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도바뱀 자식아, 넌 내가 돌아감 그날로 뒈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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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orn
그림/삽화
dayborn
작품등록일 :
2024.07.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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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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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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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화. '교류의 날'

DUMMY

20. '교류의 날'


붉게 물든 노을도 어느새 지고 땅거미가 서서히 내려앉고 있었다.


‘형은 지금 쯤 경찰서에 있으려나, 별일은 없겠지?’


우식이에게는 걱정하는 티를 전혀 내지는 않았지만, 나도 형이 걱정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놈들에게 당할 형이 절대 아니지만 창렬의 아버지가 개입하면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날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낄낄낄!


우식이 보조 침대에 누운 채 만화를 보며 혼자 신나게 웃고 있었다.


‘뭐, 우식이가 찍은 동영상이 있으니깐···’


나는 확실한 물증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형의 대한 걱정을 잠시 내려 놓고 여전히 낄낄대고 있는 우식에게 잔소리를 날렸다.


“야, 최우식! 너 학원 재끼고 여기서 이러고 있음 안돼지 않냐?”


“음···, 당연히 안돼지 짜샤!”


“근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


“하나뿐인 마이 베스트 프렌드가 지금 투병 중인데 내가 곁을 지켜고 있어야지, 누가 지켜!”


“에휴, 짜식이 말이라도 못하면···, 너 나중에 성적 떨어져서 너네 엄마한테 혼나도 난 모른다.”


“그건 그때가서 걱정하지 뭐, 지금은 내 베프가 우선이다.”


“퍽이나 고맙다, 짜식아!”


“야, 근데 태양 형 완전 캡짱 멋있지않냐! 저번에 일진 사건이랑 오늘도 그렇고 말이야.”


우식이 읽고 있던 만화책을 덮으며 말했다, 말하는 녀석의 눈빛에는 형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했다.


“뭐! 우리 형이 좀 잘났지.”


“야! 그게 좀 잘난거냐, 울트라 캡숑 킹왕짱 잘난거지.”


“크크크, 그런가?”


항상 형이랑 붙어 다니다보니 난 형의 잘남이 그냥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형이 엄청 대단해보이는 것 같았다.


난 그런 형이 새삼스래 자랑스러워 어깨가 으쓱거렸고, 문득 한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태산 형!’


그 역시 나에게는 태양 형 못지않은 존재였고, 우리 세명은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끈끈했다.


“그런데, 그런 우리 형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하나 있어.”


나도 모르게 태산 형의 자랑이 입밖으로 나와 버렸다.


“뭐! 나의 우상인 태양 형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있다고?”


“응, 진짜 딱 한사람이 있어! 우리 형에게패배를 안겨준 사람···.”


“뭐? 형이 졌다고! 누··· 누구한테?”


호기심이 발동한 우식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태산 형이라고 우리 보육원이랑 자매결연을 하고 있는 보육원의 원생이야, 그리고 나와 태양 형의 사부이기도 해.”


“사부! 무슨 사부?”


“그게···”


“야! 궁금하다고, 빨리 말을 해.”


내가 뜸을 들이자 궁금증이 극에 달한 우식이 조바심을 내며 날 닦달했다.


“그게 어찌된 일인가 하면은···”


나는 궁금해 죽은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우식에게 그날의 일을 차분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우리 해동 보육원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보육원이 한 곳 있었는데, 이름은 성마리아 보육원으로 카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두 보육원은 일년에 한번 하나의 보육원을 모여 원생들간의 교류와 친목을 다지는 ‘교류의 날’이라는 행사를 매해 개최한다, 그리고 올해 초 행사는 우리 해동 보육원에서 열렸다.


행사장이 마련된 우리 보육원 뒤뜰에는 양쪽 보육원생 100여명이 모여 아침부터 시끌벅적했다.


“자! 여러분 모두들 반가워요! 올해 행사를 시작합니다.”


