만 정신을 차리거라.”


할아버지는 흐느껴 우는 나를 끌어안으며 연신 깊은 한숨만 내쉬셨다.


“죄··· 죄송해요, 흑흑흑”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난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그래, 니 맘 다 안다! 그래도 이젠 일어서야지, 언제까지 이렇게 주저앉아만 있을거냐, 그건 먼저 간 녀석들도 바라지 않을거야!”


할아버지는 나를 안고 토닥이셨다.


“네겐 아직 널 믿는 이 할애비와 성태, 그리고 너의 둘도 없는 친구인 태산이 녀석과 형제들 같은 보육원 가족들이 있지 않느냐.”


할아버지 말씀이 백번 옳았다.

이대로 주저앉아 내 자신을 저주해봤자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도 없다.

이런 내 모습을 좋게 봐줄리도 없다.


“흑흑흑, 네 이제 일어설게요!”


연로하신 할아버지를 더이상 힘드시게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난 용기를 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들을 떨치기 위해 다시 검법 수련을 시작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며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정진하고 또 정진하다 보니 잡념도 사라지고 잃었던 체력도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일년이 지났다.


******


보육원으로 다시 돌아온 나는 할아버지와 함께 원생들을 돌보며 차츰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다시 숙모에게 심리 치료도 받고 명상 수련에도 힘을 쓰자 날 괴롭히던 트라우마도 잠잠해져갔다.


내가 좋아지자 할아버지와 성태 삼촌이 나에게 대학진학을 다시 권유하셨다, 나는 일단 삼일간 곰곰히 생각을 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삼일간 나의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그리고, 삼일 후


“태양아, 이제 생각을 정했느냐?”


“그래, 태양아 대학은 꼭 가야지!”


할아버지와 성태 삼촌은 내가 대학 진학을 할거라고 내심 기대를 하고 계셨다.

난 그런 두분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다.


“할아버지, 삼촌 대학은 제가 가고싶을 때 가겠습니다.”


내 의외의 대답에 두분은 놀라셨는지 날 빤히 쳐다보셨다.


“지금은 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에 정진하려고 합니다, 허락해 주세요!”


“이 녀석아···”


“태양아···”


“대학은 언제라도 다시 들어갈 자신이 있지만, 제 트라우마 이겨낼 자신은 아직 없어요, 그러니 제발 허락해 주세요!”


실망스러운 표정의 두분에게 난 재차 허락을 구했다.

두분은 결의에 찬 내 눈을 보시더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두분의 허락을 받은 난 곧바로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부터 했다. 하지만, 나의 트라우마는 크고 깊었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 아니 차량에 오르는 순간 난 완전히 얼어붙어 버렸다.


나는 그런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대로 다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기필코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말겠다는 오기가 치솟았다.


나는 차에 오르면 일단 명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습관을 들였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지 겨우 운전대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명상 후 운전 연습 또 명상 후 운전 연습으로 하루종일 운전학원에서 살다시피 했다.


남들은 보통 한두달 안에 운전면허를 취득했지만 난 겨우 일년만에 가까스로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다.

열배가 넘는 시간이 들어간 셈이었다.


나는 거기서 더 나아간 바로 택시 운전자 면허까지 취득하며 택시 기사가 되었고, 운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깊어던 나의 트라우마는 점점 그 흔적이 옅어져가고 있었다.


······


아니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나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과거가 빠른 속도로 내 의식을 관통하며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나의 의식이 인식한 것은 바로 눈부신 헤드라이트 불빛이었다.


“젠장!”


커다란 화물차가 나를 덮쳐 오고 있었고, 여전히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난 아무것도 극복해내질 못했구나!’


트라우마를 이겨냈다고 착각한 내 자신이 한심했다.


‘아! 이대로 끝인가?’


바로 한치앞에 선명하고 확고부동한 죽음이 느껴졌다.


‘내 생이 이토록 짧고 덧없던 것이었나.’


부모를 여윈 후,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지대로 내 자신보다 타인을 더 생각해는 삶을 살았고, 단 하루도 시간을 헛되이 보낸 적이 없었는데 운명은 내게 이토록 잔인했다.

이런 최후가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난 너무 억울했고 화가났다.


‘시발! 난 왜 이토록 치열하게 살았지?’


삶을 후회하고


‘빌어먹을, 모두 다 쓸데없는 짓이였어!’


삶을 부정하고


‘엄마! 아빠! 욱아!’


죄책감이 나를 지배했다.


‘그래, 차라리 죽어서 엄마, 아빠, 욱이가 있는 곳으로 가자!’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삶을 포기해 버렸다.





To be continued···



작가의말

삶이란 아이러니에 일희일비하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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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도바뱀 자식아, 넌 내가 돌아감 그날로 뒈졌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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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제 26화. 사부(師傅)가 아니라 사부(師父) 24.09.12 10 0 12쪽
25 제 25화. 악(惡)의 연결고리 24.09.11 8 1 15쪽
24 제 24화. 추궁과혈(推宮過穴) 24.09.05 15 1 13쪽
23 제 23화. 내공(內功) 24.09.04 16 1 12쪽
22 제 22화. 실마리 24.09.02 15 1 14쪽
21 제 21화. 단 한수에 갈린 승부! 24.08.29 19 1 11쪽
20 제 20화. '교류의 날' 24.08.27 20 1 12쪽
19 제 19화. 참교육(수정) 24.08.22 24 1 12쪽
18 제 18화. 조까, 새끼야! 24.08.21 25 1 12쪽
17 제 17화. 입문(入門) 24.08.17 28 2 12쪽
16 제 16화. 컴 백 홈(come back home) 24.08.16 25 2 14쪽
15 제 15화. 나쁜 녀석들 24.08.15 24 2 15쪽
14 제 14화. 가출과 도둑질 그리고... 24.08.13 30 2 13쪽
13 제 13화. 형과의 첫만남 24.08.12 32 2 11쪽
12 제 12화. 글랜의 정체? 24.08.11 32 2 12쪽
11 제 11화. 이유! 24.08.08 36 2 17쪽
10 제 10화. 여긴 어디?! 24.08.07 36 3 11쪽
9 제 9화. 사라진 택시 24.08.07 36 3 12쪽
» 제 8화. 결국, 난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다! 24.08.04 40 3 12쪽
7 제 7화. 아빠의 유지(遺旨) +3 24.08.01 42 3 11쪽
6 제 6화. 슬픔은 가슴에 묻고... 24.07.31 41 3 11쪽
5 제 5화. 가장 행복한 날이자 가장 불행한 날! 24.07.30 42 3 15쪽
4 제 4화. 기억의 편린 +3 24.07.27 49 3 14쪽
3 제 3화. 사라진 택시 +2 24.07.25 55 3 13쪽
2 제 2화. 나의 애마(愛馬) 글랜 24.07.23 67 3 12쪽
1 제 1화. 의문의 택시드라이버 +3 24.07.23 125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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