““와~~~~~””


올해 행사 의례를 맡으신 원장 할아버지께서 행사의 시작을 알리자 원생들의 즐거운 함성 소리가 보육원을 가득 매웠다.


행사 시작과 함께 우리 보육원의 남자 원생들 대부분의 이목이 한 여성에게 쏠렸고 곧 바로 그들의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에이!

젠장할!

올해도 글렀군!


성마리아 보육원의 박유정!

올해 16세인 그녀는 사슴처럼 큰 눈망울에 촉촉한 눈동자, 오똑한 콧날과 앵두같은 입술을 가진 청순하고 귀여운 외모를 지닌 여성으로 한때 양 보육원 남자 원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한남자의 여친이 되어버린 야속한 사람이었다.


찌릿!


안타까운 탄식에 이어 남자 원생들의 질투어린 시선이 한 남성에게 쏠렸다.


성마리아 보육원의 김태산!

박유정과 동갑인 그는 우리 보육원 원생들의 시기와 질투를 한몸에 받고 있는 사내이며 박유정 그녀의 공식 남친인 인물이었다.


매해 행사 때마다 우리 보육원생들의 끈임없는 구애를 받던 유정 누나가 작년 행사때 같은 보육원생인 김태산과 사귄다는 폭탄발언으로 수많은 보육원생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만들어 버렸고, 이후 김태산은 우리 원생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김태산은 얼굴이면 얼굴, 공부와 운동 거기에 싸움 실력까지 대단하다고 알려져서 감히 아무도 그에게 도전할 엄두를 못냈다, 거기에 더해 워낙 조용하고 또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라 그에게 대놓고 불만을 제기하는 원생이 없던 차에 태양 형이 어느새 그의 대항마가 되어 버렸고, 김태산 그녀석의 콧대를 꺽어줘! 믿을 건 오직 너 뿐이다!라는 묘한 공감대까지 형성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것때문에 형은 요즘 심기가 불편했다.


형도 평소 은근히 김태산을 라이벌로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마침내 올해 행사가 열리고 유정 누나와 제법 친한 태양 형이 불만을 터트렸다.


“야! 박유정 너 땜에 요즘 내가 좀 힘들다.”


“왜, 무슨 일인데?”


누나가 형에게 묻자 형이 대답 대신에 행사장 한쪽에서 홀로 유유자적하고 있는 김태산을 바라보았다.


“크크크, 누나가 태산 형이랑 사귄다고 폭탄발언 한 뒤로 형이 누나 남친이랑 자꾸 비교당해서 요즘 곤란할 지경이에요.”


유정 누나에게 형의 심경을 내가 대신 말해 주자 누나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우리 남친이 엄청 잘 나긴 했지.”


“아이고, 네네 아무렴요! 잘난 남친 두셔서 참 좋겠네요.”


형은 그런 누나가 못마땅한지 계속 꿍시렁댔다.


뚜벅뚜벅!


홀로 있던 김태산이 갑자기 우리쪽으로 다가왔고, 대뜸 태양 형에게 발끈했다.


“김태양, 너 지금 내 여친한테 무슨 실례된 행동이지? 어서 내 여친에게 사과해!”


“태산아, 별일 아니야!”


유정 누나가 발끈한 김태산을 말렸고, 형이 누나에게 사과했다.


“미안하다, 유정아! 우리가 워낙 친해서 나도 모르게 실례했어.”


“음! 내 여친한테 좀 친하다는 이유로 예의없이 막 대해서 내가 좀 예민하게 굴었군, 미안하다 김태양!”


형이 사과에 입꼬리가 잠시 잠깐 비틀렸던 김태산이 예의 무뚝뚝한 말투로 사과한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하하···”


태양 형이 그의 뒷 모습 바라보며 황당한듯 웃었다.


“태양아 미안, 우리 남친이 나한테는 엄청 다정한데 다른 사람들한테는 워낙 무뚝뚝해, 네가 좀 이해해줘! 그럼, 나 남친이랑 같이 있을게.”


김태산의 행동을 대신 사과한 누나가 자리를 떠났고, 이때부터 태양 형과 김태산 두 사람간의 신경전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오전과 낮 시간에는 농구, 족구, 피구등 다양한 체육행사가 진행 되었고 양측의 에이스인 두 사람은 정정당당한 승리를 위해 서로 치열하게 부딪혔다.


경기에 함께 참여한 난 형을 보며 생각했다.


‘오늘은 무척 열심히 하네, 태산 형이 있어서 그런가!’


뻔히 보이는 두 사람의 신경전에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크크크, 하여간 정말 못 말린다니깐.’


특히, 오전의 묘한 실갱이로 촉발된 미묘한 신경전은 체육행사로 인해 본격적으로 불타 올랐다.


······


체육행사가 모두 끝이나고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친 원생들은 교류의 날 행사 중 백미인 장기자랑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 들었다.


““와~~~~~””


유정이 누나가 무대에 오르자 남자 원생들의 함성에 보육원이 들썩였고, 남친이 버젓이 있는대도 누나의 인기는 여전했다.


첫무대는 성마리아 보육원을 대표해 누나를 포함한 여자 원생 4명이 ‘포걸스’라는 이름으로 요즘 가장 핫한 인기 걸그룹의 커버댄스였다.


음악이 흐르고 열심히 연습한 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현란한 춤이 시작되었고, 남자 원생들의 함성도 점점 커져갔다.


““박유정! 박유정! 사랑해요, 박유정!””


공연이 끝나자 누나를 향한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아이돌 공연을 방불케 하는 함성에 누나가 수줍게 웃으며 얼굴을 붉혔다.


“헉헉헉, 모두들 고마워요! 여기 함께 수고한 제 친구들과 동생에게도 많은 격려와 박수 부탁드려요.”


누나가 대표로 무대인사를 마치자 다시 함성이 쏟아졌다.


““와! 성마리 보육원 포걸스 최고다~~~””


짝짝짝짝짝!


누나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원생들의 박수와 갈채로 첫번째 무대가 끝이났고, 다음은 우리 해동 보육원의 차례였다.


척!


태양 형이 무대 위에 등장하며 원생들을 향해 인사를 올렸다.


형의 손에는 아버지의 유품이자 가문의 가보인 구인검이 들려있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오늘 선보일 무대는 저의 가문에서 대대로 전해 지는 검법 시현입니다!”


스르릉!


검집에서 은빛 검신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하압!”


기합과 함께 검을 순식간에 뽑은 형이 자세를 잡았다.


““와~~~~~””


진검이 주는 서늘함과 형의 기백에 사람들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터져나왔다.


난 그런 형의 눈빛을 보며 생각했다.


‘하아! 이 형 오늘 작정했구나.’


형의 도발적인 눈빛이 한사람을 향하고 있었고 그 대상은 김태산이었다, 형의 눈빛을 감지한 김태산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응수했다.


‘참! 애들도 아니고···.’


“후웁~~~~~”


신속한 발검으로 모두의 이목을 끌어당긴 형은 깊은 숨을 들이쉬며 형의 가문에서 대대로 전승되어 내려오는 구인검법(求人劍法)이 펼쳐졌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한 아름다운 검무에 모든 원생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하압!”


형의 기합과 함께 검법의 마지막 절기인 360도 횡베기로 검법 시현이 모두 마무리가 되었다.


““와~~~! 김태양, 김태양!””


짝짝짝짝짝!


형의 무대가 끝나자 모든 사람들이 기립해 환호하며 박수 갈채를 보냈다.


“감사합니다!”


심력을 소모한 형이 구슬땀을 흘리며 원생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수고했어, 태양아! 오늘 너무 멋지더라.”


유정 누나가 무대로 올라와 수고한 태양 형에게 수건을 건냈다.



“네가 보여준 검법이 우리가 췄던 춤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웠어, 멋진 걸 보여줘서 정말 고마워.”


성마리아 보육원을 대표해 형을 격려해 주는 유정 누나였다.


“고마워, 유정아!”


형이 감사를 표하며 유정에게 악수를 청하는 순간 객석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박유정! 알맹이 하나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한 검법을 보고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건 진짜 구인검법에 대한 모독이야, 그리고 나 이외의 남자의 손을 잡는 건 내가 허락할 수 없어!”


난데없는 소리에 모두의 이목이 김태산에게 쏠렸다.


웅성웅성!


그리고, 객석이 술렁거렸다.


평소 과묵해서 남들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그가 깜짝 발언을 했기 때문에 원생들의 술렁임은 거세지자 유정 누나가 즉시 나섰다.


“야, 김태산 너 고생한 태양에게 그 무슨 실례야 어서 사과해, 당장!”


유정 누나가 지적하자 김태산이 뾰로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사과는 무슨 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을 뿐이야.”


누나의 지적에도 김태산은 자신의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하! 저 자식 질투로 눈이 멀어 결국 사고를 치는구나, 넌 오늘 우리 형한테 혼 좀 나야겠구나.’


난 속으로 형을 응원하며 상황을 계속 지켜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태양 형도 김태산 녀석의 말에 매우 불쾌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자신의 화를 꾹참고 있는 게 역력해 보였다.


말도 안돼는 황당한 말에 조용히 격분한 형과 질투에 눈이 멀어 발끈한 어리석은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서로 얽혀 들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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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도바뱀 자식아, 넌 내가 돌아감 그날로 뒈졌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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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제 26화. 사부(師傅)가 아니라 사부(師父) 24.09.12 10 0 12쪽
25 제 25화. 악(惡)의 연결고리 24.09.11 8 1 15쪽
24 제 24화. 추궁과혈(推宮過穴) 24.09.05 15 1 13쪽
23 제 23화. 내공(內功) 24.09.04 16 1 12쪽
22 제 22화. 실마리 24.09.02 15 1 14쪽
21 제 21화. 단 한수에 갈린 승부! 24.08.29 19 1 11쪽
» 제 20화. '교류의 날' 24.08.27 20 1 12쪽
19 제 19화. 참교육(수정) 24.08.22 25 1 12쪽
18 제 18화. 조까, 새끼야! 24.08.21 25 1 12쪽
17 제 17화. 입문(入門) 24.08.17 28 2 12쪽
16 제 16화. 컴 백 홈(come back home) 24.08.16 25 2 14쪽
15 제 15화. 나쁜 녀석들 24.08.15 24 2 15쪽
14 제 14화. 가출과 도둑질 그리고... 24.08.13 30 2 13쪽
13 제 13화. 형과의 첫만남 24.08.12 32 2 11쪽
12 제 12화. 글랜의 정체? 24.08.11 32 2 12쪽
11 제 11화. 이유! 24.08.08 36 2 17쪽
10 제 10화. 여긴 어디?! 24.08.07 36 3 11쪽
9 제 9화. 사라진 택시 24.08.07 36 3 12쪽
8 제 8화. 결국, 난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다! 24.08.04 40 3 12쪽
7 제 7화. 아빠의 유지(遺旨) +3 24.08.01 42 3 11쪽
6 제 6화. 슬픔은 가슴에 묻고... 24.07.31 41 3 11쪽
5 제 5화. 가장 행복한 날이자 가장 불행한 날! 24.07.30 42 3 15쪽
4 제 4화. 기억의 편린 +3 24.07.27 49 3 14쪽
3 제 3화. 사라진 택시 +2 24.07.25 55 3 13쪽
2 제 2화. 나의 애마(愛馬) 글랜 24.07.23 67 3 12쪽
1 제 1화. 의문의 택시드라이버 +3 24.07.23 126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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